레아 세이두는 예쁜 프랑스 인형이 아니다. 위험천만한 선택을 마다하지 않는 그녀는 어느새 프랑스 여배우의 위대한 계보를 잇고 있다.



“때때로 저는 균형을 잃었다는 느낌이 들고는 하는데, 그것이 오히려 하녀 ‘셀레스틴’을 연기할 때에는 득이 된 것 같아요. 두려움은 제가 연기할 때 큰 도움이 되는 감정 중에 하나예요."

 

레아 세이두는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사 고몽과 미디어 그룹 파테를 소유한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러므로 레아 세이두는 미국으로 따지면 폭스 영화사나 루퍼트 머독의 손녀쯤 될 것이다. 게다가 아름다운 외모까지 갖고 있으니, 비슷한 남자와 결혼하거나, 배우 일을 취미처럼 하며 패션 뮤즈로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첫 영화인 <미스트리스>나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렇게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삶의 밑바닥에 던져진 10대 소녀를 연기해야만 하는 <시스터>를 선택했고, <가장 따뜻한 색, 블루>에서는 레즈비언 역을 맡아 격정적인 베드 신을 연기했다. 이 작품은 그해 칸영화제 문제작으로 떠올랐고, 뜨거운 반응과 수많은 억측이 쏟아졌다. 그녀는 한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이 영화를 찍을 때 내 생활은 없었다. 이 영화에, 당시의 내 인생을 모두 바쳤지만 감독님을 원망한 적은 없다.” 그녀는 뜨거운 배우였다.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레아 세이두는 우리가 꿈꾸던 프랑스 여인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소피 마르소나 이자벨 아자니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스타일이나 외모보다 연기에 더 관심이 쏠린다. 제6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후보였던 <어느 하녀의 일기>는 본드걸로 등장할 <007 스펙터>보다 더 기대된다. 프로방스의 한 마을을 뒤흔든 파리에서 온 발칙한 하녀 셀레스틴의 삶을 그린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로, 이 작품이 영화화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 전 작품은 장 르누아르, 루이스 부뉴엘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프랑스 영화 감독들이 맡았다. 루이스 부뉴엘의 1964년 작품에서는 잔느 모로가 셀레스틴 역을 맡았다. 영화 포스터에서 레아 세이두는 뒷모습을 보이며 가만히 서 있다. 영화의 메인 카피는 이렇다. “색다른 하녀예요. 놀라실 겁니다.” 





당신은 이 영화의 어떤 점에 끌렸어요?
독창성, 현대성 그리고 특유의 리듬감 때문이었어요. 옥타브 미르보의 원작 소설을 읽었을 때부터 그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영화를 선택할 때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 
저는 이 영화처럼 개성 넘치는 작품들에 끌려요.
  
베누아 자코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요? 
리허설을 적게 하고, 세트에서 흘러나오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추구하세요. 그게 남자 주인공을 맡은 뱅상 랭동과의 촬영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있지만 함께 일한 적은 없었기에 긴장했었죠. 하지만 리허설을 많이 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놀라운 효과가 일어났다고 생각해요. 때때로 저는 균형을 잃었다는 느낌이 들고는 하는데 그것이 이번 ‘셀레스틴'을 연기할 때에는 득이 된 것 같아요. 두려움은 제가 연기할 때 큰 도움이 되는 감정 중에 하나예요.
  
하녀 ‘셀레스틴’은 예스러운 말투를 쓰고, 20세기 초반의 옷을 입고 있죠. 시대극이지만 영화는 몹시 현대적이라면서요?  
저는 그녀가 살아 있고, 자연스러워 보였으면 했어요. 말투나 옷차림은 현대와 다를지 몰라도 정확히 우리처럼 말하고 행동해요. 시대극을 찍을 때 부딪히는 난관 중 하나는 상상력이나 묘사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에요. 당시의 시대상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감성을 불어넣고 싶었어요. 셀레스틴의 캐릭터가 지닌 호전적 태도가 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그녀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시대를 반영하고 있으니까요.
  
영화부터 패션 일까지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이죠?
저는 항상 성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요. 인생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건 뭐든지 배우는 거예요. 그래서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요.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할 때는 고독함을 마음껏 즐기기도 하고요. 인생이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에 살아갈 의미를 찾는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배우가 되면서 무엇이 가장 달라졌나요? 

전 지금도 항상 모든 것이 두렵고, 부끄러움 많은 소녀인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일이 항상 잘 풀리지만은 않죠. 어떨 때에는 잘되고, 어떨 때에는 안 되기도 해요. 아무것도 모르지만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있다고 할까요. 어떤 감독님은 저의 그런 면을 이해하지 못해요. 하지만 전 그런 제가 좋아요. 마치 소크라테스가 “내가 아는 유일한 것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한 것처럼요.
  
배우들은 자신이 ‘선택을 받는’ 입장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유명한 감독의 선택을 받았을 때는 어떤 느낌인가요? 
전 되도록 침착하게 받아들이려고 해요. 하지만 유명한 감독이 먼저 제의를 한다는 것은 분명 저한테 용기를 가득 주는 일이에요. 
  
가족들 사이에서 당신은 어떤 아이였나요?
전 가족들 중 가장 조용한 아이였어요. 그리고 찰리 채플린 작품의 광팬이었어요. 전 정말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였기 때문에, 나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에 서툴러 항상 애를 먹었어요. 실제로 아직도 부끄러움이 많은 편이에요. 하지만 분명 갑자기 울컥하는 어떤 기질은 가지고 있었어요. 분노랄까, 난폭함이랄까…. 
  
그런 면이 지금도 남아 있나요?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그렇다고 무언가를 부수거나 하는 건 아니고, 좀 신경질적으로 변해요.
  
당신은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중 하나예요. 그 아름다움을 이용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숨기는 편인가요?
아름다움은 분명 기회예요. 하지만 저는 그 정도로 제가 뛰어난 조건을 가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예를 들면 저는 모니카 벨루치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전 그저 제가 원할 때만 아름답게 보여지는 게 좋아요.

 

때때로 사랑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해왔었는데, 요즘은 어때요?

아무래도 사랑을 하는 건 어려운 부분이 있죠. 제 인생의 많은 시간을 차지해야 하고 부담감도 커지거든요. 하지만 현재로서 저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고 행복해요. 물론 제 인생에 영화밖에 없다면 그건 정말 슬픈 일이겠죠. 하지만 점점 바뀔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 
  
당신의 삶에서 사랑은 얼마나 중요해요? 
언젠가 사랑에 빠지고 아이도 가지겠죠. 무엇보다도 제 삶은 사랑으로 가득할 거예요. 그게 바로 제가 꿈꾸고 생각하는 미래의 모습이에요.





1 2010 디어 프루던스 

2012 페어웰 마이퀸

2013 가장 따뜻한 색 블루 

2013 그랜드 센트럴 

2014 미녀와 야수

2015 어느 하녀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