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뜨거운 밴드’라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중국에서 10대 시절을 보낸 리더 오혁이 20대 초반의 동갑내기들과 만들어낸 이 밴드는,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중요한 밴드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혁오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소개를 한다면? 

우리는 혁오입니다? 하하.

어떻게 밴드를 만들게 되었나? 
오혁 혁오라는 이름으로 솔로 앨범을 내려고 할 때 인우(드럼)와 주변 지인들이 세션을 도와줘서 데뷔 앨범 <20>을 녹음했다. 그러고 나서 밴드가 필요해서 인우의 친구인 현제(기타), 친한 누나의 남자친구라서 잘 알고 있었던 동건(베이스)이 합류했다.

밴드로 활동하면서 앨범을 냈는데, 이번 앨범을 녹음하는과정은 어땠나?
오혁 아무래도 그간 쌓은 신뢰와 시간 덕분에 좀 더 단단해진 부분이 있다.

현제 각 파트마다의 욕심은 있지만, 애초에 모든 최종적인 결정은 혁이가 하기로 했었다.

 

멤버들에게 오혁은 좋은 프로듀서인가?
현제 음악적인 감이 좋고, ‘예스, 노’의 판단이 빠른 프로듀서다.

이번 앨범 제목은 <22>인데, 계속 숫자로 할 것인가. ‘21’은 건너뛰고 ‘22’로 왔는데.
오혁 <20> 앨범 안에는 10대 시절 생각도 담겨 있었다. ‘22’라는 숫자로 바로 오게 된 것은 21살 때 특별히 한 것이 없는 탓이기도 하지만(웃음) 우리가 모두 22살 때 만났고, 그 이후로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의미가 많은 숫자이기도 하다. 곧 나올 다음 앨범 제목은 <23>이 될 것 같다.

<22> 작업에서 의식적으로 생각한것들이 있었다면?
현제 내가 <20> 때 녹음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22>는 결국 <20>의 연장선상에 있는 앨범이니까 너무 이질감이 느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개개인의 소리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합’(합쳐진 소리)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의식할 수 밖에 없었다. 과연 이것이 자연스러운 것인가…같은.

커버 작업을 전적으로 디자이너에게 맡기는 편인지? 이번 앨범 커버에 대한 설명을 한다면? 
오혁 뉘앙스나 무드를 제시하긴 해도 디테일은 당연히 맡겨야 한다. 이번 앨범 커버는 지난 앨범 커버와 이어지는 긴 그림인데, 다른 점이 있다면 캐릭터가 많아졌다는 것과 지난번보다는 성숙한 느낌의 톤과 매너가 있다는 것이 될 것 같다.
현제 ‘20’이 조금은 불투명한 숫자라면 ‘22’는 그래도 좀 더 명확하고 밝아진 느낌이 있고 그런 면이 담겨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우리의 목소리나 악기 소리도 좀 더 선명해졌으니까.

‘후카’ 뮤직 비디오를 보면 오혁을 닮은 외로운 청소년이 나오는데, 청소년기에도 지금과 스타일이 비슷했는지? 
오혁 그땐 지금보다 훨씬 더 심했다. 지금은 봐도 불쾌한 기분까지는 안 들겠지만 그때는 사람들이 그런 기분도 들었을 것 같다. 지금은 음악에 집중하고 있지만 10대 때에는 패션에 몰입했던 적이 있는데, 치마도 입고, 나막신도 신어봤다. 그때보다는 지금 나이가 들었으니까 이제는 부끄러움도 생겼고, 약간은 순화되었다.

현재 밴드에 만족하는가?
현제 뭔가 부족한 것 같고, 더 표현하고 싶은 불만족도 언제나 있지만, 점점 내가 원하는 모습에 천천히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은 든다.

오혁 이제 시작이라 뭐라고 말하기는 어려운데, 꿈꿨던 것이 하나 둘씩 이뤄지는 느낌은 있다.
인우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시절에도 뮤지션이 되고자 하는 꿈은 있었다.

밴드에 기타가 두 대 있는데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하나?
현제 혁이가 우선 기본 리듬이나 코드를 연주하고, 포인트나 프레이즈 같은 건 내 몫이다.
오혁 나는 기타를 배운 적이 없고, 현제는 기타 전공자다. 나는 노래도 해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역할이 나누어질 수밖에 없다.

(오혁에게) 기타 솔로 욕심 같은 건 없나. (현제에게) 오혁은 어떤 기타리스트인지?
오혁 하하. 그런 욕심 없다.
현제 잘한다. 기타를 안 배운 그 느낌을 잘 살린다.(일동 웃음) 교본으로 공부한 사람은 흉내 낼 수 없는 그런 독창성과 느낌이 있다.

‘Hooka’는 무슨 뜻인가? 이 곡을 들으면서 조금 더 강한 음악을 해도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혁 제목엔 아무런 뜻이 없다. 곡을 만들고 친구들에게 곡을 보내줘야 하는데, 제목이 필요해서 그냥 생각난 단어를 넣었다. 보컬 녹음은 본래부터 이렇게 하는 걸 선호하는데 첫 앨범 녹음할 때에는 경험이 없었고, 지금은 경험도 생기고 녹음 과정에서 편해진 부분도 있으니까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모두 힙합을 좋아하니까 힙합의 바이브를 넣어보려는 시도도 있었다.

 

음악을 시작하면서 여러 사람과 협업을 진행했는데, 특별히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수록곡 중에
‘공드리’라는 곡도 있는데. 

혁오 많다. (잠시 생각하다가) 소피아 코폴라가 우리 뮤직 비디오를 만들어주면 좋겠다.
현제 리들리 스콧 신작에 출연할 수 있으면 좋겠다.(웃음)
인우 쳇 베이커.
동건 레드 핫 칠리 페퍼스. 본래 기타를 연주했는데 존 프루시안테를 엄청 좋아했다.

앞으로 나올 앨범 <23>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혁제 지켜질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안에 내는 것이 목표다.
오혁 이전 두 작품들이 EP였다면 이번 앨범은 정규 앨범이고, 그 전에 싱글 하나를 만들 계획이다. 곡은 기본 뼈대가 완성되었고, 계속 발전시켜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