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그들 각자의 사랑 이야기.



노아 바움백의 신작 <위 아 영(While We’re Young)>은 감독 이름만으로도 흥미가 생긴다. 제2의 우디 앨런이라는 보도자료의 문구를 보고선, 어디 우디 앨런에 견주냐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이 감독의 행보에 남다른 게 있는 건 사실이다. 영화 비평가를 부모로 둔 그의 첫 장편 <오징어와 고래>는 개성과 작품성을 고루 지닌 뛰어난 작품이다. 그는 이 영화로 단숨에 미국 인디 영화계의 기대주로 떠올랐는데, 첫 작품이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된 것은 물론 선댄스영화제, 런던비평가협회상, LA비평가협회상을 휩쓸었다. 각본으로 참여한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새로운 마니아층을 양산한 <프란시스 하> 등 작품 리스트만 봐도 그가 평범하고 시시한 로맨스 영화를 내놓지는 않았을 거라는 기대를 하게 한다. 그런 노아 바움백의 신작 <위 아 영>의 주인공은 뉴욕의 저명한 다큐멘터리 감독인 조쉬(벤 스틸러)와 코넬리아(나오미 와츠) 부부다. 부와 명성, 취향을 모두 가졌지만, 단 한 가지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 고민인 이 커플은 결국 아이 갖는 일을 포기하려는 참이다. 바로 그때, 힙스터 커플 제이미(아담 드라이버)와 다비(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만나게 된다. 이 두 커플은 서로에게서 자신들이 갖지 못한 것을 본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지난 3월 개봉했는데 흥행 돌풍까지는 아니어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감독과 배우로 두루 활동 중인 벤 스틸러, 그리고 나오미 와츠,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 좋은 배우의 연기를 볼 수 있는 건 덤이다.

 

<투 나잇 스탠드(Two Night Stand)>의 로맨스는 재앙에 가깝다. 하룻밤에 끝나는 유희적 만남을 뜻하는 ‘원 나잇 스탠드’를 비튼 ‘투 나잇 스탠드’라는 제목에서 상황을 유추할 수 있겠다. 올해가 삼재인지, 일도 연애도 제대로 되는 게 없는 메건(애널리 팁튼), 약혼자와 헤어진 뒤 친구집에 기생해서 사는 처량한 신세다.

 

그러던 중 모처럼 외출했다가 전 남자친구가 새 여자친구와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 만다. ‘그래, 이제부터 삐뚤어지겠어! 나도 즐기면서 살 테다.’ 홧김에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만난 알렉을 만나서 생애 첫 ‘원 나잇’ 관계를 갖게 된다. 로맨틱하기는커녕, 서로 어색하고 민망해하다가 막말만 주고받고 떠나려는데, 아뿔싸! 기록적인 폭설로 그의 집에 갇힌 신세가 된다. 원 나잇 스탠드가 ‘강제 연장’된 셈. 밖에 눈보라가 그치고 눈이 녹을 때까지는 밖으로 나갈 수 없다. 그렇게 하루가 늘어나고, 또 하루가 늘어난다. 영화의 포스터 문구는 ‘Before Love, After Sex’였다. 한눈에 잘생기진 않았지만 보면 볼수록 호감 가는 남자 주인공 마일즈 텔러와 레이첼 맥아담스의 계보를 잇는 사랑스러운 여배우 애널리 팁튼을 보는 재미에, 핑퐁 게임을 주고받는 듯한 대사가 주말 밤 ‘킬링 타임’용으로 딱 좋다.

 

반면, 제이크 질렌할은 같은 또래의 동료 배우에 비해 ‘로맨스 주인공’ 역할은 거의 맡지 못했다. 현실에서는 커스틴 던스트, 리즈 위더스푼과 뜨겁게 연애한 이 남자. 하지만 작품 속에서는 34편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절절한 사랑은 남자와 했다. 로맨스물은 <러브 앤 드럭스>와 <굿걸> 정도다. 그런데 이들 영화에서도 백마 탄 왕자 역할은 아니었던 게, <러브 앤 드럭스>에서는 비아그라 영업
사원으로 불치병에 걸린 여자와 사랑에 빠졌고, <굿걸>에서는 제니퍼 애니스턴의 애인이긴 했지만 자신을 <호밀밭의 파수꾼> 소설 속 주인공 홀덴 콜필드와 동일시하는 이른바 또라이였다. 그럼 새 영화에서는? 미안하지만 이번에도 데이비드 O. 러셀 감독은 평범한 사랑을 허락하지 않았다. <엑시덴탈 러브(Accidental Love)>에서 그는 머리에 총 맞은, 아니 교통사고로 머리에 못이 박힌 후 성격이 완전히 뒤바뀐 충동조절장애의 앨리스(제시카 비엘)를 사랑하게 된다. 게다가 그 역시 비리 국회의원으로 평범하진 않다. 이들 각자의 사랑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