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자신만이 아닌, 이 땅만이 아닌 다른 생명체와 다른 세상을 향해 관심을 기울이는 영화가 있다. 그 넓고 광활한 땅에서 수많은 생명에게 벌어지고 있는 지금 현재의 이야기.



1 펭귄 – 위대한 모험(March of the Penguins, 2005) 남극에서 가장 강인한 새로 꼽히는 황제팽귄 무리를 일년 동안 카메라에 담은 영상은 경이로움의 연속이다. 혹독한 추위와 굶주림으로부터, 무서운 천적으로부터 스스로와 가족들을 얼마나 치열하게 지켜내고 있는지를 보고 나면 이 지구가 우리만의 것이 아님을 온몸으로 깨닫게 될 거다.

“남극만큼이나 접근하기 힘든 곳은 존재해도 이보다 살기 어려운 곳은 그 어디에도 없다.

 

2 코야니스카시(Koyaanisqatsi, 1982) ‘코야니스카시’는 균형이 무너진 삶을 뜻한다. 직설적인 구성이 없어 암실에서 슬라이드 쇼를 보는 듯하지만 자연과 인간의 연결고리를 되풀이하는 영상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단 하나의 대사도 없이 흘러나오는 대자연을 담은 영상은 수백 마디 말보다 더 강한 메시지를 전한다.

 

3 제인 구달(Jane’s Journey, 2010) 할머니가 된 현재의 제인이 제2의 고향인 탄자니아의 곰베 국립공원을 찾아 침팬지와 교감하는 놀라운 광경을 보여준다. 침팬지와 동고동락하는 젊은 시절 흑백 기록 필름부터, 빙하가 녹는 현장을 찾은 할머니 제인 구달의 모습까지 그녀의 이타적 인생을 보고 나면, 그녀에게 수여된 많은 상과 수식어가 부족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나에게 희망을 주는 건 젊은이들이다”, “뭐라도 해야 했다”, “인간이 지구에서 가장 지적인 동물이라는데 왜 앞장서 지구를 파괴할까? – 제인 구달

 

4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 2006) 앨 고어가 이야기하는 지구 온난화, 뜨거운 논쟁 속 그가 믿고 주장하는 불편한 진실론이 2시간 동안 계속된다. 그는 단 한 명에게라도 더 불편한 진실을 알리기 위해 지금도 전 세계를 돌며 강연 중이다.

“지구 온난화는 6500만 년 전 공룡을 멸종시켰듯 무서운 속도로 지구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현재 지구를 파괴하고 있는 건 바로 우리다.” – 앨 고어

 

5 철의 꿈(2013) 연인의 그리움을 그리는 다큐멘터리는 내레이션을 듣다보면 사랑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풍경은 늘 바다와 고래, 그리고 철로 만든 배를 보여준다.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담담한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암각화, 조선소, 고래 등의 영상이 흘러 나온다. 고래를 대신하는 철로 만든 거대한 선박은 누가 만든 것일까? 충격적인 영상은 쉬지 않고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고래를 마음대로 포획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히고 난 후에야 고래를 숭고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대.” 

 

6 트래슈트(Trashed, 2012) <행운의 반전>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제레미 아이언스가 지구촌을 돌며 쓰레기 문제를 들려준다. 쓰레기는 버리는 순간 눈앞에서 멀어지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온 지구를 떠돌아 다닌다. 해변과 숲, 자연이 일군 명소를 습격하고 어지럽힌다. 그 생생하고도 분명한 현장이 공개된다.

“우리는 지구를 소비하고 있고, 생물권을 파괴하고 있다.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레이 앤더슨

 

7 월-E(Wall-E, 2008) 지구의 마지막 생존자가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쓰레기로 뒤덮인 세상 속에 벙어리 로봇 월리는 혼자 남겨진다. 다행히도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로봇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지구에 도착해 새로운 시작을 하고, 생명이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았던 황량한 지구 어딘가에 초록색 풀밭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물론 월리의 엔딩은 감독 앤드류 스탠튼의 몫이었지만 우리의 엔딩은 온전한 우리의 몫이다.

“저 멀리에는 우리의 고향이 있다. 그리고 지구는 지금 곤란에 처해 있다.” – 캡틴

“생존하려는 게 아니야. 난 살고 싶다고!” – 캡틴

 

8 전기자동차를 누가 죽였는가?(Who Killed the Electric Car?, 2006) 1990년대 초쯤만 해도 캘리포니아 도로 위 전기차는 흔한 풍경의 일부였다. 그러나 전기차는 눈에 띄게 사라지고 있다. 누가 전기 자동차를 죽인 걸까? 거대 자본으로 움직이는자동차 산업의 그늘진 이면을 구석구석 조명한다.

“석유 산업과 자동차 기업들은 변화를 두려워한다. 촉매변환기를 설치해 환경 오염을 줄이는 데도 법이 필요했다. 자동차 산업에서 깨끗한 차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존재다.” – 데이비드 프리먼

“누가 역사를 쓰냐고? 글쎄, 가장 큰 몽둥이를 가진 자가 권력자겠지.”- 멜 깁슨

 

9 세이프(Safe, 1995) 남부럽지 않게 살던 중산층 여성 캐롤 화이트는 기침을 비롯한 두통, 불면증, 호흡곤란, 신경쇠약 등의 증상을 
보이지만 병원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진단한다. 파마약, 스프레이, 매연 등 온갖 화학 약품은 그녀를 잠식한다. 캐럴의 파마 머리는 남편의 말대로 무척 예쁘지만 그로 인해 생겨난 알레르기는 당대의 미녀였던 그녀를 형편없는 얼굴로 바꿔버린다.

“네가 겪고 있는 감정과 고통은 지극히 평범해. 환경이 널 병들게 한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