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톤 프로젝트가 얼루어 독자들에게 제안하는 세트 리스트 5.

1. Duke Jordan Trio – Everything Happen To me

[Flight to Denmark] 앨범에 실린 곡입니다. 어렸을 때는 이 곡을 들으며 덴마크가 어디쯤 있나? 지도를 보기도 하고. 멜로디 테마를 흥얼거리기도 하고 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음악을 듣는 방법이나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연주적인 테크닉이나 악기 구성, 각 악기별로 마이크는 어떤 종류를 어떤 방식으로 수음했을까? 등을 생각하게 된 거죠. 가만히 듣다 보면 ‘아, 진짜 죽이네’ 싶어요. 

http://youtu.be/GO7ePRdHL-c

 

2. Kirinji – Aliens

에일리언즈는 키린지를 대표하는 곡 중의 한 곡입니다. 저는 이 팀의 특유의 정서를 굉장히 좋아해요. 막 슬퍼서 죽겠다는 게 아니라 절제된 적막함, 쓸쓸함이 느껴져요. 가사도 좋고, 화성 진행도 참 좋아요. 한 앨범 안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연출해내는 것도 대단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특유의 색깔은 유지하되 새로운 옷을 갈아 입으려 시도하는 모습도 좋아요. 노래하는 멤버는 바뀌었지만, 앞으로 더 좋은 음악을 들려줄 거라 생각해요.

http://youtu.be/hVbL_55i5Hg

 

3. New York Voices – Answered Prayers (E De Deus)

‘Answered Prayers’라는 곡은 이반 린스와 함께 [A Love Affair] 라는 음반에 실린 곡입니다. 이 곡은 화음을 공부하기 위해 많이 들었어요. 어떤 곡에 ‘꽂히기’ 시작하면 내내 듣는 습관이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잠이 들 때까지 틀어놓았던 곡 중 하나예요. 기본적인 멜로디와 그에 따른 편곡이 좋으면, 그 이후의 믹싱, 마스터링 작업들은 더 좋아지거든요. 뭐든 기본이 탄탄해야 한다는 진리를, 들을 때마다 느끼게 하는 곡입니다. 들을 때마다 기분 좋고, 또 반성하게 되는 곡이기도 하죠.

http://youtu.be/FcMaQeaR54w

 

4. Antony and The Johnsons – Hope there’s someone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충격을 받았어요. 피아노와 코러스 외에는 별다른 장치가 없는 노래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하는 사람, 멜로디와 가사, 그에 맞는 연주가 얼마나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 곡이예요. 진행도 단순하고, 레코딩 된 음악이지만, 눈 앞에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이 생동감을 지닌 곡들이 있어요. 이 곡도 마찬가지죠. 어떻게 하면 살아 움직이는 음악을 만들까? 저에겐 큰 숙제 입니다.

http://youtu.be/_ICWKLHBDIw

 

5. Mehliana(Brad Mehldau & Mark Guiliana) – Just Call Me Nige

피아니스트 브래드 멜다우와 드러머 마크 줄리아나가 만나서 만든 앨범입니다. 브래드 멜다우는 유명한 재즈 피아니스트이고, 마크 줄리아나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핫한 드러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둘이 만나 일렉트릭 듀오 앨범을 만들었어요. 저에게는 최근 가장 인상 깊은 앨범이기도 합니다. 변화하는 씬의 진일보를 느낄 수 있는 앨범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유투브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공식 라이브 영상은 정말 멋있어요!

http://youtu.be/cnH27mxW0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