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와 지출은 한정된 파이 조각을 나누는 일과 같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모두가 같은 크기의 파이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 연봉에 따라 다른 재테크 방식이 필요한 이유다.

연봉 2천4백만원 임도현 | 26세, A 출판사 편집팀
가입한 상품 
2년 만기 적금 이율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단기 목돈을 만드는 데 여전히 적금만 한 것이 없다. 적은 월급으로 적금을 유지하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적금 납입액을 꼭 지켜야 하는 기준으로 삼고 한 달 소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용등급에도 신경을 쓰는 편이라 월급이 이체되는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이용하며 신용카드도 해당 은행에서 발급한 카드를 이용한다. 한 곳과 꾸준한 거래 실적이 있을 경우 신용등급과 대출 시 이자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청약 주택청약은 납입액을 최소 3만원부터 최대 30만원까지 매달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데다가 연간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어 유용하다. 청약 만기 대기자가 넘쳐난다고 하지만 혹시 주택이 당첨되는 로또를 맞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최근 관심을 가진 재테크 일년에 열두 개의 적금 통장을 만드는 일명 ‘예금 풍차 돌리기’에 관심이 생겼다. 매달 정기예금 계좌를 하나씩 개설해 1년이 지나 맨 처음 개설한 예금 계좌의 만기가 돌아오면 이자가 붙은 금액 그대로 다시 예치하는,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상품을 스스로 만드는 개념이다. 번거롭긴 하지만 대부분의 펀드나 금융 상품 역시 높은 이율을 기대하기 힘든 지금, 안전하게 은행에 돈을 맡기면서도 그나마 이율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경험담에 따르면 신규 계좌를 만드는 재미 때문에 매달 월급날이 기다려지고, 처음 1년만 기다리면 2년 차부터는 매달 이자를 수령하는 기쁨도 누릴 수 있으니 재테크 끈기가 부족한 사람에게도 유용한 것 같다. 2년 만기 적금을 찾는 대로 실천해볼 생각이다.

 

연봉 3천2백만원 정민아 | 28세, 섬유 디자이너
가입한 상품 소득공제장기펀드 일명 ‘소장펀드’라고 불리는 상품. 지난해 총 급여가 5천만원 이하인 근로자만 가입 가능하며, 연간 6백만원까지 자유적립식으로 납입 가능해 월별 수익이 불규칙한 사람에게 권할 만하다. 연간 납입액의 40%, 즉 연 2백40만원 한도에 대해 소득공제가 적용되는 것도 장점. 연말정산 시 세제 혜택을 최대 39만6천원까지 받을 수 있으니, 직장인 입장에서는 쉽게 뿌리치기 힘들다. 물론 펀드인 만큼 위험성이 있다.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최소 5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 만큼 펀드의 지난 실적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다. 이자에 대한 세금 중 소득세 14%를 면제해주는 재형저축도 가입했다. 7년 동안 유지해야 하지만 금리도 3~4%로 일반 예금 상품보다는 높다. 최초 금리가 가입 3년 동안 고정 유지되므로, 가입 시 한국은행연합회(www.kfb.or.kr)에서 은행별 금리를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 모두 2015년까지만 가입 가능하다.  

최근 관심을 가진 재테크 장기 상품을 두 개 갖고 있다 보니 자금 유동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 최소 6개월 단위부터 가입 가능한 스마트폰 적금에 관심을 갖게 됐다. 기업은행에서 출시한 ‘흔들어 적금’은 이자율은 1년 기준 2.3% 정도지만 우대금리를 최대 0.6%까지 받을 수 있어, 일반 예적금보다 높은 이율이 가능하다. 우대금리를 받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납입액과 목적금액, 환급 시기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그룹을 만들어 그룹 인원을 10명 단위로 채울 때마다 우대 금리가 높아지는데, 1인당 12계좌까지 개설 가능하기 때문인지 생각보다 다양한 그룹이 형성되어 있으며, 내가 직접 그룹을 만들 수도 있다.  

 

연봉 3천7백만원 김예은 | 28세, C증권사 직원
가입한 상품 연금저축펀드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연 4백만원 한도에서 12% 세액공제가 된다. 매월 33만5천원씩 4백만원을 납입할 경우 연말정산 시 지방세 포함 최대 52만8천원을 돌려받을 수 있으니 연 12%의 이율 상품인 셈이다. 가입한 상품의 수익률이 부진할 경우 다른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일반 연금저축보다 수익률 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게 불안하긴 하지만 세제 혜택과 이율, 노후 대비의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라면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제2금융권 결혼 자금 마련을 목표로 2년 만기 정기 적금을 알아보는데 시중 금리가 낮아도 너무 낮았다. 고민 끝에 3% 후반대 금리의 제2금융권, 신협에 정기 적금을 가입했다. 주거래 은행이 아니라 낯설긴 했지만 최대 5천만원까지는 예금자 보호가 되니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최근 관심을 가진 재테크 원룸 보증금을 빼며 목돈 3천만원이 생겼다. 돈을 5:5로 나눠 절반은 증권계좌에, 남은 절반은 예금계좌에 넣어두는 5:5 분할 관리법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증권계좌에 넣어둔 돈으로 주식이나 펀드 투자를 하고, 이익이 날 때마다 그 수익을 예금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6개월마다 두 계좌의 금액을 확인해 5:5 비율을 꾸준히 유지하는 방법. 특별할 것은 없지만 이익과 손실이 금세 파악돼 과도한 투자를 하는 유혹을 억누를 수 있을 것 같다.

 

연봉 4천4백만원 한미희 | 30세, E회계법인 회계팀
가입한 상품 ETF 그동안 목돈은 CMA 통장에 묵혀두고 급할 때 꺼내 쓰곤 했다. 하지만 하루만 예치해도 3~4%의 이율을 보장했던 CMA 이율도 2%대로 주저앉은 지 오래. 증권사에서 거래하는 ETF(상장지수펀드)는 시장에 상장된 수백 개 종목의 주가 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개별 주식 투자 시 오는 위험은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 주식처럼 중도 환매가 가능하고, 판매 수수료도 0.5% 미만으로 저렴한 데다가, 시장지수를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으니 펀드보다 투명한 운용이 가능하다. 신흥국 시장은 위험 부담이 높은 데다가 해외 투자 시 환율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거래량이 많고 위험도가 낮은 코덱스200에 투자했다.

엔화 예금 엔화가 9백원대로 하락하면서 외환은행 엔화 예금에 가입했다. 이율은 연 1%가 채 되지 않지만 조금이나마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데다가 분실 위험이 없어 안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엔화 가치가 오르면 다시 판매해 환차익을 거둘 예정이다.
최근 관심을 가진 재테크 부동산을 경매로 저가에 매입해 고정적인 월세 수익을 노려볼까 한다. 발품을 팔아야 하고, 자금이 부족할 경우 경매 낙찰가의 일부는 대출받아야 한다는 점이 번거롭게 느껴졌는데 대출 금리를 제하더라도 추가적인 고정 월수입이 매월 10~20만원 정도 생긴다면 해볼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수익이 월 15만원이라고 해도 일년이면 1백80만원, 이런 식으로 세 채를 운영할 경우 일년이면 5백40만원의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 빌라와 원룸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도전해볼 만한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