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그 이상의 아름다움’을 선보인 오드리 햅번을 서울에서 만나다.

오드리 헵번의 둘째 아들이자 오드리 헵번 어린이재단의 대표 루카 도티.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뷰티 비욘드 뷰티>는 여러 지점에서 새롭고 감동적이다. 세계 최초로 기획, 연출되는 전시회라는 것도, 한 명의 여성으로서, 어머니로서, 인간으로서의 오드리 헵번을 조명한다는 것까지 말이다. 오드리 헵번의 둘째 아들이자, 오드리 헵번 어린이재단의 대표를 맡고 있는 루카 도티를 만났다. 웃는 모습도, 삶을 살아가는 태도도 그는 오드리 헵번을 꼭 닮아 있었다.

세계 최초로 전시 국가에서 단독으로 기획하고 연출한 전시회다. 어떻게 이런 전시를 서울에서 진행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최요한 감독의 기획서를 접했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아름다움 그 이상의 아름다움’이라는 콘셉트가 마음에 들었다. 어머니의 삶과 어머니가 남긴 것이 하나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것이라 생각했다.

최요한 감독과 전시를 기획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비욘드 뷰티’가 우리에겐 가장 도전적인 임무였다. 어머니는 우아함과 아름다움에 관심이 많았지만 정작 본인이 뷰티 아이콘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어머니를 아는 모든 이들,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어머니의 정신과 배우로서의 활동을 알리고 싶었다. 

오드리 헵번이 당신에게 준 수많은 가르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어머니는 사랑을 가장 중요시했다. 가족, 친구를 넘어 동물에 대한 사랑, 자연에 대한 사랑, 아주 작은 것들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셨다. 나무에 열매가 열리면 음식이 되고, 그 속의 씨앗이 다시 나무를 만들고, 고로 우리는 나무도, 음식도, 씨앗도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은 미래의 씨앗과 같다고 말씀하셨다.

오드리 헵번 어린이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어떻게 시작된 일이며, 현재 어떤 작업을 진행 중인지 궁금하다.

오드리 헵번 어린이 재단은 가족이 창립한 재단이다. 형 션 퍼레어가 20년간 운영했고, 지난해 형의 요청으로 내가 재단 회장직을 맡게 되었다.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니 재단 홈페이지(www.audreyhepburn.com)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꼽아본다면?
영화 <파계(The Nun’s Story)>를 촬영할 무렵 찍은 사진이다. 촬영을 위해 처음 아프리카를 방문했고, 이것이 어머니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드리 헵번은 당신에게 어머니 이상의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어머니는 세상에서는 큰 존재였지만 내겐 여느 어머니처럼 다정하고 소박한 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돌아가신 후에야 어머니가 얼마나 유명한 배우인지 알게 되었다. 내가 기억하는 다정하고 호기심 많은 어머니도, 사람들이 기억하는 유명한 배우도 모두 오드리 헵번이다. 

전시를 찾은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드리 헵번 어린이재단은 어머니를 광고하여 수익을 얻는 재단이 아니다. 재단의 목적은 기금을 모으는 것이다. 어머니는 본인의 유명세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고, 그로 인해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하셨다. 전시에 오는 사람들이 시각적으로, 그리고 감정적으로 어머니의 삶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