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한 국내 명반들.

 

1 장기하와 얼굴들 [사람의 마음]
전작들보다 한층 진일보된 밴드 사운드를 들려주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진짜 얼굴을 드러낸 것과도 같은 작품이다. 국내외 록음악의 ‘좋았던 시절’을 관통하고 있는 앨범의 소리는 구조나 디테일 모든 면에서 다른 밴드들에게 모범 사례가 되기에 충분하다. – 김영혁

 

2 키드 애쉬 & G2 [Project: Brainwash]

소위 ‘완성도’로 따진다면 이 앨범보다 ‘웰메이드’한 작품은 여럿 있다. 그러나 이런 앨범은 이 앨범 하나뿐이다. 팝 랩이나 ‘발라드 랩’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꽂히는 이 앨범의 날것 자체의 기운은, 어쩌면 우리가 힙합에 열광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일지 모른다. – 김봉현

 

3 단편선과 선원들 [동물]

이 앨범이 음악적으로 아주 뛰어나다고 말하는 것과 이 앨범이 좋은 앨범이라고 말하는 건 다른 뜻이다. 나는 후자 쪽인데, 그야말로 ‘밴드’라는 관계에 집중하고 또 거기서 파생되는 질문들을 성실하게 답변하는 인상을 준다. 록음악의 의미란 나와 타인의 조화에서 발견되는 것이자 그 관계의 거리를 좁힌 결과이기도 하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 차우진

4 고상지 [Maycgre 1.0] 

올해는 좋은 연주 음반이나 독특한 장르의 음반이 많이 나왔는데, 그중에서도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의 앨범을 꼽고 싶다. 애니메이션에서 모티프를 가져왔다는 점도 흥미롭지만, 앨범 전반에 깔린 서사의 흐름이나 탱고 음악 고유의 힘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어렵다는 편견을 버려야 진가를 감상할 수 있다. – 박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