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추천하는 훈훈하고 감동적인 영화 두 편.

1 환경과 생명을 위해 헌신한 제인 구달의 다큐멘터리 <제인 구달>. 2 <사랑에 관한 모든 것>

1 환경과 생명을 위해 헌신한 제인 구달의 다큐멘터리 <제인 구달>. <사랑에 관한 모든 것>

 

 

훈훈하고 감동적인 영화로 연말을 조용히 정리하고 싶다면, 여기 두 영화가 있다. 이 영화들은 남다른 ‘진정성’을 확보하고 있는데, 바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그렸다는 것이다. 영화 <제인 구달>의 주인공은 제인 구달이다. 20여 년 전 돌연 지구 환경보호에 뛰어든 제인 구달의 열정과 용기, 그리고 안젤리나 졸리, 피어스 브로스넌처럼 그녀를 지지하는 이들이 들려주는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열정적인 다큐멘터리다. 제인 구달은 침팬지가 도구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냈으며, 야생동물 연구, 교육, 보호를 위한 제인 구달 연구소와 120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는 국제 청소년 환경단체 ‘뿌리와 새싹’을 운영하고 있다. 이 영화를 위해 제인 구달이 11월 말 내한해 직접 관객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아직도 1년에 300일 이상을 동물 보호와 환경운동으로 보내는 그녀의 나이는 올해로 여든 살.

앞선 이야기를 정정해야겠다.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주인공은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마치 우리가 아는 사람인 것 같다. 조그만 강이 흐르는 횡성에는 평생을 연애하듯 살아온 백발의 부부가 있다. 도시로 떠난 자녀들이 없이도 늘 신혼 같은 날들을 보내온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 어느 날 강아지 ‘꼬마’가 세상을 떠나고, 할아버지의 기력도 점점 약해진다. 할머니는 머지않아 다가올 이별을 준비하려고 한다. 시놉시스만 봐도 먹먹해지는 이야기. 우리는 아직 끝보다 시작이라는 말에 설렌다. 평생의 동반자가 있는 사람보다 그 동반자를 찾아 헤매는 사람이 더 많다. 그런 나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게 찾은 사랑도 시간 앞에서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가장 행복한 사랑이었다면 행복한 이별 또한 필요하다는 걸, 그걸 피할 수 없다는 걸 곱게 옷을 맞춰 입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말하고 있다. 그 강을 건널 때까지, 마지막까지 우리는 사랑해야만 한다.

<사랑에 관한 모든 것>의 원제는 . 이 영화의 주인공은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다. 루게릭병을 앓는 까닭에 우리에게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그의 모습만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의 옆에서 늘 그를 챙기던 그의 아내. 영화는 스티븐 호킹이 젊고 건강했던 시절과 그 시절에 만난 여인 제인 와일드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촉망받는 물리학도 스티븐 호킹(에디 레드메인)은 신년파티에서 매력적이고 당찬 여인 제인 와일드(펠리시티 존스)와 마주친다. 이미 정해진 운명인 것처럼 두 사람은 첫 만남에 서로에게 빠져든다. 물리학도와 인문학도, 천재적이지만 괴짜 같은 남자와 다정하지만 강인한 여자, 영원히 행복할 것 같았던 두 사람이지만 스티븐이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으며 모든 게 달라진다. 스티븐은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하지만 제인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언제나 눈높이를 채워주는 워킹타이틀이 제작한 영화라는 것도 기대가 되지만, 주연을 맡은 에디 레디메인의 열연 역시 기대를 높이는 대목이다. 그는 이 영화를 위해 런던 임페리얼 대학의 교수이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제자에게서 끈이론과 시공간에 대한 복잡한 이론을 배웠다. “제가 6살이나 7살짜리 아이라고 생각하면서 가르쳐달라고 했어요. 그러고 나서 런던의 한 전문의에게 루게릭병과 운동뉴런증에 대해 배우러 갔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환자와 그분들의 가족을 직접 만나고 집도 방문해서 투병 중에 겪는 감정적 고통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티븐, 제인과 시간을 보내면서 그들의 성격을 통해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영화에 담는 것도 준비 과정의 한 부분이었어요.” 그리고 에디 레디메인의 당부 한마디.“이 영화는 사랑 이야기예요. 청춘의 사랑과 불같이 열정적인 사랑, 사랑이 주제가 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뿐 아니라 슬픔과 경계선도 포함됐어요. 그래서 저한테는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죠.” 에디 레디메인의 말이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스티븐 호킹 전기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제가 접한 어떤 이야기보다 아주 색다른, 멋진 사랑을 묘사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