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에서는 3천4백42원뿐인 통장 잔고가 들통났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서는 감지 않은 머리가 포착됐다. 본인 말마따나 ‘아직은 안 유명한’ 힙합 아이돌 그룹 M.I.B의 멤버에서 사람들이 알아보는 지금이 매일 신난다는 강남은 올해 예능의 발견이다.

재킷과 팬츠는 쟈딕앤볼테르 (Zadig&Voltaire). 머플러는 빈폴 액세서리(BeanPole Accessory). 신발은 프레드 페리(Fred Ferry). 

재킷과 팬츠는 쟈딕앤볼테르 (Zadig&Voltaire). 머플러는 빈폴 액세서리(BeanPole Accessory). 신발은 프레드 페리(Fred Ferry).

 

 

요즘 많이 바쁘죠? 
두 달 전만 해도 상상도 못한 일이에요. 2014년 후반에 인생이 이렇게 달라질 줄 몰랐어요.

많은 게 달라졌나요?
아주 달라졌죠. 일이 잘 안 풀리던 예전에 비해 올해는 여러 가지 좋은 일이 생겼으니까요. 일이 들어올수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방송에서도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참 많이 하더라고요. 
열심히 해야 하니까요. 바쁘다 보니 마음의 여유는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 같아서 여유 있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속사정 쌀롱>에 ‘인턴 MC’로 출연을 시작했어요. 같이 출연하는 MC들과도 궁합이 중요한데 누구와 잘 맞던가요?
장동민 형이요. 형이 저보다 훨씬 세고, 엄청나게 웃기지만, 잘 맞는 구석이 있는 것 같아요.

방송에서의 모습을 보니 어린 시절이 궁금해졌어요. 원래 눈에 띄는 편이었나요?
음악을 되게 좋아했어요. 가수가 되는 게 늘 꿈이었죠. 그러다가 학교를 하와이에서 다니게 되면서, 그곳에서 여러 가지를 배운 것 같아요.

어떤 걸 배웠나요?
숙소에 피아노가 있어서 피아노 치는 법도 배웠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도 배웠어요. 하와이에서 보낸 5년이 저한테 굉장히 의미가 커요.

질문을 너무 많이 해서 첫 번째 학교에서 쫓겨난 이후 하와이에서 학교를 다섯 군데나 다녔다면서요? 일본, 하와이의 학교를 거쳐서 지금 다시 한국 고등학교로 돌아온 셈이네요. 
그러니까요. 막상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다니던 학교에서 쫓겨났는데, 예능을 통해 다시 고등학교에 가게 될 줄 몰랐어요. 이번에는 쫓겨나지 않게 열심히 다녀야 해요. 퇴학 당하면 큰일납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보니 학생들이 어린 아이들처럼 순진해서 놀랐어요. 출연진을 잘 따르고 마음을 주는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그런 점도 있죠. 그런데 저는 아이들이 정말 어른스럽다고 생각해요.

어떤 면에서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자체가 어른스럽죠. 자기 미래를 생각해서 야간 자율학습을 할 때도 하기 싫다는 말 한마디 없이 열심히 하는 게 대단하더라고요. 그 나이 때에 저는 미래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당신이 학교를 다닐 때에도 공부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은 있었죠?
그때는 친구들이 제게 ‘너는 자유로워서 좋겠다’, ‘부럽다’고 했어요. 저도 ‘그래, 내가 부럽지?’ 하며 으쓱해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 친구들의 방식이 옳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음악을 하겠다고 막연하게 꿈꿀 때 그 친구들은 구체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생각을 처음 하게 된 건 언제인가요? 
음악을 하면서 조금씩 인지도를 얻었을 때예요. 지금도 샐러리맨을 되게 존경해요. 매일 출퇴근하고, 평생 일할 생각을 하는 거잖아요. 평일 저녁에 술집을 겸한 식당에 가면 상사 욕이나 동료 이야기로 수다를 떠는 회사원이 많은데 그 대화를 엿듣다 보면 참 재미있어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구나, 대단하다 싶죠.

저도 월급 받는 샐러리맨인데…. 
에이, 이런 것 말고 매일 양복 입고 출근하는 진짜 샐러리맨이요.

이상형으로 <원피스>의 나미를 꼽았어요. 일본에서 <원피스> 인기가 그렇게 대단한가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엄청나게 인기죠! 애니메이션은 일본이 인정을 받잖아요. 하와이의 백인, 흑인 친구들하고는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하면 끝이에요. 한국 친구들하고는 야동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졌죠.

야동이라니!
제가 아무래도 일본 사람이라 좀 더 잘 알 거라고 생각했는지 배우 이름 같은 걸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나 혼자 산다>를 보면 이모하고도 가깝게 지내고 동네 어르신들한테도 예쁨을 많이 받더라고요. 비결이 뭐예요?
이상하게 아주머니랑 할아버지들에게 인기가 좋아요. 어릴 때부터 그랬어요. 아버지 친구분들하고 친해서 아버지 없이 아저씨들과 같이 낚시를 가기도 했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멋있게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멋진 남자라기보다는 친구 같은 느낌이 드는데 아쉽지 않아요?
실제로도 그래요. 여자들과 친한 친구가 되어버리죠. 날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거의 못 들어요. 요즘 유명해지니까 주변에서도 여자들한테 연락 많이 받냐고 물어보는데 정말, 전혀, 한 명도 없어요!

연애할 때는 먼저 다가가는 편이고요?
예전엔 아니었는데 한국에 와서 하게 됐어요. 계속 좋다, 좋다 하면 나중에는 오더라고요. 맘에 드는 사람이 있어서 두 달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전화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을 안 했더니 먼저 연락이 오는 거예요. 본의 아니게 밀당을 배웠죠.

연상이었나요, 연하였나요? 
저는 거의 누나들을 만났어요. 다섯 살 연상의 누나도 있었고요.

M.I.B의 다음 앨범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럴 때일수록 좋은 곡을 기다려야 해요. 인기 좀 생기니까 바로 앨범을 낸다고 비뚤어지게 보는 시선도 있을 텐데 그 노래가 좋지 않으면 음악 인생이 끝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음악을 만드는 데 직접 관여하나요?
멤버 네 명이 작곡도 하고 프로듀싱도 같이 해요. 제가 기타 치고 있는 것을 윤미래 누나가 듣고 노래로 만들자고 해서 코드 만들고 노래를 완성한 적도 있어요. ‘Hello Goodbye’라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죠.

지금 네 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데 또 욕심 나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어요?
[무한도전]은 당연히 출연하고 싶고, [SNL]도 해보고 싶어요. 저는 더 야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빠! 어디가?]도 좋아하는데, 아이가 없으니까 힘들겠죠??

만약에 아빠가 된다면 어떤 아빠가 될 것 같아요?
딸이 남자친구를 데리고 오면 그 남자친구를 되게 싫어하는 아빠! 중학생인 사촌동생이 남자친구를 데리고 왔는데 그것도 화가 나더라고요.

데뷔곡 제목이 ‘Girls, Dreams, Money’를 의미한  ‘G.D.M’이였어요. 
그 세 가지가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 건가요? 원래 ‘Dreams’가 아니라 ‘Drugs’였는데 바꿨어요. 여자, 꿈, 돈이 제일 중요하다는 의미로 만든 곡은 아니고, 센 힙합을 해보고 싶었던 거죠.

그러면 지금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세 가지는 뭐예요?
현재와 과거,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과거에 힘들었기 때문에 지금 열심히 힘내서 할 수 있잖아요. 지금의 나는 주변 사람들 덕분에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TV에서 재밌게 보이는 것도, 30%만 해도 70%는 한 것처럼 보이게 편집해준 분들 덕분이에요. 저는 지금 편해요. 편하게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