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제인 버킨, 아버지는 세르주 갱스부르. 하지만 더 이상 가족을 들먹일 필요가 없는 그녀의 이름은 샤를로트 갱스부르다. 패션 브랜드와 협업 컬렉션을 선보이며 자신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프렌치 시크’의 진면목을 보여주려 한다.

어머니 제인 버킨은 영국 출신이고, 아버지 세르주 갱스부르는 러시아 출신이지만 이들은 파리 보헤미안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커플이었다. 그 사이에서 태어난 샤를로트 갱스부르는 13세에 첫 영화 <사랑할 때와 이별 할 때>로 데뷔한 후 연기와 음악을 오가며 프렌치 시크를 상징하는 프랑스의 톱스타로 성장했다. 믿기지 않지만 샤를로트 갱스부르는 올해로 43세. 그리고 세 자녀의 어머니다. 그럼에도 그녀에게는 여전히 청춘의 자유로움과 불안이 따라다닌다. 지난해 그녀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문제작 <님포매니악>에서 뛰어난 연기로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다.

 

울과 비스코스 혼방 소재의 재킷과 면 소재 스트라이프 셔츠는 샤를로트 갱스부르×커런트 엘리엇(Charlotte Gainsbourg For Current/Elliott), 팬츠는 안소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 넥타이는 휴고(Hugo), 스니커즈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

울과 비스코스 혼방 소재의 재킷과 면 소재 스트라이프 셔츠는 샤를로트 갱스부르×커런트 엘리엇(Charlotte Gainsbourg For Current/Elliott), 팬츠는 안소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 넥타이는 휴고(Hugo), 스니커즈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

 

 

패션은 그녀의 뒤를 따라다니는 그림자 같은 수식어다. 그녀가 걸친 건 무엇이든 멋져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핫한 데님 브랜드인 커런트 엘리엇과 협업 컬렉션을 선보였다. 커런트 엘리엇의 CEO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서지 아르지아는 샤를로트와의 공동 작업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저는 샤를로트가 패션계에 몸담고 있는 인물이 아님에도 한 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라는 점에 끌렸어요. 그냥 흰색 티셔츠를 입더라도 그녀가 입은 건 다른 티셔츠들과는 다르죠. 샤를로트는 좋은 소재와 디자인을 알아보는 안목이 뛰어나거든요.” 우리는 그녀의 디자이너 데뷔를 축하하기 위해 파리에서 만났다.  

패션에 대한 관심은 디자이너 니콜라스 제스키에르와 만나면서부터 생긴 건가요?

패션에 대한 관심은 어릴 적부터 있었어요. 부모님에게서 큰 영향을 받았죠. 저는 아직도 어머니가 특별한 날에 어떤 옷차림을 했는지 기억나요. 아버지는 항상 똑같은 신발에 똑같은 청바지를 입으셨죠. 하지만 같은 걸 열 벌씩 가지신 건 아니었어요. 청바지는 두 벌 정도 가지고 계셨죠. 거기에 셔츠 두 벌. 그게 바로 아버지의 모습이었어요. 물론 나중에는 니콜라스 덕분에 다른 스타일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하지만 중요한 건, 제게 옷은 별로 큰 의미가 없다는 거예요.

 

가죽 소재 점퍼와 스웨터, 코듀로이 팬츠는 모두 샤를로트 갱스부르×커런트 엘리엇. 모자는 메종 미셸(Maison Michel).

가죽 소재 점퍼와 스웨터, 코듀로이 팬츠는 모두 샤를로트 갱스부르×커런트 엘리엇. 모자는 메종 미셸(Maison Michel).

 

 

그렇다면 패션보다는 사람에게 더 관심이 있다는 뜻인가요? 

예쁜 옷 그 자체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그 옷을 입고 있는 사람에게 더 흥미를 느껴요. 이번 컬렉션을 통해서 저는 제 자신에게 좋은 일을 하고 싶었어요. 어떻게 보면 상당히 이기적인 발상이죠. 

 

데님 소재 재킷은 샤를로트 갱스부르×커런트 엘리엇.

데님 소재 재킷은 샤를로트 갱스부르×커런트 엘리엇.

 

 

패션은 당신의 두 번째 직업인 연기와도 많은 연관이 있지 않은가요? 

이번 컬렉션을 만드는 동안에 저는 한 번도 연기를 하지 않았어요. 그건 제가 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무슨 일을 하든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는 편이죠.

 

울 소재 재킷과 스웨터, 팬츠는 모두 샤를로트 갱스부르×커런트 엘리엇.

울 소재 재킷과 스웨터, 팬츠는 모두 샤를로트 갱스부르×커런트 엘리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