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한 번만 찾는 사람은 없다. 한 번 제주에 다녀오면 그곳에 머물거나, 돌아오기 무섭게 또 다음 여행을 계획하게 된다.
제주를 즐겨 찾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묵은 새로운 게스트하우스에 대해 물었다. 그곳이 아름다운 이유와 함께.

1 민가로부터 멀리 떨어진 몬딱은 소란스러운 밤을 보낼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다. 2 기다란 복도에 의자와 책상을 배치해 게스트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3 별관인 오픈 키친은 아랍 스타일로 꾸몄다. 식사와 파티가 열린다.

몬딱 | 구좌읍 세화리

‘몬딱’은 지난여름 새로이 문을 열었다. 집 한 채 규모의 아기자기한 게스트하우스가 많은 제주에서는 보기 드물게 큼직한 규모를 자랑하는 몬딱은 제주어로 ‘몽땅, 모조리’라는 뜻. 그 이름에 걸맞게 사진관, 클럽, 커다란 오픈키친, 노래방, 캠프파이어, 소나무해먹, 활쏘기, 대형 다트판, 심지어 2층의 별  관측소까지 없는 게 없다. 84개국을 여행한 재주  많은 주인장이 공연을 펼치기도 하는 몬딱의 밤은 시끌벅적하지만 주변 400m 내에 민가가 없는  곳인 만큼, 낮이면 제주 특유의 평화가 찾아든다. 텃밭에서 가꾼 채소로 만든 샐러드와 소시지, 주스, 계란, 원두 커피를 조식으로 제공한다. 낯선 이들과 어울려 여행을 하고 싶은 이에게 어울리는 곳이다. – 조은희(<여행의 이유> 저자)  

가격 도미토리(6인기준) 2만5천원 문의 010-8599-3698

1 마당에 자리 잡은 선베드와 해먹은 망중한을 즐기기에 좋다. 2 제주가옥의 마루와 천장을 살린 편안한 실내. 3 조용하고 고즈넉한 게으른 소나기의 전경.

게으른 소나기 | 구좌읍 한동리

여행지 기자로 일할 당시 취재 때문에 찾은 것이 첫 만남이었고, 그때의 기억이 좋아 다시 찾았다.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층 가옥인 ‘게으른 소나기’는 조용히 머물다 가기 좋은 곳이다. 게스트하우스 두 채 사이에 자리한 마당에 나와 햇볕을 쐬고 마루와 해먹, 어디에나 벌렁 누우면 그야말로 몸이 녹아내려 없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바다가 바로 보이지는 않지만 게스트하우스의 지붕 위 옥상에 오르면 동네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요구르트와 함께 조식으로 나오는 두부는 놀랍도록 맛있다. 제주공항과 성산일출봉 사이에 자리한 한동리는 올레 20코스와도 멀지 않다. – 김윤정(프리랜스 에디터) 

가격 도미토리(4인 기준) 3만원, 2인실 5만원, 독채 12만원 문의 070-8823-2456

1 플래닛의 지붕과 담은 협재 해변과 맞닿아 있다. 2 파라솔과 원목 데크, 그리고 쿠션들까지. 마당은 플래닛에서 가장 여유로운 장소다. 3 여성전용 세면실. 건식 바닥으로 세면대가 두 대나 있어 편리하다.

플래닛 | 한림읍 협재리

제주와 바다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수많은 게스트하우스를 다녔지만 ‘플래닛’을 꼽은 것은 다름 아닌 바다 때문이다. 창문에서 바다가 보일 뿐 아니라 1~2분만 걸어나가면 금세 협재 해변이다. 전통적인 제주의 돌집을 살린 납작한 건물은 협재의 풍경과 더없이 잘 어울린다. 샐러드와 토스트, 샌드위치, 그리고 커피와 감귤주스를 살뜰히 차려주는 든든한 조식으로도 유명하다. – 신영철(여행작가)  

가격 여성전용 도미토리(4인실) 2만5천원, 여성전용 도미토리(2인실) 6만원, 독채(2인 7만원, 3인 9만원, 4인 12만원), 1인실(다락방) 3만원 문의 070-7672-2478

1 수다 장소인 주방에서 주인장이 사주를 봐주기도 한다. 복채는 만원! 2 <꽃보다 청춘>에 등장한 라마 인형, 에로메스를 벽에 그렸다.

제주에 내집 | 한경면 고산리

ㄷ자 구조의 아담한 게스트하우스 ‘제주에 내집’은 이름 그대로 집처럼 편하게 머물기에 좋다. 수다 떨기 좋은 부엌이 따로 떨어져 있어서 다른 게스트들이 밤을 즐기는 동안에도 조용히 숙면을 취할 수 있으며, 아담한 규모에 비해 널찍한 화장실과 샤워실도 두 개나 준비되어 있다. 고산리는 작고 조용하지만 초등학교와 마트 등 있을 것은 다 갖춘 마을이기에 어슬렁대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동네 주민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제주공항까지 가는 버스 정류장이 바로 앞에 있는 것도 편리한 점. 게스트하우스의 자전거를 빌려 타고 수월봉을 감상하며 10분만 달려나가면 바다가 보인다. 제주 서쪽 끝에 자리한 만큼 불타는 듯한 일몰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 이마루(<얼루어> 에디터) 

가격 4인실(1인 기준 2만원, 3인 기준 7만5천원), 3인실(1인 기준  2만원, 2인 기준 5만5천원) 1인실(3만5천원), 독채(2인 기준 8만원,  3인 기준 10만원) 문의 010-8724-3791

1 돌담과 회색 지붕이 잘 어울리는 어떤날의 외관. 2 계단으로 오르는 길, 창밖으로 조용한 마을의 풍경이 보인다. 3 공용공간과 침실은 모두 원목 소재로 꾸몄다.

어떤날 | 구좌읍 행원로

제주에 사는 지인들을 찾아 제주를 드나들며 최근에 발견한 ‘어떤날’ 게스트하우스의 외관은 평범한 하얀 2층 주택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얀 현관문을 열고 안에 들어서는 순간 특유의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공간 전체를 감싸 안는다. 워낙 동네가 조용하기도 하지만, 2층 계단으로 오르는 원목 창틀 너머의 풍경이 고즈넉하다. 얼마 전 아담한 카페 어떤날도 문을 열었다. – 나시루(시루 케이터링 대표) 

가격 도미토리(4인 기준) 2만5천원, 1인실 3만원, 더블룸 7만원, 트윈룸(2인 8만원, 3인 9만5천원, 4인 11만원) 문의 010-7395-5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