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건강, 궁금한 건 많지만 마땅히 물어볼 곳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얼루어> 독자가 페이스북을 통해 질문했고, 서울라헬여성의원 김재원 원장이 대답했다.

Q 생리통이 너무 심한데 산부인과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대요. 생리통은 자궁 건강과 연관이 있는 건가요? 생리통을 줄일 수 있는 생활습관 또는 음식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생리통을 유발하는 자궁 및 난소 질환에는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자궁 근종 등이 있어요. 생리통이 심한 경우, 특히 갑자기 심해진 경우에는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질환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생리통을 일차성 생리통이라고 하며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로 인해 자궁수축이 유발되어 발생하는 것을 통증이라 진단합니다. 칼슘, 비타민B1, 비타민E, 비타민B5, 비타민B6, 비타민 B12, 마그네슘, 어유(오메가3 등의 피시 오일) 등이 생리통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니, 이러한 성분을 많이 함유한 음식을 먹거나 영양제로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배를 따뜻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너무 달거나, 카페인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아요. 흡연은 일차성 생리통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니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 끊어야 합니다. 

 

Q 피임약을 자주 먹는데 자궁 건강에 좋지 않을까봐 걱정이에요. 임신을 하는 데 문제는 없는지, 계속 먹어도 되는 건지 궁금합니다. 

2년 이상 피임약을 복용해도 임신 성공 확률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피임 약을 중단하고 생리가 바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으나 대부분 2~3개월 이내에 돌아온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또한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이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암의 발병률을 낮춘다는 보고도 있죠. 하지만 현재 유방암, 난소암, 자궁암이 있거나 간 기능 이상이 있는 경우, 또 혈전 성 정맥염, 혈전 색전증이 있는 경우에는 복용해서는 안 되니 의사와 상담이 먼저입니다.  

 

Q 자궁경부암 주사는 꼭 맞아야 하나요? 이미 관계를 한 후의 여성이라면 큰 효과가 없다고 들었어요. 부작용 사례도 꽤 들리고요. 

현재 접종하고 있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고위험군 인유두종 바이러스 중 16, 18번에 대해서 면역 효과가 있어요.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전, 성관계를 시작하기 전에 맞는 것이 좋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15~17세를 권장 시기로 정하고 있죠. 성경험이 있고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어도 백신을 맞았을 때 면역력을 얻을 수 있으므로 성경험이 있는 여성도 효과가 있어요. 하지만 자궁경부암 주사 하나로 모든 종류의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바이러스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자궁경부암도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Q 생리가 꽤 규칙적인 편이었는데 업무적으로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아지면서 불규칙하게 바뀌었어요. 불규칙한 생리 현상이 임신에 영향을 줄까봐 걱정이 되네요.

지속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 상태에 놓인 경우, 몸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 코르티솔이 분비됩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면 생식호르몬 분비에 관련된 뇌 영역에 영향을 주고 생리주기가 영향을 받아 무월경, 부정출혈, 생리 주기 및 양의 변화 등이 발생할 수 있어요. 이러한 경우 배란 장애가 동반되어 임신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니 불규칙한 생리가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호르몬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Q 평소에 자궁 건강을 살필 수 있는 셀프 가이드라인과 삼십대에 꼭 받아야 하 는 검진에 대해 알려주세요.

자신의 생리 주기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여성이 많아요. 매달 생리 시작일, 생리량, 생리기간 등을 체크하고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생리량이 너무 많아지거나 적어지는 등의 변화가 있다면 산부인과 진료와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자궁경부암 검사의 경우 성경험이 있는 20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매년 받는 것이 좋아요. 30세 이상의 경우 국가에서 2년에 한 번씩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자궁경부암 외에 자궁근종 등의 자궁질환 및 난소 종양은 골반 초음파를 통해 발견이 가능하므로 정기적으로 골반 초음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Q 여성 청결제를 쓰는 게 좋을까요? 여성 청결제를 써도 좋다면 얼마나 자주 사용해야 할까요?

현재 질염이 있다면 여성 청결제보다는 병원을 방문하여 적절한 치료를 하면서 물로 깨끗하게 씻는 것이 좋습니다. 염증이 없다면 질 내 정상균인 젖산균까지 죽이지 않는, 과도한 항균효과가 없는 청결제를 예방을 위해 일주일에 1~2번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Q 얼마 전 산부인과에 갔는데 자궁근종이 생겼다고 하네요. 어떤 이유 때문에 생긴 건지, 어떤 치료를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예방하는 방법도 알려주세요.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양성 종양으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요. 자궁의 근육층에서 시작되는 종양이며 대부분 증상이 없으나, 위치나 크기에 따라 생리 기간이 아닌데 출혈이 있거나, 심한 생리통, 월경과다, 허리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죠. 대부분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증상이 너무 심하거나 크기가 크다면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요. 치료는 자궁절제술을 하거나,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의 경우 자궁근종적출술 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호르몬 치료, 자궁동맥색전술, 자궁근종 용해술 등의 치료방법도 있습니다.

 

Q 생리 날짜가 다가오면 컨디션이 바닥으로 치닫곤 해요. 이걸 생리전증후군이라 부르던데, 극복하기 위한 팁을 알려주세요.

생리전증후근은 성호르몬 변화와 뇌의 신경전달물질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생리전증후군을 줄이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이완에 도움이 되는 심호흡 운동, 명상, 요가, 따뜻한 물에 목욕하기, 충분한 수면 등 생활습관의 변화가 필요해요. 식생활에 있어서도 과일, 채소 등을 통해 비타민, 미네랄을 충분히 섭취하고 통밀빵, 현미밥, 통곡물로 만든 시리얼 등 복합 탄수화물이 포함된 음식, 칼슘이 풍부한 음식이 도움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