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은 고기가 먹기도 좋다는 말을 사전에 추가해야만 할 것 같다. ‘고깃집’은 으레 냄새 나고, 시끄럽기 마련이라는 인식을 뒤엎는 곳들이 속속 생겨나는 중이다. 와인과 칵테일도 기다리고 있다!

1 초벌구이한 흑돼지 오겹살과 먹음직스러운 버섯. 2 화분과 양초가 함께 놓여 있다. 3 제주도 흑돼지 쫄면. 4 제주의 자랑, 한라산 소주.

오름 

제주는 ‘오름의 왕국’이다. 화산 활동 후 생긴 작은 산을 가리키는 말, 오름을 간판에 내건 이곳은, 제주의 고기를 선보인다. 맛도 훌륭하거니와 청정지역으로 분류된 제주에서 자란 만큼 안심하고 먹을 수 있기 때문. 매일 제주에서 올라오는 고기는 흑돼지 오겹살과 삼겹살, 그리고 백돼지 오겹살 총 세 가지 부위로 판매하는데 허브와 오레가노로 양념을 하고, 제주 숯불에 초벌구이해 상에 낸다. 재래식 된장으로 끓인 찌개와 직접 담근 오이 피클도 하나하나 정성스럽다. 고기 냄새를 흡수하는 양초와  곳곳에 놓인 화분은 친환경 화장품을 소개하는 일을 했던 차주원 이사의 센스에서 비롯한 것으로 직접 제작한  일회용 앞치마와 수저, 그릇에서도 그의 센스를 느낄 수 있다. 오름은  8월 중순, 같은 건물 3층까지 확장한다. 한라산소주뿐만 아니라 칵테일과 와인까지 함께 곁들일 수 있는 공간이 될 예정이다.

 

사이드 메뉴 제주도 흑돼지 쫄면. 닭가슴살처럼 담백한 앞다리살과 매콤한 쫄면이 만났다. 황게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고 재래식 된장을 이용한 황게 된장찌개도 인기다.

가격 제주 흑돼지 오겹살 200g 1만9천8백원, 제주 흑돼지 쫄면 6천원

영업시간 오후 4시부터 11시까지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650

문의 02-792-2381

1 두툼한 한우를 굵게 썬 감자와 팬 위에 올려 굽는다. 2 깔끔하게 정돈된 공간. 3 임실에서 올라온 치즈. 4 매달 바뀌는 와인 리스트.

한와담 

호박식당에서 지난 11월 야심 차게 새로운 고깃집을 차렸다. 주상복합건물과 대사관이 모여 있는 한남오거리 입구에 자리 잡은 한와담은 최상의 한우를 가장 근사한 분위기에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각각 충청북도와 강원도, 두 곳의 목장에서 공급받는 투플러스 한우는 숙성저장고에서 숙성을 거친 뒤 상에 오른다. 숯불 대신에 온도 조절이 가능한 인덕션을 설치해 연기 없이 식사 시작부터 끝까지 균일한 맛의 고기를 맛볼 수 있는데, 더 좋은 건 직원이 능숙한 솜씨로 직접 고기를 구워준다는 것! 안데스 산맥에서 공수한 소금과 유자청과 잘게 썬 파프리카를 버무려 만든 파절이 역시 스테이크 뺨치게 두툼한 한우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2만원 대부터 시작하는 와인 리스트와 부티크 맥주가 포함된 맥주 리스트는 2~3개월마다 바뀐다. 참, 혹시나 마시고 싶은 와인이 있다면 그냥 들고 오면 된다. 코키지 비용을 따로 받지 않는 후한 인심까지 갖췄으니까.

 

사이드 메뉴 구워 먹는 임실 치즈. 전북 임실에서 가져온 치즈를 두부처럼 곱게 썰었다. 감자와 버섯, 그리고 두툼한 고기를 함께 구워 먹는다. 고기를 다 구운 후 볶아 먹는 차돌깍두기도 인기 메뉴.

가격  1++ 숙성 등심 160g 3만3천원, 구워 먹는 임실 치즈 1만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75-1

문의 02-749-7905

1 깔끔한 밑반찬과 함께 차린 상. 2 카페처럼 단정한 실내. 3 점심메뉴인 오삼불고기. 4 시그니처가 된 모히토.

고품격 삼겹살  

20~30년 전에는 양장점으로 가득했던 조용한 소공동 골목에 고깃집이 문을 열었다. ‘고품격’이라는 상호에 걸맞게 두툼한 삼겹살을 맛볼 수 있는 이곳의 고기는 경기도 화성에서 온다. 40년 넘게 도축업에 종사하고 있는 방재두 대표의 아버지로부터 고기를 직접 제공받아 가격  대비 최상의 고기를 맛볼 수 있다. 친근한 코렐 식기에 담은 밑반찬과 먹기 좋게 자른  제철 채소와 깻잎 무침을 상에 함께 차려낸다.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바텐더로도 일했던 방재 대표는 술을 사랑한다. 이웃한 카페에서 직접  제공받은 스피어민트와 라임민트, 두 종류의 민트를 듬뿍 넣은 모히토는 삼겹살과 훌륭한 궁합을 자랑하며 고품격 삼겹살의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매김했다. 단골이 되면 메뉴에 없는 칵테일을 맛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 시시때때로  찾을 것. 와인 코키지 비용도 5천원으로 저렴하다. 단, 방재 대표가 처음 맛보는 와인이라면 한 잔은 반드시 나눠야 한다! 

 

사이드 메뉴 오삼불고기. 근처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점심 메뉴로 언제 먹어도 맛있다. 메뉴판에 쓰여 있지 않지만 냉소면도 있다. 

가격 삼겹살 200g 1만3천원, 육회 2만2천원, 모히토 5천원, 오삼불고기 7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소 서울시 중구 소공동 112-23  문의 02-775-0786

1 계란찜과 된장찌개가 불판 위에서 함께 끓는다. 2 테이블 사이가 널찍한 실내. 3 양지살이 들어간 만두전골.  4 깔끔한 뒷맛의 칭따오.

2112  

예쁜 가게가 가득한 가로수길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고깃집이 등장했다. 가게 이름은 2112. 어떤 의미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2112는 다름 아닌 멕시코 사람들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숫자다. 뉴욕에서 오랜 시간 거주한 부부가 귀국해서 차린 2112에는 2년 동안 메뉴를 구상하고, 고기가 좋다는 전국 곳곳의 한우농장을 돌아다닌 부부의 입맛이 반영된 메뉴가 잔뜩이다. 소의 힘줄 부위에 해당하는 ‘스지’를 이용한 스지 갈비 오뎅과 한우스지수육은 술을 좋아하는 부부가 안주로 즐겨 찾던 것. 어렵게 찾은 고기는 등심과  안심 딱 두 가지 부위만 판매한다. 순두부국수, 만두전골 등 메뉴도 알차다. 카페처럼 탁 트인 층고 높은 복층 공간에 별실까지 마련되어 있어 회식 장소로도 인기라고. 점심에는 순대제육볶음과 부대찌개, 양배추쌈과 강된장 등 다양한 식사 메뉴도 맛볼 수 있다. 

 

사이드 메뉴 만두전골. 양념한 양지살과 파, 만두 등 재료가 듬뿍 들어간 전골로 두 가지 사이즈로 판매한다. 

가격 소고기 등심 180g 3만2천원, 만두전골(작은 사이즈) 1만8천원, 칭따오 6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40-4

문의 02-517-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