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보헤미안 룩, 1960년대 사랑스러운 소녀 스타일, 화려하게 변신한 스포츠 룩까지 2014년 가을/겨울을 근사하게 밝힐 11가지의 트렌드 읽기.

니트의 계절
가을의 포문을 여는 니트 소재는 언제나 많은 사랑을 받지만 이번에는 품격이 더 높아졌다. 메탈 컬러의 실로 만든 버버리 프로섬의 니트 드레스는 21세기의 여성스러운 룩을 완성했고, 커다란 니트 스웨터와 스커트로 한 벌 차림을 연출한 더 로우의 니트 룩은 여성성을 투박한 멋으로 중화한다. 오버사이즈 룩을 입은 소녀들을 낭만적으로 만든 클로에의 스웨터와 야성적인 매력의 마크 제이콥스식 스웨터와 니트 팬츠의 조합도 눈여겨볼 만하다.

Macaroon Color
런웨이에도 파스텔 컬러의 행렬이 이어졌다. 민트, 하늘색, 분홍색, 노란색 등 컬렉션의 처음부터 끝까지 다양한 파스텔 컬러로 연출한 구찌와 토즈,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드레스부터 랄프 로렌의 정갈하디정갈한 팬츠 슈트, 볼륨을 부각한 디올과 생 로랑의 베이비돌 원피스 등등. 파스텔 컬러가 선사하는 순수함, 깨끗함, 여성스러움, 우아함 등 다채로운 아름다움이 리얼웨이도 화사하게 물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Rave Party
같은 실루엣의 옷도 더 화려하게, 더 재미있게 변신시키는 그래픽 프린트는 소재가 두터운 가을/겨울 의상에 흥취를 선물한다. 이번 시즌 프린트의 키워드는 레이브 음악이다. 1980년대 레이브 파티에서 많이 쓰였던 야광봉과 조명의 형광색으로 무장한 그래픽 패턴이 여성들을 매료시킬 채비를 완벽히 마쳤다. 독보적인 왕좌를 꿰찬 건 발렌티노. 화려한 도트 무늬를 선보였는데, 핵심은 도트의 크기를 서로 다르게 선택해 반복의 매력을 더한 것이다. 드리스 반 노튼은 화려한 클럽의 조명에서 영감받은 옵아트 프린트를 선보였고, 음향 기계에서 영감을 받아 화려한 그래픽 패턴을 선보인 겐조도 레이브 물결에 적극 동참했다.

양털 전성시대
동물보호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갈 곳을 잃었던 모피의 입지가 서서히 제자리를 되찾고 있다. 그중에서도 양털 소재가 새로운 모피 대열을 이끌고 있다. 프라다에서 선보인 컬러블럭 양털 코트를 비롯해, 마르니의 실버 양털 점퍼, 사카이의 커다란 블랙 양털 코트까지 다양한 컬러와 소재의 양털 점퍼가 선보였다. 올가을 양털 소재 점퍼를 선택하고 싶다면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무조건 커다란 사이즈를 고르는 것.

우아한 위트
스누피, 스펀지 밥 같은 다양한 만화 캐릭터와 동화책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캐릭터들이 런웨이를 습격했다. 페이는 지난 시즌 스누피의 연장선인 우드스탁(스누피의 친구인 노란 새) 프린트로 이어졌고, 모스키노는 스폰지밥 캐릭터를 니트 원피스와 가방으로 변신시켰고, 프린은 스타워즈 캐릭터를 프린트한 스웨트 셔츠를 선보였다. 그리고 돌체앤가바나는 동화책 속 삽화가 연상되는 부엉이와 너구리 캐릭터로 여성스러운 룩에 위트를 더했다. 바야흐로 카툰 캐릭터의 전성시대다.

블럭 쌓기
보테가 베네타의 토마스 마이어는 이번 시즌 컬렉션을 시작하며 “대칭에 대해서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가 가장 핵심적으로 사용한 대칭은 바로 컬러다. 검은색과 보라색, 노란색의 대칭, 흰색과 와인 컬러의 대칭처럼 다양한 컬러블럭 룩을 선보인 것. 몬드리안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3.1 필립 림의 퍼 코트를 비롯해 알투자라의 회색과 핫핑크 컬러의 조합, 핫핑크 컬러와 녹색의 두 겹 드레스를 선보인 디올까지 상큼한 컬러블럭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