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메탈 룩은 더 이상 퓨처리즘이나 디스코 무드의 전유물이 아니다. 바스락거리는 셀로판지를 연상시키는 세련된 디자인의 메탈 룩이 거리를 점령했다.

1 도금 소재 목걸이는 16만원, DOD. 2 양가죽 소재 숄더백은 3백만원대, 펜디(Fendi). 3 폴리에스테르 소재 원피스는 34만8천원, 럭키 슈에뜨(Lucky Chouette). 4 소가죽 소재 샌들은 1백28만원, 세르지오 로시 바이 엘본 더 스타일(Sergio Rossi by Elbon the Style). 5 폴리에스테르 소재 스커트는 13만5천원, 플레이하운드 바이 그레이하운드(Playhound by Greyhound). 6 인조가죽 소재 시계는 8만5천원, 코모노(Komono). 7 페이턴트 가죽 소재 토트백은 가격미정, 질 샌더(Jil Sander).

1 도금 소재 목걸이는 16만원, DOD. 2 양가죽 소재 숄더백은 3백만원대, 펜디(Fendi). 3 폴리에스테르 소재 원피스는 34만8천원, 럭키 슈에뜨(Lucky Chouette). 4 소가죽 소재 샌들은 1백28만원, 세르지오 로시 바이 엘본 더 스타일(Sergio Rossi by Elbon the Style). 5 폴리에스테르 소재 스커트는 13만5천원, 플레이하운드 바이 그레이하운드(Playhound by Greyhound). 6 인조가죽 소재 시계는 8만5천원, 코모노(Komono). 7 페이턴트 가죽 소재 토트백은 가격미정, 질 샌더(Jil Sander).

전형적인 메탈 룩의 이미지는 이런 거였다. 금속을 연결해 만든 1960년대 파코 라반의 미래적인 드레스나 1970년대 디스코 무드의 반짝이는 의상들. 이런 메탈 룩은 실생활에서는 전혀 활용할 수 없는 옷차림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패션계는 끝나지 않은 ‘미래’ 전쟁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점을 찾은 것 같다. 많은 디자이너는 스터드나 크리스털, 시퀸 등 반짝이는 장식의 힘을 빌리지 않고, 패브릭 자체의 반짝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마치 쿠킹 포일처럼 반질반질한 질감이나 셀로판지 같은 광택이 나는 메탈릭 소재가 바로 그것! 라메, 새틴, 홀로그램, 브로케이드 등 다채로운 소재가 세련된 도회적인 스타일로 새롭게 탄생했다. 쇼의 시작부터 끝까지 메탈 컬러로 가득 채운 랑방의 알버 엘바즈는 다채로운 메탈톤의 셔츠와 원피스 등 워킹 우먼의 이브닝 룩으로도 손색없는 의상들을 선보였고, 무려 29벌이나 되는 은색의 브로케이드 의상을 선보인 디올의 라프 시몬스는 턱시도 재킷부터 광택 있는 소재의 플리츠 스커트까지 일상생활에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의상들로 메탈릭 무드의 정점을 찍었다. 반면 톰 포드와 에밀리오 푸치의 피터 던다스는 아노락 점퍼나 나일론 소재의 쇼츠, 스쿠버 드레스처럼 스포츠 무드의 의상에 눈이 시릴 정도로 반짝이는 메탈 컬러를 입혔다.
메탈 소재의 진화와 변주에는 실용적인 소재 개발이 큰 역할을 했다. 과거 파코 라반은 금속판을 엮은 소재로 현실 세계에서 있을 수 없는 미래적인 느낌을 강조했다면, 이번 시즌 유행하는 메탈 소재는 훨씬 더 실용적이다. 기존의 실크나 새틴 같은 광택 있는 소재에 메탈 코팅을 덧붙이거나, 직조 방식 자체를 변형시키는 등 다양한 형태로 선보였다. 모스키노는 브로케이드 소재 위에 금빛 코팅을 더해 장식주의를 멋지게 표현했다. 메탈 원사로 소재를 직조한 프로엔자 스쿨러부터 반짝이는 시퀸이나 스팽글을 수놓은 구찌에 이르기까지 금속적인 질감을 연출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었다. 그중 소재에 관한 실험 정신을 진지하게 드러낸 데스킨스 띠어리는 반짝반짝 빛나는 셀로판지 같은 원피스를 선보였다. “양가죽 위에 비닐을 코팅해서 만들었습니다. 움직임에 따라 비닐 코팅이 자연스럽게 벗겨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멋이 완성되죠”라고 데스킨스 띠어리의 MD 서보광이 설명한다.

 

8 페이턴트 가죽 소재 샌들은 45만8천원, 유나이티드 누드(United Nude). 9 모와 레이온 혼방 소재 티셔츠는 45만8천원, 에센셜(Essential). 10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플리츠 스커트는 15만9천9백원, 카이아크만(Kai-Aakmann). 11 페이턴트 가죽 소재 플랫 샌들은 39만8천원, 슈콤마보니(Suecomma Bonnie). 12 은색 코팅된 소가죽 소재 사첼백은 36만5천원, 닥터마틴(Dr. Martens). 13 실버 소재 뱅글은 가격미정,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14 면 소재 티셔츠는 가격미정,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15 소가죽 소재 클러치백은 1백24만원, 에스카다(Escada).

8 페이턴트 가죽 소재 샌들은 45만8천원, 유나이티드 누드(United Nude). 9 모와 레이온 혼방 소재 티셔츠는 45만8천원, 에센셜(Essential). 10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플리츠 스커트는 15만9천9백원, 카이아크만(Kai-Aakmann). 11 페이턴트 가죽 소재 플랫 샌들은 39만8천원, 슈콤마보니(Suecomma Bonnie). 12 은색 코팅된 소가죽 소재 사첼백은 36만5천원, 닥터마틴(Dr. Martens). 13 실버 소재 뱅글은 가격미정,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14 면 소재 티셔츠는 가격미정,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15 소가죽 소재 클러치백은 1백24만원, 에스카다(Escada).

화려하기 그지없어 보이지만, 메탈 트렌드를 일상생활로 옮겨올 때는 보다 힘을 뺀 연출이 필요하다. 특히 지나치게 과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메탈 룩으로 주목받으려면 다음 비책들을 기억하자. 첫째, 흰색, 검은색, 회색 같은 무채색을 메탈 컬러의 단짝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무채색은 골드의 화려함을 모던하게 중화하는 동시에 더욱 부각하는 양면적인 재능을 지니고 있어 안전하면서도 요긴하다. 알투자라에서 선보인 것처럼 메탈 컬러의 스커트나 쇼츠에 모노톤의 니트 스웨터나 티셔츠로 깔끔하게 연출하는 걸 추천한다. 검은색 티셔츠에 금색 쇼츠를 입거나, 회색 니트 스웨터 에 은색 스커트를 입는 것처럼 무채색과 메탈 컬러를 함께 연출하면 단정하고 도회적인 무드가 연출된다. 둘째, 소재의 믹스매치를 더해야 세련돼 보인다. 같은 은색이라도 페이턴트 가죽 스커트에 메시 소재의 슬리브리스 톱처럼 상반된 무드의 소재를 함께 입으면 좀 더 감각적인 스트리트 스타일이 완성된다. 셋째, 팬츠를 선택할 때는 전체적으로 간결한 실루엣을, 스커트를 선택할 때는 과감한 실루엣을 유지하면 더 근사하다. 골드 브로케이드 블라우스나 광택 있는 톱에 똑 떨어지는 멋이 있는 시가렛 팬츠나 와이드 팬츠를 입고 앞코가 뾰족한 하이힐을 신으면 매니시한 골드 룩을 연출할 수 있다. 하지만 스커트나 드레스의 경우 골드와 직선의 간결한 실루엣이 만나면 자칫 나이 들어 보일 수 있다. 차라리 허리는 잘록하고 밑단은 주름으로 풍성하게 연출된 스커트나 몸에 적당히 붙는 드레스를 선택해 여성스러운 매력을 부각하는 편이 더 매력적이다.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 휴가를 즐기고 싶다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가지 메탈 컬러로만 연출하는 것에 도전해보길 권한다. 튜닉 형태의 금색 드레스부터 은색 플리츠 드레스, 브로케이드 드레스 등 다양한 서머 드레스에 플랫 샌들 하나만 신으면 멋진 바캉스 룩이 완성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비책은 당당한 자신감이다. 메탈 의상은 그 자체로 화려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스스로 그 화려함을 즐기지 않으면 결코 빛나지 않는다. 일년에 한 번쯤은 스타가 된 듯 조명 아래에서 빛나는 메탈 컬러의 눈부심을 즐겨보면 좋겠다. 런웨이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던 메탈 룩은 조명보다 더 강렬한 뜨거운 태양 아래서 더욱 빛을 발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