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얼루어> 그린 화보에 BH 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들이 동행했다. 패션 디자이너들이 기부한 옷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선 그들은 자연을 위해, 멸종 동물을 살리기 위해 행동하는 실천가이기도 했다. 마음이 더 아름다운 이 배우들이 입은 옷과 신발은 그린 캠페인에서 판매되며 수익금은 멸종위기종인 산양을 돕는 데 쓰인다.

 

드레스는 드민(Demin)의 기부 제품. 운동화는 빅토리아 슈즈(Victoria Shoes). 이어 커프는 엠주(Mzuu).

드레스는 드민(Demin)의 기부 제품. 운동화는 빅토리아 슈즈(Victoria Shoes). 이어 커프는 엠주(Mzuu).

한지민
“휴대폰이나 다른 전자제품을 충전할 때 100% 충전이 되어도 그대로 꽂아두는 경우가 많잖아요. 의식적으로 플러그를 뽑아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 몸에 바르고 사용하는 제품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소비하고 있어요. 샴푸도, 손 세정제도 필요한 만큼만, 적당히 쓰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해요.”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의 친선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한지민은 어디서 어떤 경험을 하든, 환경적인 이슈로 받아들이곤 한다. “절에서 며칠 지낸 적이 있어요. 사찰에서는 발우공양을 하잖아요. 한 톨의 쌀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먹은 후, 물을 그릇에 부어 마셨더니 세제를 전혀 쓰지 않아도 될 만큼 깨끗한 상태에서 설거지를 할 수 있었어요. 그후로 음식을 남기지 않기 위해 더 신경을 쓰게 되었어요.” 지난해 <얼루어>와의 화보 촬영을 위해 찾은 스위스에서도 보고 배운 것이 많다. “가장 놀라웠던 건 자동차가 없는 마을이 존재한다는 거예요. 주민들 모두가 전기 전차를 타고 이동하더라고요. 전기 전차만으로 자유롭게 이동 가능한 교통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어서 자동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거죠.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도 중요한 것 같아요.” 한지민은 친환경적 삶이 인상적이었던 나라 스위스로 조만간 다시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톱과 팬츠는 장광효 카루소(Changkwanghyo Caruso)의 기부 제품. 운동화는 빅토리아 슈즈.

톱과 팬츠는 장광효 카루소(Changkwanghyo Caruso)의 기부 제품. 운동화는 빅토리아 슈즈.

이원근
“겨울에 다운 점퍼를 많이 입잖아요.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점퍼를 구입하면서 그게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지는 잘 모를 거예요. 살아 있는 거위나 오리의 털을 뽑고 털이 다시 자라면 또 뽑는대요. 누군가 우리 머리카락을 한꺼번에 뽑아간다고 생각해보세요. 눈썹 하나만 뽑아도 아픈데 얼마나 고통스럽겠어요. 여우, 토끼, 너구리도 마찬가지예요. 열악한 조건에서 사육당하고, 털을 윤기 있게 하는 호르몬 주사까지 맞힌다고 하더라고요. 그 주사가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는 건 물론이고요. 또 부드러운 가죽을 얻기 위해 산 채로 가죽을 벗기기도 한대요.” 그도 한때는 가죽 옷을 좋아했지만 이러한 과정을 알게 된 후로는 잘 입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모두에게 가죽과 모피를 입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만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생각이 바뀔 수 있고, 그것이 행동의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믿고 있다. 이원근은 얼마 전, 길에 버려진 고양이를 데려다가 검진을 시키고 지인들을 수소문해 고양이의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기도 했다. 누군가 시켜서 한 일도 아니고,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란 것도 아니다. 그저 하나의 생명을 거둔 것으로 충분한 일, 이원근은 그런 기쁨을 알고 누릴 줄 아는 마음이 따뜻한 배우다.

 

드레스는 서리얼 벗 나이스(Surreal but Nice)의 기부 제품. 운동화는 빅토리아 슈즈. 팔찌는 필그림(Pi lgrim).

드레스는 서리얼 벗 나이스(Surreal but Nice)의 기부 제품. 운동화는 빅토리아 슈즈. 팔찌는 필그림(Pi lgrim).

심은경
심은경은 누구보다 뜨거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성인이 되어 출연한 첫 영화 <수상한 그녀>의 관객수가 800만을 넘어섰고 역대 코미디 영화 중 흥행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영화 홍보를 위해 제주를 방문한 그녀는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화보 촬영장을 찾았다. “몇 시간 못 자긴 했지만 이번 화보의 취지를 듣고 꼭 참여하고 싶었어요. 평소에도 환경 보호나 불우 이웃 돕기에 관심이 많았는데, 어떻게 참여해야 할지 방법을 잘 몰랐거든요.” 산양이라는 동물은 알고 있었지만 산양이 멸종위기 동물이라는 건 알지 못했다는 그녀는 그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당장 굶어 죽지 않도록 먹이를 주고, 집을 만들어주는 것과 같은 단편적인 도움보다는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올바른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할 일은 엄청나게 어려운 게 아니에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물을 아껴 쓰는 일부터 시작하면 돼요. 저는 배우이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을 통해 재능 기부를 하고 있지만 각자의 능력이 다른 만큼 누군가는 또 다른 방식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을 거예요. <얼루어> 독자들에게 이 화보가 환경에 대해, 멸종위기 동물에 대해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재킷은 커스텀멜로우(Customellow)의 기부 제품. 셔츠와 팬츠는 씨와이 초이(CY Choi)의 기부 제품.

재킷은 커스텀멜로우(Customellow)의 기부 제품. 셔츠와 팬츠는 씨와이 초이(CY Choi)의 기부 제품.

진구
“혼자 산 지 오래되었어요. 직접 살림을 하다 보니 무심코 버려지는 전기, 물, 쓰레기가 눈에 더 들어오더라고요. 가장 열심히 하는 일은 쓰레기 분리배출이에요. 그런데 희한한 건, 아무리 분리배출을 열심히 해도 어머니가 집에 오시면 쓰레기 봉투의 부피가 확 줄어든다는 거예요. 재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그만큼 더 많다는 거죠. 어머니는 휴지 한 장도 허투루 쓰시지 않아요. 그런 어머니를 보며 자란 게 가장 큰 배움이 된 것 같아요.” 진구는 집에 있을 때면 자연 다큐멘터리나 친환경 삶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인간의 조건>.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챙겨 봤을 정도다. “무심코 지나친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줘요. 단순히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출연자들을 따라 하게 되요. 여러 주제를 실천해봤는데 가장 열심히 한 건 물 아껴 쓰기예요. 양치하거나 샤워할 때 무심코 물을 틀어두는 경우가 많잖아요. 의식적으로 수도꼭지를 잠그고 세수한 물을 모았다가 화장실 바닥을 청소하는 거죠. 생각보다 아주 쉬워요.”

 

니트와 팬츠는 철동(Cheol Dong)의 기부 제품. 운동화는 빅토리아 슈즈.

니트와 팬츠는 철동(Cheol Dong)의 기부 제품. 운동화는 빅토리아 슈즈.

김형규
“강아지를 키우면서 다른 동물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유기 동물 봉사 활동에도 관심이 생겼고요. 환경과 동물을 따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결국 이 둘은 같은 문제라고 생각해요.” 김형규는 수많은 동식물이 사라져가는 가장 큰 원인을 서식지의 파괴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쓰고 있는 일회용품과 육식 중심의 식생활로 환경이 파괴되고 동물이 멸종된다는 것이다.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고래의 배를 갈랐는데 쓰레기가 나오는 장면을 본 적이 있어요. 제 얼굴이 화끈해지더라고요. 한 사람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타날 거라 생각해요.” 드라마 <쓰리 데이즈>에서 냉혈한 킬러로 등장해 주목받고 있는 김형규. 그에게 올해의 바람을 물으니 소박하고도 예쁜 대답이 돌아왔다. “꿈꾸는 걸 이루지 못한다고 해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만으로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해요.” 그의 바람처럼 이 모든 것을 완전히 되돌릴 수 없다 해도,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 우리는 분명 행복할 수 있을 거다.

 

드레스는 로우 클래식(Low Classic)의 기부 제품. 뱅글과 반지는 엠주.

드레스는 로우 클래식(Low Classic)의 기부 제품. 뱅글과 반지는 엠주.

임화영
환경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물으니 그녀의 답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카페에 가면 커피는 꼭 머그컵에 담아달라고 해요. 쓰레기를 줄이고 종이컵에 담긴 커피보다 훨씬 맛있으니 머그컵을 마다할 이유가 없죠.”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건 어릴 때부터 길러진 습관이다. “식당에서 음식을 시킬 때는 좀 모자란다 싶을 만큼만 시켜요. 혹시나 남긴 음식은 꼭 싸가고요. 예전에 누군가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음식을 싸가지 않는 게 부끄러운 행동이라 하더라고요. 남긴 음식물이 쓰레기통으로 버려지게 두는 거니까요. 저도 크게 공감했어요.” 얼마 전 일본 여행을 다녀온 그녀는 그곳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물건이 ‘손수건’이라 했다.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이 손수건을 가지고 다녀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손수건으로 줄일 수 있는 휴지의 양이 엄청나더라고요. 습관적으로 휴지를 뽑아 쓸 때가 많잖아요. 휴지와 물티슈 사용을 조금만 줄여도 쓰레기량이 확 줄어들지 않을까요?” 연기도, 환경을 지키는 일에도 열정적인 그녀는 얼마 전 김기덕 감독의 영화 <메이드 인 차이나>의 촬영을 마쳤다. 억센 연변처녀로 활약할 그녀의 변신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트렌치 코트와 셔츠는 제인송 (Jain Song)의 기부 제품. 스커트는 제인송. 운동화는 빅토리아 슈즈.

트렌치 코트와 셔츠는 제인송 (Jain Song)의 기부 제품. 스커트는 제인송. 운동화는 빅토리아 슈즈.

주안
쥬니에서 주안으로 개명하고 드라마 컴백을 준비하고 있는 그녀는 유쾌하게 웃으며 스튜디오로 들어섰다. “화보 촬영은 정말 오랜만이에요. 쉬고 있는 기간인데도 산양을 돕는 캠페인 화보라고 해서 시어머니께 아기를 맡기고 나왔어요.” 주안은 결혼 후 집안일을 하면서 저절로 친환경적인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촬영할 때 하루에도 몇 잔의 커피를 마시곤 했는데 너무 많은 종이컵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의식적으로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고 빨대도 씻어서 재활용하곤 했어요.” 아기를 낳고 기르면서 환경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아기 용품 중에도 일회용품이 정말 많아요. 자칫 방심했다가는 그 제품들에 휩쓸리기 십상이죠. 또 한 가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어요. 아기의 속눈썹이 빠르게 자라서 신기해했는데 공기 오염이 심해서 아이들 속눈썹이 점점 길어지는 거라 하더라고요. 살고 있는 아파트가 8차선 도로 앞에 있어서 먼지가 엄청나요. 내 집에서 창문도 제대로 열 수 없는 상황에 화가 날 때가 많아요. 아이에게도 미안하고요.” 그녀는 언제가 훌쩍 자란 아이가 안심하고 밖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처럼 지킬 수 있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거라 말한다.

 

슈트와 티셔츠는 반하트 디 알바자(Vanhart di Albazar)의 기부 제품. 운동화는 빅토리아 슈즈.

슈트와 티셔츠는 반하트 디 알바자(Vanhart di Albazar)의 기부 제품. 운동화는 빅토리아 슈즈.

배수빈
“바다와 바닷속 생물은 정말 신비로워요.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이 점점 사라진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워요.” 바다 생물을 줄줄 외울 정도로 관심이 많은 배수빈은 사라져가는 바다 생물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해수면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제주도에 서식하는 물고기가 동해로 올라오고 있어요.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먹이사슬이 파괴될 수밖에 없죠.” 그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산호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해수면의 상승을 막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는 산호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산호는 물고기가 몸을 숨기며 살아가는 보호지역 역할을 해요. 산호초와 산호초를 구성하는 천문학적인 수의 산호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엄청난 양의 산소를 만들어내요. 이들의 광합성이 활발해져야 이산화탄소도 줄어들고 지구의 온도도 내려가죠. 산호가 사라지면 해양생태계는 물론 이 지구의 안전이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어요. 땅도 바다도 자원도 한정되어 있어요. 우리가 가진 것들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우리 자신밖에 없어요.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