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모스의 40세 생일을 맞아 그녀의 행적을 뒤돌아 보다.

살아있는 전설, 케이트 모스
케이트 모스의 40세 생일을 맞아 그녀의 행적을 뒤돌아 보다.

런던 이미테이트 모던 갤러리가 2월 25일까지 <케이트 모스: 40-회고전(Kate Moss: 40–A Retrospective)>이라는 전시를 연다. 올해로 마흔 살이 된 케이트 모스의 데뷔 25년을 기념하는 사진전이다. 인생의 반 이상을 톱 모델로 살아왔고 여전히 스타일 아이콘과 모델, 패션 디자이너로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케이트 모스. ‘나이는 숫자에 불구하다’는 말에 이보다 걸맞은 사람이 또 있을까.

AS A MODEL
케이트 모스는 1989년 14살의 나이로 데뷔했다. 170cm가 채 되지 않는 작은 키와 깡마른 몸매의 모습이었다. 나오미 캠벨과 린다 에반젤리스타, 크리스티 털링턴 등 글래머러스한 매력을 뽐내던 슈퍼모델 사이에서 그녀의 존재는 대중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케이트에게 처음 유명세를 안긴 건 나체로 촬영했던 캘빈 클라인의 ‘Obsession’ 향수 광고. 어린 소녀를 성적인 이미지로 표현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학부모 단체가 반발하고 사회적 이슈로까지 불거졌지만 그녀는 모두가 기억하는 얼굴이 됐다. 불혹을 맞은 오늘날, 케이트 모스는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는 톱 모델이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 쉬운 패션계에서 지금까지 건재한 그녀는 패션 역사를 새로 써 내려가고 있다.

AS A DESIGNER
케이트 모스는 옷을 즐겨 입는 것으론 성에 차지 않았나 보다.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디자이너로서의 재능을 발휘하기에 이른다. 지난 2007년부터 톱숍과 함께 ‘Kate Moss for Topshop’이라는 라인을 론칭한 케이트는 미니 드레스와 화려한 스팽글 재킷 등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의상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케이트는 3년 간의 공백을 깨고 톱숍의 디자이너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롱샴과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케이트는 2005년부터 브랜드의 모델로 활약하다가 2010년 이후로 ‘케이트 모스 포 롱샴’ 라인을 통해 디자인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녀는 스웨이드 소재로 꼬임 장식을 만들어 에스닉한 매력이 돋보이는 토트백, 얼룩말 무늬가 새겨진 더플 백을 완성해 그녀특유의 시크한 스타일을 가방으로 그대로 표현했다.

STYLE
그녀의 스타일을 대변하는 키워드는 ‘헤로인 시크’. 아이라인이 번진 눈매와 막 침대에서 일어난 듯한 부스스한 헤어스타일, 심플한 탱크 톱, 마른 다리를 더 강조하는 검은색 스키니 진으로 완성한 스타일이 그녀의 시그니처 룩이다. 하지만 그녀는 연인에 따라 스타일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영국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의 편집장 제퍼슨 핵과의 연애시절엔 몸에 달라 붙는 간결한 디자인의 재킷과 미니 드레스를 즐겨 입었다. 반면 영국의 록그룹 리버틴의 기타리스트 피트 도허티와 함께 했을 땐 록 시크 패션의 절정을 보여줬다. 케이트는 짧은 쇼츠와 루스한 블라우스에 징이 달린 벨트, 미네통카 부츠, 메탈릭한 액세서리로 당장이라도 글래스톤 베리의 록 페스티벌을 즐길 듯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2011년 이후로는 한결 편안해 보이는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영국의 록스타 제이미 힌스와 결혼에 골인한 후부터 티셔츠와 청바지에 재킷을 입고 풍성한 머플러로 캐주얼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지금의 스타일은 얼만큼 지속될지, 앞으로는 또 어떤 스타일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