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에서 공연만 보고, 카페에서는 차만 마시는 시대는 지났다. 카페에서 먹고 마시고 즐기며 좋아하는 뮤지션들의 공연까지 관람할 수 있는 ‘공연하는 카페’를 찾았다.

1 햇살이 조명처럼 쏟아지는 제비다방 지하의 모습. 2 혼자서 간단히 한 잔 마시기에도 부담 없는 1층 바. 3 공연 일정이 빼곡히 적힌 제비다방의 외관

1 햇살이 조명처럼 쏟아지는 제비다방 지하의 모습. 2 혼자서 간단히 한 잔 마시기에도 부담 없는 1층 바. 3 공연 일정이 빼곡히 적힌 제비다방의 외관

제비다방
낮에는 ‘제비다방’, 밤에는 ‘취한 제비’라는 이름을 내건다. 그 이름에 걸맞게, 낮에는 카피 한 잔 마시며 작업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저녁에는 술 한 잔 기울이며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로 변모한다. 1층 중앙 부분이 뻥 뚫린 채 지하를 관통하는 덕분에 공연 무대는 빛을 그대로 흡수하고 벽면에 소설, 만화, 잡지책이 넓은 책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매주 목, 금, 토요일에 공연을 갖는데, 현재 2월 말까지 모든 공연이 확정된 상태. 강아솔, 우주히피, 김목인, 아마도 이자람 밴드 등 젊고 유능한 뮤지션들이 공연을 할 뿐 아니라 방앗간처럼 쉬어가는 공간으로도 유명하다. 공연 스케줄은 제비다방 벽면에 빼곡히 적혀 있으며 홈페이지(jebidabang.com)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30-12 문의 02-325-1969

1 공연하는 카페인 만큼 피아노, 드럼 등의 악기가 준비되어 있다. 2 큰 창 옆으로 놓인 깔끔한 테이블. 3 쉽게 찾을 수 없는 재즈 음반이 가득하다.

1 공연하는 카페인 만큼 피아노, 드럼 등의 악기가 준비되어 있다. 2 큰 창 옆으로 놓인 깔끔한 테이블. 3 쉽게 찾을 수 없는 재즈 음반이 가득하다.

카페 스테이인
서교동 골목에 위치한 하얀집 카페 스테이인(Cafe Stay In) 은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공간인 만큼 안락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카페의 대표가 재즈 음반 레이블 ‘카페인 뮤직(Caf feine Music)’을 운영하고 있어, 그 어떤 재즈 라이브 바보다 다양한 재주 연주가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금요일 8시에는 카페를 찾은 뮤지션들이 즉석 연주를 선보이는 잼 콘서트가 열리고, 토요일에는 재즈 그룹 공연이 열린다. 송인섭 트리오, 류주희 퀸텟, 고강실의 공연을 자주 선보이는데 이 모든 공연을 무료로 진행한다는 사실이 놀랍고 반가울 따름이다. 카페 스테이인은 공연만큼이나 브런치로 유명한 곳이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와 인절미 토스트. 저녁에는 다양한 종류의 맥주와 칵테일, 와인, 뱅쇼까지 즐길 수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94-9 문의 02-336-7757

1 톨릭스의 가구와 조명으로 꾸며진 카페. 2 2층에 꾸며진 연주 공간. 3 스크린에서 영화 상영이 멈추지 않고 큰 스피커에서는 유괘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1 톨릭스의 가구와 조명으로 꾸며진 카페. 2 2층에 꾸며진 연주 공간. 3 스크린에서 영화 상영이 멈추지 않고 큰 스피커에서는 유괘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카페 톨릭스
한남동에 위치한 카페 톨릭스(Cafe Tol ix)는 일주일에 한 번, 금요일마다 재즈 공연을 선보인다. 금요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두 시간 동안 2층 공간 한쪽에서 재즈 밴드 공연이 펼쳐진다. 뒤쪽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에서는 뮤직 비디오, 영화 등을 상영하는데 토요일에는 <로마의 휴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명화를 위주로 선보인다. 해산물 메밀 샐러드와 주꾸미 불고기 떡볶이가 인기 메뉴이며 음료와 주류도 다양하게 구비했다. 이곳에 배치된 테이블, 의자, 캐비닛과 조명은 모두 프랑스 인더스트리얼 메탈 가구 브랜드인 톨릭스의 제품으로, 구입을 원한다면 카페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32-26 문의 02-797-0313

1 다양한 악기로 채워진 넓은 무대. 2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이는 연주자들. 3 카페 한쪽에 걸린 그림과 사진. 4 잭비님블의 공연 포스터. 5 깔끔하게 정돈된 바

1 다양한 악기로 채워진 넓은 무대. 2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이는 연주자들. 3 카페 한쪽에 걸린 그림과 사진. 4 잭비님블의 공연 포스터. 5 깔끔하게 정돈된 바

잭비님블
작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몸을 부딪치며 공연을 관람하는 게 라이브 카페의 매력이라지만 잭비님블(Jack B Nimble)이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채광이 잘되는 2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규모도 100평에 달한다. 여유롭고 쾌적한 분위기를 연출할 뿐 아니라 제대로 된 무대와 음향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공연 카페가 아닌 공연장으로도 손색없을 정도다. 재즈, 어쿠스틱, 록 등 음악의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뮤지션의 공연을 선보이며, 아마추어보다는 앨범을 발매한 경험이 있는 프로 뮤지션의 공연을 우선으로 한다. 매일 오후 7시에 1부 공연을, 9시에 2부 공연이 준비되어 있으며 공연료는 한 사람당 8천원. 얼마 전에는 홍대 뮤지션들과 함께 소외계층을 돕는 콘서트를 열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95-105 문의 010-4729-2326

1, 3 목요일이면 공연 무대로 변신하는 2층 공간. 때로는 작가의 팝업 전시를 선보이기도 한다. 2 경리단길에 위치한 서울살롱.

1, 3 목요일이면 공연 무대로 변신하는 2층 공간. 때로는 작가의 팝업 전시를 선보이기도 한다. 2 경리단길에 위치한 서울살롱.

서울살롱
지난달, 새롭게 단장한 서울살롱이 본격적으로 라이브 재즈바의 모습을 갖추고 나섰다. 지금까지 비정기적으로 열린 콘서트는 매주 목요일 공연으로 고정되었다. 매주 목요일 8시면 어김없이 2층에서 언플러그 콘서트의 향연이 펼쳐지는 것. 김토일과 에스테반, 이은철, 파리에서 온 꽃미남 밴드 워인더베드가 이미 열렬한 호응 속에 공연을 마쳤다. 서울살롱 페이스북(facebook.com/seoulsalonproject)에서 미리 예매하면 1만원, 현장에서 예매하면 1만5천원으로 콘서트 관람이 가능하다. 메뉴도 한층 다양해졌다. 깊은 국물맛을 자랑하는 한우사골 된장국수, 쫄깃한 순대, 다시마를 우려낸 물로 밥을 지어 만든 다초 김밥, 짜파게티 등을 맛볼 수 있고 자두 칵테일, 야생초를 담가 만든 술, 효소주 백초 등 이색 주류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비정기적으로 맥주 마시기 대회를 열어 우승자에게 무료 이용권을 주는가 하면 토요일에는 젬베 레슨을, 일요일에는 통기타 레슨을 진행하기도 한다. 앞으로 또 어떤 이색 이벤트를 선보일지 기대해도 좋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305-4 문의 010-9256-6451

1 마치 오래된 와인 저장고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그랑블루의 내부. 2 디너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기타리스트 박주원. 3 마이큐의 공연 포스터.

1 마치 오래된 와인 저장고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그랑블루의 내부. 2 디너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기타리스트 박주원. 3 마이큐의 공연 포스터.

그랑 블루
사진가이자 셰프인 장진우가 새로운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물론 위치는 이태원 경리단길이다. 가정식을 선보이는 장진우 식당, 문어와 오리 전골을 맛볼 수 있는 문오리, 태국 요리를 선보이는 방범포차, 커피 마시는 장진우 다방, 베이커리 카페 프랭크에 이어 재즈 비스트로 그랑 블루(Grand Bleu)를 오픈한 것. 장진우 식당 옆에 위치한 이 공간은 원래 주차장이었다. 낡은 벽돌을 쌓아 외관을 만들고 안으로는 길고 널찍한 테이블 하나, 그리고 피아노를 놓았다. 재즈 비스트로라는 수식어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그랑 블루는 재즈 라이브를 감상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이탈리아 남부 스타일의 해산물 요리를 중심으로 선보이며 그랑 블루라는 자체 재즈 그룹을 만들어 일주일에 한 번 공연을 갖는다. 이미 박주원과 마이큐가 공연을 마쳤고 브랜드, 매거진과의 협업 무대도 준비하고 있다고. 공연 정보는 인스타그램(@jinwookitchen)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249-15 문의 010-2673-0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