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와 종편은 물론 라디오 스튜디오까지 종횡무진하는 남자. 일주일을 모두 다른 프로그램 촬영으로 가득 채운 전현무의 요즘은 그렇다.

재킷과 팬츠, 셔츠는 모두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 패딩 베스트는 헤지스(Hazzys). 넥타이는 권오수 클래식(Kwonohsoo Classic). 시계는 라도(Rado). 팔찌는 구찌 타임피스&쥬얼리(Gucci Timepieces&Jewelry).

재킷과 팬츠, 셔츠는 모두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 패딩 베스트는 헤지스(Hazzys). 넥타이는 권오수 클래식(Kwonohsoo Classic). 시계는 라도(Rado). 팔찌는 구찌 타임피스&쥬얼리(Gucci Timepieces&Jewelry).

연기가 대단한데요. 그런데 이번엔 꼭 잘생긴 사진이 나왔으면 좋겠다면서 자꾸 웃긴 표정을 지으면….
그래도 한 장은 잘생긴 사진으로 골라주시겠죠?

일주일에 고정 스케줄이 몇 편인지 세어봤어요?
<나 혼자 산다>, <히든 싱어>, <케이팝 스타>, <가족 삼국지>, <우리가 간다>, <누구세요>까지 여섯. 아, 라디오도요.

가장 기다려지는 요일은 언제예요?
기다려지는 요일이요? 안 기다려지는 요일부터 말하면 안 돼요?

하하. 그럼 가장 ‘안 기다려지는’ 요일은?
월요일이에요. 월요일 아침 라디오 생방송이 있거든요. 즐겁기는 한데 그래도 월요일이니까요. 하하.

월요일을 싫어하는 ‘직장인’이군요.
오히려 KBS 소속 아나운서로 있을 때보다 더 직장인의 삶을 살고 있어요. KBS에서 일할 때에는 아침에 출근한 적이 거의 없었어요. 요즘은 아침 방송 끝나면 스태프들과 함께 MBC 구내식당에서 밥 먹고요, 거의 매일 먹으니 MBC 직원이 된 것 같아요. 구내식당 밥, 맛있어요. 절대적인 맛은 KBS 쪽이 나은데, MBC가 좀 더 집밥 느낌이랄까.

그럼 가장 기대되는 요일은요?
지금은 수요일이 제일 기다려져요. <히든 싱어> 녹화 날이죠. 제가 하는 것 중에서 제일 힘든 프로그램이기도 해요. 그래서 화요일 저녁이 되면 마음이 답답해져요. 부담이 많이 되거든요.

어떤 부분이 가장 부담스러워요?
제가 해야 할 역할이 많아서예요. 우선 원조가수 놀리면서 동시에 삐치지 않게 챙겨주고, 모창능력자들의 인터뷰도 끌어내야 하고, 패널들도 다 말 시켜야 하고 또 녹화가 다섯 시간씩 가니까 방청객들도 지치거든요. 방청객들도 챙겨야죠. 또 광고 타임도. 그러니까 6~7가지를 동시에 생각해야 되거든요. 머리에 쥐가 나요. 그래서 화요일 저녁에는 아무 약속도 안 잡아요. 최상의 컨디션을 수요일에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요.

애정이 느껴지는군요.
힘든 만큼 보람은 있죠. 수요일이 지나면, 한 주가 다 지나간 것 같아요. 나머지 녹화는 좀 편하게 하게 되고요.

재킷은 권오수 클래식. 퀼팅 재킷은 바버(Barbour). 셔츠는 브루넬로 쿠치넬리. 넥타이는 타임 옴므(Time Homme).

재킷은 권오수 클래식. 퀼팅 재킷은 바버(Barbour). 셔츠는 브루넬로 쿠치넬리. 넥타이는 타임 옴므(Time Homme).

<히든 싱어>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 예상했어요? 사실 처음에는 기대 안 했는데, 보면 볼수록 재밌더라고요.
솔직히 저도 처음 들었을 때 큰 기대는 없었어요. 한두 번 특집으로는 나쁘지 않겠다 싶었죠.

그런데 종편의 예능히트작이 되었죠.
이게 개그맨들이 모창하듯이 몇 소절 특징만 잡아서 따라 하는 거였으면 오래 못 갔을 거예요. 하지만 모창전문가들은 숨소리까지 따라 해요. 그거 아세요? 원조가수와 모창능력자는 얼굴뿐만 아니라 창법이나 표정, 숨소리, 모든 게 닮았어요. 사연도 기가 막히거든요. 김광석 편에 나왔던 분은 김광석 씨가 살았던 동네로 이사까지 갔다고 해요.

세상을 떠난 가수의 특집 한다고 했을 때, 당황스럽지 않았어요?
그 아이디어는 저도 제작진에게 냈었어요. 우리에게 ‘원조가수’라고 불릴 만한 분이 얼마나 되겠어요?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우리 프로그램은 얼굴이 안 나와도 되는 프로그램이니 김광석 씨처럼 세상을 떠났지만 우리가 정말 좋아하는 분들을 원조가수로 모실 수 있죠. 하지만 오디오 작업이 워낙 어려워요. 제작진이 작업에 거의 1년을 공을 들였어요.

김광석 특집 녹화 전날 특히 잠을 더 못잔 건 아니에요?
그랬죠. 분위기를 어떻게 잡아가야 하나 생각이 많았어요. 엄숙하게 하면 <히든 싱어> 맛이 안 나거든요. 고민 많이 했어요.

하하. 편안한 진행이 돋보였습니다.
저는 <히든 싱어>는 가수를 위한 축제라고 생각해요. 김광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김광석을 위한 축제인 거잖아요. 톤을 그렇게까지 무겁게 잡을 필요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다고 또 너무 장난스럽게 해도 안 되니까, 수위 조절이 참 어렵더라고요. 시즌3에서는 김현식 씨나 유재하 씨 특집을 해보고 싶어요. 추억하는 분들이 워낙 많잖아요.

사람마다 각자 최고로 꼽는 편이 모두 다르다는 것도 재미있죠. 당신에게는 무엇이죠?
임창정 편이었어요. <히든 싱어>가 주는 감동은 여러 가지예요. 첫 번째는 너무 똑같아서 주는 감동이죠. 두 번째는 덜 비슷하더라도 어떻게 저정도로 저 가수를 좋아할 수 있을까에서 오는 감동이에요. 예를 들면 휘성 편에 나왔던 진호 군 같은 경우는 휘성보다 휘성음반을 더 잘 알아요. 휘성이 진호 군에게 확인할 정도죠. 김광석 팬들은 김광석 씨가 세상을 떠났을 때 너무 화가 나 앨범을 다 버리기도 했대요. 제가 임창정 편을 최고로 꼽는 이유는 바로 그런 감동 때문이에요. 허각이 ‘임창정이 은퇴할 때, 이제 저 사람의 노래를 못 듣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 힘들었다고 울먹이며 말하는데, 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눈물이 다 나더라고요.

정말 울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요. 그런 진정성을 보면서 ‘나도 누군가를 그렇게 좋아했던 적이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말 나왔으니 말인데, 방송의 ‘진정성’을 뭐라고 생각해요? 진정성이 존재한다고 믿어요?
‘진정성’이라는 건 모든 방송인이 꿈꾸는 것이죠. 그런데 어렵죠. 사실 진정성은 흔하지 않기 때문에 가치 있는 것이겠죠. 그냥 좋아서 나왔다는 분들이 대부분이거든요. 녹화를 하다 보면 각 주마다 상황에 맞는 진정성이 나오는 것 같아요.

재킷과 행커치프는 반하트 디알바자(Vanhart Di Albazar)니트 베스트는 시리즈(Series)셔츠는 갭(Gap). 팬츠는 코르넬리아니(Corneliani)넥타이는 권오수 클래식슈즈는 헤리티지 바이금강제화(Heritage byKumkang). 시계는 구찌타임피스&쥬얼리

재킷과 행커치프는 반하트 디알바자(Vanhart Di Albazar)니트 베스트는 시리즈(Series)셔츠는 갭(Gap). 팬츠는 코르넬리아니(Corneliani)넥타이는 권오수 클래식슈즈는 헤리티지 바이금강제화(Heritage byKumkang). 시계는 구찌타임피스&쥬얼리

전현무는 방송하고 실제 모습이 똑같다고 하던데, 정말이에요?
똑같아요. 밉상짓 하는 것도 똑같고, 사람 성질나게 하는 것도 똑같고. 조금 차이가 있다면, 카메라가 없으면 말이 좀 적어져요. 저도 좀 쉬어야죠. 저도 사색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가만히 음악을 들을 때가 있어요.

솔직함을 택해서 손해 많이 보지 않았어요?
저만의 진정성이죠. 방송에서 까불다가 끝나고 나서 배려하면 이상하잖아요. 막 구박했는데, 정중하게 ‘아 죄송했습니다. 기분 나쁘셨다면…’ 이러면 이상하잖아요. 그런 예의 바른 가식은 제 스스로도 역겨울 것 같아요.

그럼 <나 혼자 산다>의 모습은 ‘100% 리얼’이에요? 이런 포맷은 늘 리얼 논란이 있잖아요.
<나 혼자 산다>는 오히려 지나치게 리얼이라서 욕을 먹는 것 같아요. 비호감으로 비춰질 만한 부분은 피디에게 빼달라고 했어야 했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예요. 저는 정말 제가 사는 모습 그대로 하고 있거든요. 저는 <나 혼자 산다>는 방송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하.

그럼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해요?
제작진이 절대 방송이라 생각하지 말고, 졸리면 자래요. 그래서 진짜 잤어요. 자니깐 찍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리얼’이구나. 그래서 그때부터 ‘방송하지 말자, 방송하지 말자’고 마인드컨트롤을 했어요. 전 정말 거실에서 면도하거든요. 똑같이, 그대로 한 거예요. 세탁기도, 짜장라면도요. 그랬더니 사람들이 ‘설마 사람이 저러고 살까’ 하더라고요. 하지만 제 모습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 걸 보면 저는 제대로 가고 있는 거예요.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 건 어때요?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 것 같아요.
저도 고민은 해요.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어요?
사랑까지는 아니어도 많은 분이 저를 오해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인터뷰가 필요한 거라니까요.
맞아요. 제 SNS에 아직도 <무릎팍 도사> 녹화 때 사진을 올려두고 있어요. KBS에서 나와 MBC에서 첫 방송이라서 너무 낯설었어요. 하지만 이래저래 잊지 못할 방송이 되었죠.

특히 어떤 부분이 기억에 남아요?
저를 보는 시선도 달라졌지만, 저는 제 인생관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가장 좋았어요. ‘꿈이 없는 것도 비참하지만, 막연한 꿈을 찾고 있는 게 더 비참하다’. 전 ‘꿈 마케팅’을 싫어해요. ‘젊은이들이여 꿈을 가져라’ 하고 말하는 것, 질색이에요. 남의 인생이라고 쉽게 말하는 거죠.

스스로 어떤 직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출국할 때 직업란에는 뭐라고 쓰고 있어요?
방송인. 아나운서라고 쓰기는 남사스럽고요. 한 번은 연기자라고 썼는데 세관 직원 분이 지금 뭐하시냐면서 웃더라고요. 연기자도 아니고, 개그맨도 아니고, MC라고 쓰자니 이상하고.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제 직업은 MC예요. 이제는 그런 것 같아요. 처음 방송국을 나왔을 때는 하나라도 더 하는 게 목표였다면, 앞으로는 선택을 잘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작년 제게는 <히든 싱어>가 있었는데, 올해도 그런 새 작품을 이어가고 싶어요.

년이 시작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올해는 뭘 기대하고 싶어요? 혹시….
결혼은 절대로, 절대로 아니고요, 정통 퀴즈쇼를 해보고 싶어요. 저는 연예인보다 시민들과 하는 방송이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라디오를 했을 때도 반응이 제일 좋고요.

왜 그런지 생각해봤어요?
다른 MC들에 비해서 저를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어머니들이 보시기엔 철없는 아들 같고, 아가씨들이 보기엔 철없는 삼촌 같고, 그러다 보니 다른 MC들보다 제게 훨씬 편하게 대해요. 본인들이 무장해제하고 들어오니까, 저도 당하면서도 빨리 친구가 되는 거예요.

그런 게 마음에 들어요?
라디오에서 청취자들과 전화연결을 할 때마다 늘 듣는 얘기가 있어요. ‘저 전현무 씨 진짜 팬인데요, 전현무 씨 팬이라는 얘기를 어디 가서 못 해요’라고요. 다들 비웃는다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상관없어요. 어떤 건지 알 것 같아요. 전현무는 분명 연예인인데 하는 짓은 연예인 같지 않고, 그냥 동네 오빠나 아저씨 같은 거죠. 김수현, 장동건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과는 느낌이 참 다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