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레스토랑에 정착한 셰프들을 만났다.

1 정형돈과 풍기피자 2 햇볕이 밝게 들어오는 실내, 창밖으로는 한남동이 펼쳐진다

1 정형돈과 풍기피자 2 햇볕이 밝게 들어오는 실내, 창밖으로는 한남동이 펼쳐진다

 

하베스트 남산

경리단길 초입에 자리했던 ‘식구’는 작지만 인상적인 비스트로였다. 프렌치 요리에 한식의 맛을 능수능란하게 더하고, 조미료와 시중에서 판매하는 소스는 절대 사용하지 않았던 임성균 셰프가 새로이 정착한 곳은 하베스트 남산이다. 하베스트 남산은 이름 그대로 수확을 위한 곳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구해온 버섯, 오미자, 온갖 과실나무가 3층 옥상에서 자라고,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며, 심지어 이 모든 식재료를 요리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니, 엄격한 셰프가 이직을 결심할 만하다. 셰프와 함께 ‘식구’의 요리도 남산으로 왔다. 메밀전을 갈레트처럼 얇게 만든 해산물 메밀 갈레트, 삼겹살이 붙은 갈빗대를 셰프가 ‘정형’했다고 해서 이름 붙은 정형돈 등 식구의 인기 메뉴를 여전히 만날 수 있다. 더 반가운 건 피자 메뉴가 생겼다는 것, 그리고 2월에 더 많은 메뉴가 추가될 거라는 사실이다.
가격 정형돈 3만2천원, 풍기피자 2만3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2동 258-202 문의 02-793-2299

1 뿌리채소 샐러드와 버터 소스를 사용한 오징어 먹물 카펠리니 2 오픈키친의 세 면을 둘러싼 다이닝 바

1 뿌리채소 샐러드와 버터 소스를 사용한 오징어 먹물 카펠리니 2 오픈키친의 세 면을 둘러싼 다이닝 바

 

스와니예

부암동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팝업스토어 ‘준 더 파스타’를 기억하는지? 각기 다른 파스타면에 제각기 다른 소스를 사용하며 본 적 없는 파스타를 만들던 이준 셰프가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서래마을에 정착했다. 레스토랑 스와니예의 시작이다. 스와니예는 두 가지 면에서 비범하다. 하나는 손님과의 소통을 위해 파인 다이닝으로서는 드물게 오픈 키친의 삼면을 다이닝바로 만들었다는 것, 또 하나는 ‘서울 퀴진’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규정했다는 거다. 미슐랭 3스타인 ‘퍼 쎄’에서 근무하는 동안 요리에 국경선을 나누는 건 별 의미가 없다고 느꼈고, 그럴 바엔 서울 스타일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도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17단계로 구성된 디너 코스 중 6~7개를 차지하는 어뮤즈는 한식의 밑반찬을 떠오르게 하고, 요리에 들어간 씀바귀와 달래는 한국 사람에게 친숙한 쌉쌀한 맛을 연상시킨다. 그의 ‘서울 퀴진’을 아직은 짐작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믿고 지켜봐도 좋을 것 같다. 2월부터는 런치코스도 시작한다.
가격 디너 코스 8만5천원 영업시간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반포4동 549-17 문의 02-3477-9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