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처럼, 새해엔 새 술이 필요하다. 라벨을 들여다보면 모두 좋은 의미가 담겨 있다.

1 더 피노 프로젝트 for 친애하는 동료들
이들 와인의 이름은 피노 프로젝트, 샤도네이 프로젝트 이런 식이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와인 회사와 실리콘 밸리의 투자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획기적으로 좋은 피노누아 와인을 만들자’는 취지로 아주 계획적으로 만든 와인이기 때문이다. 첫 2009년 빈티지가 선보인 이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피노 누아 품종을 적당한 가격에 마실 수 있다. 연애, 결혼, 이직 등 중요한 새해 프로젝트가 있다면 바로 이 와인과 함께 각오를 다져보길. 5만8천원.

2 더 프로페서 for 존경하는 스승님
더 프로페서 와인 라벨에는 열정적으로 강의 중인 스승이 그려져 있다. 와인 메이커인 잔 크룹은 인생의 진정한 멘토를 기리는 의미로 이 와인을 만들었다. 그에게 영감을 준 스승은 바로 그의 아버지였다고 한다. 아버지 덕분에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면서 말이다. 대학시절 은사부터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스승들과 한 잔 나누고 싶은 와인. 나파 밸리에서 만들었지만 보르도 스타일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8만원.

3 코드 커플 레드 for 수줍은 연인
이름에 ‘커플’이 들어가는 이 와인은 싱글은 마음 상해서 도저히 마실 수가 없다.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보데가 로페즈 모레나스 와인은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아주 쉬운 이름과 눈에 띄는 라벨을 만들었는데, 바로 이 부엉이 라벨이다. 코드 커플 레드는 타닌이 부드러워 식사에 곁들이기 좋은 레드 와인이고, 코드 커플 화이트는 지역 고유 품종인 파르디나로 만든 화이트 와인으로 해산물 요리와 파에야 같은 쌀 요리에 잘 어울린다. 2만4천원.

4 아메리칸 파이 바이 마이클 몬다비 컬렉션 for 추억의 동창생
어린 시절 낄낄대며 보던 19금 코미디 영화와 이름이 같은 이 와인은 동창생들과의 신년회에 잘 어울릴 것 같다. 4대째 와인을 만들고 있는 나파 밸리의 전설적 와인 메이커 몬다비 가문이 미국 국민들에게 헌정한 와인이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 배우와 스태프들이 파티에서 즐겨 마신 와인으로도 유명해졌는데, 최근 미국에서는 미성년자가 법적 성인이 되는 날 바로 이 와인을 마시고 페이스북에 ‘어른’임을 인증하는 게 유행이란다. 5만원

5 블루 아이드 보이 2009 for 가족
여러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마실 와인을 찾고 있다면 가족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블루 아이드 보이를 추천한다. 실제로 라벨에 쓰인 사진 속 소년은 몰리두커 와이너리의 오너 사라와 스파키 부부의 아들이다. 진한 과일 향과 체리 향으로 와인을 좋아하지 않는 식구들도 맛있다고 할 와인이다. 흥미로운 건 몰리두커 와인은 여느 와이너리와 달리 ‘흔들어 마실 것’을 권한다는 것. 산화방지제가 날아가고 와인이 디켄팅되면서 풍미가 더 살아난다고. 15만4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