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트렌드와 떠들썩한 이슈로 가득했던 패션계도 이제 2013년에 작별을 고해야 할 때! 올 한 해 우리를 사로잡았던 매력적인 패션 트렌드와 스타일 아이콘들, 잊지 못할 히트 아이템, 흥미진진했던 패션계 소식 등 <얼루어>가 조목조목 정리한 2013년의 찬란한 패션 기록.

면 소재 스웨트 셔츠는 33만9천원, 산드로(Sandro)

11 스웨트 셔츠
2013년, 스트리트 사진가 토미 톤의 사진에 단골 출연한 여자들의 공통점은 캐주얼한 스웨트 셔츠를 입었다는 것. 캐주얼부터 레이디 룩까지 두루 어울리는 스웨트 셔츠는 올 한 해 메가 히트 아이템 중 하나다.

12 Pop up store
도시 곳곳에서 게릴라처럼 등장했다 사라지는 팝업 스토어를 만나는 건 항상 흥미진진하다. 편집숍 마이분에서 열린, 라프 시몬스가 선보인 첫 번째 디올 컬렉션 팝업 스토어 ‘Dior at My Boon’을 필두로 국내에 최근 들어 팝업 스토어 붐이 한창이다. 올해 선보인 팝업 스토어는 불황 타개를 위한 역할을 담당했다. 무리하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기보다 팝업 스토어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하고, 고객들의 반응을 엿보는 마케팅을 선택한 것. 그렇기에 불황이 지속되는 한 패션 하우스의 팝업 스토어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13 속 보이는 가방
봄과 여름 패션 피플들은 속이 훤히 비치는 PVC 소재의 가방을 들고 거리를 활보했다. 소지품의 취향까지 드러낸 속 보이는 가방이다. 특히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슈룩, 샬롯 올림피아의 PVC 백은 수많은 카피캣을 만들어낼 정도로 사랑받았다.

1 1972년 지기 스타더스트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시절의 데이비드 보위 2 1973년 의 저널리스트 크레이그와 함께 찍은 데이비드 보위 3 2014년 봄/여름 DKNY 컬렉션 피날레에 등장한 리타 오라

14 패션은 음악을 좋아해
패션과 음악의 관계는 실과 바늘의 관계. 올해는 유독 이 관계가 돈독했다. 런던의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에서 열린 전시를 시작으로 디자이너와 뮤지션의 다양한 협업 뉴스가 전해왔다. 에밀리오 푸치의 피터 던다스는 리한나와 리타 오라의 월드 투어 의상을 제작했다는 소식을, 7년 만에 가수로 컴백한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톰 포드를 스타일리스트로 고용했고, 아페세는 디자이너로서의 성공을 꿈꾸는 카니예 웨스트와 협업을 발표했다. 2013년의 가장 핫한 뮤지션으로는 리타 오라가 떠올랐는데, DKNY의 뮤즈로 선정돼 모델로 런웨이에 섰다. 뿐만 아니라 지드래곤은 2013년 가을/겨울 시즌 파리 패션 위크의 뮈글러 컬렉션에 메인 테마 음악인 ‘아이 엠 뮈글러’를 작곡했고, 아이돌 그룹 엑소는 <으르렁> 발매를 기념해 멀티숍 아웃랩 안에 숍인숍 형태로 ‘Boy Who Cried Wolf’ 팝업 스토어를 열어 스트리트 감성의 니트 비니와 티셔츠 등을 선보였다. 이 정도의 관계, 대단하지 않나?

15 이름이 뭐예요
안나 델로 루소나 지오바나 바타글리아 같은 이름이 슬슬 지겨워질 무렵, 2013년 새롭게 주목받으며 우리의 데일리 룩에 영감을 선사한 신선한 패피들.
1 나타샤 골든버그 직업 러시아 출신 스타일리스트. 스타일 컬러 포인트, 클래식과 스트리트 아이템의 믹스매치.
2 린드라 메딘 직업 패션 블로그 ‘맨 리펠러’의 운영자이자 작가. 스타일 심플 & 베이식 스타일, 매니시한 스타일이나 가벼운 록 시크 느낌을 가미한다.
3 소피아 산체스 바렌차 직업 그래픽 디자이너 겸 아트 디렉터. 스타일 프린트를 가미한 블랙 룩을 즐긴다.
4 옥사나 온 직업 매거진의 패션 디렉터. 스타일 레이스와 시폰, 세련된 가죽 소재를 중심으로 한 1930년대풍의 우아한 스타일.
5 시아라 토티레 직업 스타일리스트 스타일 빈티지아이템으로 연출하는 프렌치 시크 룩.

면 소재 크롭트 톱은 13만5천원, 플레이하운드 바이 그레이 하운드 (Playhound by Greyhound).

16 배꼽 노출
20세기 젊음의 상징이었던 배꼽티의 화려한 부활. 캐주얼한 티셔츠 디자인부터 박시한 셔츠나 블라우스 형태까지 다채로운 크롭트 톱은 하의 실종이 아닌 상의 실종을 불러왔다. 복근이 걱정되어 시도해보지 못했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 슬림한 티셔츠를 레이어링해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를 누려보길.

17 디자이너들의 성적표
2013년 패션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슈 중 하나는 바로 유명 패션 하우스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영입 전쟁이다. 생 로랑 여성복 디자이너로 컴백한 에디 슬리만, 질 샌더에서 눈물의 고별 무대를 마치자마자 디올로 둥지를 옮긴 라프 시몬스, 니콜라스 게스키에르의 후임자로 발렌시아가 하우스에 입성한 알렉산더 왕까지! 그야말로 지금 가장 핫한 디자이너들이 파리 패션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하우스에 입성했으니 이들의 컬렉션에 패션 호사가들의 이목이 집중된 건 당연지사. 라프 시몬스의 디올은 가장 핫하고 우아한 브랜드로 거듭났고,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의 실루엣을 세련되게 재해석한 왕의 발렌시아가는 시크한 무드로 찬사를 받았고, 펑크 스타일을 가미해 10살쯤 더 어려진 생 로랑은 잘 팔릴 아이템으로 가득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8 슈즈 대격돌
투박한 플랫폼 슈즈 vs. 날렵한 포인티드 토 슈즈.
플랫폼 슈즈 1 돼지가죽 소재 플랫폼 슈즈는 26만8천원, 레이크넨(Reike Nen). 2 소가죽 소재 플랫폼 슈즈는 35만8천원, 보야지 트웰브(Voyage XII). 3 돼지가죽 소재 플랫폼 슈즈는 26만8천원, 레이크넨.
포인티드 힐 1 페이턴트 가죽 소재 스트랩 슈즈는 1백36만원, 발렌티노(Valentino). 2 스웨이드와 소가죽 소재 슬링백 슈즈는 가격미정, 펜디(Fendi). 3 크리스털 장식의 스웨이드 소재 펌프스는 40만원대, 장 미셸 카자바(Jean-Michel Casabat). 4 에나멜 가죽 소재 펌프스는 12만9천원, 자라(Zara).

1 프라다 의상과 티파니의 티아라를 착용한 캐리 멀리건 2 미우치아 프라다는1920년대의 실루엣에 크리스털을 장식해 화려한 드레스를 만들었다 3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와 진주로 장식한 깃털 장식은 브로치로도 활용할 수 있다.

19 영화보다 패션
영화를 고를 때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우리가 주목한 건 아름다운 영상과 배우들의 근사한패션이다. 지난 5월에 개봉한 <위대한 개츠비>는 패션이 영화를 얼마나 더 다채롭게 만드는지 알려주는 지표였다. 의상은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가 담당했고, 화려함을 더하는 주얼리는 모두 티파니의 제품이다. 지난 9월에 개봉한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블루재스민> 속 주인공 케이트 블란쳇의 화려한 패션도 영화 속의 중요한 키워드다. 그녀가 절대로 손에서 놓지 않는 에르메스 버킨 백을 비롯해 명품 브랜드들의 아이코닉 아이템을 만날 수 있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블링 링>도 빠질 수 없다. 엠마 왓슨이 유명인의 집을 턴다는 이야기의 영화는 패리스 힐튼과 레이첼 아담스의 옷장처럼 셀러브리티들의 옷장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뉴욕에서 가장 핫한 디자이너들의 이름과 룩을 마치 잡지를 보는 것처럼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1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은 1백년 전 도빌의 작은 모자 가게였던 샤넬의 숍을 그대로 재현했다 2 뉴욕 소호에 위치한 티 바이 알렉산더 왕의 숍에서 촬영한

20 패션 필름 붐
패션 브랜드에서 영화를 만드는 건 이제 그다지 새롭지 않지만, 2013년은 그 양에 있어서 압도적이었다. 지난 3월 에서는 상반기에 선보인 패션 필름 중 톱 10을 선정했는데, 당당히 첫 번째에 위치한 패션 필름은 티 바이 알렉산더 왕의 다. 티 바이 알렉산더 왕 매장에 방문한 손님이 이번 시즌 옷을 보며 감상평을 하는 내용의 영화는 위트 넘치는 대사로 가득해, 3분 7초의 러닝 타임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하반기에는 단연 샤넬의 도빌 스토어 100주년 기념 필름을 기억할 만하다. 키이라 나이틀리가 마드모아젤 샤넬 역을 맡아 더 화제가 된 영화는 마드모아젤 샤넬이 도블의 작은 모자 가게를 연 후, 어떻게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18분짜리 필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