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은 호황을 자랑하던 화장품 시장에도 불경기가 찾아왔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지난 1년 동안 화장품 회사들이 불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이랬다.



화장품만큼 지갑이 쉽게 열리는 제품이 또 있을까?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도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사치심을 충족하기 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립스틱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한다는, 립스틱 효과라는 용어는 이미 1930년대에 생겼다. 수년째 경기가 안 좋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우리나라 시장 상황에서도 화장품 업계는 불황을 몰랐다. 오히려 매장을 늘리고,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기 바빴으며, 씨씨크림이나 립래커, 퍼스트 세럼처럼 기존에는 없던 카테고리도 생겨났다. 화장품이 이처럼 경기를 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의 표출이라며 거창하게 이야기할 것도 없다. 평생 화장품을 써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본 사람은 없지 않을까? 일단 써보면 쓰기 전보다 피부가 촉촉해지고, 매끈해지고, 윤기 있어 보이는데, 겨울이 되면 당연하게 느껴졌던 거칠어지거나 빨개지는 피부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 나면 그 누가 화장품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냐는 말이다. 게다가 단돈 1천원으로 손톱 색을 바꾸며 기분 전환을 할 수도 있고, 옷이나 가방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아주 저렴한 가격에 명품을 손에 쥘 수도 있다. 이렇게 꺾일 줄 모르고 올라가던 화장품 업계의 상승 곡선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위기는 고가의 화장품에 먼저 찾아왔다. 가격이 곧 품질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백화점 브랜드의 프리미엄이 쇠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것이 곧장 저가 화장품의 부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브랜드 숍은 불경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기 위해 지속적인 할인 정책을 폈지만, 문제는 30%가 넘는 할인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오히려 원가와 품질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나아가 화장품 시장 전체를 불신하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계속된 불황으로 소비자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 위주로 반드시 필요한 제품만 재구매하는 선에서 타협을 하기 시작했다.

작전상 후퇴
화장품 회사들은 이런 구매 패턴에 발빠르게 대처해 스테디셀러 제품 홍보에 열을 올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는 유난히 소위 ‘대박’ 난 화장품, 눈에 띄는 신제품이 귀해졌다. 사실 화장품 시장은 하나의 제품이나 화장품만큼 지갑이 쉽게 열리는 제품이 또 있을까?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도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사치심을 충족하기 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립스틱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한다는, 립스틱 효과라는 용어는 이미 1930년대에 생겼다. 수년째 경기가 안 좋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우리나라 시장 상황에서도 화장품 업계는 불황을 몰랐다. 오히려 매장을 늘리고,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기 바빴으며, 씨씨크림이나 립래커, 퍼스트 세럼처럼 기존에는 없던 카테고리도 생겨났다. 화장품이 이처럼 경기를 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의 표출이라며 거창하게 이야기할 것도 없다. 평생 화장품을 써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본 사람은 없지 않을까? 일단 써보면 쓰기 전보다 피부가 촉촉해지고, 매끈해지고, 윤기 있어 보이는데, 겨울이 되면 당연하게 느껴졌던 거칠어지거나 빨개지는 피부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 나면 그 누가 화장품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냐는 말이다. 게다가 단돈 1천원으로 손톱 색을 바꾸며 기분 전환을 할 수도 있고, 옷이나 가방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아주 저렴한 가격에 명품을 손에 쥘 수도 있다. 이렇게 꺾일 줄 모르고 올라가던 화장품 업계의 상승 곡선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위기는 고가의 화장품에 먼저 찾아왔다. 가격이 곧 품질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백화점 브랜드의 프리미엄이 쇠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것이 곧장 저가 화장품의 부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브랜드 숍은 불경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기 위해 지속적인 할인 정책을 폈지만, 문제는 30%가 넘는 할인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오히려 원가와 품질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나아가 화장품 시장 전체를 불신하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계속된 불황으로 소비자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 위주로 반드시 필요한 제품만 재구매하는 선에서 타협을 하기 시작했다.

감성 마케팅의 좋은 예
화장품 시장에서 마케팅은 감성을 자극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친환경적 브랜드 이미지로 성공한 키엘과 제주도를 활용한 자연주의 이미지로 자리 잡은 이니스프리가 좋은 예인데, 그동안 가파른 성장 곡선이 완만해진 올해, 이들 역시 약간의 변화를 줬다. 키엘은 효자 상품인 수분 크림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안전한 노선을 택하되, 배두나와 제이슨 므라즈라는 스타의 이미지를 덧씌웠다. 단순히 ‘이 제품 좋아요’라고 외치는 모델이 아니라 모델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제품을 녹여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는 노력을 덧붙인 것이다. 반면 이니스프리는 모델 대신 제품을 주로 보여주는 광고를 제작하면서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을 만큼의 인지도와 신뢰감이 있는 모델을 찾던 중 가수 성시경을 모델로 선택했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효과적인 모델 활용법
화장품 마케팅 방법 중에서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 모델은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중에서도 눈에 띈 것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접근이 간편해진 동영상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원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해 동영상을 노출할 수 있는 창구가 다양해지면서 브랜드들은 대놓고 광고라고 여겨지지 않는 자체 동영상 제작에 힘을 쏟았다. 클리오로 자리를 옮긴 산다라 박은 직접 붉은 립 컬러를 바르는 동영상을 촬영해 제품에 대한 이해를 도와 제품 구매를 유도했고, 프레쉬는 모델 혜박의 인터뷰를 통해 평소 모습을 그대로 담아 자연스럽고 편안한 이미지로 브랜드의 제품을 녹여냈다. DHC는 모델 강민경과 함께 UCC를 찍을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프리메라는 인기 TV 프로그램인 의 출연진과 함께 콩트를 연출해 총 2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고객과 브랜드 사이의 간격이 좁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에 대한 브랜드의 대처가 빨라졌다. 블로그 포스팅과 지인들에게서나 얻을 수 있던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브랜드는 물론이고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극대화됐다. 한때 브랜드의 애플리케이션이 쏟아져 나왔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매장과 제품을 소개하고 이벤트를 거는 단순한 작업을 하는 것에 비해 개발비와 인건비 등 큰 자금이 드는 애플리케이션은 빠른 소통을 원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없었고, 이와 비교하면 거의 공짜에 가까운 SNS에게 자리를 내주게 된 것이다.

저비용 고효율의 좋은 예
SNS의 힘은 강하고 빨랐다.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황정음이 이다희에게 평소 본인이 즐겨 사용하던 조 말론 향수를 선물하는 장면이 아주 잠시 노출된 적이 있는데, 의도된 간접광고가 아니었음에도 방송 후 ‘황정음 향수’라는 이름으로 SNS를 도배했다. 최근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는 샤넬의 넘버 5 향수가 덕을 봤다. 센스 있는 선물이라는 내용으로 소개된 뒤, 방송 후 광고가 이어졌다. 하지만 조 말론과 달리 샤넬의 넘버 5는 워낙 인지도 높은 제품이기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고,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지는 않았기에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오프라인의 마케팅 열기
SNS의 힘을 오프라인으로 이끌어내는 노력도 꾸준히 이뤄졌다. 겔랑은 SNS에 날짜와 장소를 공지한 뒤 향수를 시향하고 모델과 함께 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고, 러쉬는 동물 실험 근절을 위해 새로 출시된 립컬러 제품으로 키스마크를 남겨 세계 신기록에 도전하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또한 오프라인에서 소비자와 가까이 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는데, 예년에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게 많았다면 올해에는 판매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거나 잘 팔리는 제품을 소개하는 것에 힘썼다. SK-II는 직접 구매로 이어지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동반한 팝업 스토어를 열었는데, 국내 론칭 이후 처음으로 2개 세트를 1개 가격에 판매하는 사실상의 세일을 감행했다. 에스티 로더는 스테디셀러인 파운데이션을 위한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다이렉트 메일(DM)이 전부였던 백화점 브랜드의 딱딱한 마케팅 방식을 벗어나 베이스 메이크업에 고가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다수의 어린 연령대의 잠재적 소비자를 직접 찾아나선 것. 이 외에도 오렌지 메이크업 컬렉션으로 찾아가는 메이크업 서비스를 선보인 맥이나 무료로 네일 컬러를 발라주는 서비스를 선보인 스킨푸드, 처비 스틱으로 팝업 스토어를 연 크리니크처럼 소비자들이 즉각적인 변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을 활용한 마케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보다 큰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눈을 돌린 브랜드도 있었다. 마몽드와 한스킨, 아베다가 그 주인공인데, 매장의 작은 인테리어 디자인 하나까지 브랜드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 매장 자체를 감성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마케팅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이처럼 화장품 브랜드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가와 저가, 어느 한쪽으로 중심이 기울지 않은 상태에서의 불황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한 노력이 마케팅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고가와 저가, 가격으로 양분화된 화장품 시장에서 마케팅은 점점 더 큰 영향력을 끼치게 될 것이다. 화장품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아름다워지고 싶은 본능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게 분명하니까. 이것은 립스틱 효과의 2013년 버전으로 니치 향수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불경기에도 여전히 잘 팔리는 화장품이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마케팅을 즐길 줄 아는 여유를 가지면서도 본능에 호소하는 감성 마케팅에 휘둘리지 않는 잣대가 더욱 절실해질 2014년이다. 화장품 한 번 바른다고 모델처럼 뽀얗고 매끈한 피부를 가지지 못할 거란 것을 알면서도 속고 싶은 마음을 자극하는 게 광고, 마케팅의 역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