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연말, 각종 파티가 줄을 잇는다. 파티에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는 당신을 위해 파티를 좀즐길 줄 아는 이들이 경험한 최고와 최악의 파티 룩, 완벽한 파티 스타일 연출법을 전한다.

Best

<style=”font-size:14px”>1 캐주얼한 멋
연말 파티가 호텔에서만 열린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요즘에는 이태원의 지하 클럽, 성수동의 으슥한 창고 등 예상치 못한 공간에서도 열리니까. 그런 곳에 우아한 롱 드레스를 입고 갔다가는 따가운 시선을 받을 게 뻔하다. 격식을 차린 갈라 디너 파티가 아니라면 캐주얼 의상과 액세서리를 살짝 더해보길. 찢어진 청바지, 낡은 가죽 재킷, 스터드 장식 액세서리 등은 개성 있는 파티 룩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이다. 스트랩이 긴 미니백이나 플랫 슈즈로 캐주얼한 멋을 더하면 세련된 파티 룩을 완성할 수 있다. – 남보라(모델)

<style=”font-size:14px”>2 체형에 어울리게
“너 자신을 알라”라는 소크라테스의 명언은 파티에서도 유효하다. 파티 룩에도 엄연히 체형에 어울리는 스타일링이 필요하다. 어깨와 골반이 좁고 허리의 굴곡이 없는 통나무형 몸매인 나는 상 • 하의를 분리해서 시선을 분산시킨다. 상의는 간결하고 담백하게, 하의는 과감하고 대담하게 입는 식이다. 작년 11월 H&M과 메종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협업 컬렉션을 축하하는 파티에서도 이 공식은 빛을 발했다. 블랙 미니 드레스, 우아한 롱 드레스와 같은 진부한 파티룩 대신 작은 거울 조각이 붙어 있는 레깅스를 입어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 여기에 검은색 파워 숄더 재킷과 누드톤의 펌프스를 매치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만 신경 쓴 옷차림보다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파티 의상을 찾는 게 파티를 즐기는 지름길이다. – 박혜경(H&M 홍보)

<style=”font-size:14px”>3 적당한 반짝임
연말 파티장은 항상 천편일률적인 시퀸과 스팽글 소재 의상으로 도배된다. 하지만 너무 많은 글리터 요소는 세련미를 감소시킨다는 점을 기억하자. 스커트와 시폰 블라우스처럼 평범한 옷차림에 반짝이는 패션 액세서리를 활용하면 간단하게 파티 룩을 연출할 수 있다. 반짝이는 드레스를 입기로 결정했다면 무조건 ‘미니’를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 크리스털과 시퀸 소재를 고르거나, 스팽글이 촘촘히 장식된 목걸이 등을 더하면 근사한 파티 룩이 완성된다.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은 최대한 단정하게 하고, 빨간 립스틱으로 포인트를 주는 정도가 적당하다. – 계한희(KYE 디자이너) <style=”font-size:14px”>4 파티 룩의 정석
파티를 진행하거나 참석할 일이 많은 직업의 특성상 옷장에는 리틀 블랙 드레스가 종류별로 준비되어 있다. 파티 드레스의 역할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요긴하게 입을 수 있는 ‘버릴 게 없는’ 의상이기 때문이다. 리틀 블랙 드레스를 고를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차분한 블랙이 주는 안정감 때문에 파티에서 주목받기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루엣과 디자인은 간결하지만, 가죽이나 레이스 등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면 좋다. 무엇보다도 평소 자신의 스타일과 잘 어울리는 디자인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파티만 생각하고 구입했다가 한 번 입고 다음 해가 될 때까지 옷장에 그대로 걸어놓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함께 매치하는 신발은 앞코가 뾰족한 것으로 섹시한 느낌을 더한다. 미니 드레스의 경쾌함을 덜어내는 롱 부츠는 절대 신지 말기를. – 임세희(편집매장 쿤 홍보) <style=”font-size:14px”>5 나만의 법칙
흥겨운 음악이 흐르는 클럽 파티를 즐기는 나에게는 세 가지 파티 스타일링 법칙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상의로 시선을 모으는 것이다. 사람들로 붐비는 클럽 파티의 경우 각선미보다 상의가 더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화려한 블라우스나 드레스를 입으라는 건 아니다. 어두운 조명 아래서 돋보이는 화이트 셔츠나 보일 듯 말 듯한 레이스 블라우스면 충분하다. 다음은 지나치게 과한 옷차림은 지양하는 것. 우리는 시상식에 참석하는 여배우가 아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려하게 꾸미는 건 함께 있는 사람을 부담스럽게 할 수도 있다. 마지막은 눈빛으로 말하는 거다. 당당하고 섹시한 눈빛은 그 어떤 액세서리보다 빛난다. – 김지후(<얼루어> 패션 에디터) <style=”font-size:14px”>6 뜻밖의 구원투수
파티라고 해서 반짝이는 의상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평소 즐겨 입는 옷차림에 비장의 무기 하나만 있으면 그보다 더 세련된 파티 룩을 완성할 수 있을 테니. 몇 해 전 연말, 예정에 없던 파티에 초대받은 일이 있다. 옷을 갈아입을 시간조차 없을 만큼 빠듯한 일정에 나를 구원해준 것은 화려한 컬러의 퍼 재킷. 평범한 티셔츠와 청바지, 운동화 차림에 형형색색의 컬러가 어우러진 퍼 재킷을 걸친 순간, 마치 조명을 등에 업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파티 메이크업과 아찔한 킬힐 없이 당당히 파티를 즐겼던 기억이 난다. ‘나, 파티에 가요’라고 대놓고 말하는 파티 룩은 진부하다. 평소 스타일에 당신만의 비장의 무기를 더해보라. 화려한 모자 장식과 과감한 액세서리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멋진 클럽 룩이 완성된다. – 서한영(스타일리스트) <style=”font-size:14px”>7 올바른 구두
15cm가 넘는 킬힐을 신고 디제잉 파티에 참석한 날이다. 몸을 가누는 것조차 힘든 킬힐을 신고 신나게 춤을 추던 찰나, 갑자기 굽이 ‘똑’ 부러지면서 주저앉고 말았다. 때마침 눈여겨보고 있던 남자 바로 앞에서 말이다. 부끄러운 마음에 그 장소를 빠져나오고 있었는데, 그 남자가 괜찮으냐고 물으며 자신에게 여분의 운동화가 있다고 말을 건네오는 것이 아닌가! 그 사건을 핑계로 그와 한 번 더 만났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하지만 여자들이여, 신발의 선택은 파티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예쁘지만 불편한 신발을 신고 지루하게 앉아 있을 것인가, 덜 화려해도 편안한 신발로 파티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즐길 것인가는 신발이 좌우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 홍선기(비욘드 뮤지엄 이사)

Worst

<style=”font-size:14px”>1 내겐 너무 무거운 드레스
작년 연말, 친구들과 가로수길에 위치한 클럽 파티에 참석했다. 동행한 친구 중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친구가 유명 브랜드의 컬렉션 의상이라며, 옷 전체에 스터드와 비즈, 구슬이 촘촘히 장식된 원피스를 입었던 일이 생각난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클럽에 입성해 화려한 조명과 디제이의 음악에 취해 몸을 흔들던 그녀는 시간이 지날수록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움직일 때마다 흔들리는 장식은 예뻐 보였지만, 장시간 입고 즐기기에는 옷 무게가 만만치 않았던 것. 결국 앉아 있지도, 서 있지도 못한 친구는 일찍 자리를 떠났다. 그 사건을 계기로 파티에 갈 때는 아무리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라도 파티를 즐길 수 없는 무거운 옷은 입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 임지영(홍보 대행사 APR 과장)

<style=”font-size:14px”>2 겉도 안도 중요해요
매해 크리스마스이브마다 지인들과 조촐하게 파티를 연다. 호텔 방이나 바 등 적당한 장소를 빌려 각자 준비한 음식과 술을 마시는 작은 파티다. 작년에는 몸매가 드러나는 저지 소재 블랙 드레스와 블랙 스타킹에 금발 가발을 이어 붙인 것 같은 퍼 재킷을 입고 파티에 참석했다. 이태원에 위치한 술집을 통째로 빌렸는데, 문제는 장소였다. 강한 히터 바람에 퍼 재킷이 무용지물이 되고 만 것. 별 다른 액세서리 없는 평범한 블랙 의상에 퍼 재킷으로 포인트를 더한 옷차림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무더운 실내에서 퍼 재킷을 입고 있으니 찜질방에 온 기분이 들었고, 결국 퍼 재킷을 벗어 던졌다. 겨울에도 파티장은 뜨겁다. 멋진 겨울 아우터도 좋지만 옷을 벗었을 때도 빛나는 옷차림에 신경 써야겠다.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를 챙기는 센스도 잊지 말길. – 김지은(프리마돈나 디자이너) <style=”font-size:14px”>3 거꾸로 입은 옷
나에게는 말 못할 불치병이 있다. 해가 거듭할수록 심해지는 ‘깜박’ 증상이 바로 그것. 지난 연말, 이 깜박 증상 때문에 일어난 웃지 못할 사건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기억이다. 오랜만에 큰 규모의 파티에 초대를 받아 새로 구입한 프린트 블라우스를 입고 집을 나섰다. 새 옷을 입고 신나게 춤을 추던 찰나, 주변에서 셔츠 디자인이 특이하다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칭찬에 기분이 좋아진 것도 잠시, 셔츠를 거꾸로 입은 걸 알아차렸다. 황급히 화장실로 달려갔지만, 길게 늘어선 줄을 기다릴 수 없어 두꺼운 코트를 입고 파티를 즐겨야 했다. 아직도 그날을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지곤 한다. 파티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거울 앞에서 옷 매무새를 확인해야겠다. – 김사라(먼데이 에디션 대표) <style=”font-size:14px”>4 과식은 금물
의 가장 큰 행사로 모든 에디터가 파티의 호스트가 되는 ‘Love Your W’ 유방암 자선 캠페인 갈라 디너파티. 매체의 얼굴이 된다는 생각에 모두가 화려하게 꾸미는데 캐주얼한 룩을 좋아하는 나의 경우 마땅히 입을 만한 드레스가 없었다. 행사 준비로 바빠 의상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나는 허리가 얇은 장점을 살리자는 생각에 상체가 훤히 드러나는 과감한 레이스 톱에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브래지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시스루 룩이었는데 옷이 ‘야해서’ 문제였던 것이 아니라 늦은 밤까지 계속된 파티에 흥이 나 너무 많이 먹고 마신 것이 문제였다. 배가 올챙이처럼 볼록해졌으니까. 가릴 수도 없이 부풀어 오른 배를 부여잡고 사람들을 맞이하느라 불편했던 기억이 난다. 아름다움엔 고통이 따른다고 했던가? 타이트한 시스루 룩에 과식은 금물이다. – 김한슬(<더블유> 패션 에디터) <style=”font-size:14px”>5 피할수록 좋은 것들
흥겨운 파티를 망치고 싶지 않다면 이것만은 기억하자. 첫째는 가볍고 얇은 상의를 준비하는 것. 겨울이라도 파티가 열리는 장소는 덥기 마련이다. 추위를 피해 두꺼운 옷을 입고 갔다가 화장이 지워지고 옷이 땀에 흠뻑 젖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를 위한 대비책이다. 격식 있는 디너 파티가 아니라면 바닥에 끌리는 긴 스커트나 팬츠는 피하는 게 좋다. 몇 년 전 실크 소재의 블랙 와이드 팬츠를 입고 칵테일 파티에 참석했다가 펄럭이는 팬츠 자락에 다른 사람의 하이힐이 걸려 넘어진 경험이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사과를 거듭하다가 파티장을 빠져나온 최악의 파티로 기억된다. 가방도 마찬가지다. 큰 것보다 작고 아담한 게 좋다. 사람이 붐비는 파티에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빅백은 절대 금물이다. 큰 가방이 테이블 위 샴페인 잔을 건드리며 도미노처럼 술병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실례를 범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했으니까. 파티에 작은 클러치백을 들고 가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 김수림(토즈 마케터) <style=”font-size:14px”>6 실크 블라우스의 최후
지난겨울 스타일링에 따라 멋과 분위기가 달라지는 부드러운 실크 블라우스를 구입했다. 낮에는크림색 카디건 안에 입고, 밤에는 화려한 주얼리를 곁들이면 효과적으로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크 블라우스의 우아한 매력에 빠져 연말 파티에도 블라우스를 입었다. 흥겨운 분위기에 취해 한참을 웃고 떠들던 중, 크리스털과 스터드 장식이 무섭게 박힌 뱅글과 클러치백에 실크 블라우스의 올이 뜯기는 위급 상황을 발견하고 말았다. 아직 카드 값이 채 빠져나가지 않은 블라우스를 보호하기 위해 극도로 예민해졌고, 올이 나갈까 조심하며 소극적으로 파티를 즐겼다. 땀이라도 흘리면 즉시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하는 실크 블라우스는 그 이후 절대 파티에 입고 가지 않는다. 파티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섬세한 원단의 옷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 전주현(카이아크만 홍보) <style=”font-size:14px”>7 앙고라 스웨터는 입지 마세요
추운 연말 파티에서 따뜻하게 입는 건 당연하다. 소매가 없거나, 등이 드러나는 드레스에 모피 액세서리와 퍼 코트로 글래머러스한 멋을 불어넣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피해야 하는 옷도 있다. 복슬복슬하고 포근한 질감의 앙고라 스웨터가 바로 그것. 평상시 잘 입지 못하는 의상을 뽐내는 연말 파티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의상은 입지 않는 게 예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파티 의상은 블랙이다. 움직일 때마다 고양이가 털갈이하듯 날리는 앙고라 스웨터 털은 블랙 의상에 들러붙어 민폐를 끼친다. 지난 연말 마음먹고 구입한 간결한 블랙 미니 드레스에 들러붙어 있던 어느 여자의 흰색 앙고라 스웨터 털이 그날의 분노를 상기시킨다. – 이지아(신라 호텔 지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