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든, 둘이든 올해가 가기 전에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일은 2013년의 끝에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에디터가 말하는 홍콩, 타이베이, 방콕 세 도시 이야기

잠들지 않는 홍콩의 야경. 여전히 저렴하고 낭만적인 스타페리가 홍콩 섬과 구룡 반도를 오간다

잠들지 않는 홍콩의 야경. 여전히 저렴하고 낭만적인 스타페리가 홍콩 섬과 구룡 반도를 오간다

 

홍콩(Hong Kong)

언제나 반짝거리는 홍콩. 12월이면 그 악명 높은 기온은 한풀 꺾이고, 온 도시가 기세 좋은 샴페인처럼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를 뿜어내기 시작한다. 올겨울 홍콩에 다시 간다면 다음과 같은 리스트가 필요하다.

1 칠리 파가라 양조위도 먹고 가는 소고기 국수부터 산동만두까지, 소문난 맛집이 즐비한 소호지만 가장 예약하기 어려운 레스토랑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근처 골목에 위치한 작은 쓰촨 음식점 ‘칠리 파가라(Chilli Fagara)’다. 테이블도 몇 개 없는 이 작은 레스토랑은 매운맛으로 톡톡히 선전하고 있는데, 매운맛과 얼얼한 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게 쓰촨 음식의 특징이다. 이 혀가 얼얼한 매운맛으로 미슐랭 1스타를 받은 곳. 해산물 요리, 육류 요리, 만두 등 대부분의 요리가 혼이 나갈 정도로 매우니, 볶음밥을 꼭 함께 시킬 것. 점심에는 썩 괜찮은 구성의 런치 세트도 있다.
주소 51 A Graham Street, Soho 문의 852-2893-3330, www.chillifagara.com

2 나트랑 침사추이, 센트럴, 완차이, 타이쿠싱 등 홍콩 곳곳에 지점을 가지고 있는 베트남 레스토랑이다. 이제 세계 어느 곳에서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된 쌀국수지만, ‘나트랑(Nha Trang)’의 쌀국수와 베트남 요리는 왜 홍콩에서 베트남 음식을 찾냐는 사람들의 핀잔마저 날려버린다. 다양하게 준비된 쌀국수 중 하나밖에 먹을 수 없는 뱃속 사정이 한스러울 정도다. 샐러드와 꼬치 요리 등 애피타이저와 메인 요리도 모두 수준급이다.
주소 88-90 Wellington Street, Soho 문의 852-2581-9992, www.nhatrang.com.hk

3 태풍루 중국식 샤브샤브를 일컫는 훠궈. 북경식 훠궈를 내는 ‘태풍루(Tai Fung Lau)’는 가스불 대신 전통 숯불 화로 방식을 고집하는 곳이다. 숯불이 육수를 보글보글 끓이고, 커다란 흰색 찻주전자가 쉴 새 없이 오간다. 취향대로 만들어 먹는 소스, 새우와 랍스터를 다져서 만든 어묵을 곁들인 훠궈부터 베이징덕 같은 다양한 북경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훠궈를 좋아한다고 하면 홍콩 사람들이 신나게 추천해주는 곳이다. 전통적인 분위기 대신 힙한 분위기 속에서 훠궈를 끓이고 싶다면 완차이에 있는 퓨전 핫팟 레스토랑인 ‘메건스키친(Megan’s Kitchen)’으로 향하길. 홍탕과 백탕, 바닷가재탕, 똠얌꿍 카푸치노탕까지 맛볼 수 있다.
주소 29-31 Chatham Road, Tsimshatsui 문의 852-2366-2494

4 카프리스 바 ‘오존(Ozon)바’ 이후 강력하게 등장한 이곳은 미슐랭 3스타에 빛나는 프렌치 레스토랑 카프리스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카프리스 바(Caprice Bar)’다. 올여름 문을 연 이 따끈따끈한 바는 홍콩 하버의 눈부신 야경과 함께 샴페인, 와인 그리고 희귀한 치즈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치즈 마스터가 추천해주는 치즈 플래터와 함께 와인을 페어링할 수도 있고, 간단하게 하우스 샴페인을 곁들여도 좋다. 카프리스에서의 정찬이 부담스럽다면 카프리스 바에서 치즈와 간단한 음식을 즐겨보길. 오존보다 차분하고 호사스러운 분위기임은 분명하다. 홍콩의 나이트라이프가 조금 더 찬란해졌다.
주소 8 Finance St, Central 문의 852-3196-8888

5 포시즌스 홍콩 세계적 호텔 체인과 제각기 개성으로 무장한 디자인 호텔의 각축장인 된 홍콩. 그럼에도 단 하나의 호텔만 선택해야 한다면 ‘포시즌스 홍콩(Four Seasons Hong Kong)’이다. 두 개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을 보유한 세계 유일의 호텔인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야외 수영장. 홍콩항이 내려다보이는 인피니티 풀에서 하루 종일 유유자적하고 있으면 때맞춰 생과일 주스,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을 가져다준다. 일년 내내 비교적 따뜻한 홍콩에서 누릴 수 있는 호사임이 분명하다.
주소 8 Finance St, Central 문의 www.fourseasons.com/hongkong

6 리가든스 하버시티, IFC몰, 랜드마크와 퍼시픽플레이스 등 홍콩을 대표하는 쇼핑몰에 ‘리가든스(Lee Gardens)’를 더할 것. 코즈웨이베이에 있는 럭셔리 쇼핑몰 리가든스는 리가든스1, 리가든스2로 나누어져 있는데 층마다 멋진 브랜드숍과 카페, 레스토랑, 디저트숍이 가득하다. 홍콩에서 가장 큰 반클리프 아펠 매장과 샤넬, 디올, 메종 에르메스 매장이 있고 트렌드에 맞춰 끊임없이 브랜드를 바꾸는 부지런한 곳이다. 바로 옆에 홍콩에서 가장 늦게까지 영업하는 쇼핑몰 하이산 플라자도 있다. 만약 늦은 시간까지 쇼핑을 포기할 수 없다면 코즈웨이베이로 향하길.
주소 33 Hysan Ave, Causeway Bay 문의 www.leegardens.com.hk

7 이스트 홍콩 비즈니스 호텔과 디자인 호텔을 결합한 이스트 홍콩은 가격 대비 좋은 호텔이다.타이쿠 역에 위치한 ‘이스트 홍콩(East HongKong)’은 깔끔한 디자인과 좋은 전망을 가지고 있다. 홍콩의 디자인 호텔로 유명한 어퍼하우스, 어퍼짓 하우스에서 선보인 호텔이다. 하버 코너뷰룸을 선택하면 방의 두 면이 통유리로 이루어진 아찔한 뷰를 볼 수 있다. 신흥 주거지로 떠오른 곳에 위치해 다른 지역보다 조용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객실에 놓인 아이팟 터치로 룸서비스를 주문하고 하우스키핑을 요청하는 것도 가능! 적당한 가격대의 깔끔한 호텔을 찾고 있다면 이스트 호텔도 고려해보길.
주소 East, 29 Taikoo Shing Road, Island East 문의 www.east-hongkong.com

8 살롱 넘버 10 레트로 무드의 열풍은 홍콩도 예외가 아니다. 홍콩 로컬 피플들이 찾는 ‘살롱 넘버 10(Salon Number 10)’은 몇십 년 전 홍콩을 추억하게 하는 여성스러우면서 빈티지한 멋으로 가득하다. 완전히 새로운 것과 1920년대 무드 사이에서 70년대를 추억하며 맥주나 칵테일을 한잔하고 싶다면 이곳으로. 음식 맛도 괜찮으니 식사를 겸해도 좋을 것 같다.
주소 10 Arbuthnot Road, Central 문의 852-2801-6768, www.salonnumber10.com

9 홈리스 홍콩에 처음 갔던 10년 전에는, 신기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이케아의 제품을 마구 쓸어 담았다. 그러나 ‘홈리스(Homeless)’를 알게 된 이후로는 이케아와는 그만 안녕을 고하고 말았다. 홍콩의 대표적인 인테리어 편집숍인 홈리스는 디자인 제품, 아이디어 소품과 가구 등 집 안에 들여놓고 싶은 모든 것이 있다. 커피 한 잔 가격으로도 멋진 아이템을 살 수 있지만 가구 같은 건 가격과 상관없이 눈물을 흘리며 포기해야만 한다. 한편 아울렛 쇼핑으로 유명한 호라이즌 플라자 곳곳에도 가구, 인테리어 소품 아울렛이 있으니 관심 있다면 들러보길. 볼 줄 아는 자에게 밀리언달러 베이비라는 선물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주소 29 Gough Street, Central 문의 852-2581-1880, www.homeless.hk

Things to do
1 역시 쇼핑이다 예전에 비해 경쟁력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은 브랜드를 쇼핑할 수 있다는 건 ‘쇼핑의 도시’ 홍콩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작년 오픈한 코스, 잭 윌스에 이어 올해에도 톱숍, 인티미시미, 오로톤, 샤를로트 올림피아 등이 새롭게 홍콩에 상륙했다. 가장 따끈한 소식은 바로 자라홈의 론칭 소식. 자라홈의 첫 번째 매장이 침사추이 하버시티에 10월 말 문을 열었다. 또 아울렛으로 유명한 압레이차우의 호라이즌 플라자에도 새로운 럭셔리 브랜드가 합류했다. 이를테면 생 로랑!

2 잠들지 않는 홍콩 밤을 즐길 줄 아는 홍콩에서는 낮만큼이나 밤이 길다. 루프탑 바부터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바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리츠칼튼 홍콩의 오존 같은 칵테일 바부터, 멤버십 바와 클럽 등 다양한 선택이 있다. 홍콩의 상징이 된 란콰이퐁은 그 좁은 골목에 주말이면 사람들이 가득 찬다. 특히 핼러윈, 크리스마스, 연말 시즌의 ‘크레이지 무드’는 구경만 해도 재미있다. 홍콩 나이트라이프에 관심 있다면 홍콩의 바와 클럽, 레스토랑을 소개하고 할인과 각종 프로모션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무료 앱 로카클릭(Locaclick)을 다운로드하길. 지금은 앱스토어에서만 구입할 수 있지만 곧 안드로이드도 지원할 예정이다. 가격은 모두 홍콩달러 기준.

3 시간 속으로 걷기 홍콩을 화려한 도시라고만 여겼다면 홍콩에 숨어 있는 다양한 모습을 발견할수록 놀라게 될 것이다. 홍콩 주변에는 트레킹하기 좋은 산도, 요트를 타고 돌 수 있는 섬도 많다. 란타우 섬의 타이오 마을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하다. 영국 식민지 시대 관공서를 호텔로 개조한 타이오 헤리티지 호텔이 있으니 하루쯤 머물러도 좋다. 심천과 가까운 윈룽 마을에는 오래된 홍콩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데, 핑샨 헤리티지 트레일을 걸으면 바로 홍콩의 과거가 펼쳐진다. 이곳들은 홍콩 도심에서 꽤 떨어져 있는데, 만약 시간이 부족하다면 홍콩관광청에서 운영하는 건축 투어에 참여해보길. 실제 건축가가 함께 홍콩 도심 속에 숨어 있는 역사적 건축물을 소개해준다. 참가비는 무료, 과연 명불허전이다.

히노키 소재를 사용해서 지은 베이터우 도서관. 타이베이가 얼마나 자연과 가까운 도시인지를 보여준다.

히노키 소재를 사용해서 지은 베이터우 도서관. 타이베이가 얼마나 자연과 가까운 도시인지를 보여준다.

 

타이베이(Taipei)

평범해서 인기는 좀 없는 남자친구 같았던 타이베이가 달라졌다. 서울과 가장 닮았으면서도 훨씬 여유롭고 편안한 도시. 최근 다양한 저가 항공사가 타이베이로 향하기 시작하면서, 한층 더 가까워진 타이베이의 매력.

1 부데이 왁자지껄한 술집이나 밤새워 놀 만한 곳은 없지만 작지만 개성 있는 숍이 가득한 중산역 근방은 ‘뭘 좀 아는’ 타이베이의 젊은이들이 찾는 곳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그룹 부데이(Booday)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느긋한 삶과 세련된 감성이 조화를 이룬다. 1층에는 액세서리와 직접 디자인한 유기농 순면으로 제작한 의류, 아트북 등을 판매하고, 2, 3층은 ‘해브 어 부데이(Have a Booday)’라는 문구가 걸린 카페로 운영된다. 우리나라 돈 1만원가량의 라이스 정식은 한번쯤 맛볼 것. 선별한 뮤지션들의 CD를 들을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주소 No.18-1, Lane 25, Nanjing West Road 문의 886-2-2557-0155, www.booday.com

2 타이베이 현대 미술관 애칭 ‘모카(Museum Of Contemporary Art)’로 불리는 타이베이 현대미술관은 중산역에서 5분 거리에 자리해 있다. 70년도 더 된 초등학교 건물을 개조해 2001년 문을 연 이 박물관은 대만의 젊은 작가들을 위한 공간이다. 죽은 길고양이들을 화장한 뼛가루를 모아 동물권리협회에 보내는 작품, 여류 작가가 직접 관객과 15분에 걸쳐 결혼식을 올리는 퍼포먼스 등 흥미로운 전시가 열리기도 했다. 재기발랄한 타이베이 미술의 현재를 보고 싶다면 모카로 향할 것. 입장료도 3천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
주소 No.39 Chang-An West Road 문의 886-2-2552-3721, www.mocataipei.org.tw

3 피피 제이슨 우, 알렉산더 왕을 배출해낸 대만. 타이베이 역시 ‘패피’들로 가득하다. 디자이너 이자벨 웬(Isabelle Wen)은 대표적인 패션 구루 중 하나. ‘타이베이에 스타일을 전파하는 것이 나의 두 번째 직업’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녀는 타이베이에서 가장 힙한 레스토랑 중 하나인‘피피(FiFi)’의 오너이기도 하다. 레스토랑에서 한 층 올라가면 모습을 드러내는 ‘피피 더블유 바(FiFi W Bar)’ 역시 그녀의 안목이 드러나는 곳. 몽환적인 분위기의 바는 그녀가 오랫동안 모아온 앤티크 소품으로 가득하다. 소파에 편하게 앉아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데, 특이한 칵테일이 즐비하다. 패피들의 집합소인 만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스타일은 꽤 멋지다.
주소 No. 15, Section 4, RenAi Road, Daan Dist 문의 www.isabelle-wen.com

4 러블리, 타이완 대만과 우리나라가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대만에는 ‘원주민’이 존재한다는 사실일 거다. 어느 나라에서나 그렇듯 본토에서 온 사람들에게 밀려난 대만의 원주민들 역시 문화를 지키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갈등하는 중. 그런 그들의 노동력을 공정한 방식으로 거래하고자 만든 곳이 이름마저 사랑스러운 ‘러블리, 타이완(Lovely, Taiwan)’이다. 비슷한 취지를 가진 또 다른 가게로는 ‘어스, 트리(Earth, Tree)’가 있다. 대만뿐 아니라 중동,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지의 다양한 민족이 천연 소재로 만든 수공예 제품을 모아 판매한다. 2년 전, 어스 트리에서 구입한 페루의 한 부족이 만든 산양인형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생김새와 소재 때문에 지금도 매우 아낀다. 공정 무역 제품은 예쁘지 않다는 편견을 당장에 깨줄 가게들이다.
주소 No.18-2, Lane 25, Nanjing West Road(러블리, 타이완), No 35-1, Lane 30, Yung-Klang St(어스, 트리) 문의 www.lovelytaiwan.org.tw(러블리, 타이완) www.earthtree.com.tw(어스, 트리)

5 타이베이 필름하우스 작은 정원을 낀 하얀색 2층 건물, ‘타이베이 필름하우스(Taipei Filmhouse)’는 1954년까지 미국 대사가 머물던 장소다. 지금은 예술영화관과 편집숍, 레스토랑이 들어선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카페가 된 응접실, 편집숍이 된 서재 등 예전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이전에 방문했을 때는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 영화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밤이 되면 테라스의 은은한 조명 덕에 분위기가 한층 근사해진다. 중산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로 가깝고, 주변에는 대만 전통과자와 해외 브랜드 초콜릿 등 잘 꾸며진 스위츠 매장도 제법 들어서 있으니 주변도 슬슬 거닐어볼 것.
주소 No.18, Lane 2, Zhongshan St. 문의 www.spot.org.tw

6 후아산 1914 창의지구 오래된 창고나 공장이 카페로 탈바꿈해 새 생명을 부여받는 세계적인 트렌드는, 타이베이 역시 피해가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때 지은 양조장 부지 전체가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바뀐 곳이 바로 ‘후아산 1914 창의지구(1914 Huashan Culture Park)’다. 양조장이 1914년에 설립됐으니 내년이면 꼭 한 세기를 맞이하는 셈이다. 이곳에는 디자이너 리빙숍과 갤러리, 레스토랑, 카페 등 완벽한 오후를 보내는 데 필요한 것은 다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건물들 사이에 넓은 잔디밭이 있는데, 한국에서처럼 ‘출사’를 나온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직접 섭외한 모델을 촬영하는 것도 본 적이 있다. 올해 여름, 타이베이 최대 서점인 청핀서점이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더 에슬릿 스펙트럼(The Eslite Spectrum)’의 문을 열어 한층 볼거리가 많아졌다.
주소 No1, Lane 1, Yung-Kang St. 문의 www.huashan1914.com

7 댄디 호텔 이름 그대로 ‘댄디’한 호텔. 모자란 데 없는 훈남처럼 객실, 서비스, 조식 뷔페, 위치, 그리고 가격까지 도통 나무랄 구석이 없다. 2011년 리모델링한 ‘댄디 호텔(Dandy Hotel)’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채광이다. 화이트톤의 침실과 욕실 모두 환하게 빛이 들어와 저절로 부지런한 여행자 행세를 하게 된다. 원목 소재를 그대로 살린 침대는 객실에 온기를 더하는 요소. 중산역에 위치한 호텔은 타이베이 필름하우스, 모카와도 매우 가까우며, 호텔 로비에서는 세련된 감각의 자체 제작 상품도 판매한다. 숙박객을 위한 컴퓨터와 세탁방도 있으니 타이베이에 오래도록, 쾌적하게 머물고 싶다면 가장 먼저 댄디호텔을 떠올릴 것!
주소 No.2, Lane 728, Sec. 6, Zhongshan N. Road, Shi-lin Dist 문의 886-2-2541-5788, www.dandyhotel.com.tw

8 호텔 에클라 W 타이베이는 여전히 ‘힙’하지만 W식 해석이 이제는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호텔 에클라(Hotel Eclat)’를 권한다. 60개의 객실이 전부인 이 우아한 5성급 호텔은 타이베이에서 가장 세련된 지역으로 꼽히는 다안에 위치해 있다. 부티크숍과 명품숍, 그 유명한 101 빌딩이 있는 그곳이다. 로비와 레스토랑, 바, 라운지 등 인테리어는 동양적 요소부터 팝아트, 클래식한 골드, 흑백 스트라이프 등이 골고루 뒤섞여 있으니 객실에만 머물지 말고 구석구석 호텔을 둘러볼 것. 로비에는 달리의 조각품도 놓여 있다! 물론 뱅앤올룹슨 오디오, 네스프레소 커피머신이 놓인 객실도 훌륭하다. 세계 최대 여행 정보 사이트 ‘트립 어드바이저’로부터 트래블러스 초이스 어워드, 럭셔리 호텔 부문을 2년 연속 수상했다.
주소 No.370, Section 1, Dunhua South Road, Da-an District 문의 www.eclathotels.com

9 청핀서점 ‘에슬릿(Eslite)’, 또는 ‘청핀서점’이라고 불리는 이 서점은 타이베이에서 가장 인상적인 공간 중 하나다. 개인 서재처럼 우아하고 쾌적한 인테리어에 무려 100만 권의 장서를 보유한 곳으로 2004년 <타임>지가 아시아 최고의 서점으로 선정한 바 있다. 중화권 서적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유럽, 미국 지역의 아트북을 한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청음시설을 고르게 갖춘 널찍한 CD와 DVD 매장이 있다는 것도 부럽다. 쇼핑몰 벨라비타(Bellavita), 미츠코시 백화점과 가까운 신이(Xinyi) 지점은 새벽 2시까지, 둔후아(Dunhua) 지점은 24시간 문을 연다. 대만사람들의 책사랑이란!
주소 Songgao Road, Xinyi Dis 문의 www.eslite.com

Things to Do
1 과일은 매일매일 대만은 일본 오키나와와 같은 위도에 자리해 있다. 한마디로 아열대 기후에 가깝다는 말! 나무와 과일 품종도 다채롭다. 세계 최초의 망고빙수라고 불리는 용캉제의 15호 가게는 꼭 들를 것. 주인 부부의 이혼 소송으로 가게가 문을 닫은 동안 주변 상가의 매출이 함께 하락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언제 가도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펑리수(Feng Li Su)’라고 불리는 파인애플 케이크는 파인애플 잼을 넣어 만든 간식거리로 면세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파인애플과 망고가 첨가된 맥주도 있다. 둘 다 도수가 2.8도밖에 되지 않아 도통 취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2 온천에 풍덩 타이베이 시내 중심가에서 지하철로 갈 수 있는 베이터우 온천. 시내에서 멀지 않은 만큼 가볍게 들르는 손님이 많아 1인 온천도 운영 중이다. 명칭 그대로 개인 욕조 크기의 탕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한 시간가량 이용할 수 있다. ‘탕 리안 온천장(Tang Lian Hotspring Resort)’이 추천할 만하다. 온천 지역으로 향하는 입구에는 자연경관을 살려 나무로만 지은 베이터우 도서관, 일제 강점기 시절 고위 관료들만 드나들던 온천탕을 개조한 온천박물관 등 근사한 건축물이 자리 잡고 있으니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3 대만도 대륙이다 유명 관광지가 뻔할 것이라는 편견을 버릴 것. 시내 한복판에 자리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사찰인 ‘용산사(Lung Shan Temple)’는 대만 사람들의 정서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붉은색과 금색, 그리고 검은색으로 치장한 이곳은 다양한 사람들의 간절한 염원이 모인다. 장개석이 중국 본토에서 가지고 온 유물로 가득 찬 국립고궁박물관은 만리장성과 자금성의 이미지가 만들어낸 거대한 대륙의 이미지와 반대되는 유물로 가득하다. 극도로 섬세한 공예품과 장신구 등에서 대륙의 화려한 전성기를 엿볼 수 있다.

방콕(Bangkok)

가격 대비 최고의 만족도를 주는 도시를 꼽으라면 단연 방콕이 아닐까? 트렌디한 다이닝 레스토랑과 클럽, 투박하고 아날로그적인 문화가 공존하는 방콕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빠뜨려서는 안 될 공간들이 여기 있다.

1 WTF 갤러리&카페 수쿰빗의 작은 골목에 위치한 ‘WTF 갤러리&카페’는 방콕의 색다른 매력을발견할 수 있는 장소다. 갤러리 앞의 좁은 골목 사이에는 한 달을 주기로 새로운 작품을 걸곤 하는데 매번 상상할 수 없는 형태의 작품을 걸어, 골목에 들어서기 전부터 설렐 정도다. 방콕 출신의 아트 기획자인 솜락과 미국에서 온 사진가 크리스토퍼, 또 다른 두 명의 예술가 친구들이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1층은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2층과 3층은 전시 공간으로 사용된다. 방콕의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사랑방 같은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고, 운이 좋으면 라이브 공연, 시 낭독회, 퍼포먼스 공연까지 감상할 수 있다.
주소 7 Sukhumvit Soi 51 문의 662-662-6246, www.wtfbangkok.com

2 소울 푸드 태국의 요리에 매료된 뉴욕의 푸드 칼럼니스트인 자렛 라이슬리가 현지에 직접 차린 레스토랑 ‘소울 푸드(Soul Food)’. 이곳에서는 전통 태국 요리 레시피를 기본으로 하되, 외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퓨전 태국 요리를 선보이는데, 그 맛이 제대로다. 덕분에 현지인들보다 방콕에 거주하는 유럽, 미국, 일본인들의 방문이 잦고 당일 예약은 엄두도 못 낼 만큼 인기가 높다. 모든 음식이 다 맛있지만 담백한 포크립과 바삭바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카레면, 오리알 요리가 특히 훌륭하다. 그래픽 아티스트와 사진 작가들의 작품을 때마다 바꾸어, 레스토랑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호사까지 누릴 수 있다.
주소 56/10 Sukhumvit Soi 55 문의 662-714-7708, www.soulfoodmahanakorn.com

3 반 에카마이 분홍색, 하늘색 건물이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반 에카마이(Bann Ekamai)’는 옷과 액세서리, 레코드 쇼핑과 식사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반 에카마이가 내건 슬로건 ‘The House of Everyhting’에서 알 수 있듯 빈티지 소품과 의상은 물론, 해외 유명 브랜드를 모아놓은 셀렉트숍, 이곳의 대표이자 패션 디자이너인 팀의 브랜드 ‘하이디스 시크릿(Heidi’s Secrets)’의 플래그십 스토어까지 만날 수 있다. 가장 흥미로운 공간은 2층에 자리 잡은 레코드 숍으로 1950년대부터 1960년대의 태국 앵카부터 재즈, 팝, 힙합, 일렉트로닉은 물론 방콕 클럽 신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앨범이 가득하다. 이색적인 음악을 들으며 매장 벽면을 채운 엽서, 엘피 커버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소 77 Thonglor 20, Ekamai 21 문의 662-715-0715, www.baanekamai.blogspot.kr

4 아갈리코 가든 금, 토, 일 3일만, 그것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문을 여는 콧대 높은 카페가 바로 ‘아갈리코 가든(Agalico Garden)’이다. 태국의 유명 화가가 운영하는 이곳은 제대로 된 간판 하나 없이 방콕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벽과 가구는 온통 화이트 일색이고, 큰 창밖으로는 넓은 녹색 정원이 펼쳐진다. 특유의 동화 같은 분위기 덕분에 젊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이곳에서는 케이크와 커피, 티 등의 간단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데 맛은 평범한 수준이지만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자꾸 찾게 된다. 정원 안에는 작은 호수와 테이블,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어 여유를 부리며 쉬고 싶을 때 찾으면 그만이다.
주소 20 Sukhumvit Soi 51 문의 662-662-5857

5 태국 크리에이티브 앤 디자인 센터 엠포리움 백화점에 위치한 ‘태국 크리에이티브 앤 디자인 센터(Thailand Creative&Design Center)’는 태국의 정부 기관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출판, 그래픽, 패션, 인테리어를 비롯한 각종 산업 디자인과 예술 분야의 서적이 엄청난 규모로 구비되어 있다. 갤러리를 마련해 상설 전시를 선보이는데, 꽤 넓은 공간에 수준 높은 작품만 선별해 전시한다. 스터디룸과 영상룸 등을 꾸며 단순히 책을 읽는 도서관이 아니라 함께 토론하고 즐길 수 있는 예술 공간으로 꾸몄다. 커피숍과 공연 무대까지 마련되어 있으며 멤버십으로 운영되지만 외국인의 경우 한 번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주소 The Emporium Shopping Complex 622 Sukhumvit 24 문의 662 -664-8448, www.tcdc.or.th

6 하이드 앤 식 스웨덴 출신의 경영자와 스타 셰프인 이안 키치파이, 피터 피탁웡의 합작품인 ‘하이드 앤 식(Hide & Seek)’은 맛있는 요리, 근사한 분위기, 트렌디한 손님이라는 삼박자를 만족시킨다. 방콕에서 현재 가장 핫한 개스트로 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뉴욕과 런던의 캐주얼 펍을 떠오르게 하는데, 좀 더 방콕다운 분위기를 원한다면 커다란 쿠션과 나무 테이블이 놓인 야외 테라스로 나가면 된다. 베이비 백 립과 포크 버거가 대표 메뉴이며, 안주로 즐기기 좋은 핑거 푸드, 파스타, 피자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맥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더라도 이곳에서만큼은 싱하와 창이 아닌, 시그너처 칵테일에 도전해볼 것.
주소 Athenee Residence, 65/1 Soi Ruamrudee, Phloen Chit Road 문의 662-168-5152, www.hydeandseek.com

7 비바 아비브 호텔 가까운 곳에서 가볍게 한잔하고 싶을 때는 리버시티의 ‘비바 아비브(Viva Aviv)’를 찾는 것이 좋겠다. 바닷가재를 잡을 때 쓰는 덫과 바구니, 배의 부속품, 빈티지 가죽 소파와 오래된 소품 등이 자리 잡고 있는데 그 조화가 묘하게 멋스러워 레스토랑 전체가 커다란 갤러리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노을이 지는 저녁에는 꼭 야외 테라스로 나와 강바람과 노을을 즐길 것. 주말에는 유명 디제이가 들려주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주소 River City Unit 118, 23 Trok, Yota Road, Rongnamkhaeng Talad Noi 문의 662-639-6305, www.vivaaviv.com

8 한사르 호텔 조명과 오픈 창을 랜덤으로 배치해 입체적인 느낌을 극대화한 ‘한사르 호텔(Hansar Hotel)’. 객실 벽면은 짐 톰슨의 실크 벽지로 꾸미고, 욕실은 테라초 소재의 욕조와 배스 크리스털 입욕제를 갖추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일부 객실은 개별 ‘버티컬 가든(식물로 벽의 한 면을 꾸민 조경 디자인)’을 만날 수 있어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8층에 위치한 야외 수영장은 환상적인 뷰로 유명하니 수영을 하지 않더라도 꼭 들러볼 것. 프로방스 지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이브(Eve)’는 2013년 방콕 베스트 레스토랑에도 이름을 올릴 정도로 유명하다.
주소 3 Soi Mahadlekluang2, Rajadamri Road 문의 662-209-1234, www.hansarbangkok.com

9 소피텔 소 겐조와의 협업으로 모리셔스에 첫 번째 호텔을 오픈한 아코르 호텔은 그 두 번째 도전으로 방콕을 선택했다. 태국 유명 건축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 디자이너 크리스찬 라크루아의 합작품인 ‘소피텔 소(Sofitel So)’는 ‘패션’과 ‘디자인’을 호텔의 키워드로 한다. 흥미로운 디자인 제품과 아이디어가 가득하니 장기간 머물 계획이라면 룸을 옮기는 것도 좋은 방법. 조명이 다채롭게 바뀌는 저녁에 찾으면 잘나가는 루프탑 바도 부럽지 않다.
주소 2 North Sathorn Road 문의 662-624-0000

Things to do
1 마사지의 천국 오일 마사지의 진수를 경험하고 싶다면 코모 샴발라(Como Shambhala)를 추천한다. 목욕 체험과 오일 마사지가 포함된 트리트먼트가 가장 인기 있는 스파 메뉴이고, 오랜 비행 시간에 지쳤다면 2시간짜리 ‘젯 랙 테라피’로 피로를 풀고 방콕 여행을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찾는다면 터미널 21에 위치한 레츠 릴랙스(Let’s Relax)를 찾을 것. 다른 지점에 비해 고급스럽고 서비스가 뛰어나지만 가격은 동일하다. 전통 태국 스타일을 원한다면 룩사 스파(Luxa Spa)로 가자.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블렌드 마사지와 밸런싱 에너지 패키지. 허벌 힐링 타이 마사지다.

2 방콕의 뜨거운 밤 뜨거운 방콕의 밤을 호텔에서만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방콕의 핫 플레이스인 베드 서퍼 클럽(Bed Supper Club)은 과학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우주선 형체 안에 레스토랑과 클럽, 퍼포먼스 무대까지 꾸며놓은 복합문화공간이다. 루프탑 바인 어보브 일레븐(Above Eleven)과 세계적인 디제이 공연이 펼쳐지는 일렉트로닉 클럽 레벨스 클럽(Levels Club)도 추천한다.

3 디자인 쇼핑의 진수 유쾌하고 독특한 디자인 제품 브랜드가 많은 도시인 만큼 디자인 숍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시암디스커버리 4층에 위치한 룸 콘셉트 스토어(Room Concept Store)는 모던하면서도 위트 있는 디자인 제품으로 가득하다. 디자인 가구와 소품, 캠핑 용품까지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태국의 대표적 디자이너 브랜드 프로파간다(Propaganda)는 엠포리움과 시암디스커버리에 입점했다. 익살맞은 문구, 리빙 제품은 선물용으로도 그만. 태국의 실크 브랜드인 짐 톰슨(Jim Thompson) 제품을 구매하고 싶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 고민하고 있다면 수쿰빗 끝자락에 위치한 짐 톰슨 팩토리 아울렛을 찾으면 된다.

4 걷고 싶은 거리 진짜 방콕을 느끼고 싶다면 방콕다운 거리를 걸어야 한다. 방콕의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카오산 로드가 정답이다. 세계의 여행자가 가득한 방콕 속 대표적인 코스모폴리탄이 바로 카오산 로드이니까. 로컬 문화와 방콕의 주요 시설, 부티크 호텔이 뒤섞여 있는 실롬 지역은 방콕의 색을 가장 잘 드러내는 지역 중 하나다. 먹자 골목인 콘벤트 로드를 지나 살라댕으로 걸으면 더욱 흥미로운 산책이 가능해진다. 아기자기하고 고급스러운 카페와 숍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통로는 여유롭게 들르는 편이 좋다. TS 통로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와 수쿰빗 소이 55를 따라 걸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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