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신의 선물이라 칭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불면의 밤을 지새워본 경험이 있다면 잠들지 못하는 괴로움이 얼마나 큰지 알 거다. 수면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과 숙면을 위한 방법들.

(위부터 시계 방향) 수면 안대는 노리디자인. 유리 소재 촛대는 리비에라 메종. 흰색 세라믹 케이스의 디퓨저는 딥티크. 티 세트는 리비에라 메종. 유리병에 든 티는 티라피. 향초는 딥티크. 탁상시계는 알레시. 아로마 오일은 아베다 & 달팡. 네모난 미니 향초와 라벤더 포푸리 파우치는 모두 얼띵.

삶을 바꾸는 수면

잠이 그저 다음 날 하루의 컨디션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잠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와 자율신경의 균형에 영향을 줘 사람의 기분과 사고를 바꾸기도 하고, 비만과 염증, 암 같은 각종 질병을 일으키기도 하며, 노화의 속도를 늦추기도 촉진하기도 한다. 매일 밤 어떻게 자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1 잠이 부족하면 살이 찐다?
수면과 비만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오래 잔다고 해서 체중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잠을 잘 못 자면 체중이 늘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면이 부족하면 살이 찌는 이유 중 하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그렐린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그렐린 호르몬은 배고픔을 느끼게 해서 기름진 음식을 먹고 싶게끔 만든다. 수면시간을 4시간으로 줄이자 이틀 후 혈중 그렐린 호르몬의 농도가 30% 증가한 반면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 호르몬은 18%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문제는 수면 부족이 비만을 가져오고, 비만은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장애를 일으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체중이 늘면 기도가 좁아지고 편도에도 살이 붙기 때문에 숨쉬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체중인 여성이 체중을 감량하고 수면장애 증상이 치료된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마른 체형인데도 코의 구조에 이상이 있거나 비염 등의 질환을 앓아 수면장애를 겪는 경우도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2 불규칙한 수면이 암을 유발한다?
최근 덴마크에서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됐다. 덴마크 암연구소가 2만여 명의 직장인 여성을 대상으로 35년에 걸쳐 추적 조사한 결과 주 3일 이상 야근하는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주간에 일하는 여성에 비해 2배나 높다는 것! 야간교대를 하는 직장에서 일하는 남성이 주간에만 일하는 남성보다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3.5배 높다는 일본 연구팀의 연구결과도 있다. 단지 밤늦게까지 혹은 밤새워 일했을 뿐인데 암에 걸릴 위험이 이토록 높아진다니! 그렇다면 야간근무가 암 발병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면역력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의 몸에서도 매일 수천여 개의 암세포가 만들어지지만 몸속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비롯해 바이러스와 세균 등에 대항하기 때문에 면역력이 충분하면 암이나 질병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하지만 반복되는 야근이나 밤샘 작업으로 인해 생체리듬이 깨지면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량이 줄어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없고, 면역력이 떨어지게 된다. 멜라토닌은 노화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없애고 암세포에 대항하는 역할도 한다. 30~40대 여성 가운데 자궁경부암과 갑상선암 등 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도 부족한 수면으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진 탓이 크다.

3 잠을 잘 못 자면 늙는다?
흔히 성장호르몬 하면 성장기 아이들을 떠올리지만 성장호르몬은 이미 성장이 멈춘 성인에게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피부세포를 비롯해 몸속 세포의 재생을 활성화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지방을 분해해 살이 찌지 않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나잇살이 찌는 것은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드는 것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문제는 성장호르몬이 깊은 잠에 빠져들었을 때만 집중적으로 분비된다는 점이다. 밤을 새우거나 불규칙한 수면으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멈추거나 줄어들어 피로를 자주 느끼고, 뾰루지 같은 피부 트러블도 자주 생기게 된다. 지방이 분해되지 못하고 몸속에 쌓여 체중이 늘고, 위나 장의 기능이 떨어져 설사나 변비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잠만 한 보약이 없다는 얘기는 몸에도, 피부에도 모두 해당하는 셈이다.

4 잠자는 게 불규칙하면 우울증에 걸린다?
숨을 쉬고, 심장이 뛰고, 잠을 자고, 음식을 먹고, 소화를 시키는 등 우리 몸의 신진대사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에 의해 조율된다. 잠을 자는 동안은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 것이 원칙인데, 소음이나 밝은 조명,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긴장상태가 계속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잠을 이루지 못한다. 부교감신경과 교감신경의 균형이 깨지면 어지럽거나 피로한 증상이 나타나고, 정서적으로도 안정되지 못하고 성격이 예민해진다. 숙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낮 동안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에 영향을 받는다. 전날 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 하루 종일 집 안에서 낮잠을 자거나 무기력하게 보내면 낮 동안 세로토닌이 충분히 분비되지 못한다. 세로토닌 분비량이 적으면 밤이 되어도 멜라토닌이 적게 분비돼 쉽게 잠들지 못한다. 게다가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사고가 부정적으로 바뀌어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울증이 심해지면 부정적인 생각과 침울한 기분 탓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몸에 활기가 없어 세로토닌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고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 더 잠을 설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가 불면증인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85% 이상이 불면증을 경험한다. 우울한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낮 동안 집 안에만 있지 말고 억지로라도 밖으로 나가 햇볕을 쐬거나 가벼운 운동으로 몸의 활력을 되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면부족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도 가져온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1 딥티크의 미니 캔들 휘기에. 무화과 나무가 울창한 숲을 연상시키는 편안한 향이다. 70g 4만8천원. 2 얼띵의 미니 향초 밤부. 100% 소이왁스로 만든 수제 향초로, 대나무의 차분한 향이 숙면을 돕는다. 20g×4개 7천5백원 3 노리디자인의 슬립 마스크 니트. 부드러운 실크 소재와 햇빛이 잘 통하는 니트 소재로 제작해 숙면을 돕는다. 2만5천원. 4 얼띵의 라벤더 포푸리 파우치. 건조시킨 라벤더와 라벤더 에센셜 오일을 담아 침대 옆이나 베개 속에 두면 피로 해소와 숙면에 효과적이다. 30g 2만5천원 5 아베다의 라벤더 싱귤러노트. 욕조에 떨어뜨리거나 보디크림에 섞어 바르면 숙면을 돕는다. 30ml 3만원. 6 달팡의 쟈스민 아로마틱 케어. 재스민의 따뜻한 향이 기운을 북돋아준다. 15ml 16만원. 7 티라피의 후르츠 & 블로섬 루이보스 티. 장미꽃잎과 라벤더 성분이 마음을 안정시킨다. 20g 7천원. 8아베다의 컴포팅 티. 페퍼민트 잎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소화를 돕는다. 150g 3만8천원.

숙면을 돕는 방법

불면의 밤을 지새우며 잠 못 자는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다면 생활습관부터 점검해보길! 일상 속에서 무심코 반복해온 잘못된 행동이 깊은 잠을 방해할지도 모른다.

1 침실 주변을 어둡게 한다
TV나 책을 보다 불을 켜고 잠든 다음 날 설잠을 잔 것처럼 뭔가 개운하지 않았던 경험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주변을 밝게 한 상태에서 잠을 자면 잠도 잘 오지 않을뿐더러 깊게 잠들기 어렵다. 밝은 불빛을 계속 쬐면 잠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멈추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이 적당히 분비되지 않으면 잠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멜라토닌이 활발하게 분비되는 오후 9시부터는 침실을 어둡게 유지해야 한다. 전등을 끄고 향초를 잠시 켜두어도 좋다. 나지막하게 흔들리는 촛불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잠이 오고, 향초의 아로마향이 심신을 편안하게 해 잠이 잘 오도록 돕는다. 단, 잠들기 전 촛불을 끄는 것을 잊지 말길!

2 잠드는 시간 대신 일어나는 시간을 조정한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앞당기는 것보다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는 편이 불규칙한 수면패턴을 바꾸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 우리 몸은 잠드는 시간으로 기상시간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기상시간에 의해 잠드는 시간이 정해지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수면을 촉진하는 멜라토닌은 아침이 가까워질수록 분비량이 줄어들다가 햇빛을 쬐면 급격히 줄어든다. 반대로 낮에 햇볕을 쬐는 동안 만들어진 세로토닌은 밤이 되면 잠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으로 바뀐다. 보통 아침에 일어나 햇빛을 쬐고 15시간이 지난 다음부터 멜라토닌이 다시 분비돼 서서히 졸리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려면 전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 햇빛을 충분히 쐬고 일찍 잠자리에 들면 된다.

3 아침식사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한다
숙면을 취하려면 아침에 달걀이나 두부, 생선, 고기, 치즈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에는 햇빛을 받으면 세로토닌으로 변하는 트립토판이라는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속에 트립토판이 부족해지면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줄어든다. 트립토판은 우리 몸에서 저절로 합성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음식물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4 빛이 잘 통과하는 커튼을 친다
침실을 어둡게 하는 것이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모두 차단하는 커튼은 오히려 숙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매일 아침 창문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받으며 서서히 잠에서 깨어 햇빛을 충분히 쐬어야 밤에 푹 잘 수 있기 때문이다. 커튼을 10cm가량 열고 자거나 레이스 커튼처럼 외부로부터 시야는 가려 주면서도 빛은 잘 통과하는 커튼을 치는 것이 숙면에 효과적이다. 수면안대 역시 집에서 사용한다면 빛을 완벽하게 차단하지 않는 제품이 좋다.

5 저녁식사는 가볍게 한다
아침은 든든하게, 점심은 적당히, 저녁은 부족하다 싶을 정도로 먹는 식습관은 다이어트와 건강뿐 아니라 잠을 푹 자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속에 쌓인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하고 세포를 재생하는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데, 밤늦게 음식을 먹고 잠자리에 들면 위 속에 남아 있는 음식을 소화시키는 데 에너지가 집중돼 몸 속에 쌓인 피로와 독소를 제때에 풀지 못한다. 또한 저녁식사를 적게 하면 아침에 배가 고파서 저절로 일찍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저녁식사는 가볍게 하고, 가능하면 잠들기 3시간 전부터는 금식을 하는 것이 좋다.

6 낮잠은 적당히 잔다
적당한 낮잠은 숙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낮잠은 어느 정도 자는 것이 적당할까? 보통 잠이 들면 서서히 깊은 잠으로 빠져들다가 가장 깊은 잠의 상태를 지나면 꿈을 꾸거나 잠에서 쉽게 깨기 쉬운 렘수면 상태에 들어가 잠에서 깨게 된다. 보통은 잠든 후 15분이 지나면 깊은 잠에 빠져든다. 가장 깊은 잠에 빠져들기 전에 일어나야 개운하게 잠에서 깰 수 있으므로 낮잠 시간은 51분 정도가 적당하며, 졸음이 강하게 밀려오는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에 자는 것이 좋다. 개인마다 낮잠을 자기 좋은 시간대와 적당한 낮잠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시간을 정하기보다 낮잠을 자고 개운하다 싶을 정도의 시간을 기억해두었다가 각자에게 맞는 낮잠 시간을 정하는 것이 좋다.

7 억지로 잠을 청하지 않는다
보통 잠을 잘 잤다는 표현으로 베개에 머리가 닿자마자 잠이 들었다고 이야기하는데, 눕자마자 잠이 드는 것이 건강에는 적신호일 수 있다. 몸에 피로가 누적됐다는 신호일 수도 있고, 잠이 극도로 부족한 상태라는 의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잠자리에 들고 15분에서 20분 사이에 잠드는 것이 정상이다. 반대로 잠을 자면서 꿈을 자주 꾸거나 한밤중에 깬다고 해서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잠자는 동안 보통 4~5번은 꿈을 꾸거나 쉽게 잠에서 깨는 렘수면 상태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잠자리에 누워 억지로 일찍 자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그럴수록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여 수면에 방해가 될 뿐이다. 베개에 머리를 대고 20분 안에 잠들지 못하면 침대에서 일어나서 책을 읽거나 다른 일을 하는 편이 낫다. 야근이 많아 몸과 마음이 긴장된 상태로 침대에 눕는 경우가 많을 때는 긴장을 완화하고 피로회복을 돕는 라벤더 향이 나는 방향제를 침대 옆에 두거나, 라벤더 에센셜 오일을 베개에 떨어드리면 잠드는 데 도움이 된다.

8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린다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잠을 잘 잔다는 말이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사실이다.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을 단련하면 기초대사량이 높아져 에너지 소비가 많아지고 밤이 되면 피로해져서 저절로 잠들게 된다. 우리 몸은 피로하면 졸리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근력운동처럼 무산소운동을 하면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활발해져서 잠을 푹 잘 수 있다. 바른 자세와 몸매, 숙면을 위해서도 나이가 들수록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다. 단, 우리 몸은 오후 9시경에 체온이 가장 높아졌다가 서서히 낮아지면서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므로 9시 이후에는 격렬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체온이 높아지고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잠들기 어려운 상태로 변하기 때문이다.

9 잠들기 전에 스트레칭을 한다
스트레칭이 숙면에 도움을 주는 이유는 몸의 긴장을 푸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근육을 연결하는 힘줄을 충분히 늘리면 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잠자기 쉬운 상태가 된다. 단, 몸에 열이 날 정도로 심하게 스트레칭을 하면 체온이 올라가고 근육이 긴장돼 오히려 잠들기 어려운 상태가 되므로 시원하다 싶을 정도의 강도가 적당하다.

10 잠자는 의식을 행한다
의식이라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다. 스스로 ‘이렇게 하면 잠을 자는 것’이라는 규칙을 정하라는 의미다. 침대에 눕거나 이불을 펴면 곧 잠을 잔다는 명령이 머릿속에 심어져 있으면 잠들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그러므로 평소 침대나 이불에 누워서 TV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TV나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밝은 조명 역시 잠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다.

11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은 카페인처럼 얕은 수면을 취하게 해서 피로를 가중시킨다. 특히 골초인 이들은 잠자는 동안 담배를 피우지 못해 금단현상을 겪어 잠이 깨기도 한다. 독일 베를린의 한 의과대학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장애의 원인이 되는 정신적, 신체적 문제가 없는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흡연자 그룹 가운데 17%가 하루에 6시간 이상 잠을 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28%는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는 비흡연자 그룹에 비해 2배나 높은 수치로,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수면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음을 알 수 있다. 니코틴으로 인해 깊은 잠을 자지 못하면 졸음과 피로 때문에 다시 카페인과 니코틴을 찾게 되고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12 잠자기 직전에는 반신욕을 삼간다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그면 잠이 솔솔 올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잠자는 동안에는 뇌와 몸을 쉬게 하기 위해 모세혈관이 집중된 손끝과 발끝을 통해 열을 발산해 체온을 낮추는데, 반신욕을 하면 체온이 다시 올라가기 때문이다. 높아진 체온이 다시 떨어지기까지 1시간가량이 걸린다. 그렇다고 반신욕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반신욕은 혈액순환을 도와 손발이 차가운 이들에게는 더없이 좋기 때문이다. 반신욕을 하되 잠드는 시간을 고려해 잠자기 2~3시간 전에 반신욕을 마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체온이 너무 낮아도 잠들기가 어렵다. 손발의 혈액순환이 잘 안 돼 손발이 찬 사람들은 족욕이나 반신욕으로 체온을 높이거나 옥침대나 전기담요 등으로 잠자리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 단, 잠자는 동안은 체온이 너무 높으면 숙면에 방해가 되므로 잠들기 직전에 온도를 낮추거나 전원을 끄는 것이 좋으며, 실내 온도는 약간 서늘한 정도가 숙면에 좋다.

13 호흡기를 건강하게 관리한다
코는 수면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 몸은 기본적으로 코로 호흡을 하는데, 코가 막히면 호흡이 힘들어져 잠에서 깨거나 잠든 상태에서 각성이 일어나 얕은 수면을 취하고 수면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반쯤 깬 상태에서 자는 것과 마찬가지므로 자고 일어나도 늘 피곤하고, 집중력도 떨어지며, 코골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거나 코와 기도 등에 이상이 있어 만성적으로 코가 막히는 경우 낮 시간에 졸거나 코를 고는 증상이 정상적인 경우에 비해 2.4배나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코 막힘이 반복되면 잠을 자는 동안 일시적으로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수면무호흡증후군을 앓으면 뇌와 체내에 산소가 부족해지는 저산소증이 나타나며 이로 인해 뇌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은 4배, 심장병에 걸릴 확률도 3배나 높아진다. 그 밖에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14 자기 전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술을 마시면 잠이 오는 이유는 알코올이 마취약 같은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몸 안에서 알코올이 서서히 분해되기 시작하면 마취가 풀리면서 잠이 깨게 된다. 술을 마신 다음 날 오히려 일찍 잠에서 깨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알코올의 각성작용에 의해 잠이 깼을 뿐 잠을 충분히 잔 것은 아니다. 자기 전에 술을 마시면 잠들기는 수월하지만 얕은 잠을 자게 되고, 술의 이뇨작용 때문에 중간에 자주 깨며, 일찍 잠에서 깨 피로가 쌓이게 된다. 그렇다고 술을 무조건 마시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적당한 양의 술은 긴장을 완화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알코올이 분해되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오후 6시경 저녁식사를 하면서 약간의 술을 곁들이는 건 수면에 크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

15 그날의 잠은 그날에 푼다
잠을 적게 자면 잠을 빚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맞는 말이다. 잠을 적게 잔 다음 날 잠을 몰아서 자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주중에 부족했던 잠을 부채처럼 주말에 한꺼번에 청산하거나 저축을 하듯이 주말에 미리 몰아 잔다고 해서 부족한 잠이 보충되는 것은 아니다. 주말에 늦잠을 자거나 종일 잠을 자면 오히려 생체리듬이 깨져 수면패턴이 불안정해질 수 있으므로 주말 아침에도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좋다. 주말에 하루 종일 잠을 자지 않으면 도저히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면 그만큼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신호이므로 평소에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편이 낫다. 오늘 풀 피로와 잘 잠을 내일로 미루지 말길!

16 적당히 뒤척이며 잔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처럼 천장을 바라보고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자는 것이 바른 자세라고 생각하지만 몸을 적당히 뒤척이면서 자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정자세로 누운 상태로 몇 시간씩 잠을 자면 몸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저리거나 쑤시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자세에서는 혀가 아래로 내려가 기도를 좁게 만들기 때문에 코를 골거나 수면무호흡증후군을 앓는 경우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증상을 완화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 베개와 침대, 이불이 지나치게 푹신하면 자는 동안 자연스럽게 뒤척이는 것을 방해해 깊은 잠을 청하는 데 방해가 된다. 베개는 적당히 폭신하면서도 단단한 것이 좋으며 높이는 베개에 누웠을 때 목의 각도가 15도 가까이 되는 정도가 알맞다.

17 카페인이 든 음료 섭취를 줄인다
몸이 피곤하거나 졸리면 습관처럼 커피를 마시는데 결과적으로는 피로만 더 가중시킬 뿐이다. 우리 몸은 피로하면 잠을 자도록 되어 있는데, 커피나 음료 속의 카페인이 뇌가 피로를 느끼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때문이다. 카페인은 깊은 수면을 방해해 수면의 질도 떨어뜨린다. 실제로 실험을 통해 카페인을 200mg 섭취하면 자는 동안 여러 번 잠이 깨고, 300mg을 섭취하면 잠든 지 3시간 만에 잠이 깬다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 가끔 커피를 마셔도 잠을 잘 잔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카페인에 내성이 생긴 것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몸에 피로가 겹겹이 쌓여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카페인 음료 대신 아로마 효과가 있는 따뜻한 허브티를 마시면 몸속을 따뜻하게 하고 마음의 긴장을 푸는 데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