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이 남다르거나 체형 때문에 기성 제품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맞춤 쇼핑이 제격이다. 아나운서부터 세트 스타일리스트까지 취향 까다롭기로 소문난 네 명의 여자와 함께 맞춤 쇼핑에 나섰다

맞춤 셔츠 | 오청민(패션 블로거)

소마 미술관에서 근무하는 오청민은 패션 블로그(boawithme.blog.me)를 운영하고 있는 블로거다. 작품에 대한 설명 및 전시 운영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패션 아이템은 셔츠. 단정한 셔츠는 활동적이면서도 적당히 격식을 차릴 수 있으며, 신뢰감과 호감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쉬는 날에도 셔츠를 즐겨 입어요. 옷장에서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옷이 셔츠일 정도로 셔츠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죠.” 셔츠 마니아인 그녀에게도 고민은 있다. 표준 XS 사이즈도 커 보이는 작고 마른 체형 때문에 몸에 꼭 맞는 셔츠를 찾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남성 셔츠 맞춤 전문점에 대해 알게 되었고, 맞춤 셔츠를 입게 되었다고 한다. 흰색 옥스퍼드 셔츠를 맞추기 위해 그녀는 ‘새빌로우(Savilow)’로 향했다. 새빌로우는 2008년 광화문 근처에 문을 연 맞춤 셔츠 전문점으로, 완성도 높은 맞춤 셔츠로 정평이 난 곳이다. 우리는 최근 새롭게 오픈한 새빌로우의 세 번째 매장인 논현점을 찾았다. 런던의 고급 수제 양복점이 늘어서 있는 새빌로 거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매장 내부는 맞춤을 진행하는 공간과 제작하는 작업실의 경계가 없었다. 오청민은 매장 내부에 걸려 있는 샘플과 원단을 살핀 다음, 새빌로우의 최호성 대표와 대화를 이어나갔다.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화이트 셔츠를 맞추고 싶어요. 아메리칸 클래식 룩에 어울리는 옥스퍼드 면 원단의 기본 셔츠면 좋을 것 같아요.” 원단을 고르면 줄자를 이용해 정확한 사이즈를 잰다. 목둘레, 어깨너비, 가슴둘레, 손목둘레, 소매길이 등을 측정하고, 셔츠 모양이 그려진 주문서에 사이즈를 기록한다. 그 다음은 셔츠 디자인을 고르는 단계. 셔츠의 칼라 모양과 단추의 디자인은 물론 커프스 모양을 선택할 수 있다. 그녀는 평소 자주 입는 치노 팬츠나 청바지에 잘 어울리는 기본 디자인을 선택했다. 주머니 장식은 없애고, 커프스 끝은 살짝 둥그런 것을 주문했다. 보통 3~4일 정도 후면 맞춤 셔츠가 완성된다. 가격은 대부분 7~10만원대 사이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63번지 1층 문의 02-547-6248

1 동그란 칼라 장식의 면 소재 체크 셔츠는 8만5천원. 2 데님 소재 줄무늬 셔츠는 10만9천원. 3 다양한 디자인의 칼라와 커프스 모양 샘플들. 4 매장에서 셔츠 원단 샘플을 직접 고를 수 있다. 5 코듀로이 소재 도트 프린트 셔츠는 10만9천원.

1 동그란 칼라 장식의 면 소재 체크 셔츠는 8만5천원. 2 데님 소재 줄무늬 셔츠는 10만9천원. 3 다양한 디자인의 칼라와 커프스 모양 샘플들. 4 매장에서 셔츠 원단 샘플을 직접 고를 수 있다. 5 코듀로이 소재 도트 프린트 셔츠는 10만9천원.

맞춤 코트 | 김민선(세트 스타일리스트)

패션 화보와 광고를 더욱 멋지게 만드는 세트를 짓는 ‘트레비소’의 대표 김민선. 직업의 특성상 스커트보다 팬츠를 즐겨 입으며, 남성적인 실루엣의 의상을 선호한다. “활동하기 편한 오버사이즈 실루엣 의상을 즐겨 입죠. 제일 많이 가지고 있는 패션 아이템은 실크 셔츠와 와이드 팬츠, 남성적인 테일러드 재킷이고요.” 일부러 한 사이즈 큰 옷을 사 입는 그녀가 맞춤복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적당히 여성미를 가미한 매니시 스타일을 기성복에서 찾지 못해서였다고. “기성복은 어딘지 모르게 부족한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직접 원하는 디자인을 맞춰 입기 시작했죠.” 겨울을 앞두고, 그녀가 캐시미어 소재의 코트를 맞추기 위해 찾아간 곳은 ‘제이백 쿠튀르(Jaybaek Couture)’. 한남동에 비밀스럽게 자리 잡은 디자이너 백지훈의 아틀리에다. 그는 친구들의 옷을 만들어주다 본격적으로 쇼룸을 연 숨은 실력파 디자이너다. 맞춤이 진행되는 쇼룸에는 디자이너의 취향이 드러나는 옷과 인테리어 소품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맞춤 서비스는 쇼룸 한편에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됐다. “질 좋은 캐시미어 코트를 만들고 싶어요. 단 유행을 많이 타지 않는 클래식한 디자인으로요.” 김민선은 자신이 원하는 코트의 기준을 조목조목 나열하며 백지훈 실장과 의견을 조율해나갔다. 먼저 원단을 고르기로 했다. “코트는 소재가 가장 중요해요. 보드라운 촉감에 보온성까지 갖춘 캐시미어를 추천합니다. 캐시미어와 울이 적당히 섞인 소재가 좋을 것 같네요.” 김민선은 그의 조언을 참고해 회색빛이 감도는 브라운 계열의 울 소재를 골랐다. 디자인은 여성스러운 느낌을 강조한 A라인에 무릎 아래까지 오는 것으로 정했다. 불필요한 장식은 최대한 덜어내고, 벨트를 추가해 실용적인 느낌을 더했다. 소재와 디자인을 선택하고 나면 사이즈를 잰다. 50% 정도 완성됐을 때 1차 피팅을, 80% 완성됐을 때 2차 피팅을 하면 완벽한 맞춤 코트가 탄생한다. 주문 후 제작 기간은 약 3주이며, 비용은 디자인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백만원대 중반이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독서당로 20길 1-12 1층 문의 070-8744-8200

1 정확한 재단을 위해 사이즈를 재는 모습. 2 캐시미어 소재 코트는 1백만원대 중반. 3 사이즈와디자인을 꼼꼼히 적는다. 4 테일러드 슈트 재킷은 50만원대 초반. 5 백지훈 실장이 직접 디자인한 다양한 샘플 의상들.

1 정확한 재단을 위해 사이즈를 재는 모습. 2 캐시미어 소재 코트는 1백만원대 중반. 3 사이즈와디자인을 꼼꼼히 적는다. 4 테일러드 슈트 재킷은 50만원대 초반. 5 백지훈 실장이 직접 디자인한 다양한 샘플 의상들.

맞춤 의상으로 소문난 두 곳

<style=”font-size:14px”>KUD 옷 잘 입는 남자들의 아지트로 통하는 커드는 고급스러운 슈트부터 캐주얼한 의상까지 다양하게 선보이는 남성 편집매장이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커드에서 바잉한 브랜드의 제품을 오더메이드 형식으로 선보인다는 것이다. 김서룡 컬렉션, 모데라토 수트, 엉쁠렌뉘, 노케제이, 최정인 등 의상과 슈즈 브랜드에서 자신의 몸에 꼭 맞는 맞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맞춤과 기성복이 공존하는 커드에서 맞춤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사전 예약은 필수다. 문의 02-3443-9406

<style=”font-size:14px”>TAILORABLE 테일러블은 남성 맞춤 슈트 전문 매장이지만,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남자친구나 남편과 함께 매장에 들렀다가 옷을 맞추는 여자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배우 강혜정이 슈트를 맞추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원하는 디자인을 제안하면 3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6인의 전문 재단사가 슈트를 만든다. 슈트 한 벌을 만드는 데 걸리는 기간은 3주~1달. 고객의 사이즈를 잰 후 피팅 준비, 사이즈 수정, 체형 보정 등의 과정을 거친다. 가격은 슈트 한 벌에 60~1백50만원대. 문의 070-7651-7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