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앞서 가서 범접하기 어려운 트렌드는 있으나마나다.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그래서 더 친근한 뷰티 트렌드를 뉴욕과 런던 컬렌션 중에 찾았다.

1 세포라에서 발견한 네일의 신세계
뉴욕에 가면 빠뜨리지 않고 들르는 곳이 세포라 매장이지만 이번에는 특히 네일 코너에 집중했다.네일 코너에 들어섰을 때 눈길을 사로잡은 건 네일 동영상을 보며 네일 아트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전용 공간과, 손가락이 그려진 투명한 비닐에 원하는 네일 에나멜을 발라 손톱 위에 올려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한 네일 시트였다. 바르고 지우는 과정이 생략되니 순식간에 여러 가지 컬러를 테스트해볼 수 있었다. 하나에 2만원가량 하는 진순 최와 마크 제이콥스의 네일 에나멜을 10개나 산 걸 보면 성공한 마케팅 전략임에 틀림없다.

2 얼루어 뷰티 라운지 뉴욕 컬렉션의 중심인 링컨 센터와 마주한 엠파이어 호텔 1층에서 반가운 공간을 발견했다. 바로 미국판 <얼루어>에서 패션위크 기간 동안 운영하는 뷰티 라운지가 그것! 메이블린 뉴욕과 함께 운영하는 라운지에서는 메이크업 수정 서비스는 물론 헤어 스타일링과 네일 컬러링 서비스까지 제공해 문을 열기 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3 웨이브 스타일링 노하우 뉴욕 컬렉션 백스테이지에서 발견한 2014 봄/여름 트렌드의 주요 키워드는 ‘Natural & Fresh’! 해변을 거니는 LA의 소녀들처럼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이 주를 이뤘다. 덕분에 자연스러운 웨이브를 연출하는 다양한 노하우를 접할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나네트 레포르 백스테이지에서 접한 방법이 신선했다. 먼저, 모발 전체에 볼륨 무스를 바른 다음 드라이기로 뜨거운 바람을 쏘여 모발의 질감을 자연스럽게 살린다. 그러고 나서 모발을 몇 가닥씩 나눠 동그랗게 꼬아서 머리끈으로 고정하고, 몇 분 뒤에 묶었던 머리끈을 풀면 자연스러운 컬이 만들어진다.

4 칫솔의 재발견 알렉산더 왕 백스테이지에서 처음 칫솔을 발견했을 때는 스태프 누군가의 것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메이크업 아티스트 다이앤 켄덜이 칫솔을 집더니 모델의 눈썹을 빗는 게 아닌가. 스크루 브러시 대신 투박해 보이는 천연모 칫솔을 사용하는 이유를 묻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모가 빳빳하고 단단해서 눈썹결을 가지런하게 정돈할 수 있어요. 눈썹에 바른 아이브로 섀도가 지워질 염려도 없고요.” 이날 이후로도 수많은 백스테이지에서 같은 칫솔을 여러 번 목격했다.

5 미리 만나본 2014 봄/여름 신제품들
세계적인 뷰티 브랜드들이 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자해 백스테이지를 후원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다음 해에 선보일 신제품을 미리 시연하는 자리기 때문이다. 덕분에 라벨도 붙이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제품을 가장 먼저 볼 수 있었다. 특히 나네트 레포르 쇼의 백스테이지에서 선보인 맥의 빨간색 벨벳 립펜슬과 로다테 쇼의 백스테이지에서 발견한 나스의 분홍색 스틱형 블러셔인 멀티플은 당장이라도 발라보고 싶었다. 웰라와 트레제메, 레드켄 등 헤어 브랜드의 새로운 헤어 스타일링 제품도 눈에 띄었다.

6 에디터의 뷰티 쇼핑 리스트 아직 개봉도 안 한 신상 화장품이 방 한가득 있지만 좋은 걸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걸 어쩌나. 뉴욕에서 구입한 뷰티 아이템은 바로 이거다.
1,2,3 비타민이 함유된 화이트닝 치약. 천연모로 만든 샤워 브러시와 칫솔. 모두 홀푸드마켓. 4,5 레몬과 바질 향이 나는 샤워 오일과 배스 솔트 스푼. 모두 사봉. 6 콩 오일과 티트리 오일이 들어 있는 친환경 네일 리무버. 홀푸드마켓

7 디톡스 주스에 열광 뉴욕에서 디톡스 주스가 인기라는 소식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뜨거울 줄이야. 소호와 첼시 등 패션 피플들이 모이는 거리 곳곳에 디톡스 주스 브랜드의 대형 광고판이 걸려 있고, 다양한 브랜드의 디톡스 주스가 선보인 백스테이지 케이터링 코너는 디톡스 주스 브랜드들의 포로모션 현장을 방불케 했다. 대형 마켓에도 디톡스 주스 코너가 병맥주 코너만큼이나 넓은 공간을 차지할 정도였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그리도 인기인지 궁금해서 고춧가루 같은 카옌페퍼가 들어 있는 레몬 디톡스 주스를 마셔봤는데 과일주스의 달콤한 맛과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이런 주스 한 통을 벌컥벌컥 마시는 모델들에게 저절로 존경심이 들었다. 역시 모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