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배우들이 연극무대로 향하고 있다

이 대세남들이 선택한 것은 뮤지컬 무대다. 의 주원과 의 박형식.

스타의 뮤지컬 진출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던 때가 있었다. 무대 경험이 전무할 때면, 우려는 더욱 커졌다. 몇몇을 제외하면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솔직히 다음에 가까웠다. ‘뮤지컬은 아무나 하나’.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무대 공연의 위상 자체도 올라갔을 뿐 아니라, 인기 절정에서 다시 무대로 돌아가는 스타들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더 이상 뮤지컬은 차선이나 대안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스타가 바로 주원이다. 2007년 뮤지컬로 데뷔한 이후 <그리스>,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에 출연한 주원은 드라마 <굿 닥터> 종영 직후 뮤지컬 <고스트>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한 이 뮤지컬을 그는 1년 가까운 시간을 준비했다. 음악감독 박칼린은 심지어 주원이 인기 배우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오디션 심사에 임했다고 한다. 주원의 소속사는 11월 24일부터 내년 6월까지 펼쳐질 <고스트> 무대를 위해 <1박 2일>에서도 하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제야 발굴된 ‘아기병사’ 박형식도 정신없이 바쁜 스케줄 중에도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의 주연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샤이니의 키, 엄기준, 한지상 등 총 4명의 클라이드가 펼치는 50여 회의 공연 횟수 중 10번을 채웠으니 이름만 올린 것은 아닌 셈이다. 이미 박형식 은 2011년 <늑대의 유혹>으로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이후 <광화문 연가> 등에도 출연한 바 있다. 그는 <보니 앤 클라이드>의 제작발표회에서 “그동안 했던 것처럼 공연을 할 뿐인데 단독 인터뷰도 하고, 방송 출연도 하는 게 신기하다”는 귀여운 소감을 남겼다.
지난해 <신사의 품격> 출연으로 인지도가 한창 올라갔을 무렵,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의 출연을 느닷없이 결정했던 ‘준수 아빠’ 이종혁은 올해도 <벽을 뚫는 남자>의 무대에 오른다. 이종혁의 두 번째 <벽을 뚫는 남자>는 11월 13일부터 내년 1월 2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비스트의 양요섭도 2011년 <광화문 연가>에 이은 두 번째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의 출연을 결심한 상태다. 10월 29일 개막을 앞둔 공연을 위해 그는 비스트 스케줄을 조정하며 공연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잘나가는 이들이 다시 무대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스타들의 뮤지컬 출연료가 기존 배우들에 비해 평균 1.5배가량 높다고 해도, 최소 한 달은 일정의 대부분을 연습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 무대에 오르는 위험부담을 고려하면 금전적 이득만을 이유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사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캐릭터와 무대가 가진 그 자체의 매력 때문이다. 주원은 ‘무대에 처음 오른 스무 살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박형식은 ‘2시간 이상 생방송처럼 해내야 하는 무대의 긴장감과 짜릿함 때문에’ 다시 무대를 선택했다.
무대에 오르는 스타들의 진심이나 이유와 상관없는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보니 앤 클라이드>에 출연 중인 키는 샤이니의 컴백 스케줄 조절로 인해 예정되어 있던 공연 회차를 변경하고, 공연을 신설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스타와 무대가 위태로우면서도 접점을 끊임없이 찾아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둘이 사이좋게 공존 할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