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도시와 함께 자란다. 여전히 관광객보다는 동네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서울의 시장을 찾았다. 삼십 년을 넘긴 오래된 식당을 하나쯤은 품고 있는 일곱 개의 시장에는 익숙하고 그리운 맛과 풍경이 있었다.

서울 서북부 지역에 자리한 연서시장과 불광시장은 주민들과 북한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서울 서북부를 대표하는 먹자골목이 있었던 불광시장에는 오래된 식당이 유독 많다.


불광시장, 연서시장


3호선 끝자락에 자리한 탓에 멀게만 느껴지는 불광동. 91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서울 서북부를 대표하는 먹자골목이 불광동에 있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까? 잠시 그 위세가 주춤했던 불광동 먹자골목은, 최근 카페와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며 부활하고 있다. 그리고 불광동을 대표하는 시장이 두 곳 있으니 바로 불광시장과 연서시장이다. 불광역에 자리한 불광시장은 의류를 주로 판매하는 제일시장, 먹거리와 식품을 파는 대조시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도를 정비해 길게 시장 길목이 형성된 것이 특징인데, 서울 서북부에서 가장 큰 시장이었던 불광시장을 35년째 지키고 있는 대표 식당이 있으니 바로 ‘삼오순대국’이다. 머릿고기, 돼지 곱창 등 푸짐한 양의 고기와 맑은 국물에 들깨를 잔뜩 뿌려 고소하고 진한 맛을 자랑한다. 얼큰하고 개운한 순댓국을 선호한다면 아쉬울 수도 있는 맛이지만 점심이고, 저녁이고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어느 시장에나 튀김집이야 하나쯤 있지만, 깔끔하게 튀긴 다양한 종류의 튀김을 맛볼 수 있는 ‘유명한 튀김’은 유독 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게다. 특히 대하를 통째로 튀겨 새우 머리까지 오독오독 씹어 먹는 왕새우튀김이 발길을 멈춰 세운다. 길을 건너 NC 쇼핑몰 방향으로 향하다 보면 눈길을 사로잡는 트럭 한 대가 서있다. 연두색, 흰색, 알록달록한 만두와 찐빵을 가득 실은 이 트럭의 연두색 만두와 찐빵은 뽕잎으로 색을 낸 것. 3천원이면 왕만두 5개를 손에 들고 갈 수 있다. 불광시장과 별도로 형성되어 있는 먹자골목은 식당과 술집으로 가득하다
연서시장은 불광역과 한 정거장 거리인 연신내역과 가깝다. 북한산 등산로와 가까워 이른 아침 시간이나 주말에도 사람들로 북적대는 것이 특징이다. ‘작은 광장시장’이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게 족발, 닭발, 각종 전을 앉아서 먹고 갈 수 있는 작은 식당이 밀집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3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옥이네 김밥’은 일찍 산에 오르는 등산객들이 자주 찾는 가게 중 하나. 두 자매와 어머니가 함께 김밥을 말아내는 곳으로, 김밥 한 줄을 시키면 보리차, 김치, 어묵 국물이 함께 따라 나온다. 이쯤되면 1천5백원이라는 가격이 민망할 지경이다. 여러 번 방송을 타기도한 반찬가게 ‘보글 보글’도 연서시장의 명물이니 ‘집밥’이 그리운 싱글이라면 발길을 멈춰볼 만하다. 단순한 밑반찬뿐 아니라 ‘동태찌개’, ‘순두부찌개’, ‘닭도리탕’ 등 두고두고 먹으면 좋을 찌개 거리를 깔끔하게 포장해 1~2인분 기준 3~4천원의 가격에 판매한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매장 바로 옆의 주방에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만들어 판매하는 모습이 믿음직스럽다. 50년 가까운 연서시장과 역사를 함께한 국밥 명물집 ‘연서순대국’에 들르는 것도 잊지 말길.


강남과 강북의 경계에 자리한 금호동과 성수동은 현재 개발이 한창이다. 아파트와 대형마트의 틈새에 시간이 멈춘 듯한 두 개의 시장인 뚝도시장과 금남시장.


뚝도시장, 금남시장


강남과 강북의 경계에 자리한 성동구는 개발의 중심에 선 동네 중 하나다. 지금은 무려 4개의 지하철 노선이 만나는 왕십리 일대를 비롯해 동호대교와 성수대교를 중심으로 변모 중인 성동구에는 축산물 시장인 마장동시장, 재래시장인 뚝도시장과 금남시장 등이 시장의 명맥을 잇고 있다. 성수역과 가까운 뚝도시장은 한때 남대문, 동대문 시장에 이어 서울의 3대 시장 중 하나로 꼽혔을 정도로 화려한 과거를 자랑하는 시장이다. 한때 번성했던 오래된 시장의 역사는 ‘뚝도’라는 이름에서도 짐작 가능하다. 지금은 ‘뚝섬’이라 불리는 서울숲 주변 동네를 가리키는 옛날 말인 ‘뚝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뚝도시장은 본디 고추와 마늘의 상거래가 활발히 이뤄졌던 곳이다. 지금도 시장 한복판에 자리 잡은 ‘삼오 기름고추 가게’를 비롯한 몇몇 가게에서 그때의 영광을 찾을 수 있다. 2004년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간판을 정비했지만 근처의 대형 마트 때문인지 도무지 활기를 찾기 힘든 뚝도시장의 길목은 저녁 즈음 기운을 차린다. 저렴한 가격에 토속적인 안주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노가리조림으로 유명한 ‘불난 집’, 코다리찜 전문점인 ‘미정이네’, 그리고 8천원에 둘이 먹어도 충분한 양의 곱창을 내주는 ‘영수분식’이 대표적이다. 식당은 허름하지만 음식만은 놀랍도록 깔끔하다.
한편 금호역과 가까운 금남시장은 뚝도시장보다 한층 활기차다. 금호동 삼거리에 자리를 잡아 주민들의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금남 시장은 60년 넘는 세월을 자랑한다. 그만큼 오래된 가게도 많다. 1966년 문을 연 ‘골목냉면’은 시원한 해물육수가 특징이다. 부산의 한 특급호텔에 레시피를 공급하고 있을 정도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인상 좋은 사장님이 2대째 가게를 잇고 있다. ‘골목냉면’만큼 오래된 또 다른 식당이 하나 있으니 바로 ‘원조 손칼국수’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마주 하게 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밀가루반죽이 빚어낸 투박한 면의 맛과 생김새, 그리고 진한 국물은 자꾸만 ‘맛있다! ’를 외치게 한다. 몇 년 전, 금호동 일대가 재개발되며 재래시장을 주로 이용하던 주민들이 금호동을 떠나거나 새 아파트에 입주해 아파트 상가를 이용하게 되면서 예전의 금남 시장보다는 상권이 많이 죽었다는 것이 상인들의 말이다. 하지만 오래된 가게들만큼이나 새로이 손님을 끄는 음식점이 계속 생기고 있다는 것은 금남시장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우동전문점이지만 칼국수와 잔치국수는 물론 메밀국수 등 다채로운 면요리를 3~5천원 가격에 맛볼 수 있는 ‘미우동’, 도톰한 패티나 그럴싸한 소스는 없지만 집에서 만든 것 같은 깔끔한 재료가 입맛을 돋우는 수제버거 전문점 ‘버거번스’처럼 말이다.


일제강점기 때 생겨난 통인시장은 기름떡볶이, 도시락 카페 등 오래된 주전부리와 새로운 명물을 한데 품고 있다. 가장 현대화된 서울형 전통시장을 보고 싶다면 통인시장으로 향할 것.


통인시장


광장시장, 남대문시장, 그리고 동대문시장까지. 소위 ‘사대문’ 안의 시장들은 관광명소화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통인시장은 조금 다르다. 서울에서 가장 유서 깊은 장소 중 하나인 경복궁역에 자리 잡은 통인시장은, 여전히 주민들의 생활에 밀착해 있으면서도 색다른 볼거리가 넘친다. 통인시장의 역사는 일제강점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1년, 효자동 일대에 거주하던 일본인을 위해 설립된 공설시장이었던 것. 하지만 6.25 전쟁 이후 서촌지역의 인구가 늘어나면서 차츰차츰 거주민들을 위한 재래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점포 개수가 70개 남짓한 자그마한 시장이지만, 반찬가게와 식당을 비롯해 과일가게, 채소가게, 옷가게, 목공방 등 다채로운 가게가 들어서 있는 통인시장은 시에서 공인한 ‘서울형 전통시장’이기도 하다. 경복궁 일대와 가까워 개발이 제한된 덕에 시간이 느긋하게 흐르는 서촌과, 이 오래된 시장은 아주 잘 어울리는 구석이 있다. 서촌이 한옥과, 한옥 거리의 매력을 알아챈 예술가들과 사업체들에게 각광받으면서 통인시장 역시 2011년 변신을 감행했다. 예술 전공 학생들과 함께 거리미술관을 조성한 것. 오래된 수선집의 문은 단추와 천으로 꾸미고, 건어물집에는 오징어 인형을 매다는 등 특징에 맞게 꾸민 가게들의 모습을 살피는 재미가 은근히 쏠쏠하다. 오래된 시장인 만큼 주전부리할 것도 많다. 우선 꼭 맛봐야 할 것이 통인시장의 명물인 기름떡볶이다. 국물 없이 먹는 기름떡볶이의 식감은 말랑한 떡볶이보다는 구운 가래떡의 쫄깃함에 가깝다. 떡에 잔뜩 달라붙은 고춧가루 때문에 매워 보이지만 딱 상쾌할 정도만 입안에 매운맛이 남고, 기름져 보이는 생김새와 달리 오히려 담백하다. 떡볶이떡에 얇게 돼지갈비를 둘러 감은 귀여운 떡갈비를 맛볼 수 있는 ‘서촌국수’도 잊지말 것. 쾌활한 사장님 덕분에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다. 시장 내에 카페처럼 꾸며놓은 사찰음식전문점 ‘곽가네 음식’도 통인시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가게다. 월남쌈과 견과류 탕 등 건강한 반찬들을 판매하는데,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가게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다.
하지만 뭐니 해도 변화 중인 통인시장의 가장 큰 명소는 도시락 카페다. 시장 가운데에 설치된 통인시장 고객만족센터 건물 2층의 카페에서 엽전을 구매해 도시락카페와 제휴를 맺은 십여 군데의 반찬 가게에서 먹고 싶은 반찬을 구입한 후 도시락통에 담아 오면 된다. 가격은 각기 다른데 동그랑땡과 계란말이는 2~3개에 5백원, 나물 한줌 5백원, 장조림은 1천원인 식이다. 밥과 국은 카페에서 2천원에 구매해 먹으면 된다. 언뜻 번거롭게 느껴지지만 반찬가게들마다 개성이 있어 입맛에 가장 잘 맞는 가게의 반찬으로 도시락을 꾸미는 재미가 있다. 시장을 구경한 후에는 서촌을 천천히 둘러보며 걷는 것도 잊지 말 것. 이곳에서는 한껏 느긋해져도 좋으니까.


구로공단 노동자들의 거주지였던 가리봉동의 거리는 지금 조선족과 화교들로 가득하다. 가리봉시장은 찹쌀 탕수육과 양꼬치, 중국의 길거리 음식을 완전한 현지식으로 먹을 수 있는 전국에서 거의 유일한 시장이다.


가리봉시장


‘가리봉역’이라는 이름의 1호선 역이 있었던 사실을 기억하는지? 지금은 ‘가산디지털단지역’으로 이름을 바꾼 구로구 가리봉동에도 차이나타운이 있다. 짜장면의 원조라 불리는 ‘공화춘’이 있는 동인천역의 차이나타운이나 현지화한 화교들의 음식점이 몰려 있는 연남동 차이나타운과는 완전히 다른 진짜 차이나타운 말이다. 가리봉동의 화교들은 여전히 한글보다는 중국어가 훨씬 능숙하다.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어 ‘연변거리’라고도 불리는 가리봉시장 일대는 그래서 좀 낯설다. 한자 가득한 간판, ‘비자대행’, ‘출입국대행’이라는 낯선 표제들이 약간의 불안감을 부추기지만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꼭 한번 방문해야 할 재미가 있는 시장이 바로 가리봉시장이다. 남구로역 3번 출구를 따라 내려와 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길거리 음식이 눈길을 끈다. 꽈배기를 닮은 미화, 기다란 봉처럼 생긴 요우이타오, 야채찐빵 등의 가격은 1개에 1천원 정도. 식당메뉴도 생소하다. 감자떡과 비슷한 벤세는 그렇다쳐도, 생오리알과 명태순대는 맛도 짐작되지 않는다. 고기도 세심하게 부위별로 판매하는데, 대만과 중국 일부 지역 사람들이 영화관에서 팝콘처럼 먹는다는 오리혀를 맛볼 수 있는 곳도 이곳이다(오리혀는 심지어 양조위도 즐겨 먹는다고 한다!) 주민의 절반이 조선족과 중국인인 만큼, 현지화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요리들이 많으니 너무 낯선 음식보다는 어느 정도 친숙한 음식에 도전하도록 하자. 마침 가리봉시장에는 터줏대감 같은 식당 두 곳이 있다. 양꼬치구이 전문점인 ‘금단양꼬치’는 우리에게 익숙한 양고기나 갈비 외에도 소삼겹살 등 낯선 메뉴가 메뉴판에 가득하다. 보통 한 종류의 양념만 주는 시내의 양꼬치집과 달리 쯔란이라 불리는 향신료와 고춧가루 등 곁들일 양념의 종류도 다양하고, 꼬치에 꽂아 구워 먹을 수 있는 통마늘도 함께 나온다. 중국음식 마니아들에게는 교과서와도 같은 만화, <차이니즈 봉봉클럽>에도 등장한 ‘삼팔교자관’은 찹쌀탕수육과 가지볶음으로 이름난 곳이다. 다른 식당보다 깔끔한 내부와 외지 사람들도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분위기지만, 시장 전체에 취객이 많고 밤에는 위험할 수 있으므로 너무 늦은 시각에는 찾지 않는 것이 좋겠다.
산업화 시절, 구로공단 노동자들의 거주지였던 가리봉동은 산업단지의 이전과 함께 차츰 빈 집이 늘어나게 됐다고 한다. 때마침 1992년 한•중 수교가 체결되면서 가리봉동의 빈 터를 중국 사람들과 조선족 동포들이 채우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가리봉동 역시 재개발을 앞둔 상태다. 2015년 예정인 재개발이 시작되면, ‘첨단동’으로 행정명도 바뀔 예정이다. ‘삼팔교자관’ 역시 인근의 오피스텔촌으로 이전을 앞두고 있으며, 이미 대림역 주변에는 제2의 연변거리가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이 빈 공간을 다음에는 누가 채울까?


화재 사고를 딛고 일어난 신천 새마을시장은 인근 주민들의 생활과 밀착되어 있다. 만두와 떡볶이, 닭강정, 냉면, 두부, 치킨 등 온갖 먹거리와 깔끔하게 진열된 식료품을 구할 수 있는 곳이다.


신천 새마을시장


1970년대 초반, 잠실이 개발되면서 차츰 상권이 생겨난 것으로 알려진 신천 새마을시장. 이 재래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해도 물가 높은 강남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일 거다. 5천원짜리 닭강정 한 상자면 두 사람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
으니까! 재래시장치고 보기 드물게 길이 넓고 가게들이 정비되어 있는 것도 특징인데 2006년 2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고시원 화재 사건 이후, 새로이 정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마음 아픈 사고가 있었지만, 다양한 상권의 이점을 가지고 있는 시장은 갈수록 동네 시장의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아파트촌과 석촌호수, 잠실 한강공원과도 가깝고, 유흥가인 신천역의 먹자골목과도 인접해 있으며, 잠실야구장과도 가깝다. 실제로 최근, 경기가 있는 날이면 닭강정을 사러 신천 새마을시장을 찾는 잠실야구장 방문객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유독 닭강정집이 많은 새마을시장 내의 여러 점포 중에서도 깻잎을 함께 튀겨 달콤하고 고소한 ‘깻잎 닭강정’이 특히 유명하다. 시장에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분식집이 유독 많은데, 독특한 새우만두로 유명세를 탄 만두집 ‘파오파오’도 시장을 대표하는 명물이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파오파오’는 새우만두뿐 아니라 왕만두, 옥수수 술빵도 판매하지만 역시 가장 인기 높은 것은 새우만두다. 간 새우를 넣어 만든 만두소가 밖으로 나와 있는 독특한 생김새로, 꽁꽁 뭉쳐진 만두소와 얇고 투명한 만두피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자랑이다. ‘자비 없이’ 매운 냉면맛으로 유명한 ‘해주냉면’ 역시 첫 시작은 새마을시장 내의 포장마차냉면집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년 넘는 전통의 ‘초당두부집’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중 하나다. 페트병에 넣어 판매하는 두부 간수도 인기인데, 직접 만든 따뜻하고 고소한 하얀 두부의 맛은 결코 물리지 않는다. 낮에는 낮의 활기가, 밤에는 또 그만의 활기가 흘러 넘치는 시장이 지금, 서울에 있다


이 시장에 간다면

서울을 대표하는 대규모 시장들의 바로 그 먹거리.
공덕시장 1990년대 초반 형성된 족발 거리의 원조는 ‘소문난집’과 ‘마포오향족발’과 한방족발인 ‘궁중족발’이었다고 한다. 다양한 전 종류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전집은 저렴한 가격에 막걸리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광장시장 서울의 중심, 종로 한복판에 자리 잡은 광장시장의 역사는 무려 107년으로 한 세기를 가뿐히 뛰어넘는다. 1905년 대한제국 한성부의 개설허가를 받아 탄생한 오랜 역사의 시장이다. 마약김밥, 육회, 그리고 직접 맷돌로 녹두를 갈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특히나 인기만점인 빈대떡이 바로 광장시장의 최고인기 메뉴다.
신당 중앙시장 신당동 하면 흔히 떡볶이를 떠올리지만 신당 중앙시장에서 유명한 것은 의외로 보리밥과 국수다. 보리밥 골목이 간판을 달고 작게 형성되어 있는데 보리밥과 함께 된장, 쌈채소를 곁들인 간단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다. 황학동 풍물시장과 연결되는 길목에는 곱창집도 밀집되어 있다.
경동시장 약령시장과 가까워 약재 전문 시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1960년 개설한 경동시장은 서울 시내에서 농산물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도매시장으로 자리 잡은 곳이다. 지금도 최대 규모의 도매시장인 경동시장에는 상인들이 간단하게 식사를 할 만한 식당들이 유독 많다. 설탕을 뿌려 먹는 매운 냉면이 특히 인기다.
남대문시장 6.25 전쟁을 거치며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남대문시장의 점포는 1만여 개가 넘는다. 갈치조림골목은 남창동 본동상가 주변에 몰려 있다. 88올림픽 때 몇몇 식당이 갈치 메뉴를 선보인 것이 인기를 끌며 지금의 갈치조림골목이 이루어졌다. 지금은 ‘금갈치’라 불릴 정도지만 당시만 해도 갈치는 매우 저렴한 생선이었다는 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