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을 모두 자극하는 것이 궁극의 미식이라면, 그 목적에 가장 충실하게 부합하는 것은 다름아닌 디저트다. 보기만 해도 즐거워지는, 아름다운 디저트를 향한 궁금증을 모아 정리했다. 2013년 현재, 서울의 디저트를 둘러싼 모든 것.

New Faces!

디저트의 시대는 계속된다. 최근 서울에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새로운 디저트들.
1 카라멜애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어느 날 갑자기 이태원에 상륙한 미국 디저트 전문점 ‘앨리스 인 프룻랜드’의 인기 메뉴. 동그란 견과류를 입혔다. 매일 가락시장에서 사오는 사과는 크기에 따라 두 가지 사이즈로 나누어 판매한다. 사과를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칼로 잘라 먹으면 된다.
2 퍼지
‘퍼지(Fudge)’의 정의를 검색하면 ‘설탕, 버터, 초콜릿으로 만드는 부드러운 영국풍 캔디’라고 나온다. 스코틀랜드의 전통 간식 중 하나인 퍼지를 판매하는 ‘더 퍼지하우스’가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식품관에 등장했다. 언뜻 육각형 모양의 비누처럼 생긴 퍼지는 초콜릿보다 한층 부드럽다. 두 가지 맛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스플릿 퍼지부터 도전해보길. 와인과도 잘 어울린다.
3 크로넛
뉴욕의 페이스트리 셰프 도미니크 앙셍 베이커리에서 개발한 새로운 디저트. 매일 200개만 판매되는 이 도넛을 먹기 위해 뉴요커들은 두 시간 전부터 줄을 서는 것도 마다 않는다. 크루아상과 도넛을 합쳐 ‘크로넛’이라는 알기 쉬운 작명 센스를 가진 이 디저트는 크루아상처럼 겹겹이 페이스트리를 이룬 도넛 두 개 사이에 골고루 크림이 묻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에서 유사 브랜드가 속속 등장 중으로 얼마 전 국내에도 ‘뉴욕 크로넛’이란 이름으로 상륙했다. 소공동 롯데백화점에서 만날 수 있다.

수제 아이스크림의 세계

아이스크림에도 장인 정신이 필요하다. 한겨울에도 먹고 싶은 서울의 아이스크림 가게 6곳.

1 젤라띠젤라띠
젤라띠젤라띠의 대표는 밀라노 주립요리학교에서 젤라토 전문가 과정을 마친 그야말로 젤라토 전문가다.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의 이미지로 각인된 이탈리아의 아이스크림 젤라토는 원재료를 그대로 살린 순수함이 특징. 수박, 복숭아 같은 제철 과일 젤라토와 쫀득한 쌀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이천쌀 젤라토가 특히나 인기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7-8 문의 02-3144-3281
2 소프트리
가로수길에 이어 홍대로도 확장한 소프트리 아이스크림의 생명은 바로 꿀이다. 지리산에서 양봉한 천연 꿀만 사용하는데, 투명하고 가벼운 식감의 꿀이 부드러운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잘 어울린다. 소프트 아이스크림 역시 상하목장의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사용한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51-3 문의 02-541-0301
3 펄 앤 콜
‘미식가를 위한 아이스크림’. 이게 바로 펠 앤 콜의 정체성이다. 천연 원료만 사용해 소량의 아이스크림을 매일 조금씩 만든다. 깻잎, 후추 등 한 번도 상상하지 않았던 재료가 아이스크림이 된다는 게 볼수록 신기하다. 장미향이 나는 모로칸 오일을 더한 아이스크림은 향까지 음미하면서 먹게 된다.
주소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10-11 문의02-3411-1434
4 브알라 크리머리
브알라 크리머리에서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면, 만드는 과정을 놓치지 말고 지켜봐야 한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면 우유와 바닐라빈을 전문 반죽기로 반죽한 후 영하 190℃가 넘는 액체질소가스로 얼려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주는 식이다. 갓 탄생한 아이스크림의 극도로 차갑고 서걱거리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32-14 문의 02-332-0046
5 몰리스팝스
세 자매가 운영하는 귀여운 가게다. 막대 아이스크림인 아이스팝스가 가장 인기인데 로넨펠트의 루이보스 티를 사용한 시나몬 루이보스, 효모 맥주 에딩거로 만든 맥주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싶은 맛 천지다. 심지어 맥주 아이스크림은 19세 미만에게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사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22-20 문의 070-4300-3045
6 브릭팝
여름내 냉장고 냉동실에 수박을 얼려 먹고도, 과일을 통째로 얼려서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미처 못했다. 과일을 통째로 얼린 브릭팝은 지난 5월 등장한 뒤 빠르게 아이스크림 업계를 점령 중이다. 베어 먹는 순간 사각하고 씹히는 과일의 신선한 식감이 인기 비결.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다양한 과일의 맛을 골고루 느껴볼 것.
주소 서울시 종로구 중학동 19 문의 02-734-0202

Pie & Tart

파이와 타르트를 보면서 늘 궁금했다. 너희는 도대체 뭐가 다른 거니? <얼루어>가 묻고 파이&타르트 전문점 ‘데얼스 파이’의 이혜린 대표가 답한 파이와 타르트 Q&A.

파이와 타르트가 다른 점은? 가장 큰 차이점은 반죽이에요. 파이는 페이스트리가 겹겹이 쌓인 파이지를 사용하고, 타르트는 바삭한 파이지를 토대로 삼죠. 하지만 국내에서 판매하는 피칸파이, 미트파이 등의 미국식 파이는 프랑스식 파이와 달리, 타르트처럼 바삭한 파이지를 주로 사용해요. 파이가 타르트화되면서 그 둘을 구분하기 어려워졌죠.
국내에서 미국식 파이가 인기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기름이 많이 묻어 나오는 프랑스식 파이는 건강하다는 느낌이 덜하기 때문 아닐까요? 견과류와 과일을 필링으로 사용하는 파이는 몸에 좋은 디저트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파이들이 대부분 미국식 파이인 거죠.
파이와 타르트의 또 다른 차이가 있다면? 우선 식감으로 구분할 수 있어요. 파이는 촉촉하고 쫀득한 반면, 타르트는 과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훨씬 바삭하죠. 베어 물 때 부스러기가 많이 떨어지기도 하고요. 또 바삭하게 만들어야 하는 타르트는 버터도 차가운 것을 쓰죠. 반면 부드러운 파이는 반죽도 좀 더 많이 두드리고, 달걀과 버터 등의 재료도 실온에 두고 사용해요.
최근 파이와 타르트의 트렌드는? 타르트와 파이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게 최근의 추세예요. 블루베리 등 슈퍼푸드를 재료로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 아예 파이지 위에 케이크처럼 시트와 생크림을 올리는 경우도 있어요. 타르트지 위에 티라미슈를 올리는 티라미슈 타르트처럼요!
지금 구상 중인 새로운 메뉴는? 타르트는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지만 파이지에 비해 필링이 크다 보니 모양을 예쁘게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아요. 현재 컵케이크를 닮은 컵타르트를 개발 중이에요.

Exotic Sweets!

낯설어서 더 궁금한 이국의 디저트들.

1 인도 | 굴랍자문 ‘달’은 제대로 된 인도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곳. 인도의 전통 과자인 굴랍자문은 우유와 밀가루를 반죽한 도넛을 기름에 튀겨서 시럽에 졸인 후 먹는 밀크볼이다. 도넛이 시럽을 전부 빨아들인 만큼 엄청나게 달다!
2 베트남 | 쭈오이 쫑 코코넛 밀크에 베트남 젤리를 넣어 끓인 후, 걸쭉해질 정도로 찐 바나나와 설탕을 넣고 좀 더 끓인다. 따뜻하게 먹어도, 차갑게 먹어도 맛있다. 아시아 퓨전 레스토랑인 ‘오요리’의 케이터링 메뉴로 바나나 맛이 진하다.
3 태국 | 상카야 팍똥 코코넛 밀크를 넣은 커스터드를 단호박 안에 넣고, 30분 가량 익힌 태국식 단호박 푸딩. 삶은 단호박의 은은한 단맛과 부드럽고 진한 커스터드가 잘 어울린다. 쭈오이 쫑과 함께 ‘오요리’에서 케이터링 메뉴로 맛볼 수 있다.
4 터키 | 바클라바와 돈두르마 터키식 호두파이인 바클라바는 오도독 씹히는 견과류와 달콤한 시럽이 일품! 백설기를 닮은 돈두르마는 치즈처럼 쫀득한 질감이 특징인 아이스크림이다. 이태원의 터키 레스토랑 ‘케르반’에서 맛볼 수 있다.
5 말레이시아 | 다다르굴룽 초록색 껍데기의 정체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요리에 많이 사용되는 빤딴이다. 코코넛 슬라이스와 야쟈나무 수액으로 만든 설탕을 함께 졸인 후 빤딴 위에 올리고 스프링롤처럼 돌돌 감싸 말면 완성! 오픈 초기부터 함께한 ‘오요리’의 고정 디저트다.

달콤한 와인

디저트만큼 달콤하지만 만만치 않은 도수를 가진 디저트 와인의 세계를 파헤쳤다. 널리 알려진 모스카토와 아이스와인을 제외하고도 다양한 디저트 와인을 골랐다.

1 휘겔 에 피스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포도품종인 게뷔르츠트라미너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다. 리슬링과 함께 재배되는 분홍빛 포도 게뷔르츠트라미너는 건조하고 자극적인 맛이 특징으로, 그 드라이함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과육과 꽃의 풍미가 진하게 다가오는 휘겔 에 피스는 게뷔르츠트라미너의 특성이 잘 드러난 와인으로 독특한 디저트 와인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5만원대.
2 아우스레제 튜브
이름 그대로 튜브처럼 생긴 와인. 일반적인 와인 한 병의 양인 750ml보다 훨씬 적은 100ml의 튜브 와인으로 싱글을 겨냥했다. 와인 글라스 없이 자유롭게 마시기 좋아 유럽의 트렌드세터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확기를 지나 수분은 날아가고 당도가 농축된 포도알인 리슬링으로 만들었다. 4만2천원
3 반피 로사 리갈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의 중간으로, 투명한 장밋빛을 띤 로제 와인이다. 장밋빛에 블랙 라벨이 붙은 관능적인 생김새와 달리 부드러운 장미향과 과일향이 돋보이는 달콤한 와인이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스위트 와인인 모스카토 다스티와 함께 대표적인 ‘작업주’로 꼽히기도 한다. 과일케이크, 그리고 초콜릿과 특히 잘 어울리는 디저트 와인으로 달콤한 리슬링을 원료로 사용했다. 4만원대.
4 핑크 엘리펀트
2006년 탄생 이후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전 세계 로제와인의 슈퍼 아이돌로 불리는 와인. 신선한 산딸기 향을 지니고 있는 이 와인은 매콤한 음식과 어울리도록 고안된 와인이다. 하지만 유난히 상쾌한 끝맛은 과일 샐러드나 아이스크림, 차가운 여름 디저트와도 좋은 궁합을 이룬다. 3만원대.
5 라이온즈 드 쉬드로
귀부병에 걸려 썩은 포도를 사용해 만든 귀부와인은 그 달콤함과 새콤한 덩어리 같은 맛 때문에 디저트 와인 중에 최고로 꼽힌다. 귀부와인의 대명사이지만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샤토 디켐이 부담스럽다면 가격대비 훌륭한 성능으로 이름 높은 소테른 와인에 눈을 돌릴 것! 세계적인 와인 전문 잡지들에게 주목받는 디저트 와인계의 샛별이다. 18만원대.

채식주의자를 위하여

우유와 버터 등 유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디저트 가게들.

쿡앤북 이효리가 출연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등장하기도 했던 비건 카페. 스콘과 쿠키, 브라우니를 맛볼 수 있다. 하루 10개 한정으로 판매하는 두유 리코타치즈 그린샐러드를 비롯한 식사 메뉴를 찾아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많다. 베이킹 클래스도 운영하니 채식 베이킹에 관심이 많다면 한번쯤 들러볼 것.
베지홀릭 집에서 만든 것 같은 소박한 생김새의 채식 빵과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채식 베이커리. 사과를 듬뿍 넣은 애플파이, 이름 그대로 해바라기꽃을 닮은 모양에 밤, 아몬드 등 견과류가 잔뜩 들어간 선플라워 파이 등 달콤하고 고소한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
플랜트 푸드에세이 <요나의 키친>의 저자 요나와 채식 베이킹으로 이름난 미파가 가게를 열었다. 피칸 장식이 아름다운 호박두부푸딩파이, 시나몬복숭아케이크 등 군침 도는 메뉴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