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탱하게 차오른 탄력 있는 피부와 날렵한 턱선이 각광받는 시대다. 자연스럽게 얼굴 윤곽을 살리는 방법에 대한 생생한 체험기!

티 안 나게 얼굴을 조각하는 주사요법
내 콧대 윗부분이 실종된 것은 어릴 적부터 쓴 안경 탓이라고 믿었다. 탕웨이의 이마가 그리는 우아한 곡선이 부러웠지만 그래도 ‘이마는 앞머리로 가릴 수 있으니까’라고 위안했다. 하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돌이켜보면, 나는 볼록한 ‘짱구이마’와 예쁘게 올라간 코끝을 늘 부러워하며 살았다. 나 못지않은 납작 코를 가진 친구와 만날 때마다 ‘우리 언제 필러 한 번 맞아보자’고 의기투합했지만 정작 발걸음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눈썹에서부터 내려오는 분필 코를 하고서 거리를 활보하는 또래 여자들을 보며 내 마음은 점점 더 시술과 멀어졌다. 그랬던 내가 브랜뉴클리닉을 찾은 이유는 ‘60퍼센트만 한다’는 말이 솔깃했기 때문이다. 세상에 티 안 나게 예뻐지는 것보다 완벽한 건 없으니까! 시술 경험이 전혀 없어서 납작한 이마와 코에 필러만 좀 넣으면 되겠지 하는 순진한 생각으로 병원을 찾은 나는, 곧 처참한 상담 결과를 마주해야 했다.
“전체적으로 얼굴이 평면적이에요. 코도 낮고, 이마 볼륨도 거의 없지만 팔자주름 옆 부위에는 볼살이 많아 팔자도 더 깊어 보여요. 입술 옆에도 살이 많아서 피부가 늘어졌고요. 턱 근육도 발달해서 하악이 커 보이네요.” 브랜뉴클리닉 윤성은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콧대가 낮은 것만 문제인 줄 알았던 내 코는 전체적으로 좌우 비대칭에 살짝 매부리코인 데다가 오른쪽 콧방울은 도톰하게 살이 찌기까지 했다. 콧대와 코끝에는 볼륨 필러를 맞고, 균형을 맞추기 위해 오른쪽 콧방울의 살은 조각 주사로 제거하기로 했다. ‘조각 주사가 뭐지?’ 하고 고개를 갸웃하자 곧바로 설명이 이어진다. “조각 주사액에는 지방분해 성분과 진피의 콜라겐을 분해하는 성분이 함께 들어 있어서 콧방울의 크기가 좌우 비대칭이고, 코끝이 더 오뚝하게 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효과적이에요. ” 우선 비대칭인 콧방울에 조각 주사를 놓은 후 콧대와 코끝에 필러를 맞기로 했다. 그리고 팔자주름과 양볼에 가로로 생기는 인디언 주름을 필러로 교정하고, 턱 끝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는 ‘자갈턱’을 교정하기 위해 보톡스 주사를 맞아야 했다. 시술은 일주일 간격으로 총 세 번에 걸쳐 이뤄졌다. 첫 번째 시술은 한마디로 밑바탕 작업이었다. 필러에 앞서 보톡스 주사를 맞아 얼굴 윤곽을 잡는 것. 마취 연고를 발라 감각이 없어진 시술 부위에 여러 대의 마취 주사를 놓은 후 턱 끝과 사각턱 라인에 보톡스를 주입했다. 미간주름과 이마에도 보톡스 주사를 맞았는데, 필러가 꺼지는 현상을 늦추기 위함이라고. 가볍게 주사를 놓는 원장님의 솜씨 덕인지, 마취 연고 덕분인지 마취 주사를 비롯해 수십 대의 주사를 맞은 것 같은데 잠시 따끔할 뿐 아프진 않았다. 주삿바늘이 들어가는 느낌을 가장 강하게 느낀 것은 볼살을 제거하기 위해 맞은 윤곽 주사였다.“ 이 주사액에는 지방분해를 촉진하는 성분과 피부 재생을 돕는 성분 등이 들어 있는데, 광대살과 볼살, 귀밑 살과 이중턱 살 등 얼굴의 지방을 분해하는 데 효과적이에요.” 설명이 끝나기 무섭게 날카로운 주삿바늘이 볼을 뚫고 들어가는 걸 느끼고, 희미한 푸른 멍이 왼쪽 볼 밑에 며칠간 남아 있었다.
일주일 뒤. 드디어 염원하던 코를 ‘조각’하는 날이 왔다. 지난 일주일 동안 만나는 사람들마다 얼굴살이 빠졌다고 했지만 그토록 원하던 ‘볼륨’은 얻지 못한 터였다. 마취 연고를 바르고 의자에 누웠는데 지난번에 받은 보톡스와 윤곽 주사에 비하면 ‘악’ 소리가 날 정도로 무척 아팠다. 사실 콧대까지는 참을 만했다. 하지만 콧구멍과 콧구멍 사이에 있는 콧기둥에 맞는 주사는 달랐다. 시술실에 있던 리락쿠마곰인형을 으스러지게 껴안으며 눈물을 흘리다가 주입 부위를 손가락으로 매만지던 원장에게 앙칼진 목소리로 묻고 말았다. “선생님! 아픈데 코는 왜 자꾸 만지시는 거예요?” 나의 짜증에도 원장은 친절하게 답한다. “내가 만지는 대로 모양이 잡히거든요. ‘몰딩(Molding)’하는 거예요.” 고작 10분이 지난 후, 거울을 본 나는 순간 손뼉을 치고 싶었다. 미세한 변화였지만 거울 속에는 자연스럽게 솟은 코를 가진 내가 있었다. 필러액이 밑으로 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콧기둥에 붙인 반창고를 누가 볼세라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다음 날, 부기가 빠진 코는 한층 자연스러웠다. 출근 후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예뻐 보인다는 거였다. 매부리코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쉬웠지만 이미 나는 대만족! 지난 주에 맞은 윤곽 주사와 보톡스 주사도 효과가 좀 더 뚜렷해져 거울을 보고 한층 갸름해진 얼굴선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3주 차. 이마에 필러를 넣는 날이 왔다. 이마는 코보다 훨씬 면적이 넓기 때문에 긴장되기도 했지만, 시술 후 결과에 매우 만족했기 때문에 시술의 고통 따위 충분히 감내하기로 했다“.양 쪽 이마 윗부분에 살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다 넣으면 이마가 너무 커 보일 거예요. 가운데 부분만 조금 더 볼록해지게 주입할게요. ” 이마 주변에 총 6대의 마취 주사를 맞고 필러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주삿바늘이 들어갈 때마다 이마를 덮고 있는 피부 속에서 ‘서걱, 서걱, 서걱’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얼굴 모양과 윤곽을 따라 조금씩 여러 곳에 주사를 놓았기 때문에 그 기괴한 감각을 계속 느껴야 했지만 아프지는 않았다. 미간 주름 자리에 보톡스 주사도 한 번 더 맞았다. 이제 약속된 시술은 모두 끝났다.
3주간에 걸친 윤곽 성형 체험기를 쓰는 지금, 다시 한 번 거울을 본다. 코 끝은 여전히 민효린의 ‘버선코’와는 거리가 멀고, 이마는 중앙이 조금 볼록해졌을 뿐이지만 27년 동안 늘 같은 얼굴을 봐온 나에게는 이 섬세한 변화가 매우 놀랍고 신기하다. 확 티가 나게 변하는 것보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더라도 자연스럽게 좀 더 나아진 모습을 원한다면 적극 권유하고 싶다. 물론 나도 재시술 의사 100%다. 변한 내 모습이 나는 꽤나 마음에 드니 말이다. – 이마루(<얼루어> 피처 에디터)

작고 입체적인 얼굴을 만드는 관절테라피
‘나이가 들면 볼살이 빠진다’는 건 그저 남들 얘기였다. 여전히 빵빵한 볼살은 물론이고 피부 노화가 시작되어 볼살이 처지면서 얼굴은 날이 갈수록 넓적해져 갔다. 이를 더 이상 방치할 수가 없어 1년 전 한 경락숍을 찾았다. 10회 회원권을 단번에 결제했던 건 상담실 한쪽에 전시된, 마사지 전과 후의 얼굴을 본뜬 석고 때문이었다. 수많은 회원이 남긴 경락 전후의 석고는 같은 사람의 것이 맞나 싶을 만큼 확연한 차이가 났다. 기적을 바라며 10회의 마사지를 받았지만 기적은커녕 어떠한 변화조차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석고는 작아졌다. 그제야 깨달았다. 석고가 작아진 건 처음 본을 뜰 때보다 적은 면적에 석고반죽을 발랐기 때문이라는 것을! 시간과 돈을 버린 뼈아픈 경험이 있었기에 황후연의 ‘성형 경락’이라 불리는 관절테라피 역시 의심을 갖고 시작했던 게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황후연의 관절테라피는 이전의 경락숍에서 받은 마사지와 완전히 달랐다. 관절테라피는 한마디로 관절에 있는 결합조직을 풀어주는 것을 말한다. 인대와 근육, 막, 신경과 혈관 등을 만져 각 결합조직의 기능이 원활해지도록 돕는 것이다. 그 기능이 원활해지면 몸의 순환이 잘되어 얼굴도 작아질 수 있다는 것이 그 원리다. 얼굴이 문드러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 만큼 아프게 얼굴을 주무르던 이전의 경락숍과 달리 이곳은 얼굴이 아닌 등 마사지에 집중했다. 오랜 시간 등근육을 천천히 만져주었는데, 특히 허리 근육을 잡고 있는 기립근을 마사지하는 데 공을 들였다. 후두골과 뒷목의 근육까지 책임지고 있는 기립근이 뭉쳐 있으면 피부 탄력이 떨어져 피부가 처지고 팔자주름이 생기게 된다고. 30분가량 왼쪽 등 근육을 풀던 테라피스트는 차이를 느끼게 해주겠다며 마사지를 하다 말고 손에 거울을 쥐어주었다. 설마 하고 거울을 보았는데, 놀랍게도 분명한 차이가 느껴졌다. 왼쪽 콧방울의 위치가 올라가고 입꼬리 역시 올라가 있었다. 팔자주름도 오른쪽에 비해 확연히 펴져 있었다. 오른쪽 근육을 마저 푼 다음 돌아누워 얼굴 마사지를 시작했다. 부드럽게 얼굴 근육을 풀고 입안에 손을 집어넣어 안쪽 근육까지 풀어주었다. 두피에는 혈액순환을 돕는 한방 헤어토닉을 뿌린 뒤 세라믹 열이 나오는 기계로 근육을 이완했다. 얼굴 윤곽을 만들기 위해 얼굴 마사지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윤곽이 흐려지는 원인을 찾아 그 근육을 푸는 데 집중한다는 점에서 믿음이 갔다. 효과가 더 오래가도록 귀와 목에 근육 이완 스티커를 붙여주는 것으로 관절테라피의 첫 번째 체험이 끝났다.
이틀 뒤에는 전신 관리 프로그램을 받았다. 두 명의 테라피스트가 들어와 한 명은 상체를, 한 명은 하체를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근육이 많이 굳어 있어 상체의 근육을 만질 때는 ‘아’ 하는 신음소리가 터져나올 만큼 통증을 느꼈다. 상체에 비해 하체 마사지는 부드럽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상체 마사지로 인한 긴장이 덩달아 풀렸다. 목과 어깨, 팔과 겨드랑이 근육까지 빠지지 않고 관리를 받은 후에는 돌아누워 복부 관리를 받았다. 더부룩하게 차 있던 가스가 빠지고 몸 전체가 뜻해졌다. “우리 몸에는 200개가 넘는 뼈가 있고, 뼈와 뼈는 결합조직에 의해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요. 결합조직이 수축해서 길이가 짧아지면 다른 뼈를 잡아당기게 되고, 그 결과 뼈의 위치가 바뀌게 되요. 관절테라피는 뼈와 관절에 붙은 조직을 유연하게 만들어 제자리로 되돌리는 관리법이에요.”황후연 청담점의 배은정 원장의 설명을 들으니 보통 스파에서 받던 전신관리와는 사뭇 다른 마사지 방식이 이해가 갔다. 전신마사지는 두 시간 넘게 이어졌다. 머리와 발끝까지 어디 하나 소홀히 하는 부분이 없었다. 얼굴의 겉을 만지는 게 아니라 몸 안의 근육을 만지기 때문에 작아진 얼굴 라인이 지속되는 시간 역시 길 수밖에 없었다. 그 후로 한 번의 관리를 더 받는 동안 얼굴의 부기가 가라앉은 것은 물론 몸 전체가 가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순환이 잘되어서인지 안색도 맑아졌다. 등에 난 뾰루지가 줄었고, 밤낮으로 붓는 팔다리의 부종도 많이 개선됐다. 아쉬운 점은 이 유쾌한 변화들이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 몸에 이 변화들이 안착하기까지 3회의 관리로는 부족했던 듯싶다. “사람의 몸은 항상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두 번의 관리로는 유지가 힘들어요. 사람마다 다르지만 오랜 시간을 두고 꾸준히 관리 받을수록 더 확실한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석고를 집어 던지고 싶었던 지난해의 경험과는 달리, 꽤 만족할 만한 변화를 몸소 체험한 시간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아보고 싶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막대한 돈과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 조소영(<얼루어> 피처 에디터)

윤곽 메이크업을 위해 필요한 메이크업 제품들. 모두 바비 브라운.

윤곽 메이크업을 위해 필요한 메이크업 제품들. 모두 바비 브라운.

얼굴의 탄력을 높이는 메조보톡스
20대부터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해온 덕분에 제 나이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는 자주 듣지만 세월을 완전히 비켜갈 수는 없었다. 볼살이 점점 아래로 처지면서 날카롭던 턱선이 둔탁해지고 입가에는 팔자주름이 선명하게 그어졌다. 거울 앞에 설 때마다 양손으로 얼굴살을 위로 잡아당기는 게 버릇이 됐다. 얼굴에 실을 넣어 얼굴선이 팽팽해졌다거나 필러를 맞아 푹 꺼진 코 주변이 봉긋해졌다는 지인들의 시술담에 귀가 쫑긋했지만 뉴스나 온라인 성형카페에서 접한 시술 부작용 사례가 떠올라 망설였다. 시술 부작용만큼이나 통증에 대한 걱정도 컸다. 하지만 팔자주름이 깊어질 때마다 마음의 시름도 날로 깊어져 결국 상담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전반적으로 관리를 잘한 편이네요. 교정이 필요해 보이는 곳은 팔자주름과 턱선이에요.. 다크서클이나 팔자주름처럼 얼굴의 한 부분이 꺼지면 얼굴이 넓적해 보여요. 턱은 얼굴 윤곽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예요. 얼굴을 정면에서 봤을 때와 옆에서 봤을 때의 윤곽 모두를 결정하는 게 턱이니까요.” 봄여름가을겨울 피부과의 강승훈 원장이 말했다. 얼굴 전체에는 메조보톡스를, 팔자주름에는 필러를 시술하면 좋다는 설명을 듣고 그동안 시술을 꺼린 이유인 시술의 부작용과 통증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놨다.“ 근육층에 깊게 주사하는 보톡스와 달리 메조보톡스는 보톡스와 비타민, 재생성분 등을 혼합한 주사액을 피부 진피층에 얕게 주사하는 시술법이에요. 마치 모심기를 하듯이 이마부터 턱까지 얼굴 외곽을 따라 전체적으로 주사하는데, 피부를 위로 당겨주는 듯한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잔주름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고요. 메조보톡스의 가장 큰 장점은 시술 시 통증이 거의 없고 시술 후 곧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마취 연고를 바르고 40분 후에 시술을 시작하는데 시술에 걸리는 시간은 5분 이내예요.” 시술효과가 3~4개월 동안 유지된다는 점이 아쉽고, 40만원이 넘는 시술비용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통증이 거의 없고 근육이 아닌 피부 진피에 주사한다는 설명에 메조보톡스를 맞기로 결정했다. 이어서 필러에 관해 궁금했던 점에 대해 물었다. “피부에 괴사가 온다거나 피부가 울퉁불퉁해진다거나 하는 부작용은 없나요? 통증은 어느 정도죠? 비용은 적당한가요?” 강승훈 원장은 속사포처럼 쏟아진 질문을 찬찬히 듣더니 일반 필러 대신 자가혈 필러를 권했다. “필러의 부작용이 가장 큰 걱정이라면 자가혈을 이용한 필러를 맞는 방법도 있어요. 시판되는 필러를 사용하는 대신 자신의 혈액을 채취해 특수장치로 정제해서 만든 필러를 주입하는 방법이죠. 주입하는 필러보다 2배 정도 많은 혈액을 뽑는데, 일반 필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더 많은 양을 여러 부위에 주입할 수 있어 효과도 좋은 편이에요. 무엇보다 자신의 혈액이 주재료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한 위험이 낮다는 것이 장점이죠.” 자가혈필러는 몸속에서 자연스럽게 분해된다는 설명을 듣자 그제야 안심이 됐다. 메조보톡스와 자가혈필러 모두를 시술하는 데 한 시간 남짓 걸린다는 설명을 듣고, 상담 후 곧바로 시술을 받기로 했다. 먼저 자가혈필러를 만들기 위한 혈액을 채취하고 메조보톡스를 위해 얼굴 전체에 마취 연고를 발랐다. 침대에 누워 마취가 되기를 기다리는 3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재료가 만들어졌다. 곧바로 시술이 이어졌다. 먼저 입가에 마취 주사를 맞은 다음 메조보톡스를 주사했는데 마취 연고를 발라서인지 약간 따끔거리는 느낌만 있을 뿐 통증이 거의 없었다. 이마 라인과 옆 라인, 턱 주변에 주삿바늘을 살짝 꽂는 게 느껴지는 정도였다. 자가혈필러는 입꼬리 옆에 주삿바늘이 쑥 들어가는 느낌과 함께 통증이 느껴졌다. 마취 주사를 맞아 견딜 만했지만 주삿바늘이 깊숙이 들어가는 경험은 처음이라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다. 마취가 되기를 기다린 시간을 제외하면 시술에 걸린 시간은 10분 남짓이었다. 이렇게 간단한 시술인데 그토록 고민을 했다니 허무한 생각까지 들었다. 거울을 보니 메조보톡스를 맞은 부분은 살짝 붉어져 있었지만 자가혈필러를 맞은 부분은 주삿바늘이 들어간 양쪽 입꼬리에 바늘구멍과 약간의 멍이 들어 있었고, 팔자주름 주변에 부기가 있었다. 저녁에 시술을 받고 그날 저녁에는 얼굴이 살짝 욱신거렸지만 다음 날 일어나자 붉은 기와 부기, 통증 모두 사라졌다. 입가에 멍은 아직 남아 있어 반창고를 붙이고 출근했다.
시술 후 일주일 동안은 눈에 띄는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2 주째에 접어들자 주변 사람들이 먼저 알아보기 시작했다. 얼굴에 탄력이 생겨서인지 피부가 좋아졌다, 안색이 맑아졌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 시술을 받은 사실은 먼저 얘기를 꺼내기 전에는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다. 3주째에 접어든 요즘은 거울 보는 게 즐겁다. 팔자주름이 옅어지고 얼굴 옆라인과 턱선이 살아나 얼굴이 작고 입체적으로 보인다. 안색과 피부가 좋아진 점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짧은 지속기간과 시술비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시술 결과는 대만족이다. – 박소영(<얼루어> 아트 디자이너)

윤곽을 살리는 메이크업
얼마 전, 브러시를 여섯 개나 써가며 한 시간 동안 공들여 화장했는데 맨얼굴 같다는 얘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거울을 보니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올라와 있고, 입 주위에는 팔자주름이 선명하고, 얼굴은 넓적해 보였다. 파우더와 틴트만 발라도 생기 있어 보였던 20대 때의 화장법을 지금까지 고수해온 것이 잘못됐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이제 맨 얼굴도 예쁜 나이로는 돌아갈 수 없음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30대 여자에게 걸맞은 새로운 화장법을 익힐 때가 된 것이다.
바비 브라운의 노용남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찾아가 30대를 위한 화장법에 대해 물었다. “30대가 되면 볼살이 처지면서 눈 밑이나 콧볼 주변, 눈썹뼈 윗부분이 꺼지기 때문에 빛과 그림자의 원리를 잘 이용해야 되요.” 빛과 그림자라는 단어에 하이라이터와 브론저를 과도하게 사용한 연극배우의 얼굴이 떠올라 순간 멈칫했다. “빛과 그림자처럼 브론저와 하이라이터가 적당히 대비돼야 그 효과가 더 커져요. 이마와 얼굴 옆선, 턱선, 콧등 옆 같은 부분은 브론저로 어둡게 하고, 눈 밑과 콧등, 눈썹뼈, 눈썹과 이마 사이, 턱, 광대 윗부분 등은 하이라이터나 피부 톤보다 밝은 컨실러로 밝혀야 되요.” 그는 설명을 하면서 리무버로 내 얼굴의 화장을 말끔히 지운 다음 스킨부터 에센스, 수분크림, 글로우까지 꼼꼼하게 발랐다. “메이크업을 하기 전에 보습을 충분히 하면 굳이 하이라이터를 쓰지 않아도 이마나 양볼, 광대뼈 위에 광채가 살아나 얼굴 윤곽이 도드라져 보여요.” 그는 두 가지 색상의 컨실러를 메이크업 스탠드 위에 올려놨다. “눈 밑이 어둡고 건조하면 움푹 들어가 보여 얼굴 윤곽이 제대로 살지 않아요. 컨실러를 쓸 때는 가능하면 노란 기가 도는 컨실러로 눈 밑에 푸른빛이 도는 부분을 잡아주고 피부 톤보다 한 톤 밝은 컨실러를 덧바르는 것이 좋아요. 그래야 시간이 지나도 눈 밑의 칙칙함이 올라오지 않으니까요.” 순간 오후가 되면 맨 얼굴처럼 보였던 이유가 눈 밑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콧대를 부각하려고 펄이 섞인 파우더 제형의 하이라이터를 바르는 경우가 많은데 밝은 색상의 컨실러를 손가락에 묻혀 콧등에 톡톡 두드리듯이 바르는 게 더 자연스러워요. 코에 하이라이트를 넣을 때는 자신의 코 모양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코가 짧고 콧대가 낮으면 콧방울까지 길게 하이라이트를 넣고, 윤곽을 더 살리고 싶다면 브론저나 브라운 섀도를 콧대 양옆에 바르면 되요. 코가 길다면 하이라이트를 콧등까지만 넣어야 하고요” .눈 밑을 밝혔던 컨실러를 콧등부터 콧방울까지 가볍게 찍어 바르자 콧대가 살아나면서 시선이 가운데로 모이면서 넓적했던 얼굴이 좁아 보였다. “얼굴 윤곽에서 눈 밑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광대뼈예요. 광대뼈가 적당히 있어야 정면과 측면에서 봤을 때 얼굴이 리프팅되어 보이거든요. 광대뼈가 없으면 얼굴이 밋밋해 보일 수 있으므로 블러셔를 꼭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반대로 광대뼈가 너무 크면 인상이 강해 보이고 얼굴이 넓어 보이므로 광대뼈보다 좁은 면적에 블러셔를 바르고 광대뼈 앞에서 측면 헤어 라인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이 중요해요.” 남보다 발달된 광대뼈를 숙명처럼 안고 살아온 내게 꼭 필요한 조언이었다. 숱이 풍성한 브론저 브러시에 브론저를 묻히고 티슈에 가볍게 털어 양 조절까지 마친 그는 광대뼈 안쪽부터 시작해 사선 방향으로 헤어라인까지 브론저를 넓게 펴 바르고, 브러시에 남은 브론저로 이마 라인과 옆 라인을 가볍게 쓸어줬다. 다시 브러시에 브론저를 묻힌 그는 이번에는 턱선을 따라 바르기 시작했다. 브러시를 수직 방향으로 아래위로 움직이며 턱선을 가볍게 누르듯이 바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는 턱과 목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턱에 브론저를 바를 때 턱 중앙에서 턱 끝으로 수평으로 쓸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하면 브론저를 바른 부분과 얼굴 사이에 경계가 생기기 쉬워요.” 양볼에 코랄색 블러셔까지 바르고 나니 시선이 눈과 코로 모여 얼굴이 작아 보였다. “요즘은 명암 대비 대신 수분감이나 윤기, 광택 같은 질감의 차이로 입체감을 살리기도 해요. 어둡게 해야 하는 부분은 매트하게, 밝혀야 하는 부분은 촉촉한 제형의 하이라이터나 글로우, 밤, 글로스 등으로 윤기 나게 표현하는 식이죠.” 사실 어둡게 하는 것보다는 질감의 차이를 이용하는 방식에 더 끌렸지만 명암을 이용한 메이크업에 끝까지 도전해보기로 했다. “얼굴 윗부분에서 윤곽을 좌우하는 부위는 눈썹이에요. 요즘은 얼굴이 작고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 도톰한 일자눈썹이 인기지만 얼굴 윤곽을 살리기에는 각진 아치형 눈썹이 효과적이에요.” 아이브로 펜슬로 눈썹 산을 만들고 눈썹뼈와 눈썹과 이마 사이에 섬세한 펄이 섞인 흰색 아이섀도를 바르자 반달형에 가까운 눈썹 끝이 착시현상 때문인지 한껏 올라가 보였다. 브러시에 남은 아이섀도로 T존 부위를 가볍게 쓸어주었다. 회사로 다시 돌아가 일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메이크업이지만 얼굴의 입체감이 살아나 훨씬 세련돼 보였다. 다음 날 아침, 전날과 달라진 건 눈 밑과 콧등에 밝은 색 컨실러를 펴 바르고, 늘 사용하던 코랄색 블러셔를 바르기 전에 브론저로 베이스를 깔았다는 점이다. 이마 라인과 턱선에 브론저를 바르는 건 아직 시도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동안 밝히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다 보니 아직까지 어둡게 하는 것에는 어색한 탓이다. 하지만 올가을, 와인색 립스틱을 바를 때는 질감의 차이로 입체감을 살리고, 베이지색 립스틱을 바를 때는 브론저로 음영을 주는 메이크업을 시도해볼 생각이다. 스무 살 메이크업과는 이제 작별이다. – 조은선(<얼루어> 뷰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