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가 여전히 낯선 당신을 위해 언니들이 나섰다. 경제 전문 기자와 금융 컨설턴트 등 재테크 여왕이라고 불리는 그녀들이 말하는 20~30대 여자들의 재테크.

클러치는 불가리(Bulgari), 커프와 팔찌, 반지는모두 스와로브스키(Swarovski).

클러치는 불가리(Bulgari), 커프와 팔찌, 반지는
모두 스와로브스키(Swarovski).

‘꿈’과 ‘돈’ 사이에서 금융컨설턴트 유승희는 비슷한 주기로 은행을 찾고 비슷한 규모의 자산을 운영함에도 여유가 느껴지는 여자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이가 있음에 주목했다. 두 번째 저서인 <돈을 아는 여자가 아름답다>에서 그녀는 젊은 여성일수록 돈과 행복의 관계를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행복과 돈이 동반 관계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탐욕과 돈에 대한 집착이 얼굴에 서리는 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다는 것이 그녀의 말. 특히 많은 젊은 여성이 진짜 원하는 것에 대한 고민 없이 남들 눈에 보기 좋은 삶을 연출하는 데 급급하다고 지적한다. 반대로 행복과 돈은 별개라고 확신하는 이들도 있다. 돈에 대한 관심을 ‘속물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류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세상의 중요한 한 부분에 대해 아예 눈을 감아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그녀는 말한다. 돈을 관리하는 법을 아는 여자가 삶도 관리할 줄 아는 법이다.

결혼 이후까지 계획하라 여성 직장인과 맞벌이 부부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 결혼과 출산 후 진급과 이직에서 겪는 불이익 등은 여전히 여자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든다. 10년 차 경제지 기자인 허서윤과 신찬옥이 들려주는 <언니의 비밀 통장>에서 두 저자는 20~30대 여자의 재테크 계획의 최종 목표가 ‘혼수 마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은연중에 설정하는 심리적인 자금계획이 여자의 재테크를 멈추게 한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경제부 기자 고란의 조언은 훨씬 더 냉철하다. 운이 좋아 결혼으로 인생역전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내심 하고 있지 않느냐는 그녀의 지적 앞에 떳떳할 수 있는 싱글 여성이 얼마나 될까? 종신보험 같은 특수한 상품을 제외하면 내 일생에서 금융, 보험 상품을 능동적으로 계획해야 한다는 것이 언니들의 말이다.

CMA, CMA, CMA! 하루만 예치해도 연 3~4%의 금리를 지급하는 CMA 계좌 개설은 모든 언니가 입을 모아 권한다. <언니의 비밀 통장>에서 두 저자는 CMA 계좌를 ‘저수지 통장’이라고 부른다. 가뭄이나 홍수 때 저수지에 의지해서 물 관리를 하는 것처럼 기본 통장으로 CMA를 이용하라는 것. 물이 고여 있는 동안 돈이 조금이라도 불어나기까지 하니 과연 CMA는 ‘저수지’ 같은 존재다. 하지만 CMA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은행이 아닌 증권사에 가야 한다는 사실, CMA 계좌 전용 체크카드도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경제부 기자 고란의 저서 <여자 재테크, 쇼핑하듯 즐겨라>는 CMA 이용에 대한 실질적인 팁을 전한다. 더 많은 이자를 받으려면 잔액이 많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 잔고가 남을 때마다 틈틈이 CMA로 금액을 이체하자. 지정한 거래 은행 계좌의 통장 잔액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CMA로 이체되는 스윙 통장에 가입하는 것도 좋다. 단 가입한 CMA 상품이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확인할 것. 이체할 때마다 수수료를 냈다간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도 있으니까. 신용카드 등 큰 대금 결제일을 월급날 5일 전쯤으로 지정해 월급이 통장을 스치지 않고 머무르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남는 현금이 많지 않다면 주거래은행의 월급 통장을 아껴주도록 하자. 은행에게 월급통장계좌 고객은 최고의 고객이므로 대출 금리 우대 등 각종 혜택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누려라, 복리의 마법! 피라미드, 바빌론의 공중정원 등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이어 아인슈타인이 여덟 번째 불가사의로 추가하자고 주장한 것이 바로 복리(Doubling)의 마법이다! 흔히 복리 예금에 들었을 때 원금을 두 배로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이자율/72’라고 계산한다. 즉 복리 4%의 예금을 유치했을 경우 18년 만에 원금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손에 쥐게 된다는 것이다. 시간만 지나면 100퍼센트 원금의 두 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그간의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다고 해도 확실히 매력적이다.연예인 재테크 여왕 현영 역시 ‘목돈을 모을 때는 복리의 마술을 이용한 예금을 활용했다’고 하지 않았나. 제대로 된 복리 상품을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면? 직접 만들면 된다! 금융컨설턴트 유승희의 <예금풍차를 돌려라>는 정기예금을 통해 복리 효과를 누리는 비법을 털어놓는다. 방법은 간단하다. 매달 정기예금 계좌를 하나씩 개설하면 된다. 1년이 지나 맨 처음 개설한 예금의 만기가 돌아오면 이자가 붙은 금액 그대로 다시 예치한다.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상품을 스스로 만드는 거다. 번거로울 것 같지만 매달 신규계좌를 만드는 재미 때문에 월급날이 기다려지기까지 한다는 것이 그녀의 경험담이다. 처음 1년만 기다리면 2년 차 때부터는 매달 이자를 수령하는 기쁨도 누릴 수 있으니 적금을 만기까지 채워본 적이 없는 ‘재테크 끈기’가 부족한 이도 돈 모으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할 경우 가장 최근에 가입한 계좌 하나만 해지하면 되므로 현금유동성도 탁월하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복리의 마법을 누릴 수 있다.

공격적인 투자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싱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재테크 서적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 내용이 ‘100-나이’의 비율로 재테크에서 공격적인 투자의 비율을 유지하라는 것이었다. 즉 28살이라면 전체 재테크 운용 자금의 72%는 주식, 펀드 등에 투자해보라는 것. 대체 왜일까? 고란 기자의 대답은 명쾌하다. “20~30대는 실패를 하더라도 가장 큰 무기인 시간이 있다. 게다가 사회 초년생은 잃을 원금 자체도 얼마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여기서 ‘공격적인 투자’라고 하는 것은 투기에 가까운 무리한 투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또한 주식과 펀드 투자를 하더라도 그 안에서 다시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나누어 분산 투자하는 등 치열하게 계산기를 두드려야 한다. 결국 이 모든 투자 습관이 능동적으로 자신만의 재테크 원칙이나 기술을 다듬어나가는 토대가 되는 것이다. 20대의 재테크 습관이 평생의 부를 좌우한다면, 지금은 도전하고 고민할 때다.

주식과 펀드 그 가운데, ETF 20~30대 싱글이 도전할 만한 공격적인 재테크란 어떤 것이 있을까? <매일경제신문>에서 10년간 근무한 허서윤과 신찬옥이 합심해서 펴낸 <언니의 비밀통장>이 강력하게 추천하는 것은 바로 ETF(Exchange Traded Fund)다. ‘상장지수펀드’인 ETF는 주가지수에 따라서 오르고 내리는 종목이다. 주가지수 등락률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인덱스 펀드와 원리는 비슷하지만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는 점은 다르다. 주식이라는 말에 겁부터 난다고? 시장에 상장된 수백 개의 종목을 모두 지수와 같은 비율로 보유하게 되므로 개별 주식에 투자할 때 생기는 개별위험은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 ETF를 두 기자가 추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일반펀드의 수수료가 2~3%인 것에 비해 수수료도 0.5% 미만으로 매우 저렴할뿐더러 운영이 투명하기 때문이다. 일반 펀드가 ‘나는 주식을 잘 모르니까 내 돈을 대신 잘 굴려주세요’ 하고 증권사에 내 돈을 맡기는 거라면, ETF는 시장 지수를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시장이 올랐는지 내렸는지 매일 확인하며 일희일비하지 말고 한달에 한 번 적금 넣듯이 구매하고, 수익률이 목표 지점에 도달했다면 미련 없이 환매하자. 모든 투자는 수익에 매몰되지 않고 내가 주도할 때 의미가 있는 법이니까.

읽고, 배우고, 실행하라 만기가 되면 여지없이 돈을 찾아야 하는 예금과 적금을 제외한 펀드, ETF, 주식에서 구매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환매 시점이다. ‘언제 파느냐’에 따라 수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 재테크, 쇼핑하듯 즐겨라>에서 저자 고란은 ‘헤어질 때는 쿨하게 헤어질 것’을 강조한다. 저축보험과 재형저축처럼 안정적인 장기 목돈 마련 상품이 아닌 이상 장기 투자의 길로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말이다. 특히 목돈을 환매할 경우에는 예상 환매 시점의 1년에서 6개월 전부터 경기나 증시 전망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언니의 비밀 통장>을 쓴 두 저자의 조언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경제신문과 전문지를 통해 쌓은 전문 지식이다. 현재 전망에 대해 알아야 언제쯤 파는 게 좋을지 짐작할 수 있고, 손실 위험에 대한 불안감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꾸준히 읽다 보면 칼럼을 기고하는 애널리스트와 증권사 직원 중에 누구의 예측이 잘 맞는지, 누가 나와 비슷한 투자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면서 나만의 투자 멘토를 발견할 수도 있으며 이는 다음 투자를 할 때도 도움이 된다. 경제 전문지를 볼 때는 증권 기사보다는 지루하더라도 산업 기사를 열심히 볼 것을 권한다. 현재 호황을 누리고 있는 산업은 뭔지, 실적이 나아지고 있는 기업과 CEO의 비전이 믿음직스러운 곳은 어딘지를 파악하며 향후 재테크 계획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읽고, 배우고, 실행하라.

빚 권하는 사회에서 살아남아라 투자가 공격이라면, 새어나가는 돈을 막는 것은 수비다. 재테크에서 가장 먼저 줄여야 할 ‘새는 돈’은 다름 아닌 대출 이자다. ‘재테크를 쇼핑하듯 즐기라’고 했던 고란의 두 번째 저서가 빚에 대해 말하는 <내 인생을 힘들게 하는 빚>이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성장이 멈추고 신용대출은 축소되는 ‘뉴 노멀(New Normal)’ 시대에 진입한 지금, 필요한 책이기도 하다. 대출로 아파트를 사는 것이 당연하고, 마이너스 통장은 필수이며, 신용카드 결제 대금과 할부가 빚인 줄 모르는 지금 세대에게 그녀는 ‘버는 것보다 많이 쓰지 말라’는 기본 원칙을 강조한다. 한 대출 광고의 노래처럼 ‘아쉬운 소리 하기 싫어서’ 카드를 긁고,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꺼내 쓰는 손 쉬운 방법을 택하지만 빚을 지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편리함은 이내 무거운 이자로 돌아온다. 마이너스 통장의 경우 이자가 기본 5%가 넘고, 현금서비스는 10% 수준의 이자를 받는다. 리볼빙 서비스의 이자는 20%에 달하지만 카드대금과 함께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를 체감하기조차 힘들다. 물론 빚을 지지 않고 살기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정 대출이 필요하면 은행, 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 가운데서 대출금액과 이자를 고려해 가장 나은 곳이 어디인지, 고금리인지 변동금리인지를 따져 쇼핑하듯 대출을 하는 요령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녀의 말이다. 특히 부채 규모가 월 소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면 적금을 해약해서라도 빚을 줄여야 한다. 그래도 여전히 빚을 지고 있다면? 그녀가 말하는 빚 갚는 기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체된 빚과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아 연체되기 직전인 빚을 우선 갚을 것. 연체된 빚은 이자가 높을뿐더러 신용등급에도 치명적이다. 둘째, 지금 가진 빚보다 낮은 이자의 대출로 갈아 탈 것. 마지막으로 소액대출부터 먼저 갚을 것. 작은 빚부터 하나하나 없애다 보면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빚과 헤어져야겠다는 각오가 생기지 않는다면 책에 등장한 다음의 문장을 기억하자. “빚은 사람을 당장 못 먹고 못 입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것에 더해 영혼을 좀먹죠. 빚이 영혼을 야금야금 갉아먹으니까 세상을 버텨낼 의지가 약해지는 거예요.” 이제 진짜 재테크는 빚을 관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책에서 건진 한마디
돈 관리와 과감한 투자에 앞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언니들의 그 문장.

1 가계부를 쓰는 것은 우리가 거울은 보는 이유와 같다 거울을 본다고 해서 갑자기 잘 생겨지거나 예뻐지는 건 아니지만, 눈에 눈곱이 꼈는지, 머리 모양새는 단정한지 체크할 수 있다. – <돈을 아는 여자가 아름답다>
2 마이너스 통장은 복어요리와 같다 잘만 요리하면 몸에 좋고 요긴하지만 어설프게 사용했다가는 독이 된다. – <여자 재테크, 쇼핑하듯 즐겨라>
3 가장 좋은 자산은 자기 자신이다 ‘자신’이야말로 망하거나 손해 볼 일 없고 절대수익을 낼 수 있는 최고의 가치주다. 내 몸값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재테크다. – <언니의 비밀 통장>
4 주식을 살 때는 그 기업을 산다고 생각하자 수익률 자체 보다 그 기업이 ‘수익을 낼 만한 곳인가’에 집중 할 것. 이런 태도로 주식을 하면 남의 말만 듣고 무작정 투자하는 일도 없다. – <여자 재테크, 쇼핑하듯 즐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