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과 맥주는 불멸의 콤비지만 올여름에는 과감한 도전을 해도 좋다. 열대 과일음료와 함께 먹는 자메이카 치킨, 샹그리아와 짝을 이룬 바질페스토 소스 치킨 등 치킨과 어울리는 소스와 술이 이렇게나 다양하니까.




1 치킨인더키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치킨인더키친의 메뉴판을 보는 순간 환호성이라도 지르고 싶을 거다. 치킨인더키친의 메뉴들은 익숙한 밴드 이름에서 가져온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프라이드치킨은 범프오브치킨, 매콤한 치킨은 레드핫 칠리페퍼스, 샐러드는 그린데이, 흑맥주는 블랙사바스인 식이다. 치킨인더키친의 이용훈 대표는 예전에 인디 밴드에서 활동했고, 매니저는 지금도 명월관에서 DJ로 활약 중이라니 홍대 앞에 딱 어울리는 치킨집이 분명하다. 치킨인더키친은 음악이 좋을 때 치킨맛도 더 좋다는 사실을 알려주지만, 그렇다고 치킨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이용훈 대표는 3년간 주말에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깨너머로 닭 튀기는 법을 배우며 연구를 거듭했다. 창고를 개조해 만든 치킨인더키친은 여름밤, 아지트로도 손색없는 곳이다. 홍대는 특히나 여름밤이 활기찬 거리니까.

가격 반반치킨 1만6천원, 흑생맥주 4천원 영업시간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27-39 문의 070-7526-2487




2 로스꼬꼬


자고로 닭은 기름에 튀겨야 제이라지만 두꺼운 튀김옷을 입고 기름이 좔좔 흐르는 치킨을 보며 알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리곤 했던 게 사실이다. 건강과 다이어트, 그리고 닭 사이에서 고민하던 사람들이 그릴드 치킨으로 향하고 있다. 로스꼬꼬는 담백한 지중해 그릴드 치킨을 선보이는 치킨 레스토랑이다.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 많기로 소문난 지중해의 네 나라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의 맛을 고르게 섭렵한다. 그렇다고 어려운 메뉴판의 이름들을 보며 고민할 필요는 없다. 향긋한 바질향이 코끝을 찌르는 이탈리아 제네바의 바질페스토 소스, 그리스의 전통 요리인 차지키와 함께 찍어 먹는 요거트 소스 등 소스와 양념만 선택하면 된다. 매콤한 토마토 소스에 마늘과 허브향이 밴 갈릭토마토 소스 그릴드 치킨과 버섯과 날치알을 넣은 크림소스 그릴드 치킨도 있다. 안주보다는 요리에 가까운 치킨을 샹그리아와 함께 맛볼 수 있는, 오로지 닭을 위한 식당이다.

가격 바질페스토 그릴드 치킨 1만5천8백원, 샹그리아 4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8-37 문의 02-325-5455




3 마피아 치킨


하얀 벽에 걸린 조각과 그림, 앤디 워홀의 켐벨 수프캔처럼 일렬로 늘어선 파인애플! 마피아 치킨은 갤러리 같은 치킨집이다. 경영학을 전공한 임상엽 대표는 치킨 마니아다. 레시피를 연구하는 반 년 동안 전국의 유명 치킨집을 돌아다니며 먹은 치킨이 천 마리는 될 거라는 그는, 하얀 셔츠에 검은 수트 팬츠 차림으로 치킨을 튀긴다. 간장에 레몬, 상큼한 식초를 넣은 시칠리아풍 특제 소스, 마카오풍 매운 고추소스라는 표현은 두루뭉술하지만 중요한 건 맛있다는 거다. 튀김 기름이 난무하는 치킨집이라는 사실을 믿기 힘들 정도로 내부가 깔끔한 건 그의 성격 탓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청결이에요. 저희 가게에서 생맥주가 제일 자신 있어요. 맥주 호스를 매일 청소하거든요.” 그가 의기양양하게 담아준 생맥주를 꿀꺽꿀꺽 들이켜며 이 남자의 정체에 대해 생각했다. 비슷비슷한 치킨 업계에 마피아가 등장했다.

가격 시칠리아풍 특제 소스를 끼얹은 치킨과 양상추 1만7천원, 생맥주 3천원 영업시간 오후 5시부터 오전 1시까지(오후 12시부터 3시까지 런치)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83-30 문의 02-749-5998




4 투칸


투칸은 남미식 닭 요리를 만드는 곳이다. 빨강, 노랑, 녹색. 컬러풀한 남미의 색채를 그대로 가져온 투칸의 권현준 대표는 본디 그림 그리던 남자였다. 훌쩍 떠났던 여행이 수십 개국을 도는 세계일주가 될 줄은 그도 몰랐다. 그중에서도 바다가 있고, 후끈한 바람이 불고, 음악이 울려 퍼지는 카리브 해안의 나라들이 제일 좋았다. 콜롬비아에서는 대학교를 다니며 하숙집 아주머니로부터 요리를 배웠고, 브라질에서는 바텐더로 일했다. 그 기억을 살려 경리단길에 캐러비안식 치킨 요릿집, 투칸의 문을 열었다. 투칸의 메뉴는 딱 두 종류다. 매콤한 고추 소스에 찍어 먹는 저크 치킨은 자메이카에서, 오렌지 치킨은 브라질에서 왔다. 튀긴 마늘과 새콤한 오렌지 소스가 어우러지는 오렌지 치킨의 맛은 먹을수록 오묘하다. ‘반반’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 취향에 맞춰 저크 치킨 반, 오렌지 치킨 반을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라임과 민트를 듬뿍 넣은 ‘진짜’ 모히토를 맛보는 것도 잊지 말 것. 패션프루츠가 잔뜩 들어간 패션 투칸은 권현준 대표가 직접 개발한 투칸만의 메뉴다. 여름과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것은 물론이다.

영업시간 오후 5시부터 새벽 2시까지 가격 저크 치킨, 오렌지 치킨 반 마리 2만2천원, 패션 투칸 5천원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2동 658 문의 02-749-9966




5 정닭


앵그리 버드보다 조금 더 착하게 생긴 노란색 병아리가 문과 벽, 곳곳에서 노려본다. 병아리 캐릭터와 놀랍도록 닮은 정닭의 정재연 대표가 닭 튀김인 가라아게 전문점을 차린 것은 순전히 그의 취향 때문이다. “뼈가 없는 가라아게는 먹기도 편한, 최고의 안주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자카야에서 판매하는 가라아게는 양이 너무 적잖아요. 그게 싫어서 직접 가게를 열게 됐죠.” 그릇 가득 가라아게를 담고도 뭔가 부족해 보여 생감자튀김까지 내놓게 됐다는 그는 일본 도시락 전문점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전력이 있다. 그곳에서도 돈가스를 비롯해 튀김 요리는 그의 담당이었다니 튀기는 일에는 일가견이 있는 셈이다. 닭을 손질하고, 양념해 재워둔 후 냄새를 없애고, 삶아서 익힌 후, 튀김옷을 얇게 입혀 다시 튀겨낸 정닭의 치킨 가라아게는 담백하고 촉촉하다. 닭고기 완자 츠쿠네도 인기다. 은근히 찾기 힘든 맥주, OB 골든라거를 생맥주로 즐길 수 있는 가게이기도 하다. 물론, 그가 좋아하는 맥주이기 때문이다.

가격 치킨 가라아게 1만3천원, OB 생맥주 4천원 영업시간 오후 5시부터 새벽 2시까지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54-20 문의 070-4131-4856




6 빌 스트릿


치킨은 조용한 곳에서 분위기 잡으며 먹고 싶은 음식은 아니다. 낯선 이들의 에너지가 맞부딪치는 활기 넘치는 공간에서 치맥을 즐기고 싶다면 빌 스트릿으로 향하면 된다. 빌 스트릿은 올해 초 건대입구역에 모습을 드러낸 펍이다. 레스토랑과 치킨 프랜차이즈 컨설팅을 담당해온 대표가 마음먹고 차린 이 공간은 마치 작은 놀이공원 같다. 버스, 지하철, 감옥이라는 콘셉트로 각각 나뉜 공간은 앉아 있기만 해도 괜히 기분이 들뜬다. 가장 공을 들인 건 물론 메뉴다. 특히 데리야키 소스를 바른 치킨 윙과 함께 나오는 마늘과 마요네즈 소스는 뭐든 이 소스에 찍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황금비율’을 찾았다는 막걸리 칵테일, 프로즌 라이스리타도 함께 먹을 것을 권한다. 첫 맛은 쌉쌀하고 시큼하지만 목으로 넘어가는 순간에는 달콤하고 시원한 프로즌 라이스리타는 치킨 도둑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영업시간 오전 5시까지 가격 아삭숙주와 소이 치킨 1만8천5백원, 프로즌 라이스리타 1만원 주소 서울시 광진구 화양동 7-3 문의 02-469-7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