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보다 다이어트가 익숙한 게으른 에디터가 요즘 유행하는 단식법에 도전했다. 어떤 효과가 있는지,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덤으로 준비했다.



저녁만 먹는다고요?
한 달 전, ‘1일 1식(말 그대로 하루에 한 끼를 먹는 것’이) 라는 새로운 개념의 건강관리법이 전파를 탔다. 다음 날, 거의 모든 사람과의 대화에 1일 1식이 오를 정도로 방송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으레 그래왔고,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았던 하루 삼시세끼를 챙겨 먹는 것이 최선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은 1+1이 2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만큼 신선했다. SNS에는 1일 1식을 시작했다는 글들이 넘쳐났고, 며칠이 되지 않아 몸무게가 줄었다는 칭송의 글도 뒤따랐다. 지금껏 그 어떤 다이어트 방법보다 획기적이기는 했다. 무작정 굶는 방법보다 덜 무모해 보였고, 자몽과 계란을 주식으로 하는 것보다 덜 힘들어 보였다. 이게 주효했다. 적어도 하루 한 끼는 지금 먹고 있는 그대로를 유지해도 된다기에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니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3~4일이면 체중이 주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말은 한밤중에 맡는 치킨 냄새보다 자극적이었다. 어차피 아침잠이 많아서 본의 아니게 1일 2식을 해온 게 20년 정도 됐으니, 한 끼쯤 덜 먹는 걸 몸이 견디지 못할 것도 없어 보인 것도 한몫했다. 여기에 벌써 10년 넘게 이 단식법을 실천해 왔다는 박사의 어려 보이는 얼굴과 탄력 있고 윤기 나는 피부는 다이어트와 함께 주름 때문에 고민인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하루에 몇 끼 먹고 있나요?
호기심에 이끌려 도전을 하기에 앞서, 이왕 할 거라면 제대로 알고 하자는 마음으로 보다 자세하게 파고들었다. 방송과 각종 지침서를 통해 접한 1일 1식의 장점은 귀를 솔깃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루에 16~24시간 정도 배고픈 상태를 유지하면 시르투인이라는 장수 유전자가 활성화돼 당뇨와 치매, 암을 예방하면서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단지 끼니를 거를 뿐인데, 현대인들이 가장 걱정하는 고질적인 질병을 억제하는 힘이 생긴다고 하니 관심이 갈 수밖에. 이 1일 1식을 10년넘게 실천하며 몸으로 장점을 설파하고 있는 일본의 의학박사 나구모 요시노리는 저서 <1일 1식>에서 이렇게 말한다. “하루 한 끼 식생활을 시작하면 소장이 모틸린이라는 소화 호르몬을 분비하고, 공복을 깨달은 위장에서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며,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남과 동시에 시르투인 유전자가 효과를 발휘하게 돼요. 우리 몸은 배가 고파도 음식이 들어오지 않으면 뱃속에 축적되어 있던 내장지방을 분해해 영양으로 전환시키죠.” 그의 말처럼 1일 1식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경험하게 되는 것이 허리 둘레가 줄어든 것이다. 이는 배고픔으로 인해 내장지방이 연소되고, 동맥경화를 방지하고 혈관 내부를 청소해주는 호르몬, 아디포넥틴이 분비된 덕분이다. 물론 그 한 끼가 막무가내식 식단이 아니라 균형 잡힌 식단이어야 한다는 조건도 포함되고, 통째로 먹는 등의 공을 들여야 하지만, 들이는 노력에 비해 효과가 커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나구모 박사는 여기에 그 한 끼를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는 노하우를 더했다. 허기를 달랠 수 있는 안심 먹거리로 비타민이 많은 통밀 쿠키나 우유, 달걀을 추천하고, 과일은 껍질째 먹으라는 팁도 알려줬다. 확실히 이러한 먹거리들은 우리 몸에서 항산화 작용을 해 노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식이 익숙한 식습관 때문인지, 일본에는 단식을 통해 건강해지는 비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다. 코우다 미츠오 박사는 하루에 세 끼를 먹을 경우 식사와 식사의 간격이 너무 짧아서 위장을 쉬게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이유로 1일 2식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아침을 먹으면 뇌 활동에 쓰여야 할 에너지가 소화를 하는 데 쏠려 식곤증을 유발하고, 이전에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하는 데에는 18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미처 소화되기 전에 새로운 음식물을 섭취하게 돼 숙변이 쌓이고, 이게 혈액을 더럽혀 질병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또한 고기를 자주 섭취하면 지방분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담즙산이 필요 이상으로 분비돼 대장에 들어가면 발암물질로 변하고, 일본인과 한국인은 유당에 대한 내성이 약해 우유가 적합한 체질이 아니라고 한다. 이런 이유로 고기와 달걀, 기름 대신 현미와 채식을 기본으로 하고 아침을 거르는 것이 건강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하루에 몇 끼를 먹는 게 좋은지가 이슈가 되면서 이와 정반대 의견을 내놓는 사람들도 주목받았다. 한의사 남호진 원장은 하루에 5번 식사를 하는 1일 5식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1일 5식은 하루에 5번의 식사를 하되 평소 먹던 양의 3분의 1만 먹는 거예요. 일반적으로 먹는 아침, 점심, 저녁 식사에서 아침과 점심 사이에 한 번, 점심과 저녁 사이에 한 번 이렇게 5번을 하면 되고, 포만감이 70% 정도 됐다고 느낄 때 멈추는 것이죠.” 이 방법의 가장 중요한 점은 저칼로리 음식과 GI 수치(탄수화물이 몸 안에서 당으로 바뀌어 피 속으로 들어가는 속도)가 낮은 음식을 먹는 것이다. 음식을 섭취해 혈당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영양소가 지방세포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GI 수치가 낮은 음식을 조금씩 먹으면 혈당이 올라가지 않으니 영양소가 지방으로 축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하루에 몇 끼를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지금껏 한 번도 고민한 적 없고, 왜 이런 것으로 고민을 해야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 의문을 남겼다. ‘과연 몇 끼를 먹는지, 그 횟수가 중요한 걸까? 그것보다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한 건 아닐까?’ 눈에 보이는 자극적인 숫자 때문에 놓치고 있는 부분이 분명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단 직접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도전, 1일 1식
무작정 저녁을 굶는 건 몸에 대한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일주일에 두 번 24시간 공복의 시간을 갖는 간헐적 단식을 먼저 시도했다. 평소대로 먹고 저녁을 건너뛰면 그만이었다. 처음 저녁을 건너뛴 다음 날, 확실히 속이 더부룩한 느낌은 없었다. 허기로 인한 스트레스도 없었다. 그저 어제 회식자리에서 먹지 못한 치킨이 눈에 아른거릴 뿐이었다. 점심 식사를 할 때에도 평소 그대로의 식사량을 유지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을 건너뛰는 것으로, 2주 동안 총 4번의 저녁을 건너뛰었다. 변화가 없었다. 체중의 변화도 없었다. 단기간에 나타나는 변화가 없어 1일 1식으로 체험 방법을 바꿨다. 그랬더니 첫날부터 오늘 저녁을 못 먹고, 내일 저녁도 굶어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씩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약간의 간식은 괜찮다기에 방울토마토 5개와 사과 반쪽, 케일 잎사귀 2장을 갈아 만든 주스를 오후 5시쯤 마셨다. 역시나 첫날 저녁을 넘기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둘째 날 점심 메뉴를 고를 때부터 변화가 생겼다. 점심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하루 한 끼만 먹는다는 생각에 점심을 허투루 먹을 수가 없었다. 건강식까지는 힘들더라도 포만감이 오래가는 밥 위주로 메뉴를 골랐다. 같은 내용의 주스를 같은 시간에 마시고, 그렇게 둘째 날이 지나갔다. 딱 이틀 지났을 뿐인데, 몸무게가 1.5kg이 줄었다. 운동이라고 할 만한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은 상태이기는 했지만,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속이 안 좋아서 한 끼를 걸러도 몇 백 그램이 빠지는 걸 이미 수백 번은 더 경험했으니까. 체험 5일째가 되면서 저녁을 건너뛰는 것에 대한 부담이 확실히 줄었다. 몸무게는 3kg 정도 줄었고, 바지 위로 비어져 나왔던 옆구리 살이 줄어든 것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체험 10일이 되면서 어느 순간부터 야채즙을 마시지 않아도 허기가 지지 않았다. 점심을 먹을 때에도 밥 한 공기를 다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정도로 식사량이 줄었고, 저녁을 거르는 것도 원래 그래왔던 것처럼 부담스럽지 않았다. 아침마다 부은 얼굴로 출근했던 이전과 달리, 얼굴이 붓는 일도 없었다. 하지만 간헐적 단식을 포함해 25일 정도가 지났음에도 피부가 윤기가 나거나 안색이 맑아지는 효과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주변에서는 얼굴이 칙칙해 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고, 같은 환경에서 같은 화장품을 발랐음에도 얼굴이 건조했다. 2주간의 1일 1식 체험을 끝내고 저녁을 먹었다. 체험 전의 식단으로 돌아가는 의미로 평소 좋아하던 프라이드치킨을 4조각 정도 먹었다. 맥주도 한 잔 곁들였다. 다음 날, 2주간의 체험으로 빠졌던 몸무게 3.5kg 중 700g이 원상 복귀됐다. 얼굴도 부어 있었다. 더 큰 문제는 하루 종일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이 지속됐다. 식사를 하는 데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속이 더부룩했다. 그렇게 4주간의 체험 끝에 아침에 속이 편한 것과 체중이 4kg 정도 준 것, 옆구리살이 빠진 것, 안 먹어서 아낀 저녁값, 점심에 대한 집착, 갑자기 저녁을 먹음으로써 불편해진 위장을 얻었다. 반강제로 술과 인스턴트 식품을 멀리하게 되는 장점도 있었다. 그 대가로 지인들과 저녁을 함께하며 얻는 즐거움과 얼굴의 생기를 잃었다. 분명 1일 1식은 자몽으로 배를 채우거나, 야채즙으로 배를 채우거나, 칼로리를 계산해가면서 끼니를 때우는 것보다 훨씬 쉬웠다. 예상보다 허기가 주는 스트레스도 적었다. 그럼에도 이 체험을 꾸준히 이어갈 자신은 없었다. 체험으로 얻은 장점보다 포기해야 하는 즐거움이 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큰 것이 그 이유였다. 하루에 한 끼만 먹는 동안 끼니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고, 그것을 포기함으로써 얻게 되는 장점들이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졌다. 도대체 왜 하루에 한 끼만 먹어야 하는지 납득하기에는 당위성이 부족했다. 오히려 의심만 커졌다. 끼니를 거르는 게 과연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