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라면의 세계는 춘추전국과 다름없다. 그래서 5종류의 신상 라면을 맛봤다.



1. 백합 조개탕면
제조사 풀무원
특징 라면치고는 낮은 편인 350kcal의 칼로리에 우선 끌린다. 칼로리가 낮은 이유는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고 특별한 항생제도 첨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건강 스프’라고 쓰인 건더기 스프 봉투에는 오징어, 백합 등 제법 그럴싸한 해물 건더기가 들어가 있다. 이제 라면도 건강 시대인가 보다. 먹어봤더니 기대했던 조개탕의 맑고 시원한 국물이라기보다는 기존 칼국수 면 제품의 국물과 비슷한 맛이다. 생각보다 강한 조미료의 맛이 처음에는 다소 실망스럽지만 계속 먹다 보면 시원하다. 씹을수록 탱탱함이 느껴지는 면이 나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모름지기 라면 면발은 후루룩 집어 삼켜야 하는 법 아니던가.

2. 앵그리 꼬꼬면
제조사 팔도
특징 물이 끓기 전에 앞서 고추장처럼 생긴 페이스트 소스를 넣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 고추, 양파, 마늘 등을 그대로 갈아 만들어 생생한 맛을 살린 페이스트 소스는 제법 걸쭉하니 국물에 잘 풀어지도록 중간중간 저어줘야 한다. 먹어봤더니 그릇에 코를 가져다대는 순간 고추의 톡 쏘는 향이 훅 하고 올라온다. 국물을 들이켜는 순간 칼칼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짙은 국물이 면에 깊게 스며들어서인지 심지어 면도 맵다. 하지만 통각이 느껴지는 괴로운 매운맛이 아니라 시원하게 톡 쏘는 매운맛이라 자꾸 먹게 된다. 꼬들꼬들한 면도 감칠난다.

3. 돈사골탕면
제조사 삼양
특징 삼양식품이 프레스티지 누들이라는 타이틀로 선보인 고급 라면. 계열사인 누들 레스토랑 호면당의 메뉴를 라면으로 출시했지만 1천8백원이라는 가격 때문에 제2의 신라면 블랙이 될 거라는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먹어봤더니 흠 잡을 데 없이 맛있다. 처음에는 기름지다고 생각했던 국물도 명색이 사골탕면인데 이 정도는 돼야 하지 싶다. 특히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면! 일반 라면에서 먹기 힘든 식감으로 쉽게 불지 않고 오래도록 찰기를 유지한다. 전체적으로 비싼 가격이 아깝지 않은 맛으로 신라면 블랙처럼 단종된다면 슬플 것 같다.

4. 불닭볶음면
제조사 삼양
특징 액상스프에 닭고기를 함유했다. 청양고추에 버금가는 매운맛으로 애초에 매운맛에 강한 사람만 도전하라는 경고 문구가 써 있을정도다. 조리방법은 비빔면이나 짜파게티와 비슷하다. 참깨와 구운 김가루가 별첨되어 있다. 먹어봤더니 맵다. 정말 맵다. 매운 걸 잘 먹는 사람도 세 젓가락 이상 먹은 후에는 혀에 통각이 와 말을 잇기 힘들 정도다. 0.82%라는 가소로운 함유량에도 불구하고 닭고기 맛이 나긴 난다는 게 신기하다. 맥주를 부르는 맛으로 달걀, 양배추 등을 넣으면 훌륭한 안주가 될 것만 같다. 다 먹고 나면 새빨개진 그릇 바닥을 확인할 수 있다.

5. 진짜진짜
제조사 농심
특징 처절한 실패 후 은근슬쩍 컵라면으로 다시 돌아온 비운의 신라면 블랙, 근거 없는 발암 물질 파동을 겪은 너구리 등 최근 바람 잘 날 없는 농심에서 내놓은 신제품. 기본 분말스프, 건더기 스프, 고소한 분말스프까지 총 세 종류의 스프가 들어 있다. 조리시간이 3분으로 다른
라면들보다 짧으니 염두할 것. 먹어봤더니 진짜진짜 맵다더니 알고 보니 고소한 매운맛을 지향하는 라면이었다. 매운맛이 좀 나나 싶으면 이내 분말스프의 고소한 맛이 입안을 덮는다. 태국의 매운 국물 요리가 다소 생각나는 뒷맛으로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듯. 면은 얇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