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 공으로 친다면,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이타적인 사람들이다. 신보라, 허안나, 김미려, 안영미, 강유미! 그녀들 덕분에 2012년에도 크게 웃었다. 그래서 올해 마지막으로 만나, 웃기도록 아름다운 뷰티 필름을 촬영했다. 미션은 당신들만의 캣우먼을 만드는 것!

뷔스티에는 비나 제이 란제리(Vina J. Lingerie). 가죽 팬츠는매그앤매그(Mag N Mag).


안영미


“분명 <얼루어>라고 들었는데…!” 의상으로 뷔스티에를 건네자 그녀가 예의 허스키한 말투로 말했다. 잠시 후 가죽 팬츠에 뷔스티에 차림으로 나타난 그녀는 걸음걸이도 살짝 변해 있었다. 역대 캣우먼에 비유하자면, 가장 섹시하고 치명적인 미셸 파이퍼의 캣우먼! 웃음과 작품을 위해서라면, 천장에도 거꾸로 매달려줄 것 같았지만 안영미의 그 치명적인 매력은 오히려 정지된 순간에서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원히 못 볼 것 같았던 개그우먼들의 공연 <드립걸스>를 숨가쁘게 달려오면서 얼굴 선은 좀 더 강렬해졌다. 이날은 그녀의 영화 <내가 고백을 하면>의 시사회가 있는 날이기도 했다. 얼마 전 생일 선물로 어머니에게 무려 세 돈짜리 금반지를 받았고, 절대 빼지 말라는 어머니의 조언을 충직하게 따르며 촬영에서도 반지와 함께한 안영미는 메이크업을 지우는 걸 무척 아쉬워했고, 헤어는 최대한 살려 묶은 뒤 시사회장으로 떠났다.

가죽 원피스는 에피타프(Epitaph).팔찌는 페르소나.


강유미


강유미는 안영미와 따로따로 와서 나란히 앉았다. 두 사람은 올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장장 세 달 동안의 <드립걸스>를 함께했고, 매주 화요일에는 <코미디 빅리그>의 녹화가 있다. 숱 많은 머리를 부풀리고, 눈 밑 화장을 강조하는 동안 그녀는 ‘분장의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코미디 빅리그>의 새 시즌에서 그녀는 전신 성형의 아이콘으로 온몸에 붕대를 감고 ‘아오이 왕소라’를 열연해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제 그 캐릭터는 더 이상 볼 수 없다고. 대신 황갈색 개량한복을 입고 ‘꼴페미’에 도전한다. “그게 정말 신기해요. 그 개량한복을 입는 순간 저도 모르게 그 캐릭터에 더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액션배우는 액션배우고, 희극배우는 희극배우다. 배우라는 것이다. 배우는 낯선 옷도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익숙하게 입는 사람들이다. 캣우먼이든, 원더우먼이든 상관없다. 그리고 옷을 입었을 때 그들 안의 무엇이 홀연히 나타나 말을 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