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을 뜨겁게 마무리할 지산밸리, 펜타포트, 슈퍼소닉 페스티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화려한 라인업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이 록 페스티벌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음악평론가들에게 속성과외를 요청했다.



김홍기(음악평론가)
가장 기대되는 페스티벌 어느 나라 페스티벌 고어보다 더 잘 놀 줄 아는 우리 나라 관객에 비해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이나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이하 ‘지산’)은 기업들이 너무 깊이 침투해 그 느낌이 예전만 못하다. 그래서인지 차라리 깔끔한 도시형 공연 백화점을 내세우는 슈퍼소닉 페스티벌(이하 ‘슈퍼소닉’)이 더 기대된다.
그 페스티벌에서의 스케줄 8월 14일은 짐 클래스 히어로즈로 흥을 돋우고, 스매싱 펌킨스 무대를 보면서 옛 추억을 떠올리고, 소울왁스로 뜨거운 여름밤의 댄스를 만끽하겠다. 15일은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국카스텐을 응원하고 백신즈와 포스터더피플에 열광한 뒤 고티에와 뉴 오더를 맞을 준비를 할 것이다.
단 하나의 공연을 본다면 록 페스티벌의 매력은 슈퍼밴드의 화려한 무대를 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지금 음악 신에 뜨고 있는 라이징 스타들의 풋풋한 무대를 딱 그때에 관람할 수 있다는 거다. 제이슨 므라즈도 그랬고 가십도 그랬다. 그런 의미에서 슈퍼소닉의 고티에와 포스터더피플의 공연만은 사수하고 싶다.
그 밖에 기대되는 공연 비요크와 스팅의 조합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고티에. 음악만큼이나 몽롱하면서도 예술적인 애니메이션들로 꿈속 같은 공연을 선보이기에 이번 공연에서도 그런 연출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제임스 블레이크는 늦은 시간 지산의 무대에 오른다. 집단 수면에 빠지게 되는 건 아닌지 그 현장이 기대된다. ‘루시드폴 with 조윤성 세미 심포닉 앙상블’의 무대도 궁금하다. 드럼과 기타소리로 가득한 그곳에서 스트링 소리와 바하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다. 페스티벌은 이렇게 즐기는 것 페스티벌은 라인업도 중요하지만 무대 밖의 풍경이 더 흥미롭다. ‘인생은 참 아름답구나’라는 생각은 무대 위의 뮤지션을 바라보면서가 아니라 무대 앞에서 신나게 노는 관객들을 보면서 들기 때문이다. 올해는 어떤 록 페스티벌 폐인들이 어떤 멋진 풍경들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차우진(음악평론가)
가장 기대되는 페스티벌 지산과 펜타포트의 양자 구도에 록 페스티벌이 하나 더 생긴다는 점 때문에 슈퍼소닉이 가장 기대된다. 최근 서울 재즈 페스티벌이나 그랜드민트 페스티벌의 선례를 따르며 ‘도심 속 음악 페스티벌’의 전형을 만들 수 있겠다는 기대 때문이다.일본의 서머소닉과 연계한다는 점까지 더해져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
그 페스티벌에서의 스케줄 아직 라인업이 모두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단 8월 14일에는 스매싱 펌킨스와 소울왁스를 봐야겠다. 소울왁스는 인지도가 좀 낮은 편이지만 같은 날 공연하는 국내의 이디오테입처럼 일렉트로닉을 아름답게 소화하는 팀이다. 15일에는 뉴 오더와 고티에를 찾겠다. 뉴 오더는 이들의 무대를 언제 또 볼까 싶어서, 고티에는 지금 가장 핫한 뮤지션이라서.
단 하나의 공연을 본다면 지산의 스톤 로지스 공연. 동시대 음악에 이들 만큼 큰 영향력을 미친 밴드는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그 밖에 기대되는 공연 지산의 라디오헤드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개인적으로는 ‘Creep’ 말고 ‘ThereThere’를 불러주기를 바란다. 펜타포트의 장미여관도 놓칠 수 없다. 클럽을 웃음으로 채우던 이들이 큰 무대를 어떻게 활용할지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슈퍼소닉의 고티에를 꼽겠다. ‘Somebody that I Used to Know’를 엄청난 음량으로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된다.
페스티벌은 이렇게 즐기는 것 인파와 멀찍이 떨어져 간이 의자에 앉아 ‘미지근하지만 어쨌든 맥주’를 마시며 편하게 즐기는 관람이 좋다. 내년에도 딱 이만큼의 여유를 기대한다.

최민우(음악평론가)
가장 기대되는 페스티벌 지산. 록 페스티벌은 당연히 라인업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라인업 중 가장 실하다. 하지만 교통편을 감안한다면, 그리고 뉴 오더를 감안한다면 슈퍼소닉에도 눈길이 간다.
그 페스티벌에서의 스케줄 7월 27일에는 엠 워드, 엘비스 코스텔로, 아침, 라디오헤드를, 28일에는 아폴로 18, 이이언, 아울 시티, 제임스 블레이크를, 29일에는 옐로우 몬스터즈, 세카이노 오와리, 스톤 로지스를 관람하겠다.
단 하나의 공연을 본다면 헤드라이너의 공연은 다들 볼 테니 헤드라이너를 제외하고 이야기한다면 지산의 엘비스 코스텔로를 추천한다. 2011년에 내한한 적이 있지만 당시는 어쿠스틱 공연이었다. 펑크 록에서 시작해 클래식까지 넘나드는 베테랑 뮤지션의 생생한 활기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 밖에 기대되는 공연 지산의 옐로우 몬스터즈. 강하고 화끈하며 연륜까지 겸비한 펑크 록을 들려준다. 록 페스티벌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밴드가 또 어디 있을까 싶다. 펜타의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도 기대된다. 1990년대 브릿 팝의 아이콘 중 하나인데 여전히 빼어난 음반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뮤지션이다.
페스티벌은 이렇게 즐기는 것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떤 공연을 볼지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안 그러면 다 놓치고 헤드라이너 무대 정도만 희미하게 기억에 남게 될 테니 말이다. 페스티벌에서 음악만 듣는 건 아니지만 음악이 없으면 굳이 거기 갈 이유도 없다. 소문난 무대에서는 되레 실망하기 쉽다. 기대하지 않은 무대에서 맛보는 ‘발견의 기쁨’을 누려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