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결국 자신의 이름을 건 공간을 가지게 된 여덟 명의 남자. 자신의 모습과 꼭 닮은 공간에 서 있는 그들을 만났다.



민수기 | 멀티숍 ‘므스크숍’ 운영

므스크숍의 시작 어린 시절 부모님이 원단가게를 하셨다. 출장에서 사 오신 원단을 보면서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그 영향인지 경영학을 전공하면서도 항상 패션쪽 일에 관심이 많았다. ‘핏보우’에서 3년 동안 MD로 일하다가 지난 2008년에 멀티숍, 므스크숍(MSK Shop)을 열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브랜드를 만드는 디자이너처럼 나도 내 이름을 걸고 도전하고 싶었다.

므스크숍의 아이템 국내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의 비중이 5:5 정도다. 국내 디자이너들과는 협업을 통해 므스크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비욘드 클로짓과 협업한 아이템을 선보이기도 했고 블랭코브와도 여러 번 작업했다. 국내 남성복에 해외의 바이어들, 에디터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국내 디자이너와 계속 작업하고 싶고 보석 같은 디자이너를 찾아서 소개하고 싶다. <인벤토리> 매거진과 ‘아폴리스’라는 브랜드 제품을 국내 숍에 도매로 넘기는 일도 같이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 디자이너들의 패션쇼 의상이 많이 팔리지 않는게 아쉽다. 혼신의 노력을 해서 만들었는데 그게 브랜드의 이미지로 끝나는 게 아쉬워서 패션쇼 의상을 걸어놓고 20% 정도 세일해서 판매했었다. 일반 매장에서보다 한두달 정도 미리 보고 주문할 수 있으니까 손님들도 좋아한다. 여성 브랜드는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되었다. 지금은 ‘서리얼 벗 나이스’, ‘쇼콩트’, ‘레이크넨’ 정도만 다루고 있지만 점차 늘려갈 생각이다.

다른 멀티숍과의 차별점 입점하는 브랜드를 굉장히 신중하게 선별하고 있는데, 그게 알려지면서 디자이너들이 먼저 컨택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잘 팔리는 옷에는 관심이 없다. 동시대의 트렌드를 보여주면서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색깔을 지켜나갈 수 있는 브랜드만 고집하고 있다.

희망 사항 개인적으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 디자인을 하는 사람처럼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에 대한 동경이 있다. 국내의 훌륭한 디자이너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더없는 영광으로 생각한다. 국내 디자이너들에게 기반이 되는, 상징적인 매장이 되고 싶다. 그렇게 되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57-25번지 405호
문의 070-8233-3186



변관필 | 레스토랑 ‘바나나 토크’ 운영

바나나 토크의 시작 원래 요리와 카페에 관심이 많았다. 몇 년 전 유럽 여행을 하면서 레스토랑 운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카페를 열게 되었다.

바나나 토크라는 이름 바나나에는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다. 세로토닌은 우리에게 행복감을 준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고 행복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으로 바나나 토크(Banana Talk)라 이름 짓게 되었다.

바나나 토크의 메뉴 모든 메뉴를 직접 개발했다. 김치 갈릭 파스타는 한국인 입맛에 맞는 맛을 찾다가 만들게 되었는데 튀긴 마늘의 쫀득한 식감과 크림소스의 부드러움, 김치의 톡 쏘는 맛이 잘 어우러져 인기 메뉴로 등극했다. 가게 이름의 영향인지 캐러멜 바나나 디저트와 바나나 라테, 딸기 바나나 스무디도 많이 찾는다.

군자동이라는 동네 가게 앞에 어린이 대공원이 있다. 여성이 걷고 싶은 길, 디자인의 거리, 걷기 좋은 길로 유명하며, 가까이에 세종대학교와 건국대학교가 있어 가족 단위로, 친구들끼리 찾는 손님이 많다. 그들의 건강한 기운이 느껴져서 좋다.

시행 착오 스태프를 교육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아르바이트생의 경우 지원자가 많지 않고 일하는 기간이 길지 않다보니 초반에는 그들을 대신해 하루 종일 가게를 지키는 경우도 많았다.

다른 레스토랑과의 차별 무엇보다 다양한 메뉴가 자랑이다. 오전에도 커피와 음식은 물론 술을 즐길 수 있고, 넓은 테라스가 있어서 날이 좋은 날 특히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나를 포함한 훈남 스태프가 많다는 것도 빠뜨릴 수 없겠다.

희망 사항 단순히 브런치 카페가 아닌 많은 손님이 잠시 여유를 갖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부산 해운대와 건국대 쪽에 2호점을 찾고 있다. 글로벌한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키워나가는 게 꿈이다.

주소 서울시 광진구 군자동 249번지
문의 02-467-3370



권범준 | 뮤직 바 ‘피닉스’ 운영

피닉스의 시작 <핫뮤직>이라는 록음악 잡지에서 2년 넘게 기자로 활동했다. 그 후로도 음악관련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글을 쓰는 일이 많아져서 음악으로 먹고살게 되었다. 하지만 음악평론도 그렇고 록음악 바를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나 생각은 없었다. 그저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껏 접할 수 있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교감을 나눌 수 있다면 인생이 꽤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피닉스(Phoenix)는 그런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피닉스라는 이름 브릿팝 밴드 블러(Blur)의 베이시스트 알렉스 제임스가 쓴 자서전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또한, 프렌치록 밴드 피닉스의 음악을 좋아하기도 해서 이 정도 이름이면 사람들이 이 공간의 콘셉트를 쉽게 인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피닉스의 음악 브릿팝이라고 하는 브리티시 기타팝이나 뉴욕 스타일의 인디록을 주로 선곡한다. 그 외에 록음악 팬들이 좋아할 만한 일렉트로닉 음악, 트렌디한 음악은 물론 70년대 펑크나 포스트 펑크도 자주 트는 편이다. 이런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가게는 많겠지만 손님 대부분이 인디록 마니아인 바는 거의 없을 것이다.

시행착오 좋은 음악만큼 메뉴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했는데 처음 시작할 때 그 점을 간과했던 것 같다. 아차 싶어서 칵테일 공부도 열심히 했고, 손님들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음식 메뉴를 선보이면서 장족의 발전을 이뤄냈다.

홍대라는 동네 대한민국에서 레이브 문화에서 발전한 일렉트로닉 음악 클럽과 록음악이 자연스럽게 공존하고 이런 음악을 소비하고 흡수할 수 있는 동네는 홍대뿐이라 생각한다.

즐거운 순간 음악 마니아인 손님이 찾아와서 하루 종일 음악 이야기를 할 때 정말 재미있다. 하지만 그건 모든 음악바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록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우리 바에 와서 이런저런 음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음악 선곡이 좋다는 말을 남기고 갈 때 정말 보람을 느낀다. 그들이 다시 찾아와주면 더 기쁘고.

하루 일과 새벽까지 영업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밤낮이 바뀌었다. 오후 두 시쯤에 일어나 마트에 가서 장을 본다. 5시쯤에 가게에 도착하면 청소를 하고 오픈 준비를 한다. 새벽 3시까지 가게를 열고 퇴근하면 바로 잠들지 않고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서 아침을 맞는 편이다.

희망 사항 음악도 음악이지만 사람들이 이곳에서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 록음악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꽤 열정적인 음악이지 않나! 록음악을 들을 때처럼 신나고 즐거운 기억을 많이 가져가면 좋겠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2-13번지 한스빌3층
문의 010-9738-0482



예원상 | 헤어숍 ‘블레스 바버숍’ 운영

블레스 바버숍의 시작 프리랜스 헤어 스타일리스트로 일한 지 11년이 되었다. 헤어숍에서 일한 경력을 더하면 20년 가까이 된다. 모델, 연예인과 작업을 하다보니 더 늦기 전에 일반인들의 머리를 만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움과 변신을 필요로 하는 건 일반인도 마찬가지이고 더 간절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화보 촬영을 위해서 하는 스타일링도 재미있지만 헤어 커트를 오랫동안 공부했기 때문에 커트 작업을 더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마침내 두달 전 블레스 바버숍(Bless Barber Shop)을 열었다.

바버숍의 서비스 단순히 커트를 하고 펌을 해주는 것에서 스타일리스트의 역할이 끝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집에서 어떻게 손질해야 하는지 꼼꼼히 알려주고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하라고 한다. 머리를 자르지 않는게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서 그냥 보낸 손님도 많다.

동업자 해외 촬영 프로덕션을 하는 이창원은 오랜 친구이자 블레스 바버의 동업자로 디렉팅과 마케팅을 담당한다. 파리에서 인테리어를 전공했기 때문에 인테리어를 하는 데도 큰 힘이 되었다.

인테리어 의자와 거울은 목공소를 들락날락하면서 직접 만들어서 더 애정이 간다. 숍으로 들어오는 문도 우리가 직접 페인트칠 한거다. 맘에 안 들어서 몇 번을 수정하는 바람에 3~4일 정도 걸렸다. 두 개의 거대한 의자는 미국에 있는 지인에게 부탁해 공수한 것인데 무게가 400kg에 달해서 가져오는 데 애를 먹었다. 출장 다니면서 하나하나 구입한 아이템을 곳곳에 놓아두니 제법 전체적인 분위기와 어울리는 것 같다.

반가운 손님 나는 정말 까다로운 손님이 좋다. 머리카락 하나하나에까지 신경을 쓰고 여기는 이렇게, 저기는 이렇게 하면서 엄청난 요구를 하는데, 그렇게 까다로운 사람들을 만족시켰을 때 더없는 성취감을 느낀다.

압구정이라는 동네 처음 이 일을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동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새벽 4시에 미용실에 출근해서 저녁 8시까지 일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여기 올 때마다 그때가 생각난다. 적어도 이 동네에서라면 초심을 잃지 않고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희망 사항 단순한 헤어숍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고 싶다. 편집매장처럼 남자들이 갖고 싶어 하는 아이템을 다양하게 구비할 계획이다. 언젠가 자전거 브랜드와 협업해서 자전거를 만들 계획도 있다.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이것저것 많은 구상을 하고 있다. 단순히 오래된 이발소를 해석한 ‘바버숍’이 아닌 고유명사로서의 ‘블레스 바버숍’을 만들고 싶다. 아, <얼루어> 독자를 위해 이벤트를 제안하겠다. <얼루어> 9월호 표지를 찍어오면 커트 50%, 파마와 염색은 30% 할인해주겠다. 단, 기간은 9월 30일까지!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53-11번지 1층
문의 02-517-3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