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이 지나면 옷장에 넣어두거나 버리는 옷이 너무 많다. 그것들을 모아 열두 명의 디자이너를 찾았다. 그들의 손에서 오리고 붙이고 칠해져 완성된 세상에 하나뿐인 옷과 가방이 여기 있다.

파우치 → 리본과 와펜 장식 파우치 by ‘히스토리 바이 딜란’ 디자이너 류은영
“선물 포장에 쓰인 예쁜 리본들은 다시 재활용하려고 모아두는 편이에요. 또 빈티지풍의 와펜 장식이나 스탬프들을 수집해뒀다가 사용해요. 방법도 간단해요. 손바느질로 원하는 곳에 붙이면 되죠. 가방과 비슷한 색감의 리본과 장식을 사용하면 실패할 확률이 적습니다. 이 가방의 이름은 불어로 ‘Pour Petit Cheval’이에요. ‘작은 말을 위하여’라는 뜻이죠. 나만의 이야기가 담긴 가방, 멋지지 않나요?”

준비물 각종 리본 테이프, 와펜이나 단추 등 구입처 가지고 있는 재료를 사용해도 좋고, 동대문 종합시장에 가면 2~3천원 정도에 예쁜 리본 테이프나 와펜 장식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작업순서 1. 여러 가지 리본을 배열해보고 가장 예쁜 위치에 맞춰 재단한다. 이때, 리본 끝은 접어 붙여야 더 깔끔하다. 2. 같은 색 실이나 낚싯줄을 사용해 손바느질로 붙인다. 3. 와펜 장식 등도 같은 방법으로 붙인다.

화이트 셔츠 → 투 톤 셔츠 by ‘폴앤앨리스’ 디자이너 주효순 “
“셔츠에서 가장 빨리 닳는 부분이 칼라와 소매예요. 흰색 셔츠인 경우 더욱 그렇죠. 오래 입으면 세탁해도 오염이 쉽게 없어 지지 않거든요. 칼라와 소매 부분만 바꿔도 새로운 옷이 탄생해요. 특히 부드러운 저지 원단을 사용하면 티셔츠와 셔츠를 섞어 입은 듯한 효과를 줄 수 있어요. 저지 원단은 집에서 작업하기도 수월해요. 입지 않은 면 티셔츠의 소매를 잘라서 붙이면 훨씬 쉽게 만들 수 있답니다.”

준비물 저지 소재의 원단이나 입지 않는 면 티셔츠, 바느질 도구 구입처 동대문 종합시장에서 보통 한 마당 4~5천원 정도에 저지 원단을 구입할 수 있다. 작업순서 1. 셔츠의 소매 부분을 분리한다. 2. 저지 소재원단을 소매 모양으로 재단해 봉제한다. 입지 않은 면 티셔츠의 소매를 잘라 사용해도 좋다. 3. 바느질로 소매 부분을 이어준다. 4. 셔츠 칼라를 저지 소재로 감싸서 스티치가 보이지 않도록 안쪽으로 바느질한다.

검은색 펌프스 → 붉은색 굽의 펌프스 by 마비엥로즈’ 디자이너 이선율
“오래 신은 구두를 색다르게 신고 싶다면 가장 쉬운 방법이 굽 모양을 바꾸는 거예요. 굽만 따로 구입해서 수선집에 의뢰하면 됩니다. 조금 번거롭지만, 정말 새 구두 같을 거예요. 작업 주제는 ‘아크릴 숲’이에요. 신비한 숲에 있을 법한 식물을 생각해봤죠. 굽은 붉은 줄기를, 스터드 장식은 식물의 가 시를 뜻해요. 스터드 장식은 망치를 이용해 집에서도 쉽게 달 수 있습니다.”

준비물 구두 굽, 스터드 장식, 장식을 달 수 있는 각종 도구들 구입처 성수동 구두골목에 가면 굽만 따로 파는 가게가 있으며 개당 1만원 이하에 구입할 수 있다. 스터드 장식은 동대문 종합시장에서 구입 가능하다. 작업순서 1. 리폼할 구두의 굽 높이를 정확히 잰 후, 변경할 구두 굽을 같은 높이로 구입한다. 2. 가까운 구두 수선집에서 굽갈이를 한다. 3. 원하는 장식을 달아 완성한다.

반팔 티셔츠 → 아플리케 장식 티셔츠 by ‘노케제이’ 디자이너 정미선
“자투리 가죽으로 자신만의 아플리케 장식을 만드는 거예요. 원하는 모양, 원하는 사이즈로 만들어 원하는 곳에 붙이면 싫증 난 티셔츠를 확 다른 분위기로 바꿀 수 있죠. 가죽 다루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겠지만 얇게 제작된 인조 가죽이 많아 집에서도 쉽게 손바느질을 할 수 있어요. 세탁하기도 더 쉽고요. 완벽한 스티치보다는 자연스러운 손바느질이 가죽 질감과도 잘 어울리고 더 멋스럽습니다. 티셔츠에도, 셔츠나 가방, 청바지에도 다양하게 응용해보세요.”

준비물 자투리 가죽, 실, 바늘, 패턴을 만들 종이나 스펀지 구입처 동대문 종합시장에 가면 한 마에 1만원 이하로 인조 가죽을 구입할 수 있다. 작업순서 1. 아플리케로 뜨고 싶은 패턴을 만든다. 2. 제작한 패턴대로 가죽을 재단하고, 1.5cm 폭으로 긴 끈 모양 가죽도 재단한다. 3. 패턴 가죽 옆 라인을 따라 긴 끈 모양 가죽을 둘러 손바느질로 입체 아플리케를 만든다. 4. 완성된 아플리케를 원하는 위치에 손바느질로 고정한다.

캔버스 백 → 그물 장식 캔버스 백 by ‘기어쓰리 바이 샌’ 디자이너 박미선 “
“그림이나 문구 등이 프린트된 캔버스 백은 쉽게 질리더군요. 비치는 원단을 사용해 덧대면 본래의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의 가방이 완성되죠. 레이스와 그물을 이용해 여성스러우면서도 거친 느낌을 동시에 내봤어요. 레이스를 덧대고 그물로 바구니 형태를 만들어 에코백에 끼우는 간단한 작업이죠. 그물은 옷핀으로 고정했기 때문에 쉽게 분리해서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어요.”

준비물 레이스와 그물 원단, 옷핀 구입처 동대문 종합시장에서 레이스와 그물 원단을 한 마에 각 1만원대 이하로 구입할 수 있다. 작업순서 1. 가방 사이즈에 맞게 레이스 원단을 재단한다. 2. 손바느질로 꼼꼼히 레이스를 붙인다. 3. 가방 사이즈에 맞도록 그물 원단을 재단해 바구니 형태로 만든다. 4. 그물을 싸서 그물 끝과 가방을 옷핀으로 연결한다.

파우치 → 레이스 장식 파우치 by ‘쿠미오리’ 디자이너 이지남 “
“가장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요소가 바로 레이스예요. 가죽 본연의 질감을 없애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가방 같은 느낌을 줄 수 있거든요. 레이스를 겹쳐서 패치워크를 해도 좋고 한 가지 레이스로만 장식해도 예뻐요. 손바느질로 고정해도 좋고 좀 더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면 가까운 수선실에 재봉을 맡기는 방법도 있죠.”

준비물 각종 레이스 소재, 실, 바늘 구입처 입지 않은 옷의 레이스를 사용해도 좋고, 동대문 종합시장에 가서 한 마당 3~4천원 정도에 레이스 장식을 구입할 수 있다. 작업순서 1. 작업할 레이스 원단을 골라 가방 사이즈에 맞게 재단한다. 2. 가방 가장자리의 봉제 부분을 중심으로 손바느질로 레이스를 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