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지만 겸손한 스물넷. 모두가 탐을 내는 남자 김수현. 아직은 뜨겁게 웃을 줄 아는 젊은 그대의 웃음은 ‘진짜’다.



인간에게 고난이 성장보조제라면 이 청년, 유전자가 우월하다. 보조제 따위는 필요치 않아 보인다. 이런 경우를 보고 ‘뼛속까지 프린스’라고 하는지 모르겠으나 작년까지 학생 역할로 주로 연기한 김수현을 다 큰 남자 톱스타로 마주하니 감회가 새롭다. 드라마 <자이언트>에서 이미 마주한적 있는 그 눈빛을 상당수의 대중은 올해 들어서야 <해를 품을 달>을 통해 발견했다. 고백하건대 <자이언트>에서 박상민의 아역을 연기할 때 이미 기자는 시쳇말로 ‘뜰 줄’ 알았다. 그보다 더할 수 없었던 카리스마를 보여준 정보석과의 지하실 투샷신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최고의 긴장감을 보여줬던 그 김수현이니까. 참, 그때 동생은 운명처럼 여진구였다. 드라마를 놓쳤던 독자라면 서로 대치하는 긴장감이 최고였던 그 장면만이라도 한번 감상하길 바란다. 아무튼 모두가 탐을 내는 남자, 김수현의 광고 촬영은 30여 명의 스태프만으로 극비에 부쳐진 채 스탠바이 상태다. “재패니스 스피츠 맞죠?”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비욘드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상대 모델로 모셔온(!) 작은 강아지가 스튜디오에 등장하자 한달음에 달려가 품에 안는다. “재패니스 스피츠는 주인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고 알고 있어요. 지금은 새끼라 작지만 아마 엄청 크게 자랄 거예요.” 계속된 촬영 속에서도 동물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질 줄 모른다. 누가 김수현을 보고 섹시남이라고 했나. 촬영 중간에 헤어 스타일을 바꾸고 의상을 갈아입을 때도 강아지와 떨어지지 않고 천진난만하게 놀이를 즐기는 모습이란 영락없는 아이이고, <드림하이>에서의 삼동이다. 맞다. <자이언트> 이후 두 번째로 기억나는 김수현은 <드림하이>에서의 순수한 고등학생이다. 작은 얼굴과 다소 마른 듯한 체구로 수줍게 인사하는 과거의 모습은 이 배우가 내면에 사내를 담는 법을 과연 알고 있을까 의심하게했다. ‘어쨌거나 남자’의 느낌을 찾기로 한 <얼루어>의 소망에 부합할까? 답은 모두가 예상하듯 ‘능히 어엿한 남자’다.

촬영이 시작되었다. 조명을 켜고 셔터를 누르기 시작하자 여자들은 탄성, 남자들은 침묵을 보낸다. 그러나 탄성이 침묵을 압도해가는 건 필연적인 수순이었다. 서른 명의 스태프와 관계자는 대부분 여자였으니까. 스태프들이 자신의 주변을 하도 에워싼 탓에 과묵한 사진가의 뒤통수는 뜨겁다. 남자들은 수세에 밀려 점차 뒤로 뒤로 발걸음을 옮긴다. 김수현은 ‘지치지 않는 진정한 프로’라는 다소 상투적인 형용사에 부합하는 배우다. 도무지 연일 밤샘 촬영을 감행하고 온 사람 같지가 않다. 피곤한 기색으로 얼굴 위에 빗금을 칠 만한데 시간이 자정을 향할수록 지쳐가는 스태프들을 위해 스스로 광대를 자청한다. 우스꽝스러운 포즈로 장난을 치며 유쾌한 웃음을 던진다. 그러다가도 셔터를 누르면 진정성 가득한 배우로 변태하며 꽤나 진지해진다. 카메라 앞에서 특히 더 빛을 발하는 배우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런 경우를 보고 사람들은 보통 ‘눈에서 레이저가 나온다’, 혹은 ‘티셔츠 하나만 입어도 아우라가 있더라’라고 무용담을 전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김수현이 박장대소를 한다. 알고 보니 팬더의 다크서클, 물개의 목주름, 곰의 팔자주름 입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패치 제품인 ‘패치의 신’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다. 웃기면 그냥 크게 웃을 줄 아는 그 순수함이 부럽다. 촬영 시간이 흐르면서 김수현의 매력도 무르익는다. 갑자기 눈빛이 달라지고 표정이 깊어진다. “멋있다”는 스태프들의 칭찬에 쑥스러운 청년은 이 말을 흘리며 황급히 세트 뒤로 몸을 숨긴다. “감사해요”.

야심한 시각이 되면서 허기진 스태프들은 삼삼오오 식사를 하기도 했다. 식욕이 왕성한 때일 텐데도 우선은 시작한 촬영에만 매달린다. 음식 냄새 때문에 미안해하는 스태프들을 향해 ‘나는 괜찮다’는 말로 안심시킨 후 촬영이 어느 정도 끝나고 나서야 뒤늦은 식사를 시작한다. 당초 촬영 예정 시간은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였다. 하지만 늘 그렇듯 우리는 안다.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촬영 시간은 잘 지켜지지 않고, 보통은 새벽을 넘겨 끝난다는 것을. 그런데 웬일로 예정 시간보다 1시간이나 앞당겨 끝났다. 감독이 이야기하는 것을 바로 알아듣고 다양한 눈빛과 포즈를 별다른 어려움 없이 술술 해낸 김수현의 공이다. 특유의 재능으로 뭐든지 척척 풀어내는 달인, ‘술술 김수현’의 탄생이다.

촬영이 끝나고 인터뷰를 하면서 이 아름다운 청년을 통해 한동안 분실했던 ‘기쁨’과 ‘열심’이라는 열쇠를 건네받았다. 인터뷰 중에 아직도 자전거를 즐겨 탄다는 얘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런저런 환경과 관련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 거대한 친환경 프로젝트를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는 해외 톱스타들에게 연신 존경심을 보내는 김수현은 자신이 어릴 때부터 해온 행위가 그들의 비싼 액션만큼 큰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아직은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김수현은 우리 곁에서 이제 시작이다.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뜨겁게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상황도, 가슴이 아플 만큼 슬픈 이별을 하는 순간도, 우리로 하여금 화를 내게 할 일도 겁내지 말고 보일 줄 알았으면 한다. 누가 뭐래도 ‘벗’ 같은 팬들이라면 간격을 두고 늘 자신의 배우를 지지할 테니까. 그리고 우리는 괜찮다. 어느 날 작은 골목의 고즈넉한 모퉁이를 돌면 다 자란 펫과 자전거 산책을 하는 그와 마주치는 꿈은 얼마든지 꿀 수 있으니까. 그때 반갑게 눈인사를 건네준다면 그의 작은 행복을 빌어주면 그뿐이다.



인기를 실감하고 있죠? 어떤 면이 가장 그렇죠?
아직은 스케줄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난 것으로 알 수 있는 정도예요. 광고 촬영, 인터뷰 등으로 쉴 새 없는 스케줄이거든요. 그리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제 기사가 자주 눈에 띄더라고요. 아직 팬들과 크게 교감할 자리는 없었던 터라 살에 닿는 느낌이랄까 하는 건 잘 모르겠어요.

요즘의 하루는 과거의 하루와 많이 다르겠죠? 살짝 공개한다면?
드라마 촬영, 광고 촬영, 인터뷰, 화보 촬영 등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어요. 힘들기는 하지만 저를 원하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죠. 요즘 당신의 흥미를 끄는 이슈는 무엇인가요? 뭐든지 좋아요. ‘에코’라는 두 글자예요. 원래도 저는 나름대로 환경과, 건강을 위해서 자전거를 애용하고 있었어요. 작은 의미로 시작했지만 에코 브랜드 비욘드 모델이 되면서 이런 행동 하나가 에코를 위한 큰 실천이라는 것을 배워가고 있어요. 요즘 제 흥미를 끄는 가장 큰 이슈라고 말할 수 있죠.

여자배우도 그렇지만, 남자배우가 화장품 모델이 되었다는 것은 톱스타라는 증거이면서 ‘아름다운 남자’의 반열에 들게 된다는 의미죠.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저야 영광이죠. 화장품 모델은 남자배우에게도 꼭 한번은 해보고 싶은 일이 아닌가 싶어요. 처음이라 설레기도 하고 피부에 더욱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에 피부관리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환경을 생각하는 뷰티 브랜드 비욘드의 모델이 되었는데 환경에 대해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해요. 부담감이 생길 것 같기도 하고.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하게 되는 건 사실이에요. 요즘은 종이컵을 사용할 때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요. 스케줄이 없을 때에는 가까운 거리는 늘 자전거를 이용하고요.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에코 브랜드 모델로서 책임을 다 하려고 해요.

차마 그 가까운 거리가 어디에 위치한 곳이냐고는 묻지 못하겠네요(웃음). 연 결된 질문인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나 브래드 피트처럼 친환경적인 것들에 관심을 갖고 브랜드와 함께 프로젝트를 하거나, 배우 장동건이 <지구>라는 다큐멘터리에 내레이션으로 참가하는 등 스타들이 환경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어요. 배우들의 영향력을 긍정적인 곳에 사용할 수 있어 부럽기도 한데요.
저도 기회만 된다면 언급하신 배우들처럼 친환경 운동에 동참하고 싶어요. 배우의 영향력을 긍정적인 곳에 사용하는 것만큼 보람된 일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행동으로 실천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배우들이 참 존경스럽네요.

자신을 아름답게 가꾸는 여자에 대한 당신만의 생각을 듣고 싶어요. 그리고 모두 궁금해하는 이상형과 함께!
자신을 가꿀 줄 아는 여자는 당연히 환영이죠. 꾸미지 않아도 아름답다는 말은 거짓인 것 같아요. 그건 다 기본적으로 가꿔왔기 때문에 가능한 거 아닐까요? 요즘은 안 꾸민 듯 티 안 나게 꾸미는 것이 고수들의 방법이라고 들은 듯하네요. 하하. 이상형은 얼마 전에 영국배우 카야 스코델라디오라고 밝힌 적이 있어요. 그 배우처럼 신비로운 매력을 가진 여자가 이상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