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들고 다닐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 책은 들고 다닐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다. 925페이지에 하드커버를 장착한 이 책은 맥북에어보다 무겁다. ‘그러니까 집에서 얌전히 정좌하고 보라고’라는 듯한 예의 스티브 잡스가 의미심장하게 표지에서 웃고 있다. 올 하반기 가장 화제를 모았던 이 책이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사실은 놀랍지도 않다. 스티브 잡스가 참여한 유일한 전기로서, 그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스티브 잡스의 결벽증이 독자에게 옮아갔는지 번역의 문제로 온라인이 시끌시끌하지만, 월터 아이작슨이 쓴 이 책은 세기의 큐레이터이자 에디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완벽주의자였던 스티브 잡스를 이해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생전의 스티브 잡스는 원고를 전혀 읽지 않았다고 했다. 천국에서 그는 이 책을 보면서 웃고 있을까, 화를 내고 있을까.

스티브 잡스, 전기 누설!

잡스가 마지막까지 시도한 치료는 DNA염기서열을 이용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몸속에 있는 암세포의 유전자와 일반적인 DNA염기서열을 알고 있는 20명 가운데 한 명이었다. 여기에 10만 달러를 썼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잡스가 “근본적으로 이상하고, 인간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잡스는 죽기 전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났고, 빌 게이츠도 그중 한 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