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 스티브 잡스. 이제 천국을 디자인해줘요.



출생의 비밀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철없는 히피 커플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부양 능력이 없는 그들로부터 ‘이 아이는 꼭 대학에 보내달라’는 당부와 함께 입양 보내졌다.

사표 던지기 어찌어찌 잘나가는 회사에 입사했지만 아무도 ‘그런 시장 따윈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보고 창업하기 위해 바로 퇴사해버렸다.

애플 II 당시 주된 고객층이었던 프로그래머들은 어느 일반인들이 이런 기계를 사겠느냐며 전문가인 자신들을 위한 부가 기능을 더 넣어달라 요청했지만 잡스는 프로그래밍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기계를 꿈꿨다. 더 사용하기 쉽고 더 저렴한 기계 말이다. 가정용 TV를 모니터로, 테이프 레코더를 보조 저장 장치로 사용하는 등 무제한 확장이 가능했던 ‘애플 II’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사람들은 프로그램을 짤 줄 알건 모르건 이 기계를 사들여 집에 놓았고 이 기계는 가족의 게임기이자 동아리의 인쇄기, 사무실의 워드프로세서와 계산기가 됐다.

최초의 연속 일반인용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 레이저 프린터, 컬러 모니터, 마우스, 포터블 노트북 컴퓨터 등은 모두 애플에서 처음 나왔다. 잡스와 애플이 만들어낸 이 시장이 아니었다면 MS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의 현재는 많이 달랐을지도 모른다.

맥의 등장 박스에서 꺼내어 전원을 꽂아 바로 쓸 수 있는, 복잡한 케이블도 필요 없는, 검은 바탕화면에 커서만 깜빡이는 게 아니라 좀 더 친숙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가 나오는 컴퓨터를 원했으며 몇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맥을 내놓는다. 이제 애플이 만드는 컴퓨터는 더 이상 사용자가 이런저런 주변기기들을 붙여 자기 맘대로 바꿀 수 있는 기계가 아니었다. 매장 진열부터 포장을 뜯고 전원을 넣고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순간까지, 온전히 잡스의 취향에 맞춰야만 했다.

해고 개방성과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IBM PC의 성공은 그를 궁지로 몰아넣기 시작했고, 그는 스스로가 만든 회사에서 쫓겨난다.

픽사의 시대 조지 루카스가 어떻게든 처분하고 싶어 했던 것은 그의 특수효과팀 중 컴퓨터 그래픽 관련 팀이었다. 잡스는 그 팀을 사서 ‘픽사’라고 이름 지었으며 자신의 개인 돈으로 몇 년을 버티게 했다.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인 <토이스토리>를 만들기까지 걸린 십여 년의 시간 동안 만약 잡스가 없었다면?

따따따 잡스는 넥스트라는 컴퓨터 회사를 만들어 시장에 컴백했다. 팀 버너스 리라는 사람은 이 넥스트 컴퓨터를 사용해서 당시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끝낼 수 있었다. 그 프로젝트는 바로 ‘월드 와이드 웹(www)’ 규약을 만드는 것이었다.

다시 애플로 위기를 맞은 애플. 잡스는 임시 CEO직을 수락하고 연봉을 1달러만 받기로 했으며 오랜 라이벌인 빌 게이츠에게 수천만 달러의 현금 수혈까지 받아내며 파산의 위기를 극복한다. 그렇게 만든 아이맥, 아이북은 애플의 전환점이 된다.

아이팟의 등장 잡스는 MP3 플레이어가 갖춰야 할 몇 가지가 기존 제품에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온 아이팟은 혁신적인 ‘휠 컨트롤’을 갖춰서 수천 곡이나 되는 노래를 아주 편하게 브라우징할 수 있었고, 볼륨 조절 역시 직관적으로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잡스는 냅스터보다 편리한 아이튠즈를 만들었다. 아이튠즈의 성공은 냅스터가 초토화시킨 뮤지션을 기사회생시켰다.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이 발전된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모바일 혁명을 일으켰다.

패션 검은색 이세이 미야키 터틀넥에 탈색된 리바이스 청바지와 회색 뉴발란스 스니커즈만 신고 다니는 패션 스타일은 이제 아이콘이 되었다. 그는 완고한 원칙주의자이자 훌륭한 큐레이터였다. 그의 재능을 하늘이 탐냈던 게 분명하다.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났으니 말이다. 이제 신과 천사들이 가슴을 두근거리며 그의 키노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잡스, 나쁜 남자 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