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날보다 밖에 나가는 날이 많은 우리는 날마다 처리해야 할 옷을 쌓아두게 된다. 무작정 세탁소로 보내버릴까? 싶다가 마음을 고쳐먹었다. 아래에 있는 빨래의 기본 상식을 공부하고, 다른 나라에서 산 옷에 붙어있는 세탁 표시 라벨을 해독하고, 까다로운 소재 관리법까지 익히고 나면 이미 빨래의 절반은 끝낸 거나 다름없다. 이번 주말에는 맘먹고 빨래나 해야겠다.

9 COMMON SENSE 빨래는 과학이다. 빨래할 때 알아둬야 할 아홉 가지 상식.

1. 드라이클리닝 먼저하기 물세탁이 가능한 옷이라도 처음 한 번은 드라이클리닝을 하면 변색과 변형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2. 세제 골라쓰기
●중성 세제 : 울과 실크, 아세테이트 소재는 세제를 사용했을 때 줄어 들거나 늘어나는 폭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중성세제를 사용해야 한다.
●약알칼리성 세제 : 면을 포함한 혼방제품 등 일반적인 소재를 세탁할 때 사용한다.
●섬유유연제 : 빨래를 헹굴 때 정전기를 방지하고 촉감을 부드럽게 한다. 옷감에 피막을 형성해서 물을 차단하는 원리이므로 유아용 기저귀에는 사용 금지.
3. 탈색 여부 확인하기 세탁하기 전 옷의 자락을 흰색 천으로 싸고 따뜻한 비눗물로 비벼본다. 색이 묻어 나온다면 탈색이 되는 옷이다.
4. 지퍼 잠그기 지퍼가 달린 옷은 지퍼를 목 끝까지 잠근다. 열린 지퍼는 세탁기 안에서 원심력의 작용에 따라 다른 옷을 마음껏 헤집고 다녀 손상시킬 수 있다.
5. 적절한 온도 유지하기 빨래할 때 물의 온도는 대부분 38~40℃ 정도가 적당하다. 물이 너무 뜨거우면 옷이 변형될 수 있고, 탈색될 수도 있다. 예외는 있다. 변형되거나 탈색될 염려가 없는 밝은 색의 면 소재 옷은 뜨거운 물이 더 효과적이다.
6. 천연 표백제 활용하기 달걀 껍질의 칼슘 성분은 색소를 흡수해 빨래를 하얗게 만들고, 레몬의 비타민은 분해되면서 산소가 생겨서 표백 효과가 있다.
7. 악취 제거하기 매일매일 빨래를 할 수 없으니 빨래통에는 늘 빨래가 쌓이기 마련이다. 빨래를 정리해서 넣어두면 시각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특히 여름에는 냄새가 문제다. 이럴 땐 베이킹소다 주머니가 특효다.
8. 표백제 냄새 제거하기 표백제는 얼룩을 가져가는 대신, 지독한 냄새를 남긴다. 머리가 아찔해지는 표백제의 냄새는 몇날 며칠 동안이나 우리를 괴롭힌다. 방법은 있다. 표백제를 뿌렸던 곳에 식초 몇 방울을 떨어뜨려두면 지독한 냄새가 싹 가신다.
9. 스팀 다리미 활용하기 고기나 담배 냄새는 늘 옷에 들러붙어서 집에까지 따라온다. 입었던 옷이 티셔츠라면 세탁기에 집어넣어버리면 그만이지만, 하필 코트나 니트 카디건을 입었다면 난감하다. 매번 드라이클리닝을 할 수도 없으니 이럴 땐 스팀다리미로 스팀을 쐬어주면 된다. 뜨거운 공기가 날아갈 때 고기나 담배 냄새도 함께 날아간다.

틀렸습니다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빨래에 대한 오해와 편견들.

1. 세제를 많이 넣으면 더 깨끗해진다고?
기억나지 않겠지만 용해도 곡선이 어느 한계에서 평행선을 그리는 그래프를 우리는 분명 본 적이 있다. 세탁물이 일정 농도에 달하면 세제는 더 이상 녹지 않는다는 말이다. 일정량보다 더 많은 세제를 넣는건 세제 회사에게만 좋은 일이다.
2. 많은 물로 세탁해야 옷감이 상하지 않는다고?
물이 너무 많아서 생긴 센 물살이 오히려 옷감을 더 상하게 한다!
3. 따뜻한 물로 세탁하고, 찬물로 헹군다고?
얼핏 들으면 그럴듯한 방법 같다. 메이크업을 지울 때도 처음에는 따뜻한 물로, 마무리는 차가운 물로 하니까. 하지만 세탁에서 헹구는 단계는 비눗물을 씻어내는 단계지, 마무리로 모공을 수축시키는 단계가 아니다. 차가운 물로 헹구면 모공이 수축되는 것처럼 옷이 수축된다. 빠져나가던 때도 잡아두는 격이다.
4. 피 묻은 옷은 따뜻한 물에서 빨아야 잘 지워진다고?
단백질은 따뜻한 물에서 굳는다고 과학 선생님은 분명히 말했다. 피의 성분은 단백질이다. 따라서 피가 묻은 옷을 더운 물에 담그면 얼룩이 굳는다. 우유나 달걀 흰자도 마찬가지다.

소중하니까요 상전처럼 고이 모셔야 할 까다로운 소재의 관리법.

1. 실크 실크는 새침한 고양이에게 하듯 늘 어르고 달래야 한다. 조금만 뾰족한 것에 스쳤다면 올이 나가버리고, 습기에는 특히 민감해서 물이라도 한 방울 떨어지면 금세 얼룩이 생긴다. 그래서 드라이클리닝이 원칙이다. 손세탁이 가능한 제품도 있다지만 그것도 쉽지가 않다. 중성세제를 사용해야 하고, 손으로 살살 주물러 빤 후에 안전한 곳에 모셔두고 조심스럽게 말려야 한다.

2. 모 세탁할 때마다 섬유 구조가 손상되기 때문에 자주 세탁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조심해서 입고, 모 섬유 전용 빗으로 빗어주며 평소에 관리하는 게 상책이다. 그래도 세탁해야 할 시기가 오면, 드라이클리닝 또는 울 전용 세제로 손세탁한다. 물세탁을 한 후에는 어린이 옷처럼 줄어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젖은 상태에서 다리미로 눌러 다리면서 늘리고, 말릴 때는 옷걸이에 걸지 말고 뉘어서 말린다.

3. 가죽 가죽은 일반적인 섬유와 좀 다르다. 날 때부터 지방성분을 가지고 있어서 신축성이 있고, 유독 쉽게 색이 변한다. 가죽이 물에 젖으면 딱딱해지는 것도 이 지방성분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이건 가죽을 집에서 세탁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드라이클리닝을 한 가죽옷은 비닐을씌운 채로 옷장에 걸어두면 안 된다. 공기가 통하지 않아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니 옷감이나 부직포로 덮어놓는 것이 좋다. 비나 눈을 맞았을 때는 그늘에서 말린 다음 스펀지로 얼룩을 문지르면 된다. 한번 생긴 얼룩이 완벽하게 지워지지 않겠지만 그래도 효과가 있다. 평소에는 바나나 껍질의 안쪽 부분으로 닦아주면 좋은데, 더 더러워질 것 같지만 바나나 껍질의 타닌이 가죽의 성분과 같아서 신기하게도 때가 닦여 나온다. 스웨이드는 지우개로 얼룩을 지우듯이 닦아낸 후, 털이 누운 반대 방향으로 솔질한다.

4. 코듀로이, 벨벳 코듀로이나 벨벳 소재는 기모가 생명이다. 이 기모가 얼마나 잘 살아 있느냐에 따라 코듀로이나 벨벳 특유의 반지르르한 광택이 좌우된다. 코듀로이나 벨벳을 세탁기에 돌리지 말고 손으로 살살 주물러 빨아야 하는 이유도 기모를 죽이지 않기 위해서다.

5. 레이온물에 젖으면 섬유의 강도가 크게 떨어지는 게 흠이기 때문에 드라이클리닝을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물뿐만 아니라 열에도 약해서 다림질할 때도 무턱대고 하면 안된다. 다리미를 직접 대지 말고 얇은 천을 덮고 다려줘야 한다.

6. 아세테이트 레이온이 물에 젖으면 약해지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만든 섬유가 아세테이트라지만, 그리 강하지 않다. 드라이클리닝을 하는 것이 좋지만 손세탁도 가능하다. 대신 비틀어 짜는 건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젖었을 때 특히 약해져서 비틀어 짜면 쉽게 찢어진다.

7. 데님 비교적 튼튼해서 예민하지 않다지만, 물이 좀 빠진다. 특히 처음 세탁할 때가 그렇다. 물이 빠지지 않게 하려면 진한 소금물에 담가두었다가 세탁한다. 빨래할 때는 버튼과 지퍼를 잠그고 빨아야 모양이 틀어지지 않고, 말릴 때는 꼭 길게 널어서 말린다. 청바지는 길이가 줄어들기 쉽기 때문에 뉘어서 말리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세탁표시 라벨 다시 보기 미국, 영국, 일본에서 산 옷에는 좀 다른 세탁표시 라벨이 달려 있다. 비슷한 것 같지만 생김새도, 그 내용도 조금씩 다르다. 나라별 세탁표시 라벨의 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