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한 사막이 없어도, 마라케시의 흙냄새와 커피향이 없어도 토페 브라운을 상상할 수 있다. 이 한 조각 회갈색의 아름다움이 있다면.

우아한 토페 브라운 컬러를 더욱 신비롭게 연출하려면 눈머리에 펄 크림이나 펄 파우더로 포인트를 주면 된다.

우아한 토페 브라운 컬러를 더욱 신비롭게 연출하려면 눈머리에 펄 크림이나 펄 파우더로 포인트를 주면 된다.

 

1 네이처 리퍼블릭의 아일랜드 아이섀도우 BR801 매트브라운 1.8g 3천9백원. 2 안나수이의 아이브로우 컬러 컴팩트 3g 3만2천원대. 3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마에스트로 아이섀도우 5번 데저트 6만6천원. 4 겔랑의 에끌라 4컬러 섀도우 06호 7.2g 7만2천원. 5 끌레드 뽀 보떼의 옹브레 꿀뢰르 크렘므 2호 3g 7만원. 6 디올의 디올스노우 아이코닉 마스카라 698번 딥브라운 10ml 4만원. 7 크리니크의 리드 스무디 안티옥시던트 8-아워 아이 컬러 큐런트 어페어 7ml 4만원. 8 샤넬의 일루젼 드 옹브르 86번 에블뤼 4g 4만5천원. 9 맥의 프로 롱웨어 립크림 틸 투머로우 3.6g 2만9천원.

1 네이처 리퍼블릭의 아일랜드 아이섀도우 BR801 매트브라운 1.8g 3천9백원. 2 안나수이의 아이브로우 컬러 컴팩트 3g 3만2천원대. 3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마에스트로 아이섀도우 5번 데저트 6만6천원. 4 겔랑의 에끌라 4
컬러 섀도우 06호 7.2g 7만2천원. 5 끌레드 뽀 보떼의 옹브레 꿀뢰르 크렘므 2호 3g 7만원. 6 디올의 디올스노우 아이코닉 마스카라 698번 딥브라운 10ml 4만원. 7 크리니크의 리드 스무디 안티옥시던트 8-아워 아이 컬러 큐런트 어페어 7ml 4만원. 8 샤넬의 일루젼 드 옹브르 86번 에블뤼 4g 4만5천원. 9 맥의 프로 롱웨어 립크림 틸 투머로우 3.6g 2만9천원.

 

10 겔랑의 리퀴드 아이라이너 엔크레 브륀 2g 4만3천원. 11 랑콤의 생토노레 레 외야르 0.7g4 7만원. 12 시슬리의 휘또 옹브르 에끌라 7호 토페 1.5g 4만5천원. 13 스틸라의 내추럴 아이섀도 팔레트 아이섀도 14g아이라이너 0.28g 5만8천원. 14 더샘의 S-스페셜 탭탭 멀티 크레용 섀도우 펄 퍼플 브라운 2g/1.5g 9천5백원. 15 클리오의 아트 립스틱 브라운 그레이스 3.5g 2만원. 16 맥의 아이섀도우 에스프레소 1.5g 2만2천원. 17 로라 메르시에의 러스터 아이 컬러 초콜렛 2.6g 3만2천원. 18 디올의 어딕트 립스틱 베이지 댄디 3.5g 3만7천원. 19 메리케이의 시그니처 브로우 디파이너 펜슬 브루넷 1.13g 1만 5천원. 20 부르조아의 르갸르 에페 메탈리제 브렝 이녹씨다블르 1.20g 1만9천원.

10 겔랑의 리퀴드 아이라이너 엔크레 브륀 2g 4만3천원. 11 랑콤의 생토노레 레 외야르 0.7g4 7만원. 12 시슬리의 휘또 옹브르 에끌라 7호 토페 1.5g 4만5천원. 13 스틸라의 내추럴 아이섀도 팔레트 아이섀도 14g
아이라이너 0.28g 5만8천원. 14 더샘의 S-스페셜 탭탭 멀티 크레용 섀도우 펄 퍼플 브라운 2g/1.5g 9천5백원. 15 클리오의 아트 립스틱 브라운 그레이스 3.5g 2만원. 16 맥의 아이섀도우 에스프레소 1.5g 2만2천원. 17 로라 메르시에의 러스터 아이 컬러 초콜렛 2.6g 3만2천원. 18 디올의 어딕트 립스틱 베이지 댄디 3.5g 3만7천원. 19 메리케이의 시그니처 브로우 디파이너 펜슬 브루넷 1.13g 1만 5천원. 20 부르조아의 르갸르 에페 메탈리제 브렝 이녹씨다블르 1.20g 1만9천원.

“모든 아름다운 것과 귀족적인 것은 이성과 계산의 결과다”라고 말한 사진가 어빙 펜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시즌에 봇물을 이루는 토페 브라운 컬러의 아이섀도들을 보면서는 부분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이 컬러를 이성으로 선택, 계산해 바른다면 충분히 귀족적인 느낌으로 우아하게 아름다워질 수 있겠구나’라고. 이번 시즌 박빙을 이룰 후보인 따뜻한 카라멜 브라운과는 또 다른 세련된 이야기를 담은 브라운은 정말 예쁘다. 오감을 동원해 표현해보자면, 뉘앙스는 이렇다. 특유의 고급스러움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모델 스텔라 테넌트 특유의 응시하는 표정, 차가워진 사막의 모래,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라이카를 통해서 본 새벽의 파리, 다크초콜릿 퐁듀의 깊은 맛, 쌉싸래한 나무껍질향, 영화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의 주인공 이렌느 야곱을 신비롭게 만들었던 배경 톤, 지난 시즌 사진가이자 사회운동가였던 피터 비어드의 작품(물소 떼 수만 마리의 이동을 빛바랜 어두운 회갈색 느낌으로 재해석한)이었던 에스카다의 미니드레스 같은.

발맹 쇼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톰 페슈는 토페 컬러에 지독히 애정을 쏟는 것처럼 보였다. “이번 시즌 아이 메이크업은 지난 시즌보다 조금 강해졌어요. 크림 제형의 토페 컬러 아이섀도나 고형의 일반 토페 컬러 섀도라면 크림 제형을 덧발라 문질러서 번지게 했죠.” 덕분에 발맹 쇼는 더욱 빛났음은 물론이다. 짙은 모래색은 오랜 시간 동안 내추럴 룩에 쓰여왔어요. 어떤 피부 톤이든 우아하고 어울리는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는 컬러죠.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걸 기억하세요.” 발맹 쇼의 컬러 연출법이 좀 더 발랄하고 사랑스러워 보이기는 하지만 버버리 쇼에서 모델 눈에 입혀진 품위 있는 토페 컬러는 섹시함까지 갖췄다. 특히 피부가 하얀 사람을 한층 더 섹시하게 만들어줄 색이다. 그런가 하면 모니크 릴리에 쇼의 메이크업을 맡았던 아티스트 발 갈란드는 사진가 어빙 펜으로부터 부드러우면서도 섹시한 눈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이 컬러를 사용해 도시적인 눈매를 표현했어요. 이제 막 사교계에 데뷔하는 데뷔탕트를 떠올려보았죠.” 실제로 데뷔탕트와 도시적인 눈매를 연결시킨 아티스트의 창조력은 기대를 넘어섰다.

개인적으로 묻는다면 마라케시를 영감의 원천으로 내세운 바비 브라운에게 가장 감정이 이입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싶다. 바비 브라운이 모로코의 마라케시를 여행하며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가을 아이섀도 중 커피 빈 컬러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정말 흙냄새와 커피향이 나는 것만 같다. “모로코를 여행하면서 봤던 짙은 색소로 가득 찬 흙 항아리와 아름답게 빛이 바래 앤티크한 진한 브라운 색 킬림 러그의 컬러감이 제게 영감을 줬어요.” 그런데 이건 그냥 브라운이 아니다. 이렇게 고혹적이고 기품 있는 브라운 컬러의 아름다움은 ‘소프트 프레스’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나스는 코르푸 크림 아이섀도우로 선명한 컬러가 깃털같이 가벼운 텍스처와 조화를 이루어 보이는 그대로의 컬러로 발색되는 기술을 선보였다. 빛나는 회갈색 섀도가 얼마나 깊이 있는 눈매를 만드는지 증명하는 아이템. 샤넬의 일루젼 드 옹브르 일뤼자르도 회색빛이 섞인 토페 컬러의 진수를 보여주는데 파우더리한 마무리와 함께 실키한 크림 텍스처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이끈다. 맥의 아이섀도우 중 에스프레소는 맥미 오버의 컬렉션답게 ‘세련미’를 가장 잘 발휘할 무기다. 팔레트 중 돋보이는 것은 랑콤 레 외야드 블로데뜨 파탈. 무지갯빛 펄을 담은 브라운 톤의 4가지 컬러가 심심한 눈매를 또렷하게 표현하며 섬세하고 매트하게 발려 눈썹부터 눈두덩까지 연출이 가능하다. 2011 가을/겨울 컬렉션 노바디바를 선보인 슈에무라에서는 특히 팔레트인 엘리건트 앤 로맨틱이 빛난다. 깊이 있고 세련된 우아한 여인을 떠오르게 하는 브라운과 안개 낀 듯한 핑크, 글리터, 브론즈로 구성되어 있어 다용도로 쓸모가 많다.

토페 컬러 붐은 아이섀도에 한정되지는 않는다. 안나 수이는 아이 브로우 컬러 컴팩트 중 애쉬 브라운을 통해 이 클래식하고 세련된 컬러를 강조한다. 셉 역시 페이스와 보디를 연출하는 쉬머링 파우더를 골드가 섞인 토페 브라운 컬러로 출시했고 여기에 어울리는 베이지 계열의 립스틱과 노골적인 브라운 블러셔들은 가격대별로 매장에 쌓여 있으니 고르기만 하면 된다. 섀도의 농담에 자신이 없거나 조금 더 색다른 메이크업을 하고 싶다면 토페 컬러의 크레용 섀도를 사용해도 좋겠다. 부드럽고 선명한 색상 표현과 수정이 자유롭고 간편하게 발리며 촉촉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역시 파우더 타입이나 고체 섀도의 깊이감을 흉내 내기에는 약간 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