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옛 그림과 건축물에는 우리가 우리로서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알려고 하기도 전에 고개를 흔드는 당신을 위해 결코
어렵지 않은 한국화, 한국 공예, 한국 건축에 관한 책을 모았다.



1.〈목칠공예〉 박영규, 김동우
목칠공예품은 결코 할머니방에만 있어야 할 무언가가 아니다. 솔 출판사의〈한국 미의 재발견〉 시리즈 중 제 10권에 해당하는 이 책은 한국 미술사, 그중에서도 목칠공예의 철학과 아름다움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역사적인 이론을 소개하면서도 문장이 난해하지 않고 컬러사진까지 더해져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전통가구의 멋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오늘날, 이 책의 기록 덕분에 두고두고 되새길 수 있다는 건 분명 행운이다.
– 갤러리현대홍보팀장 성은진

2.〈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오주석
전국을 돌며 우리 미술의 아름다움에 대해 강연하고 기록해온 저자는 동양화 그림이 왜 좋은지, 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옛 그림의 색채와 원근법, 여백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감상법에 대해 작품 하나하나를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는데 무심히 지나칠 선 하나, 점 하나의 의미를 일깨우는 섬세하고 따뜻한 심미안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1권에 이어 2권에도 김홍도의 그림이 유난히 자주 등장하는 걸 보면 작가가 김홍도의 열렬한 팬이었음이 분명하다.
– PKM 트리니티 갤러리 큐레이터 황윤정

3.〈조용헌의 백가기행〉 조용헌
작가는 재산과 신분의 상징으로서의 집이 아니라 원래 집이 가지고 있어야 할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위로와 휴식을 찾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을 향해‘집 안에서 구원을 얻으라’고 말한다. 축령산 자락에 자리한 한 칸 오두막집에서부터 시인 박남준의 세 칸짜리 초가집, 독립운동 자금을 대고 학교를 세운 의로운 부자 허만정의 고택 등을 보고 있노라면 당장이라도 가서 그 집을 구경해보고 싶을 정도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당신은 어떤 집에 살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무슨 아파트 몇 평짜리 집에 산다’고 대답하는 이는 없을 거라 믿는다.
–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 윤재갑

4.〈한국화 감상법〉 박용숙
다소 딱딱한 표지 디자인과 딱딱한 제목 때문에 크게 눈길이 가지 않는다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한국화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익혀야 하는 이론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동양화에 관심 있거나, 좀 더 깊이 공부하고자 하는 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한국화의 개념, 역사적 전개 과정, 수묵과 채묵 등의 기법, 현대 한국화의 경향 등 기본적인 뼈대를 충실하게 전한다.
– 한국화가 김선두

5.〈나의 문화유산답사기 4,5(북한편)〉 유홍준
〈나의 북한문화유산답사기〉의 개정증보판으로 4권은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5권은 ‘다시 금강을 예찬하다’는 부제를 달고 출판되었다. 1998년 출간 때는 사회적인 문제로 인해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더했고 현재의 지명을 따르고 사진을 컬러로 바꾸는 등 내용을 수정 보완하여 한결 읽기 편하다. 북한편의 경우는 결코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것이기에 한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다.
– 아트광주 총괄 디렉터 이지윤

6.〈동양화 읽는 법〉 조용진
1989년에 이달의 청소년 도서로 선정된, 꽤 오래전에 쓰여진 글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다시 읽어도 부족함이 없다. 오페라는 듣는 것, 그림은 읽는 것이라 말하는 저자는 포도는 왜 반드시 덩굴째 그려지는 건지, 그림 속 물고기가 왜 아홉 마리인지, 닭과 맨드라미의 위치는 왜 위아래로만 배치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이야기한다. 각각의 소재가 의미하는 바를 읽다 보면 그림의 뜻과 작가의 의도를 알게 된다. 그림 안의 크고 작은 주인공들이 존재하는 이유를 알아가다 보면 그림 보는 즐거움에 경의로움까지 더해질 것이다.
– 설치미술가 한젬마

7.〈미술과 역사 사이에서〉 강우방
이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것은 없으며 글을 쓴다는 것은 신에 대한 응답이라 말하는 미술사학자 강우방은 미술뿐 아니라 글쓰기에도 탁월한 능력이 있어 미술적 지식을 얻는 것에 더해 에세이를 읽는 맛까지 선물한다. 석굴암, 에밀레종, 감은사탑 등에 깃든 한국의 멋과 아름다움을 특유의 미학과 날카로운 시선으로 풀어낸다. 특히 불교조각, 불교회화, 불교건축에 대한 고찰을 통해
불교사상과 불교신앙에 깊이 있게 접근하고 있는데 오랜 연구를 통해 밝혀낸 이론이 뒷받침되어 더 믿음이 간다.
– <월간미술> 편집장 이건수




8.〈남아 있는 역사, 사라지는 건축물〉 김정동
책의 저자인 김정동 교수는 20여 년 동안 건축에 대한 글을 써왔다. 이 책에는 우리의 근대를 대표하는 건축물들이 사라져감을 안타까워하는 저자의 마음이 절절하게 담겨 있다. 가톨릭 박해의 묏자리, 해미읍성을 추억하고 부산포 왜관의 변천사를 읊는다. 재개발과 신축에만 관심이 있는 이 시대가 간과하고 있는 역사의 건축물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 두산갤러리 큐레이터 정진우

9.〈한국인의 마음〉 지상현
대부분의 미술 감상평이 ‘한국미술,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과 달리, 화가이자 심리학자인 지상현은 우리 미술품이 아름답다고 느끼게 되는 심리학적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감성의 미술품을 선조들이 만들게 되었는가?’ ‘도대체 우리는 어떤 민족이기에 이런 현대적 양식의 미술품을 그 옛날에 만들 수 있었는가?’라는 물음에 답하면서 우리 미술품의 특징과 그것이 주는 감성적이면서도 심리적인 측면에 주목한다. “우리가 한국 미술에 아름다움을 느끼는 이유가 필연적인 논리 때문이라고?” 하고 물어온다면 읽어보면 알게 된다고
답하는 수밖에.
– 오페라갤러리 제너럴 매니저 정혜연

10.〈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손철주
미술 컬럼니스트 손철주가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에 이어 또 한번 그림 읽는 남자가 되어 돌아왔다. 68편의 그림을 봄여름가을겨울 편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는데 ‘너만 잘난 매화냐’, ‘나를 물로 보지 마라’, ‘센 놈과 가여운 놈’ 등의 제목에서부터 익살스럽고 농염한 특유의 문체를 짐작할 수 있다. 작품의 미술사적 배경이나 형식적인 분석은 손철주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림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해석해 독자들이 그림의 정서를 공감하도록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 〈얼루어〉 피처 에디터 조소영

11.〈한국화가 기인열전〉양태석
“반은 미친 듯 반은 성한 듯 사는 게다.” 중광 스님의 ‘나는 걸레’의 이 한 구절처럼, 미치지 않고서는 살 수 없고, 말짱한 정신으로는 그릴 수 없었던 우리 화단의 기인 화가들과 그들의
그림을 담은 책이다. 금강산 구룡연의 경치에 반해 “이렇게 좋은 경치에서 죽지 못하면 어디서 죽으랴?” 하며 자살을 시도한 최북, 그림을 그리라는 임금의 어명을 어기고 도망가 술을 마셨던 장승업, 찢어지는 가난 속에서도 은박지에 못으로 그림을 그렸던 이중섭 등 슬프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는 우리 미술사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인생과 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 도서출판 이종 편집팀 권은주

12.〈그림 속에 노닐다〉 오주석
조선시대 명작을 아우르되 머리 지끈한 연구논문도, 고명한 학자로서의 지식 자랑도 담겨 있지 않다. 다만 예술품을 마주하는 순간순간이 한없이 즐거운, 소박하면서도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우리의 미술을 진심으로 사랑한 한 사람의 행복한 일기가 담겨 있다. 이제는 고인이 된 오주석 교수가 소탈한 어조로 읊어가는 수필을 통해서 막연히 학습되어왔던 명작들의 내공을 이제까지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 서울옥션 고미술 스페셜리스트 음정우

13.〈조선미의 탐구자들〉 한영대
재일교포인 저자는 삼국시대와 중세, 근대에 이르기까지 일본이 조선의 예술과 문화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수용했는지에 대한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며 역사적으로 이 사실을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조선의 미에 매료되어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그것을 지키려고 한 서양인들을 소개한다. 처음에는 ‘남의 나라 예술에 이렇게까지 집착하고 희생하는 이유가 뭘까’ 하고 의구심을 가지게 되지만 우리보다 훨씬 우리의 예술을 이해하고 사랑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 전통가구 디자이너 신류

14.〈고미술의 유혹〉 김치호
우연히 보게 된 매화 작품 한 점을 계기로 고미술의 유혹에 빠진 경제학자 김치호의 고미술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담겨 있다. 사기꾼에게 속아 가짜 그림을 사게 된 사연, 고미술품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과의 인연을 비롯해 그의 마음을 빼앗아간 고미술품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평범한 직장인이 고미술의 가치와 아름다움에 눈을 뜨는 과정이 어떠한 과장도, 화려한 수식어도 없이 서술되어 더 큰 공감을 이끌어낸다.
– 아트컴퍼니 큐레이터 이유영

15.〈김봉렬의 한국건축 이야기〉 김봉렬
건축을 통해 역사를 읽고, 인간을 읽고 싶었다는 김봉렬은 건축가이자 건축사학자로 우리 옛 건축에 지대한 애정을 쏟아왔다. 그의 책에는 앉아서 쓴 문장이 없다. 책을 읽으면 그가 모든 현장과 건축물을 직접 찾아 연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전통 건축물에 대해 맹목적으로 감탄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입장에서 건축물의 본질을 분석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훌륭하다. 건물이 어떤 구조로 만들어졌고 누가 언제 어떤 생각으로 지었는지, 주변과는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다각적인 시각으로 접근했다. 총 3권으로 출판되었다.
– 에스이엘 인테리어 디자인 대표 이승은

16.〈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 서서〉 최순우
읽어보지는 못했더라도 제목은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만큼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책이다. 제목만 보고 우리의 건축물에 대한 책으로만 오해할 수 있겠지만 건축물은 물론 청자, 백자, 회화, 금속공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아우르고 있다. 최순우 작가는 평생을 전통 예술을 공부하고 즐겼던 전통 예술품 애호가다. 그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것이 즐겁게 느껴진다면 당신도 전통 예술품 애호가의 반열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 박여숙 화랑 실장 신동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