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전하는 김주하는 뉴스 메이커이기도 하다. 이 시대가 지향하는 여성상으로 김주하의 트윗 한마디, 눈물 한 방울이 인터넷 검색어 1위를 오르내릴 정도다. 앵커로서 기자 생활을 병행하면서 ‘머물지 않고 도전하는 삶’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보여준 김주하, 그녀는‘ 뉴스의 꽃’이기를 거부하고‘ 뉴스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김주하가 입은 남색 케이프는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최근 웅진지식하우스와 잡코리아가 동시에 설문조사한 ‘직장인 인식 조사’에서 ‘나이 들수록 멋진 최고의 여성 1위’에 꼽혔어요. 30대에 자기관 리를 위해 꼭 해야 할 일 혹은 신경 써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20대에는 자기관리라기보다 도전하기에 바쁘죠. 저는 20대부터 30대중반까지는 ‘자기관리’는 상상도 못했어요. 일을 벌여놓고 수습하기에 바빴죠. 그런데 30대 후반이 되면서 건강에 신경 쓰게 되었어요. 지금까지는 건강이 뒷전이었는데, 요즘은 건강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껴요. 20대까지는 부모님이 주신 체력으로 충분한데, 30대부터는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일도 제대로 할 수가 없어요. 체력관리도 중요한 자기관리죠.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계단 오르기’를 한다고 들었는데요.
‘계단 오르기’는 예전에 썼던 방법이에요. 운동을 싫어하고 체육관 가는 것은 더더욱 싫어해서 ‘계단 오르기’로 체력을 단련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최근에는 필라테스를 시작했어요. 스트레칭 위주의 동작으로 강습을 받는데, 운동 후에는 안마를 받은 것처럼 몸이 시원해요. 저처럼 몸을 움직이는 운동을 싫어하는 부류에게 좋은 운동인 거 같아요. 사실 필라테스를 하는 건 저에게는 큰 변화예요. 지금도 가능하면 안 하고 싶을 정도로 운동을 싫어하니까요.

30대에 자기관리를 시작했다고 했지만, 30대에도 계속 도전을 거듭하고 있으시죠. 30대에 아나운서에서 기자가 되었고, 다시 주말 뉴스 단독 앵커로 컴백했잖아요.
제가 제 성격을 잘 알거든요. 저는 정말 게을러요. 집에 가면 앉아 있지 않아요. 누워 있죠. 게으른 제 성격을 알기 때문에 일단 일을 벌이는 거예요. 저는 가만히 두면 아무것도 안 할 사람이니까요. 일단 일을 저지르면 할 수밖에 없잖아요. 툭 툭 툭 씨를 뿌리는 거죠. 남들이 100개의 씨를 뿌리면 적어도 50~60개의 열매는 거둘 텐데, 저는 기껏해야 30~40개의 열매를 거두는 정도예요.

일을 너무 크게 벌이면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때가 있잖아요. 수위조절은 어떻게 하나요?
저는 포기가 빨라요. 못할 것 같은 일은 빨리 포기해요. 포기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에요. 다른 일을 하기 위해 무언가를 버리는 것, 그것이 진짜 용기 있는 일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좋게 말하면 합리적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많은 분들이 제게 ‘성공 비결’을 물으면 저는 ‘정말 용감한 자가 포기를 잘한다’고 답해요. 욕심을 버리는 것, 포기하는 것, 그게 쉬운 게 아니거든요. 정말 하고 싶지만 포기해야 하는 것, 어렵잖아요. 예를 들면 20대 여성들은 ‘요리 정도야 포기할 수 있지’라고 생각하지만 엄마로서 요리를 포기하는 게 쉽진 않아요. 아이에게 엄마의 맛을 느끼게 해줄 수 없는 거잖아요. 그런데 도저히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했죠. 일본어도 포기했어요. 제2외국어 하나 정도는 해야 할 것 같아서 일본어를 배웠어요. 학원 갈 시간이 없어서 과외선생님을 집으로 오시게 했는데 기초편을 마치던 날 그가 조언하더라고요. “지금 그만두면 기초도다 잊어버려요. 하지만 응용편을 조금만 배우면 기초는 쉽게 안 잊어버려요”라고. 그런데 저는 “그만둘게요. 저는 한번 싫으면 싫은 거예요. 포기는 쉽게 하는 편이에요”라며 강습을 거절했어요. 선생님이 기초편까지 공부시킨 게 너무 아까웠는지 저에게 다른 제안을 하더군요. “한 달만 공짜로 가르쳐주겠다”고요. 그런데도 제가 거절했어요. 저는 안 되겠다 싶은건 바로 포기하는 편이에요. 가끔 ‘그때 한 달을 더 했더라면?’이라고 생각하지만, 금세 ‘나는 일본어를 공부할 시간에 대신 다른 일을 했을 거야’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죠.

거절하는 것도 능력인 것 같아요. 거절할 일이 있을 때에는 어떤 방법을 택하나요?
거절은 선택과 기회비용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어떤 하나를 선택하면서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거잖아요. 타인에게 거절을 해야 할 때는 진심으로 얘기해요. ‘안 돼요’가 아니라 못하는 이유를 얘기하죠. 중요한 건 원칙을 세우는 거예요. 이랬다 저랬다 하는 원칙 말고, 변하지 않는 원칙을 세우고 상대에게 제 원칙에 대해 얘기하는 거죠. 예를 들어 인터뷰만해도 ‘정해진 시간이 아니면 못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이해하고 용인하는 분들과 인터뷰를 하면 서로 마음 상할 일이 없는 거죠.

외모도 능력이 되는 시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요즘은 같은 실력이라면 예쁜 사람을 선호하고, 이제는 스타일도 감각이라고 인정받는 것 같아요.
예쁘니까 주목받는 건 순간일 뿐이에요. 하지만 내가 한 일로 인정을 받으면 예뻐 보이죠. 현명한 사람이라면 후자를 선택할 거예요. 게다가 외모는 시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잖아요. 예전에는 쌍꺼풀이 짙고 얼굴이 갸름한 여자가 미인형이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 제 조카가 “우리나라에서 김연아가 제일 예뻐”라고 하는 거예요. 그 또래의 눈에 김연아가 가장 미인인 거예요. 그 얘기를 들으니 기뻤어요. 이제야 우리의 미인형이 빛을 발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노력하는 여자가 풍기는 분위기’에 점수를 주는것 같아서였죠. 저는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국위 선양을 한 것도 멋지지만, 이토록 많은 사람에게 미의 새로운 관점을 심어준 것이 매우 멋지게 느껴져요.

일을 하다 보면 실패도 하고, 좌절도 하게 되는데, 스스로 실패했다고 느꼈을 때 어떻게 극복하나요?
그래서 제가 ‘하겠다’고 결정한 일엔 최선을 다해요. 실패를 해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요. 한번 시작하면 굉장히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안 될때? 내가 이렇게 노력해도 안 되는 건 빨리 포기하자는 주의죠.

실패를 빨리 잊는 편인가요?
노력하죠. 그리고 다행히 빨리 잊어버리는 편인 것 같아요. 또 다른 일을 벌이니까 예전 일을 생각할 겨를이 별로 없어요.



김주하가 꼽았다. 20대에 꼭 해야 하는 일

1. 연애를 많이 하십시오. 경험 없이 좋은 배우자를 구하기 힘듭니다.
2. ‘더 이상 최선을 다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만큼 하고 싶은 일에 노력하십시오. 30대가 되어서는 어느 한 가지 일에 몰입해서 최선을 다하기 힘듭니다. 걸리는 게 많거든요.
3. 취미 생활을 만드십시오 학교 다니랴, 입사준비 하랴 바빠서 취미 생활을 즐기지 못하신 분들 많을 겁니다. 지금 만들어두지 않으면 나중에 가정을 갖고 새로 무언가를 시작하려고 할 때는 시작하기가 어렵습니다.
4. 책을 많이 읽으십시오. 머릿속에 든 만큼 행동하게 됩니다.
5. 여행을 많이 다니십시오. 본 만큼 많이 알게 됩니다.
6. 친구를 많이 사귀십시오. 30대 이후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쉽지않고 마음을 열고 대하기도 어렵습니다.

방송 중에는 냉정을 잃지 않는 뉴스 앵커 김주하는 인터뷰이가 되자 풍부한 표정을 보여주었다.

그토록 자주 일을 벌이면 시간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저는 새벽 2시에 퇴근하는데 집에 가도 쉽게 잠들지 못해요. 생방송을 하면 긴장감이 떨어지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니까요. 9시 뉴스를 할 때도 새벽 2시에나 잠들었는데 요즘은 마감 뉴스를 하니 새벽 5시까지 잠이 오질않아요. 예전에는 그런 시간이 아까워서 청소를 했어요. 어차피 낮에 할거니까 그냥 밤에 하자 싶었죠. 그런데 요즘은 좀 더 여유를 찾으려고 해요. 밤에 책을 많이 보고, 트위터를 해요.

어떤 책들을 주로 읽나요? 젊은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을 추천해주세요.
책은 최대한 가리지 않고 읽으려고 해요. 한때는 소설에 빠졌다가, 또 한때는 소설을 무시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그때가 얼마나 부끄러운지 모르겠어요. 어떤 책이든 배울 점이 있거든요. 그래서 책을 추천하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아웃 라이어> <10 10 10> 그리고 조금 오래된 책인데 재미있게 읽기에 좋은 <이갈리아의 딸들>이에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는 비결이 있나요?
자투리를 잘 안 남기는 편이에요. 대학교에 다닐 때도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 시간표를 만들었어요. 등교해서 집에 돌아올 때까지 남는 시간을 채워서 계획을 세우는 게 습관이 되다 보니 비는 시간이 있으면 안절부절못했을 정도였어요.

휴식이 없으면 힘들지 않나요?
습관이 되니까 계획이 안 잡혀 있으면 불안하더라고요.

성공과 행복의 상관관계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겠죠?
그래서 남편이 내게 늘 “사람이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당신은 여유가 없어”라고 말해요. 가족과 함께 살아가려면 반드시 여유가 필요하죠. 특히 아이가 “엄마랑 동물원 가고 싶어요”라고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남편의 충고를 이해하게 되었어요. 주말에는 다른 약속을 되도록 피하고 가족과 함께 지내려고 해요. 처음에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면서도 시간계획표를 짰어요. 그런데 어딘가를 가려다 시간을 놓쳐서 계획이 틀어진 날이 있었어요. 집에서 빈둥거리게 되었는데 남편이 “좋지? 좋지?”라고 물어요. 그런데 좋더라고요.

당신에게 휴식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잠과 목욕이에요. 밤에 잠이 안 오면 반신욕을 하면서 가만히 하루를 되돌아보고 내일을 계획하죠. 그게 참 좋아요. 트위터를 하기도 하죠. 새벽에 반신욕 하는 시간만큼은 나 혼자만이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잖아요. 낮에는 일을 해야 하고, 아이랑 놀아줘야 하는데, 밤이 되면 혼자만의 시간이 가능하니까요.

트위터를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일까요?
잃은 것은 시간과 시력. 얻은 것은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이죠.

요즘 최고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얼마 전까지 평창이었죠. 눈물을 흘릴 것까지는 아니었는데 좀 오버했어요. 그때는 제가 뉴스 속에 너무 몰입해 있었던 것 같아요. 속보는 원래큐시트도, 대본도 소용없을 때가 많아요. 현지 상황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위성이 연결되면 연결하지만 그게 끊어지면 출연자의 얘기를 먼저 듣는 등 상황에 따라 애드리브로 뉴스를 진행하게 되죠. 그런 경우 대본은 없지만 대충 ‘평창의 분위기를 전한 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과를 발표하고 다시 평창의 분위기를 전해야지’라고 미리 계획하고 그것에 맞춰 얘기하는데, 그날은 달랐어요. 저도 제가 어떻게 방송을 했는지 기억이 잘 안나요. 자크 루게가 ‘평창’이라고 담담히 말하는데 저도 모르게 숨이 안 쉬어지면서 눈물이 줄줄줄 흐르더라고요.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해주셨지만, 한편으로는 후회가 돼요. 뉴스 앵커는 객관적이어야 하는데 제가 뉴스에 너무 빠져 있었잖아요. 앵커로서 한발 떨어져서 뒤로 물러나 있어야 했는데 뉴스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그렇게 하질 못했어요. 그날은 제가 앵커가 아니라 시청자 수준이었죠.

당신의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상당수의 젊은 여성들이 롤모델로 삶은 당신이 생각하는 ‘멋진 여성’은 어떤 여성인지, 이상형의 여성상을 듣고싶어요.
뉴스에서의 롤모델은 단연 손석희 교수예요. 내가 생각하는 멋진 여성은 자신의 단점을 솔직히 받아들이고, 대신 장점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고요. 지금도 저는 아이에게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는 사람이 진짜 용감한 사람이라고 가르쳐요. 일과 가정을 잘 아우르는 여성이면 금상첨화겠죠. 두 가지를 동시에 잘해내는 건 그만큼 어려우니까요.

아나운서였다가 기자, 그리고 지금은 기자 겸 앵커로 일하고 있는데,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는 뉴스는 뉴스, 토크쇼는 토크쇼, 분리되어 있잖아요. 저는 미국의 <래리킹쇼>처럼 뉴스에서 인터뷰 코너를 만드는 게 꿈이에요. 그래서 지금 뉴스를 진행하면서 게스트를 출연시키는 등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있어요.

인터뷰하고 싶은 인물이 있나요?
누군가 제게 새해 소망을 묻기에 ‘김정일을 인터뷰하고 싶다’고 한 적이 있어요. 도대체 그의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궁금해요.

정치가로서의 꿈도 있나요?
전혀 없습니다.

당신이 요즘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외국 뉴스 보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했어요. 베낀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좋은 것은 배우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 같아요. 선진 방송 환경의 산물을 보고 배우고 싶어서 외국 뉴스를 틈이 날 때마다 보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2011년에 들어서면서 계획한 새해 소망과 이미 반을 지난 지금, 올해가 지나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매우 개인적인 소망인데, 아이가 엄마를 찾기를 바라요. 시간을 함께 보내주지 못해서인지 우리 아이는 혼자 있어도 엄마를 찾지 않아요. 처음엔 독립적이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좀 우울해지네요. 그래서 올해는 ‘아이가 엄마를 찾게 만들자’가 제 숙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