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의 ‘결’

우리가 여배우들에게‘ 좋은 건 좀 함께 알자’라고 요구할 수 있다면, 여자들은 고현정에게 단연 피부결 비결을 물을 것이다. 그런 질문이 지겨웠는지, 아니면 정말 좋은 것을 나누고 싶어서인지 친절하게도 약 250페이지의 이 두꺼운 책을 통해 입을 열었다. 6개월간 일상생활을 담은 책 속에는 몹시도 궁금한 고현정식 뷰티 노하우와 라이프스타일 팁이 인터뷰식으로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고현정의 뷰티팁 중 뷰티에디터들이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을 골라 추임새 혹은 토를 달았다.

“격이라는 건 마음이 가장 깨끗할 때와 가장 더러울 때의 낙폭이 적은 것, 누가 볼 때와 보지 않을 때의 행동이 거의 일치하는 것, 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과 못난 곳의 낙차가 적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예쁜 곳만 사랑해주는 게 아니라 어디가 제일 미운가 찾아내 소외되지 않도록 해줘요. 못난 곳 일등은 3년째 손이에요.” : 매사에 격을 지키며 살면 확실히 온몸에서 아름다움이 스며 나오기 마련이다. 젊은 여자들일수록 얼굴에만 집착하는데 세월이 흐르면 후회할 일이 생긴다. 얼굴은 시술로 어찌어찌 해볼 수 있겠지만 손과 목, 발 같은 곳은 팽팽하게 만들기 쉽지 않으니까. 하지만 세상이 우리를 손, 발 관리를 격 있게 할 수 있도록 한가하게 놔두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강미선

“세안할 때 얼굴은 왕처럼, 손은 하인처럼 대하라. 이런 마음으로 정성 들여 세안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저절로 그날의 피부 기분을 알 수 있는 지경에 이르게 되죠. 일본의 한 세안 전문가는 세안하는 순간에도 피부 결이 행복해지도록 일부러 웃는 표정을 짓는다고 하대요.” : 나 역시 평소 다른 스킨케어보다 클렌징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다. 피부 관리에 신경 안 쓴다는 다른 스타들과는 달리, 피부를 소중히 다루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공감이 간다. -안소영

“모르니까 무서운 거지, 알면 하나도 걱정될 게 없어요. 대체 얼굴에 왜 자꾸 뾰루지가 나는지 모르니까 무작정 병원부터 가는 거죠. 애인에게 차여서 몇 주 잠을 설쳤다는 얘기는 쏙 빼놓으니까 피부에 피지가 넘쳐서 그렇다는 이야기만 듣고 잔뜩 치료 약만 타오는 거예요.” : 모르니까 무서운 거고, 무서우니까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거다. 아는 게 많아지면 바르는 단계가 줄어들고, 결국 지출도 줄어든다. 그런데 그녀가 이런 것을 다 어떻게 알지? -황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