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사 청이 서울에 왔다

1 연보라색 미니드레스에 호피무늬 가방을 들고 나타난 알렉사 청. 2 프런트 로, 그녀를 위해 준비된 자리. 3 쇼가 끝난 후, 알렉사 청이 디제잉을 한 파티 타임.

일면식도 없는 사람과 우연히 마주쳤는데, 친구의 블로그에서 너무 많이 본 얼굴이라 나도 모르게 반갑게 인사를 한다. 상대방도 인사를 받긴 하지만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상황을 깨닫고 상대방이 말을 걸기 전에 재빨리 그 자리를 빠져나간다. 얼마 전 이런 황당한 일을 저지르고 말았는데, 또 한번 반복할 뻔했다. 심지어 그 상대는 알렉사 청. 서울에서 열리는 멀버리의 2011 봄/여름 쇼를 축하하려고 알렉사 청이 서울에 왔다. 늘 보던 그녀의 모습이 너무 익숙해서 아는 척을 할 뻔했다. 다만 TV에서, 잡지에서, 블로그에서 보던 그녀보다 더 예뻤다. 빈티지풍의 연보라색 미니 드레스와 짧은 단발머리를 아무렇게나 묶은 것도 예뻤지만, 그것보다 더 예뻤던 건 가식 없이 담백한 모습. 호피무늬 ‘알렉사 청’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자신을 찍고 있는 사람들을 찍고, 옆자리에 앉은 공효진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걸었다. 그 사랑스러운 얼굴에서 그렇게 허스키한 목소리가 나올 줄은 몰랐는데 그것도 나름 매력적이었다.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디제잉도 하고, 가끔 소리도 지르고, 담배도 피우고, 춤추는 사람들의 사진도 찍고. 그녀는 그냥 하고 싶은 대로 다 했다. 이런 뻔한 말을 하고 싶진 않지만, 그날 그녀의 모습은 정말 ‘쿨’해 보였다.